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진핑은 왜 고전을 읽고 말하는가 - 시진핑의 철학이 담긴, 짧지만 강렬한 한마디
장펀즈 지음, 원녕경 옮김 / MBC C&I(MBC프로덕션) / 2016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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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지도자는 고전, 시를 즐겨 인용했다. 정치, 외교 자리에서 명구를 곁들였다. 격과 품위라 여긴다고 한다. 공산당 체제에서도 마오쩌둥을 비롯한 여러 지도자가 다독가로 유명했다. 공자는 시 삼백 수를 읽고 외운들, 정치에 활용하지 못하면 무슨 소용이냐고 하였다. 고전을 통해 지도자 품성을 기르고, 적절히 인용하여 자질을 드러낸다. 



중국은 중앙당 서기 국가주석이 권력 정점이다. 현재 시진핑이 맡고 있다. JTBC에서 방영했던 <차이나는 도올>이 떠오른다. 전직 후진타오는 장쩌민에게 군사권을 이양받지 못해 지도력이 제한되었다. 후진타오는 훈수 정치의 역학 구도를 청산하고자 했고, 과감하게 후임 시진핑에게 당, 정, 군 권력을 이양하는 조처를 했다. 시진핑 주석은 독재라 불릴 만큼 탄탄한 권력 기반을 갖고, 부패 척결 등 다양한 정치 개혁을 이끌고 있다.



중국 지도자 전통처럼, 시진핑은 다독가로 유명하다. 연설, 회담에서 고전 경구를 인용한다. 자도자 리더십을 연구할 때, 연설문, 축사 등의 발언은 유용한 자료로 활용된다. 사회 현안을 바라보는 시각이나 미래 구상을 밝히기 때문이다. 중국은 우리나라 경제 교역국 1위고, 시진핑 주석은 권력 정점에서 지도력을 발휘하고 있다. 리더십에 주목하게 된다.



<시진핑은 왜 고전을 읽고 말하는가>는 그가 연설, 저서에서 인용한 고전 문구와 뜻을 분석하였다. 발언 일부를 수록하고, 해당 고전 맥락을 설명한다. 시진핑은 주장을 강조하고 말에 힘을 싣기 위해 고전문을 적절히 활용하였다. '전사불망, 후사지사(前事不忘, 後事之師)'라는 <전국책> 경구 "지난 일을 기억해 앞으로의 일에 교훈으로 삼는다."(p.38)처럼, 옛 일과 지혜를 앞으로 귀중한 본보기 삼기를 권한다. 직접 고전 읽기를 적극 추천한다.



반부패 정책에 앞장서서일까. 수신(修身)과 위민(爲民) 경구가 유독 눈에 띈다. 제갈량 <계자서>에 "무릇 군자의 행실은 고요함으로 몸을 닦고 검소함으로 덕을 기른다. 담박하지 않으면 뜻을 밝힐 수 없고, 안정되지 않으면 멀리 이를 수 없다,"(P.105)든지, "천하를 안정시키려면 자신부터 바로잡아라"(p.136) <정관정요>를 인용한다. 법가로 분류되는 <관자>나 다양한 유가 경서로 공산당원이 청렴하고, 일신하여 실무 능력을 더욱 함양하도록 강조했다. "가장 어려운 자리는 현령이다." <영잠>처럼 사소한 실무도 엄중히 임하는 자세를 말한다. 반면, 중국은 공산당 일당체제라서 그런지 민주(民主)보단 민본(民本)에 가깝다. 고전 경구를 다뤄서일 수도 있겠다.



그리고 차이나드림과 과학 인재 육성을 밝힌다. 도광양회(韜光養晦)는 80년대 전략이다. "약소국에는 공의도 외교도 없다."(p.61)는 발언. 차이나드림을 자주 거론한다. 높아진 중국의 위상과 함께 이를 뒷받침할 과학 인재 육성, 기술 혁신에 박차를 가한다. "진실로 하루가 새로워지려면 날마다 새롭고 또 날마다 새로워야 한다."(p.163) <대학> 경구를 곁들여서 말이다.



외교 석상에서도 기지를 발휘한다. 서울대학교 강연에서 허균의 시구를 인용한다. "중한 국민의 우의는 한국의 옛 시인 허균이 쓴 '간담매상조, 빙호영한월"이라는 시구에서도 잘 나타나 있습나다."(p.330) "간과 쓸개를 꺼내어 서로를 비추니, 항아리의 얼음 한 조각을 차디찬 달이 비추는 듯하네"(p.331)라는 뜻이다. "백금매옥, 천금매린(百金買屋, 千金買隣)", 좋은 이웃은 가치를 매길 수 없다고도 했다. 당시는 2014년이었다. 현재는 싸드 배치, 남중국해 문제로 한중 간 외교 분위기가 싸늘하다.



<시진핑은 왜 고전을 읽고 말하는가>는 시진핑이 "역사와 고전을 읽고 연구하는 과정을 통해 성패를 대하고 시비를 가리는 안목을 키울 수 있다. 고전을 통해 '온고지신'할 수 있음은 물론이고 '찰왕찰래'할 수 있다는 뜻이다."라고 했듯, 그가 고전을 사랑하는 이유, 인용하여 주장을 밝히고 리더십을 드러내는 발언을 모았다. 반부패 척결, 공직자로서 도리를 말하는 자세에 당당함이 서려 있다. 차이나드림을 곳곳에 밝힌다. 대국굴기(大國崛起) 국력과 자신감 이면에, 현재 남중국해 현안 등 외교 정책에서 힘을 과시하는 경향은 우려스럽다. 한때 주목받지 못했던 지역당 서기에서 중국 최고 권력자에 오른 시진핑. 그가 밝혔듯 고전에서 지혜와 처세훈을 배운 덕일까. 고전 애호가인 그가 말하는 정치 철학, 리더십을 볼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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