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100세, 장과 신장이 결정한다 - 장기(臟器)의 노화 속도를 늦춰라
이토 히로시 지음, 유가영 옮김 / 매일경제신문사 / 2016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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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사증후군이란, 비만, 당뇨병, 고지혈증, 고혈압 등 심뇌혈관 질환 인자를 한 개인이 동시에 갖고 있는 건강 상태를 말한다.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한 부적절한 생활 습관이 일상화됨에 따라, 이러한 질환으로 고생하는 환자들이 증가하고 있다. 또한 한국인의 사망원인 1위를 차자하는 암 발병률에 악영향을 미친다.

<건강 100세, 장과 신장이 결정한다>는 장기(臟器)의 노화를 다룬다. 인간의 장기는 기계 부속품이 아닌 하나의 살아있는 유기체로  생노병사의 순환을 거치는데, 대사장애와 노화방지의학의 권위자 이토 히로시는 장기의 노화 속도를 늦춤으로써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는 비법을 알려준다.

인​체의 장기들은 유기적인 영향을 주고 받는다. 특히 장과 신장은 상식 이상으로 건강에 지대한 역할을 한다. 인체 혈액의 50%를 소비하고,  이상 발생시 단순히 소화와 여과 기능이 저하되는 것만 아니라 혈액 순환 장애, 인체 대사 장애, 심지어 노화 등 복합적인 질환을 유발한다. 장과 신장 건강을 지키지 못하면 건강 전반이 위협받는다.


장은 소화를 담당하고 유익한 균이 서식하는 보물 창고다. 장내 미토콘드리아는 각 장기의 에너지원인 ATP를 만들고, 인슐린 분비나 뇌, 여러 소화기관에 '지령'(p.56)을 전달하는 '인크레틴'이란 호르몬을 분비한다. 이 인크레틴 중 GLP - 1 호르몬 주사약은 당뇨병 치료에 획기적인 족적을 남겼다. 즉, 당뇨병은 단순히 췌장의 질환이 아닌 "'장의 질환'일지도 모른다"(p.58) 특히, ATP 대사에 지장이 생기면 활성산소가 방출되는데, 그 결과 노화와 암을 유발한다.


신장은 인체의 찌꺼기를 소변으로 여과하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그 외에 심장과 함께 혈액 순환을 관장한다. "원인이 무엇이든지 간에 신장 기능이 떨어진 상태를 일괄적으로 '만성신장질환'"으로 부르는데, 빈혈, 뇌졸중, 심근경색, 신혈관성고혈압증, 장내 혈관확장증 등에 노출된다. 


저자는 건강 100세 유지의 비법으로 '메타볼릭 도미노'와 '시공의료' 개념을 주장한다. 메타볼릭 도미노는 "대사증후군으로 발병되는 병이 마치 도미노처럼 잇다라 연쇄반응을 일으킨다는 것"(p.5)으로, 잘못된 생활습관 → 비만 → 내장지방 축적 → 각종 대사장애 등으로 확산된다는 것이다.


'시공의료'란 평소에 나쁜 습관으로 쌓인 장기의 나쁜 기억을 제거하고, 건강한 기억을 심어주는 치료법이다. 단순히 장기의 손상을 치료하는 '공간'적 개념을 넘어, 장기의 기억과 '시간'까지 고려하는 4차원 치료이다. 예컨대, 고혈압은 병인이 다양하여 복약처방으로 근본적인 해결이 어렵다. 그러나 고혈압 초기에 적절한 치료로 정상적인 혈압을 유지시키면, 그것이 인체의 항상성으로 기억되어 복약을 중지하더라도 정상적인 수치를 유지하거나 나중에 고혈압 치료 경과가 크게 호전되는데, 이러한 치료 기억이 장기에 축적되는 것이다. 마치 백신을 맞고 항체가 생기면 전염병에 대비할 수 있는 이체와 흡사하다. 반면에, 스트레스는 장기에 안 좋은 기억을 심어준다. 과식, 자율신경계 이상으로 인한 교감신경 항진, 수면 부족 등이 대표적인 예다.

그리고 후성유전학(epigenetics)은 DNA 유전자 자체는 변화가 없어도 출생 후에 후천적인 경험으로 유전자를 결합하는 유기분자의 변형을 통해 유전자의 형질을 바꿀 수 있다. 가족력 질환이나 유전자의 결함을 건강한 장기의 기억으로 보완 가능한 시대가 열린 것이다. 시공의료가 주목 되는 이유다.


<건강 100세, 장과 신장이 결정한다>는 건강 실용서에서 한 걸음 나아간 건강 철학서다. 장기의 시간이라는 유기적 관점에서 노화를 진단한 것이나, 장과 신장을 중점으로 인체 전반의 관계성에 주목하여 현대인의 주된 사망 원인인 암, 대사증후군을 바라보는 관점은 유익하다. 특히 인류의 진화과정을 통해 미토콘드리아, 유전자를 고찰한 부분은 단순한 정보 전달 이상으로 독자가 건강을 바라보는 시각을 심화시킨다.

이토 히로시 박사는 독자들에게 미적 감각을 키우길 권한다. 인체의 사령탑인 뇌에 아름다운 기억을 많이 저장할수록, 삶이 풍요로워진다. 과식, 심혈관질환, 자율신경계 이상, 불면증 등 스트레스성 생활습관병까지 예방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마지막으로 <논어(論語)>에서 공자가 언급한 연령별 인생훈으로 나잇대별 올바른 건강 습관을 제시한다. (15세 - 지학, 30세 - 이립, 40세 - 불혹, 50세 - 지천명, 60세 - 이순, 70세 - 종심). 진정한 건강은 지엽적인 정보가 아닌 바람직한 건강 철학에서 비롯되는 것임을 깨닫는다. 생활습관병이 심각한 문제로 거론되는 현대인의 삶을 다시금 성찰해 볼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다.

이 책에서는 `인조인간`을 지향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장기들의 집합체로서 우리 몸을 재인식하고, 부모로부터 물려받은 소중한 몸을 어떻게 하면 오래 사용할 수 있을지에 대해 `장기의 시간`이라는 관점에서 이야기하고자 한다. (p.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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