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이 꼬인다면 선택법부터 바꿔라 - 결정장애 탈출의 비법
수만나사라 지음, 강진호 옮김 / 인간희극 / 2016년 12월
평점 :
절판


표지, 띠지가 파격적이다. "이게 나라냐! 잘못된 선택이 인생도, 미래도, 나라도 망쳤다.", "결정장애 탈출의 비법". 요란하지만 공감 간다. 전형적인 자기계발서를 연상케 하는 표지와 시국 슬로건의 만남. 그러나 저자 수만나사라 스님은 스리랑카 상좌불교 장로를 역임하고 있는 불교계 어른이다. 이 이질감이란. 책에 눈길이 갔다.



많은 사람이 결정장애로 고민하고 스님께 가르침을 청했다. 스님은 답한다. "아주 간단한 방법이 있습니다. 딱 두 가지만 기억하세요. 첫째, 감정이 아니라 이성으로 선택하라. 둘째, 지난 선택에 매달리지 마라. 이게 다예요."(p.4) 진리는 단순하다는 격언이 떠오른다. 불교를 다룬 책은 아니지만 불교적 가르침을 적절히 활용했다.



생각건대, 결정장애는 감정의 산물이다. 감정은 자아에서 나온다. 열등감, 불안감, 탐욕, 분노, 어리석음. 자아가 가진 다양한 감정과 아집이 결정장애를 일으키는 주범이라고 한다.  뇌도 마찬가지다. 감정을 관장하는 편도체가 과열돼 있으면 전두엽 기능이 저하된다. 감정이 앞서면 이성이 무뎌지는 것이다. 대체로 감정적으로 내린 결정들은 후회를 불러일으킨다.



1. 자아를 경계하면서 모든 것을 객관적으로 보기.

2. 자기 의사를 분명히 하기.

3. 정확한 지식, 정보, 데이터 찾아보기



이성적인 선택을 위한 3단계다.(p.43) 감정에 휩쓸린 판단은 아집이 밑바탕에 있다. 자기를 경계해야 객관적 시각을 유지할 수 있다. 둘째, 탐욕과 의지는 다르다. 선택도 일종의 의지의 산물인 만큼, 내가 정말 무엇을 원하는지 '알아차림'이 필요하다. 마지막으로 정확한 근거가 중요하다. 판단기준이 엉터리인데 좋은 선택이 나올 수는 없다.



결국 올바른 선택은 아집을 버리고 나를 알아차리는 수행의 여정과 비슷하다. 이성적 선택은 냉정하지 않다. 그 끝에는 사랑이 있다. 무량심(無量心)이다. 자(慈, 사이 좋게 지내는 마음), 비(悲, 불쌍히 여기는 마음), 희(喜, 더불어 즐거움을 나누는 마음), 사(捨, 처별 없는 마음)이다. 예컨대, 연인, 부부간에도 감정적이고 격정적 사랑만을 추구하면 다툼과 결별이 따라온다. 이해와 배려심, 관계에 대한 성찰 등 이성적인 사랑이 뒷받침되어야 관계를 오래 유지할 수 있다.  



결정장애를 극복하는 방법은 무엇이고, 왜 이성적 선택을 해야 하는지, 마지막으로 그 훈련 끝에는 어떤 마음가짐이 생기는지를 가르쳐준다. 꼬리에 꼬리를 물듯 따라가보면 진정 올바른 선택이란 어떤 것인가를 깨닫게 한다. 불교를 다루진 않지만 불교 가르침에 충실한 책. 가볍게 읽히지만 그 가르침은 묵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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