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술의 정석 - 합격을 부르는 논술은 한 문장으로 결정된다
김문수 지음 / 글로세움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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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술이란 자신의 의견이나 견해에 대해 논리적 근거를 젯하면서 주장을 조리있게 서술한 글을 말한다."(p.16) 자신의 생각을 주장하는 보편적인 글쓰기 방식으로 쓰임새가 다양하다. 객관식, 단답형 위주의 주입식 시험에서 벗어나기 위한 방편으로 입시, 취업 등의 관문으로 자리매김했고,  사회 생활에서 각종 글쓰기, 업무 보고서 작성의 논리적 기초 역량으로 활용된다.


실용성과 함께 논리력, 문제 해결력과 같은 논술의 본질이 필요한 시대다. 김광수 교수의 <논리와 비판적 사고> 서문에서 우리나라가 힘과 억지가 아닌 이성과 논리의 사회가 되기를 바라는 염원이 절절하게 다가왔다. 또한 세상은 점점 급변하여 기존의 매뉴얼로는 풀 수 없는 '정답이 없는 문제들'에 직면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문제 해결력을 기르기 위해선 논리와 자기 표현력이 수반되어야 하고, 논술이 이러한 능력 배양의 첩경인 것이다.


<논술의 정석>은 이러한 논술의 기초를 친절하게 가르쳐 준다. 구성 형태부터, 논술문의 유형, 실제 입시, 취업 논술 문제를 실어서 논술의 이해와 실전 대응력을 길러 준다. 좋은 논술문을 쓰기 위해선 풍부한 배경 지식이 전제되어야 하지만, 그것을 바탕으로 본인의 주장과 논리를 세우고 이를 표현하는 프로세스가 단련되어야 효율적인 글쓰기를 할 수 있게 된다. 시험 논술은 시간, 공간적 제약이 따르므로 더욱 기초와 기술을 익혀야 한다.


책은 다양한 기교와 편법을 소개하기보다 당장 활용 가능한 기본에 충실하다. 책에 따르면, 논술의 구성 형태는 서론, 본론, 결론으로 이루어지고, 그 안에서도 일반적인 구성이 있다. 예컨대, 서론의 경우 독자들의 이목을 사로 잡는 후크, 후크와 주제문을 이어주는 연결 문장, 마지막으로 글쓴이의 주장인 주제문으로 나눠져 있다. 특히 후크 문장은 글의 첫머리이고 흥미를 불러일으켜야 하는 만큼 중요하다. 본론은 화제문, 지지, 소결론으로 나누고, 마지막 결론 단락은 주제문을 재진술하여 수미상관을 이뤄야 한다.


논술의 유형은 논쟁 논술, 비교 대조 논술, 반응 논술, 이야기 논술, 과정 분석 논술, 분류 논술로 나누고 있다. 유형을 알면 논술 문제와 지문의 핵심을 빠르게 판단하고 대처하기 쉽다. 핵심을 간과하면 주장과 논지가 산으로 치달으니 글을 쓰면서 난감하고, 실제 시험에서 출제자의 의도를 벗어난 답안이 되어 높은 점수를 받기 어렵다. 책에 소개된 2010년 YTN 기출문제는 "언론의 '공공성'과 '기업성'의 관계를 논하라."인데, 이는 비교 대조 논술의 성격을 띈다. 공공성과 기업성을 비교, 대조하고 이를 바탕으로 주장을 펼쳐야 하는 것이다. 유형을 알면 의도를 간파하고 출제자가 바라는 답안을 작성할 수 있다. 문제를 정확하게 진단한 다음, 브레인스토밍으로 다양한 글감을 확보하고, 주제문의 감을 잡는 것이 논술의 순서다.


명문대 입시, 언론고시, 대기업, 공기업 입사와 같은 관문을 통과하기 위해 논술력이 뒷받침되어야 한다. 또한 각종 기안, 보고서, 작문 등 실생활에도 쓰임새가 다양하다. 정당한 방법으로 사회적 자본을 획득하기 위한 필수 역량인 것이다. <논술의 정석>은 논술 작성에 관한 체계적인 노하우를 다루고, 각종 출제문, 예시를 분석하여 이해를 돕는다. 특히 당장 발등에 떨어진 불처럼 시험을 코 앞에 둔 수험생이라면 더욱 절실하다.

반면, 독자에 따라선 논술을 지나치게 정형화하여 분석했다고 판단할 수 있다. 꼭 결론이 수미상관으로 끝나야 하는지, 다른 창의적인 구성으로 더 좋은 글을 쓰지 않을까 반문이 가능하다. 상당수 시험관들이 천편일률적인 내용과 구성에 대해 비판적인 촌평을 날리기도 한다. 그러나 건축에서 기본 골조가 중요하듯, 논술도 구조와 독법(讀法)이 존재하는 것이 엄연한 사실이다. 저자는 말한다.


"논술이란 글쓰기에서부터 합리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힘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담론에 대하여 합리적 소통을 증진시키는 게 그 목적이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위에서 예시한 일반적인 대입논술의 한 전형인  예문에서 보듯이 지금 각 대학들이 치르고 있는 논술은 합리적 사고를 바탕으로 글을 쓰는 것을 가르치는데 목적이 있지 않다. 대부분의 대학들이 복잡한 제시문을 출제하여 마치 퍼즐처럼 기준을 가려내어 이를 억지로 끼워 맞추기를 하도록 유도하고 있다. 이는 글을 쓰도록 가르치는 논술이 아니라 답을 맞히기 위한 것으로 논술 본래의 목적에서 벗어나 있다. 대학마다 똑똑한 아이들 가려내는 또 다른 하나의 대학 선발고사의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는 현실이 안타깝다."(p.155)


문제는 논술의 구조와 독법이 아니라 우리나라 논술의 토양에 있는지 모른다. 값비싼 학원료를 내고 쪽집게 논술이 판을 친다. 천편일률적인 답안은 결국 본말전도된 교육의 반영이다. <논술의 정석>은 각종 입시와 입사 논술 전략서를 표방하고 있지만, 저자의 서문을 보면 우리나라 소통 부재와 팽배한 독단적 사고, 본질에서 빗나간 논술 교육의 현실을 꼬집고 있다. 책을 통해 다양한 논술 구조와 기술을 익히는 동시에, 이러한 저자의 문제의식을 고민해 보는 것은 어떨까.

논술이란 글쓰기에서부터 합리적 사고력을 향상시키는 힘을 기르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 사회의 담론에 대하여 합리적 소통을 증진시키는 게 그 목적이어야 한다.(p.1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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