악스트 Axt 2015.7.8 - 창간호 악스트 Axt
악스트 편집부 엮음 / 은행나무 / 2015년 7월
평점 :
품절


 

소설을 위한,
소설독자를 위한,
소설가들에 의한,
격월간 소설 잡지 악스트 『Axt』 창간!


격월간 소설 잡지『Axt 』.악스트는 독일어로 '도끼'이다. 프란츠 카프카의 명언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깨는 도끼여야 한다."에서 모티브를 얻었듯, 한국문학, 그중에서도 한국소설시장의 침체, 독자들의 외면을 깨고자 하는 취지에서 출간되었다. 여름의 무더위와는 별개로, 한국 문단계는 한파가 불었다. 출판시장에서 베스트셀러 목록에 한국 작가의 문학 작품을 찾아보기가 어렵고, 무엇보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으로 인해 위상까지 실추된 지경에 이르렀다. 문단의 자성의 목소리가 나오는 이때, 은행나무 출판사에서 야심차게 격월간 소설 잡지를 기획한 것이니 독자로서는 반갑고 기대가 된다. '소설을 위한, 소설독자를 위한, 소설가들에 의한, 격월간 소설 잡지'를 표방한 본격 소설 잡지. 『Axt』 악스트.


무엇보다 격월간에 '소설독자를 위한' 본격 소설 잡지란 점이 의미있다. 기존의 문예지들은 계간에다, 일반 독자에게 입문의 장벽이 너무 높았다. 마치 고시계 잡지와 같은 준엄한 모습, 한자로 된 제목으로 이미 독자를 압도한다. 책을 펼치면, 한국문단계 그들만의 리그를 위한 소식지, 전문가용 잡지인 듯해서 위축되었다.


반면에, 악스트는 세련되고 대중 친화적이다. 디자인부터 세련된 대중 예술 잡지처럼 작정하고 만든 느낌이다. 내용도 문단의 소식과 논평, 준엄한 비판 대신, '소설을 위한' 서평, 장, 단편 문학작품, 작가 인터뷰를 수록하였다. 가격도 대중친화적인 2,900원. 이 점이 문예지에 관심이 없던 독자들의 구미를 당긴다.


'창간호에는 소설서평 16편, 장편소설 3편, 단편소설 3편과 함께, 메인 커버스토리에 등장한 천명관 작가의 인터뷰가 실려 있다. 그 중에서도 개인적으로 시인 함성호씨의 서평 「우주와 인간의 신비음」을 먼저 읽었다. 박상륭 작가의 『잡설품』(2008)의 서평으로, 해당 작품을 바탕으로 난해하기로 정평난, 그러나 소설 독자라면 한번쯤 독파하고 싶은 박상륭 작가의 작품세계를 간단히 살폈다. 시인은 박상륭 작가가 구사하는 한국어를 '유리어'(아마도 죽음의 한 연구에서 나오는 도시 '유리'인 듯) 라고 칭하며, 그의 소설은 항상 슬프다고 한다. "그 유장한 사유와 끝 모를 깊이에 허우적대면서도 왜 이렇게 슬픈 것일까?"


소설뿐만 아니라, 한국 화가들의 현대 미술까지 몇 작품 소개하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이상선 화가의 작품 '카프카' - "의미를 만들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의미도 지워낸다." - 가 인상적이었다. 또한 노라조 <니 팔자야> MV의 감상평과 뮤직비디오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룬 점이 독특하다. 물론 잡지의 본령은, 처음과 끝은 소설이지만 이러한 기획도 소소한 재미를 주었다.


무엇보다, 천명관 작가의 인터뷰는 작정하고 실은 듯하다. 문단권력의 일선에 있는 이른바 '선생님들'에 대한 비판은 신랄하다. 대학의 문학 관련 학과를 근거지 삼아 문단에 영향력을 행사한다. 정해진 '선생님들'은 문학상 심사위원이 되어 작가들을 평가하고, 단편 중심의 획일화된 기준에 따라 상을 수여하는데, 작가라면 '이 리그'를 포기하기 어렵다고 토로한다. 천명관 작가는 이들을 '문단마피아' 라고 정의한다.


신경숙 작가의 표절 논란 이후, 문단 사정에 어두운 일반 독자들도 '문단권력'이란 말을 각종 언론에서 귀동냥으로라도 접했다. 그들만의 리그를 구축한 결과, 문단은 독자들과 괴리되었다. 천명관 작가의 문단에 대한 비판, 도발적인 인터뷰를 창간호에 실은 이유는, 소설 잡지 악스트의 방향성을 천명하기 위함이 아닐까 짐작된다.

잡지에는 단편 소설이 수록되어 있고, 장편소설 연재 코너가 있다. 특히, 다이어리 픽션이라는 장르를 표방한 임현 작가의「가능한 세계」, 김엄지 작가의 「예지3」가 독특했다. 그 중에서, 개인적으로 전경린 작가의 「승객」. 잡지에 수록된 단편소설로, 담담한 일상을 담고 있지만 뭔가 여운이 있는 작품이었다.

마지막으로 편집자 일동의 맺음말. "문학은 그냥 즐거운 겁니다. Axt가 쾌락을 위한 도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학의 즐거운 도끼가 되면 좋겠습니다."(p.256)  멋있다.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꺠는 도끼여야 한다." 프란츠 카프카의 명언을 모티브로 한 격월간 소설 잡지 『악스트』가 창간호의 야심을 잃지 않고, 문학계에 새로운 바람을 일으키길 소설 독자로서 기원한다.


 

 

 

차례


 

 

 

우주와 인간의 신비음. 함성호 시인의 잡설품 서평

 

 

 

이상선 화가의 작품 '카프카' - "의미를 만들지 않는다. 그나마 있는 의미도 지워낸다."

 

 

 

 

 

 

 

 

노라조 <니 팔자야> MV의 감상평과 뮤직비디오 제작 비하인드 스토리까지 다룬 점이 독특하다.

 


 


천명관 작가의 인터뷰

 

 

 

 

 

전경린 작가의 승객.


 

 

"문학은 그냥 즐거운 겁니다. Axt가 쾌락을 위한 도구가 되었으면 합니다. 문학의 즐거운 도끼가 되면 좋겠습니다."(p.256)

 

 

 

"책은 우리 안의 얼어붙은 바다를 꺠는 도끼여야 한다." - 프란츠 카프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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