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5세 애착 육아의 기적
이보연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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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결코 부모를 좌절시키거나 낙담하게 하려고 쓰인 것이 아니다. 또한 자신이 부모에게 찾아가서 날 왜 이렇게 키웠냐며 싸우고 원망하라고 부추기려는 것도 아니다. 오히려 자신의 좋은 면뿐 아니라 부정적인 부분을 온전히 인정하고 자신의 부모 역시 약한 사람이었음을 받아들여 용서해 주라고, 그리고 이제라도 자신의 삶을 주체적으로 살아가며 누군가에 의해 잘못 길들여진 부분을 바꿔보라고 격려해주는 책이다." (p.6)

생명체의 발달 과정에는 임계기가 있다. 임계기란, 뇌발달에서 특정 기능을 다루는 신경회로망이 집중적으로 형성되는 시기로, 이떄 적절한 자극을 주면 행동, 감각을 학습하는 데 유리하지만 시기를 놓치면 발달에 지장을 초래한다. 감각, 인격의 여러 요소 등에 대하여 다양한 임계기가 존재한다.

0 세부터 3 세까지는 아이의 감각, 인격 발달에 중요한 임계기로, 부모와의 애착 관계 속에서 다양한 감각과 자존감, 사회성, 자기조절능력, 그리고 3~5세까지 내적 작동 모델(internal working model, 자아와 타인에 대한 정신적 표상) 등이 주로 형성된다. 이 시기에 부모와 부적절한 애착관계를 형성하거나 혹은 학대를 경험하는 경우, 성인이 되어서도 자신의 삶과 사회적 관계에 지장을 초래한다. 나아가 '대물림의 악순환'을 일으켜 피해자에서 가해자 부모가 되어 자녀에게 부정적인 영향이나 학대를 일삼을 가능성이 크다. 셀마 프레이머그는 이를 '요람의 유령' (p.226)으로 표현했다.


우리나라 합계출산율(여성 한 명이 평생 동안 낳을 수 있는 평균 자녀수)는 1.24명으로 OECD 기준 꼴지를 기록했다. 핵가족화와 함께 한두 자녀 가정이 보편화되고 있다. 육아 경험은 부족해지는데 부모의 역할은 더욱 증대된 것이다.  인터넷 정보와 각종 육아서적이 많지만 사전에 철저한 임신 계획과 지식 없이 육아를 하게 되면 시행착오를 겪을 수 밖에 없는데, 많은 연구 결과는 0~5세 사이에 아이의 평생을 좌우할 발달 과정이 이우러진다고 하니, 부모로서는 큰 일이다. 과연 올바른 애착관계를 맺기 위해선 어떻게 해야 할까. 


연구 결과에 따르면, 엄마와 아이의 내적 작동 모델이 60~70% 일치한다. 엄마가 정서적으로 건강해야 아이가 올바로 자라난다는 방증이다. 책은 애착에 관한 어른의 심리상태를 자율형, 배척형, 집착형, 미해결형으로 분류한다. 그중 자율형이 성숙한 애착 성향이다. 그러나 부모도 아프다. 배척형, 집착형, 미해결형은 그 자체로 부모의 부모가 어떻게 잘못된 애착 관계를 맺어왔고, 그로 인해 어떤 결핍된 삶을 살아왔으며, 아이에게 어떻게 '대물림의 악순환'을 유발하는지를 나타내는 행태적 지표다. 육아서적이지만 부모의 아픔을 치유하고 성찰하는 내용이 상당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 자체가 '잘못된 애착의 대물림을 끊는 방법'이기 때문이다.


아이는 부모와의 애착 관계에 따라 대표적으로 메리 에인스워스의 '낯선 상황 절차' 실험의 4가지 분류인 안정 애착, 불안정-회피적 애착, 불안정-저항적 애착, 불안정 - 와해, 대혼돈형 애착 행태를 보인다. 책은 다양한 자녀의 행동을 분석하고, 부모가 대처해야 할 방법과 요령을 제시한다.


혹시 "내 자식은 나처럼 크지 않길 바랐는데...."하면서도 자녀에게 본인의 아픔을 되물림하고 있는 건 아닌지 의심스럽거나, 혹은 종잡을 수 없는 아이의 행동에 지친 부모라면 <0~5세 애착 육아의 기적>을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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