2017년 4월 5일 이윤기 감독, 김남길, 천우희 주연의 영화 <어느날>이 개봉했다.

 

 

 

 

보험사 과장 강수(김남길)은 사고로 아내를 잃고 실의에 빠진다. 회사로 돌아온 강수는 교통사고 사건을 담당하고 합의를 위해서 피해자인 미소(천우희)를 찾아간다. 시각장애인 미소는 사건 이후 두 달간 혼수 상태다. 절친한 친구이자 보호자인 호정(박희본)은 보험사의 계속된 합의 요구를 거절한다. 그러던 어느날 강수의 눈 앞에 미소의 영혼이 보이기 시작한다. “새로운 세상을 만날 어느 날”. 제목인 '어느날'은 강수가 자기만 볼 수 있는 미소를 만난 날. 미소가 세상에서 유일하게 자기를 볼 수 있는 강수를 만난 날이다.

 

 

 

 

강수는 갑자기 나타난 미소의 영혼과 교감하고 가슴 아픈 진실을 맞닥뜨린다. 영화는 비현실적인 설정에서 시작하지만 드라마틱한 전개는 하지 않는다. 강수와 미소에게 있을 법한 사건, 있을 법한 이야기를 풀어나간다. 시작부터 신파적 요소를 안고 가지만 치유와 사랑에 대한 강박이 없어서 편안하다. 그들의 감정에 집중한다. 그래서 평이 갈린다. 혹자는 자극적이지 않은 잔잔한 감동을 준다고 하고, 혹자는 지루해서 재미가 없다고 한다. 

 

 

 

 

대사가 케케묵어서 안타깝다. 공중파 단막극이 떠오른다. 예전에 kbs 드라마 스페셜로 방영된 <걱정마세요 귀신입니다>처럼 설정도 이미 익숙한데다 대사와 맞물려서 영화가 단막극 삘이 좀 난다. 명절 특집 2부작 단막극이나 연작 드라마 스페셜로 방영되었으면 한동안 실검에 올랐을 것이다. 주인공 김남길과 천우희는 연기를 잘한다. 전개에 무리수를 두지 않은 만큼 몇몇 중요한 장면은 두 배우의 연기력을 믿고 굳이 대사를 덧붙이지 않았으면 어땠을까 하는 안타까움이 든다. 감정 처리가 한결 세련됐을 것이다. 때로는 적막이 많은 의미를 드러낸다. 

 

 

 

천우희 씨가 영혼으로 나와서인지 애꿎게 <곡성>이 오버랩되었다. 강수가 미소의 영혼을 만나 처음엔 도망치고 기절도 한다. 웃음 포인트인데 <곡성>이 떠올라 한편 으스스했다. 감독의 노림수였을까. 천우희 씨는 사랑스러웠다. 리뷰가 기승전 천우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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