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학 읽는 밤
장샤오헝 지음, 이성희 옮김 / 리오북스 / 2015년 12월
평점 :
품절


나이가 들수록 걱정과 근심으로 뜬 눈으로 새벽을 맞기도 하고, 때때로 인간관계 혹은 업무를 되돌아보며 경망스럽게 부화뇌동하지 않았나 후회가 들기도 한다. '철학 읽는 밤'을 보면서 공감을 하고 따끔한 일침을 듣기도 했다. 왜 제목을 '철학'과 '밤'으로 정했는지 짐작이 간다. 하루를 마무리하는 고즈넉한 밤에 선현들의 인생 교훈을 음미해 보라는 뜻이 아니었을까.

'철학 읽는 밤'은 북경대학교 교수, 학자들의 철학을 엮었다. '정의란 무엇인가', '죽음이란 무엇인가' '당신은 전략가입니까' 와 같이 세계 유수의 명문대 강의를 엮은 책들이 꾸준히 인기를 끌고 있다. 저자 장샤오헝은 '느리게 더 느리게' 로 유명한 베스트셀러 작가인데, 이 책은 강의록은 아니지만 북경대학교의 정신과 인성교육의 정수를 담고자 했다고 한다, 

우리나라에는 일견 생소하지만 중국 최고 명문대학교의 명맥을 이어간 선현과 원로 대학자들 -  지셴린, 후스, 루쉰(아큐정전으로 유명한) 등 - 의 인생관과 철학을 다루지만, 인물의 일생과 철학 사조를 설명한 철학개론서 형식이 아니라 명심보감, 채근담처럼 그들의 아포리즘을 주제별로 묶어 설명한 것이라 쉽게 다가갈 수 있었다. 다루는 철학 또한 형이상학, 학술적인 분야가 아니라 일상과 비근한 주제를 다룬 것이 공감이 되었고, 저자가 고사와 사례 등을 곁들여 풀어서 설명한 덕분에 이해가 어렵지 않았다. 그러나 다루는 명사들 모두 사상, 학문적으로 명망가인지라 읽기에 편했지만 무게감이 있었다.


"완벽한 인생을 살았노라 장담할 수 있는 사람은 세상 어디에도 없다.그러니 '불완전한 것이야말로 인생'이라 할 수 있다 .- 지셴린 (북경대학교 종신교수, 중국 동방학의 대가이자 작가, 중국의 정신적 스승) p. 18


"고독을 참고 인내하며, 대우주를 묵묵히 담당하라. 마치 대자연이 묵묵히 담당하듯." - 펑즈 p. 68


특히 이 책의 첫 장은 성패와 명리에 집착하지 말라고 역설한다. 불완전한 것이 삶이고, 명리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인심이니 이러한 원리를 이해하고 초연한 마음을 가져야 한다고 말한다. "타인의 잘못된 모습 때문에 내 인생의 아름다운 색채를 잃어버릴 필요 없다. 야박한 세상사와 인간의 본성에 너무 집착하지 않길. 인생은 훨씬 더 간단하고 홀가분한 것이니 말이다."(p.52)


가치관을 가지고, 목표를 세워 성공을 향하여 근면하게 노력하되, 성패와 명리에 연연하지 않고 꿋꿋이 자신의 길을 걷기를 주문한다. 물론 여기서 성공이란 명리가 목적이 아닌 가치관에 바탕을 둔 자아의 실현이다. 굴원과 도연명이 세속적 가치를 추구하지 않았다고 하여 실패한 인생이라 단정할 수 없듯이 말이다. 외물과 환경에 흔들리지 않고 확고한 가치관을 바탕으로 끊임 없이 정진하는 삶.


"넘어지면 얼른 다시 일어나라. 자신이 넘어진 그 구덩이를 감상하지 마라. - 선충원 p. 296

물론, 책에 있는 교훈들은 특별할 것 없는 지극히 일상적이고 평범한 것들이었다. 그러나 삶의 담금질 속에서 고된 일들에 중심을 잃고 흔들린 나날들을 돌이켜보고 노력 대신에 기회주의적인 사고방식을 갖지 않았는지 반성을 하게 되었다. 공자께서 도는 비근한 곳부터 시작하라 하지 않으셨던가. 조용한 밤 나를 돌아보는 응축의 시간을 가져보면 어떨까. "나도 저런 재주가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하면서 한탄하는 청년에게, 늙은 어부는 말했다. "연못가에 앉아서 물고기만 탐내느니 집으로 돌아가 그물을 짜는 것이 낫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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