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셜티커피 감별법 - SCAA 커핑 가이드 커피 커퍼를 위한 핸드북
테드 알 링글 지음, 양경욱 옮김 / 광문각 / 2016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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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원두 소비량은 세계 아시아에서 일본에 이어 두 번째다. 일 인당 소비량은 일 년에 428잔으로 20세 이상 성인이 하루 1.5 잔씩 마시는 셈으로, 세계적으로 일인 기준 6위다. 마지막으로 전체 소비량은 10위권이며, 증가세를 이루고 있다.



길거리에 커피 전문점과 카페가 즐비하다. 불과 십여 년 전만 해도 인스턴트커피가 주를 이뤘으나, 갈수록 원두를 찾는 고객이 늘고 있다. 직접 드립 커피를 마시고 혹은 에스프레소기를 이용하는 가정도 흔하다. 커피 한 잔에 일상의 여유를 찾는다. 반면에 OECD 가입국 기준 최장 노동시간을 카페인으로 버티는 세태가 아니냐는 씁쓸한 평가도 있다.



<스피셜티 커피 감별법>은 커피 커퍼를 위한 핸드북이다. 전문가가 커피 커핑 - 커피콩 표본의 아로마와 맛의 특성을 체계적으로 평가하기 위해 사용되는 하나의 방법(p74) - 을 하기 위해 다양한 커피 풍미 구별법, 용어, 감별법과 체점 기준을 소개한다. 업계 전문가에게 필수지만, 그간 다양한 풍미와 용어에 대해서 알고 싶어 했던 일반 애호가도 전문 용어를 쉽게 접할 수 있는 기회다.



커피는 원두 품종, 보관, 로스팅 방법에 따라 다양한 풍미가 발생한다. 예를 들어, "커피 AA를 풀시티로 로스팅되었다고 가정하자. 프레이그런스는 꽃 같다(floral)기보다는 좀 더 향신료 같고(spicy), 카르다몸(cardamom)을 연상시키고, 아로마는 과일 같다(fruity) 하기보다는 허브 같고(herbal), 완두(green peas)를 떠올리게 하고, 노즈는 아주 뚜렷하게 캐러멜(caramelly) 같고 아몬드의 특성을 가졌다. 그리고 뒷맛은 명확하게 향신료(spicy) 같고, 거의 정향(dove) 같고, 메스키트(mesquite) 같은 연기냄새(smoke)가 송진 향(turpeny)의 느낌을 준다. 요약하면 커피 AA의 부케는 놀랄 만큼 복잡하다." (p.30)



대중에게 익숙한 AA 커피에 대한 맛 평가다. 평론과 분석을 싫어하고 직감적 취향을 좋아한다면, 그냥 즐기면 되지 않느냐 반문할지 모른다. 그러나 언어가 풍부할수록 사고력이 늘어난다. 커피 풍미와 세계에 보다 빠지기 위해선 커피 언어를 알아야 한다. 커피 화합물과 로스팅, 저장과 숙성에 따라 달라지는 풍미. 다양한 신체 감각으로 전해진다. 생물과 화학의 조화다. 테이스팅법과 처리 과정에서 오염된 맛은 어떤 것인지를 소개한다. 꼭 감별사가 아니라도 바리스타, 커피 애호가에겐 필요한 지식이다. 이 맛이 저 맛인지도 모르고 마시기보다, 이제는 알고 마시면 어떨까. 지식을 근거로 내 취향에 맞는 채점표를 작성해도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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