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기신뢰의 힘 - 자유롭고 강한 마음의 비밀
랄프 왈도 에머슨 지음, 박윤정 옮김 / 타커스(끌레마) / 201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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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랄프 왈도 에머슨의 저서가 근래 몇 년간 다시금 재발간되고 있다. 자기 신뢰, 내면의 힘, 독립심을 강조한 미국 근대 사상가의 저작들이 반갑다. 수저 계급론, N포 세대와 같은 신조어가 생길 만큼 경제적 불안과 불평등에 대한 인식, 담론이 활발해졌다. 사회적 해법이 우선이지만 개인적 삶의 동기 부여도 필요하다. 단순한 힐링은 지쳤다. 노력 타령도 지겹다. 타성에 휘둘리는 삶, 한편으론 아집과 독선. 그 중용인 건강한 자기 신뢰와 자존감이 필요하다.


에머슨은 19세기 미국의 작가, 사상가로 하버드대학 신학부를 졸업하여 목회의 길을 걸었으나, 기존의 교회와 반목하여 미국의 독자적인 근대철학인 초월주의 운동을 이끌었다. 이성주의적 관념론에 기반을 둔 사상개혁운동으로 당시 미국의 사상, 문화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고, 영국의 정신적 영향에서 벗어난 '지적 독립'으로 평가받는다. 종교적 아집과 형식주의를 비판하고 직관과 개인의 역량을 강조하였다. 칼라일, 소로우, 호손 등 당대의 지식인들과 교류하였으며 다양한 강연을 비롯하여 여러 저서를 남겼다.


<자기 신뢰의 힘>은 에머슨의 수필집, 연설문 중에서 사상적으로 중요한 부분, 명언을 발췌하여 실었다. 곁에 두고 부담 없이 읽기 편하지만, <자기 신뢰>, <역사>, <자연> 등 그의 주요 작품들을 주제별로 추린 덕분에 내용의 깊이가 있다. 사상과 철학이 담긴 글귀들로 감명과 본보기를 느낄 수 있다. 특히 자기 신뢰와 주체적 삶의 태도로부터 시작하여 진리, 영혼과 자연 등 형이상학적 주제까지 일목요연하게 분류한 것이 장점이다.


에머슨은 자기 신뢰를 바탕으로 행동하는 삶을 지향했다. 사회가 발전하고 문명이 발달할수록, 반면에 인간 개개인은 관습과 타성에 젖은 삶, 본성적 능력을 잃어버린 객체적 삶으로 변질되는 것을 우려하였다.


"질투는 무지의 결과이고, 모방은 자살행위이며, 좋든 싫든 자신에게 주어진 몫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활한 우주가 좋은 것들로 가득 차 있어도, 자신에게 맡겨진 땅 한 뙈기를 스스로 애써 경작하지 않으면 곡식 한 알도 얻을 수 없다." (p. 38)

"자신의 삶을 주요 교재로 삼고, 책은 주석처럼 이용해야 한다. 그러면 역사의 여신이 자신을 존중하지 않는 사람에게는 결코 내리지 않는 신탁을 그에게 내려줄 것이다." (p.111)


그렇다고 아집과 방종의 삶을 가르치지 않는다. 보편적 이성을 본질로 하는 이성주의적 관념론을 근본으로 하지만, 세계의 현상은 이원적으로 보았다. 자연은 양극성을 가지고 작용, 반작용이 일어나기 때문에, 지나침은 모자람을 부른다. 만족과 절제 또한 미덕이다. 비록 도가 사상과 본질적인 차이가 있지만, 처세의 관점에서는 노자老子, <주역周易>의 일면을 엿볼 수 있다.

"모든 지나침은 모자람을 부르고, 모자람은 지나침의 원인이 된다. 단맛 속에는 반드시 쓴 맛이 있고, 악 속에도 선이 숨어 있다. 즐거움을 담는 그릇인 재능을 남용하면 반드시 그에 따른 대가를 치른다. 그러나 이 재능을 절제하면 그 보상으로 무병장수한다." (p.96)


"우리는 더없이 높은 존재가 인간의 영혼 속에 존재함을, 지혜도 사랑도 아름다움도 힘도 아닌 것, 이 모든 것의 총합이자 하나인 보편적인 본질이 존재함을 알게 된다. 이 보편적 본질이 만물의 존재 목적이자 원인임을 깨닫는다." (p. 168)

"자연은 약과 같다. 해로운 일이나 어울림 때문에 망가진 몸과 마음을 원래의 상태로 회복시켜준다." (p.186)


<자기 신뢰의 힘>을 통해 에머슨의 사상과 철학을 쉽게 접할 수 있다. 단숨에 완독하지 않고 하루에 몇 장씩 읽어나가며 음미해 보기를 권한다. 비록 근대 미국의 초월주의 관념론에 입각한 세계관에는 이견이 있지만, 스스로 믿음을 가지고 주체적으로 실천하는 삶, 자연과 더불어 진리를 추구하는 태도는 충분히 귀감이 될 것이다.


"질투는 무지의 결과이고, 모방은 자살행위이며, 좋든 싫든 자신에게 주어진 몫은 스스로 해결해야 한다는 것이다. 광활한 우주가 좋은 것들로 가득 차 있어도, 자신에게 맡겨진 땅 한 뙈기를 스스로 애써 경작하지 않으면 곡식 한 알도 얻을 수 없다." (p. 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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