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 - 메즈머리즘에서 울트라 뎁스Ⓡ까지
문동규 지음 / 렛츠북 / 2016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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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면이란 사람들의 현재의식의 비판력(critical faculty or factor)우회(bypass)하여 선택된 사고(selective thinking) 확보하도록 한 마음의 상태(state of mind)이다" (p.70)



최면은 신비롭다. TV 프로그램에서 본 최면은 다양하다. '레드 썬!' 하면 눈이 감기고, 마늘을 아몬드 초콜릿이라며 씹어먹는 장면을 보며 관객은 폭소한다. 범죄 피해자나 목격자의 무의식 속에 있는 단서로 범죄자를 찾는다. 나아가 인간의 미스테리한 무의식을 탐구하는 미지의 영역으로 다뤄지기도 한다. 예능의 웃음 소재, 범죄 프로그램의 해결 실마리, 토요 미스테리 극장의 초자연 현상. 최면을 접하는 단면이다. 최면을 진지하게 보여주기보다 단편적으로 각색하다 보니 신비로운 단상만 남았다. 과연 최면이란 무엇인가.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은 다양한 기관에서 인증받은 마스터 최면 트레이너 문동규 교수가 저술한 종합적인 최면 개설서다. 최면에 관심은 있었지만 권위 있고 종합적인 입문서를 찾지 못했거나, 한 번쯤 최면이 진정 무엇인지 웃음기 뺀 본질을 알고 싶다면 반가운 책이다. 사실 본인은 후자다. 권위 있는 트레이너가 설명하는 최면을 읽어보고 싶었다. 실용서가 아닌지라 최면 스크립트(최면 유도문이나 암시문을 적어놓은 글)이나 방법을 구체적으로 싣지는 않았다. 정의와 학문적 역사, 현재도 발전 중인 최면학계를 개괄하고 있다. 오해를 바로잡고 실제 최면을 알 수 있다.



최면의 학술적 정의는 "사람들의 현재의식의 비판력(critical faculty or factor)우회(bypass)하여 선택된 사고(selective thinking)룰 확보하도록 한 마음의 상태(state of mind)이다" (p.70) 샤면이나 종교적 기법이 아닌 근대 이후 최면은 메즈머리즘으로부터 시작한다. 안톤 메즈머는 오스트리아 의사로 자석으로 지혈하던 중, 단순히 막대기를 댔는데도 환자의 상처에서 피가 멈추는 효과를 발견한다. 당시 의료계에서 지혈은 중요한 과제였고, 자석으로 피를 멈추게 한다는 얼토당토않은 의학적 과정이 세렌티피티, 즉 뜻밖의 발견을 일으켰다. 그러나 메즈머는 사기꾼이란 오명을 써야 했다. 그후 연구가 진행됐지만 프로이트 이후 심리치료는 최면보다 정신분석이론을 우선한다. 20세기 이후 밀턴 에릭슨, 찰스 티벳 등에 의해 다시금 연구가 활성화되었다. 현재는 애니메이션 영화 <인사이드 아웃>처럼 내면의 성향이나 특정 부분을 객체화시켜 내담자를 치료하는 파츠 테라피, 기존 최면의 섬냄뷸리즘(깊이 있는 최면상태)를 넘어선 울트라 뎁스 프로세스가 주목받고 있다. 직접적인 최면 치료가 아니라도 EFT(감정 자유 기법), NLP(신경 언어 프로그래밍) 같은 현대 심리 치료 기법은 무의식을 다루는 최면 기법 요소와 맞닿아 있다. (책 내용을 광범위하게 인용)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은 인덕션(Induction), 트랜스(trance), 섬냄뷸리즘(깊이 있는 최면 상태), 라포(Rapport, 상담사와 내담자와의 신뢰관계), 컨빈서(Convincer, 내담자가 최면 상태임을 납득시키는 행위), 르크론-보르도 채점 체계(최면의 깊이 상태에 따른 증상들과 현상을 테스트화한 단계), 현실에서 느끼는 최면 형태인 앵커와 트리거 등 최면의 개념들과 단계를 설명한다. 일반 대중에게 최면에 쉽게 접근하도록 쓰였지만, 학술적으로 최면을 소개한다. 최면에 대한 오해나 편견이 해소된다. 현재 최면이 어떻게 연구되고 있으며 발전 방향을 알고 싶다면 추천이다. 만약 신비주의적인 접근법이나 당장 지인에게 써먹을 유도법을 활용하고 싶은 독자라면 포인트가 맞지 않겠다. 카우치에 눕혀 마늘을 아몬드 초콜릿이라고 씹어먹게 하는 예능이 아니라 다큐멘터리 최면을 알고 싶다면, <의식을 여는 마스터키, 최면>이 길잡이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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