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는 힘
카가와 신페이 지음, 김문정 옮김, 조밤비 감수 / 이답 / 2014년 11월
평점 :
절판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이 모두 무언가를 남에게 파는 것이 아닐까 싶다. 이런 관점에서 이 책은 파는 사람의 입장이 아닌 사는 사람의 입장에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다가가서 팔수 있는지에 대한 다양한 상황별 조언이 담겨져 있다.

 

가장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바로 "미래상 그리기 - 되고 싶은 나를 꿈꾸게 하라"는 판매 팁 부분이었다. 이 부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고객에게서 정보를 끌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 정보를 바탕으로 고객이 꿈꾸게 만드는 부분이라 설명하고 있다. "고객의 턱을 90도로 올려줘."라는 톱 세일즈맨의 시크릿 노하우처럼 고객이 내 설명을 들으면서 시선을 비스듬히 위로 향하고 이상적인 미래상을 얘기할 수 있도록 해준다면 어느덧 고객은 내가 설명하는 상품의 장단점을 논하는 일차원적인 단계에서 자신의 미래에 원하는 자아상과 감정적인 연결이 되어버림으로써 고객의 마음은 이미 이 상품을 구매한 이후의 본인의 나아진 삶에 가 있게 되는 것이다. 내가 판매하는 상품이 "되고 싶은 자신"과 직결되는 것이라면 어떤 고객이라고 진지하게 구입을 검토하게 될 것이라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조언이 아닌가 싶다.

 

또 하나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써라"는 부분이었다. 특히 고객이 상점에 들렀을 때, 스스로 "이거 괜찮은데?"라는 마음이 들 수 있도록 하는 자연스러운 판매 행위로 스스로 고객이 멈춰서 읽고 납듣되도록 하는 POP의 중요성에 대해서 언급해주었다. 어떤 POP가 고객의 구매 의욕을 높어주는 걸까? 그 정답은 판매자가 '하고 싶은 말'이 아니라, 고객이 '알고 싶은 말'을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파는 쪽의 시선에서 쓴 '판매자가 하고 싶은 말'은 소비자 입장에서는 상관이 없는 말이거나 강매당한다는 느낌이 드는 세일즈 톡이 될 수 있다. 하지만, 사는 쪽의 시선, 즉 소비자의 시선에서 쓰인 고객이 '듣고 싶은 말'을 고민해서 POP에 강렬하게 표현할 수 있다면 매장 내에서 고객의 자연스러운 구매를 더욱 촉진시킬 수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부분에서 잘 팔리는 POP가 필요한 3단계 장치인 (발길을 멈춰세운다 -> 내용에 흥미를 갖고 읽게 만든다 -> 사는 행동을 불러일으킨다)로까지 그 설명이 이어지는 데, 실제 판매자 입장에서 적용해 본다면 바로 판매실적과 직결될 수 있는 유용한 팁이 아닐까 생각된다.

 

이렇게 이 책은 실제 판매에 적용해서 좋은 결과를 보았던 사례들을 중심으로 주요한 원칙들이 잘 정리되어 있다. 어떤 분야에서든 우리의 삶은 판매와 직결되어 있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우리의 광범위한 삶에 이 책에서 제공해 주는 몇가지 팁을 적용해 본다면 더욱 효과있는 판매실적을 올릴 수 있을 것이라 기대해 본다.

유용한 팁


댓글(0) 먼댓글(0) 좋아요(1)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 - 일상을 지배하는 교묘한 선택의 함정들
노리나 허츠 지음, 이은경 옮김 / 비즈니스북스 / 2014년 5월
평점 :
절판


지금까지는 내가 내 생각을 움직인다고 생각했다.

제목인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는가'라는 질문에

의아한 생각이 들었다.

누가 내 생각을 움직이다니...!

 

그런데, 실제 우리의 일상을 지배하는

교묘한 선택의 함정들이 있었다!

 

정말 궁금하지 않는가?

오롯이 이성적이고 합리적인 판단만을

내리고 있다고 자부하고 있던 나를

교묘하게 조정하고 있는 함정들이 있다니...

내 생각을 조정하는 장치들이 곳곳에

산재되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이상

이제는 정신을 번쩍 차려야겠다.​

정말 내 생각이 휘둘리고 있는 것인가?​

 

 

착각의 증거 1.

똑똑한 생각 뒤에 멍청한 결정들

 

생각의 속도를 훨씬 넘어선

어마 어마한 데이터 홍수 속에서

우리는 생각할 시간 자체를

이미 무참하게 빼앗기고 있다.

우리를 쉼없이 괴롭히는

21세기형 중국식 물고문,

바로 스마트폰의 알림 공해들...

이 책은 이런 상황에서

관찰하고, 의심하고, 

스스로 생각하라고 강조하고 있다.

​"심사숙고할 시간의 확보"가

무엇보다 더욱 중요한

생존의 문제가 되고 있다.

 

 

착각의 증거 2.

보지 못한 것과 보지 않으려 한 것

 

어떤 특정한 대상에 집중하고 있을 때

발생하는 '무주의 맹시(inattentional

blindness)​' 현상이 우리의 시야를

더욱 좁게 만들고 있다.

자신의 예측을 확증하는 데이터를

발견하면 마치 초콜렛을 먹거나

사랑에 빠졌을 때 나오는 것과

유사한 도파민을 분비한다고 한다.

이러한 ​확증편향의 오류로 인해

내가 내리고 싶은 결론을 지지하는

보에만 집중하고 이와 일치하지

않는 내용은 모두 무시한다.

그래서, 어제의 성공이 오늘도

통할 것이라는 착각과 과거에 대한

집착 속에서 새롭고 혁신적인 것을

보지 못하는 오류를 범하기 쉬워진다.

 

 

착각의 증거 3.

의심하지 않는 단순한 사람들

 

"그러니까, '전문가'인 제 말을 믿으세요!"

의사가 쓰는 청진기, 펀드 매니저가

입는 핀 스트라이프 정장,

교수가 서는 연대, 액자에 넣는

자격증과 난해한 전문 용어 등

전문가가 사용하는 물품들은

모두 신뢰와 신용을 나타내는

상징물과도 같은 역할을 한다.

뿐만 아니라 우리가 늘 접하는

전문가들을 포함해 사기꾼,

협잡꾼, 무능력자들까지도

보호해 주는 놀라운 기능을 한다.

 

 

착각의 증거 4.

모니터 뒤에 숨은 거짓말쟁이들

 

얼굴 없는 거짓말쟁이들,

더욱 교묘해지는 '댓글 알바'와

'봇' 군단들, 위선덩어리로 돌아다니는

인터넷 상에서 나의 아바타들​...

온라인 사기꾼에게 속지 않으려면

'누가' 정보를 제공했는가,

그는 '어떻게' 정보를 얻었는가,

그는'어디에' 있는가,

'무엇을' 이야기하는가,

'그 외에 누가' 있는가를

스스로 확인해야 한다.

 

 

감정의 자동조절장치를 켜고

몸과 마음의 소리에 귀를 기울여라

 

 

사람은 어떤 경우에 '자기 보호'라는

인간의 본능에 거스르는 행위를 하게 될까? 

 

스트레스가 우리의 이성을 망가뜨리고 있다.

 

갑작스러운 스트레스 상황뿐 아니라

일상의 지속적인 스트레스 역시

 똑같은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만성적인 스트레스는 지나치게

좁은 시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지독한 자기 회의를

불러일으키기도 하며 부정적인

생각에 집중하게 만들기도 한다.

 

'생각만' 할 수 있는 시간을 확보하라!

 

 

 중대한 결정을 할 때 문을 닫고

생각할 수 있는 공간이 있는가?

 

아주 잠깐만이라도 디지털 세계에서

떨어져 있을 수 있는가?

 

나아가 잠시 산책을 갈 수 있는가?

 

이와 같은 단순한 방법들이 정말로

큰 차이를 만들어 낼 수 있다.

이 책을 통해서 내 스스로 자율적인

생각을 통해서 선택한 결정보다

'선택 설계자'들의 교묘한 연출에

지배당한 결정들이 더 많았다는 사실을

깨닫게 된 것만으로도

소중한 수확이었다고 생각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히든 챔피언 - 메이크샵에서 몰테일까지
이승환 지음 / 앱북스 / 2014년 3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이 책은 처음부터 솔직한 어투로 독자의 강한 공감을 일으킨다. 처음에 서문을 읽으면서 피식 웃었던 부분은 바로 '이런 돌직구는 좀 민망하지만 이건 정말 알차고 좋은 책이다. 그러니 서점에서 이 책을 들고 대충 넘겨보고 있는 독자는 꼭 구입하기 바란다. (내 햄스터가 간신히 굶주림만 면할 만큼 먹고사는 게 힘들다.)' 부분이었다. 풋~ 하고 웃긴 했지만 서문에서 부터 벌써 작가와 어느 정도 유대감이 형성이되 친밀감을 느끼게 된다.

​지금 개편된 부서에서 이커머스를 담당하고 있는 나에게는 곳곳에 숨어있는 온라인 쇼핑몰의 성공을 위한 세세한 조언들이 눈에 번쩍 뜨인다. '여러 번 클릭해야 장바구니에 담을 수 있던 것을 한 번의 클릭으로 가능하도록 틀을 바꿨더니, 이런 사소한 개편으로 채 6개월도 되지 않아 매출이 10배 가까이 상승했다.' 이런 조언들은 직정 쇼핑몰을 운영할 때만 나올 수 있는 정말 주옥같은 조언이 아닐 수 없다.

이렇게 쇼핑몰의 UI가 중요한 것을 깨닫게 된 향수 쇼핑몰 회사의 김기록 대표는 '쇼핑몰을 쉽게 만들고 저렴하게 관리할 수 있는 솔루션'을 만들어 팔자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나는 이 마음을 알 것같다. 자신이 수없는 시행착오를 거쳐서 어떤 문제가 해결되었을 때의 희열... 이 때의 기쁨을 타인에게도 나눠주고 싶다는 마음에서 시작한 사업인 '메이크샵'은 그 사업 시작부터 이미 대박행진을 할 수 밖에 없는 '사업 의미'의 씨앗을 갖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모든 것이 생각대로만은 술술 풀리지는 않듯이 큰 뜻을 품고 일본, 미국, 중국 진출했으나 초기에 엄청난 위기를 맞게 된다. '할 수 있다'는 정신만으로는 해결되지 않지만 그렇다고 교과서에 나오는 '초유량 기업'의 조건을 그대로 따르는 것도 너무 이론적이거나 각 기업의 현실에 맞지 않을 수 있다고 주장한다. 

실제 초우량 기업의 현실과 코센의 현실을 비교하는 표를 보면서 또 역시 피식~ 웃음이 터졌다. 초우량 기업은 '엄격함과 온건함을 지녀라'라는 조건을 만족하고 있지만 코센은 '대표이사의 기분은 매일같이 널뛰기다'라는 표현으로 이론적으로 알고 있는 원리가 현실 세계에서는 정말 실행하기 어렵다는 것을 하나의 반증으로 보여준다. 

그러면서도 작기만 단단한 기업인 코센이 이러한 수많은 난관을 극복하고 지금 직원 500명을 거느리는 탄탄한 중견업체로 성장했냐는 질문에 어떤 경영 교과서에서도 볼 수 없었던 실행력이 높은 조언을 아끼지 않는다.

첫째는 실행이 곧 시장조사다. 미래 예측에 따라 다양한 시나리오를 짜기보다 우선 최소한으로 할 수 있는 일을 하면서 시장이 어떤지 몸으로 부딪혀 하나하나 알아간다.

둘째, 시행착오를 통해 사업모델을 구축한다. 즉, 시행착오를 줄이려 기를 쓰지 않는다는 말이다. 기획대로 돌아가지 않느 현실을 철저하게 인정하고 상황과 환경에 맞춰 사업모델을 변화시켜 나간다.

셋째, 위의 두가지 원칙을 '최대한' 반복하면서 계속 신사업에 진출한다. 이 부분은 경영 교과서에 나오는 '핵심사업에 집중하라'와는 완전히 반대되는 개념이다. 그러나 코센은 신사업에 '작게 시작해서 오래 버티는' 요령을 이미 터득했다. 작은 비용을 투입해서 감을 보다가 어느 정도의 가능성이 보이면 투자를 시작해서 성장을 가속화 시키는 전략이다. '길게 가는 것', '살아 남는 것'을 목표로 한번 신사업을 시작하면 어떻게든 살려두면서 이를 통해 파생 될 수 있는 또 다른사업기회를 넘보는 전략이다.

이러한 신사업 확장 전략으로 코센이 운영 중인 서비스는 50개가 넘는다고 한다. 직원 500명인 회사가 제공하는 서비스가 50개가 넘으면 평균 10명이 1개의 서비스에 매달려 있다고 보면 된다. 지금까지 15년동안 경영학적인 이성에 근거한 생존기업이 아니라 철저하게 정글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번뜩이는 맹수의 직감과 순발력으로 지금까지 15년을 살아온 기업이라고 아니 그 생존력과 적응력에 놀라지 않을 수 없다.

더 이상 미래를 예측하는 것조차 무의미할 정도로 변화무쌍한 시대에 기업을 시작하기로 했다면 바로 코센과 같은 기업의 처절한 생존기를 통해서 많은 시사점을 얻을 수 있다. 책 중간 중간에 본인들을 엄청난 구렁텅이로 몰아넣었던 다양한 위기를 맞을 때 마다 어떻게 헤쳐나갈 수 있을까를 고민하면서 발견한 주옥같은 팁들이 박스 형태로 정리되어 있다. 모든 기업이 똑 같은 문제에 직면하지 않을 수도 있지만 기업가들이 본능적으로 갖고 있는 아집이나 집착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코센이 그런 상황에서 어떻게 중요한 의사결정을 내리면서 생존가능성을 높혀갔는지에 대해서 상세하게 정리가 되어 있어서 매우 실질적인 도움이 된다고 생각한다.

생존력이 높은 딴딴한 기업을 꿈꾸는 기업가라면 코센의 고군분투 성장기를 읽어보면서 이들이 거친 숨소리가 생생하게 귀에 들리는 듯 리얼한 기업 생존 스토리를 읽어보면 분명히 많은 것을 얻어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마치 소설책을 읽어내려가듯 재미있게 읽었던 기업 생존 분투기에 대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어렸을 때부터 여행에 대한 동경을 키워오던 저자는 여행이라는 동경과 치열한 현실의 삶의 두갈래 길에서 중용을 택하는 현명한 선택을 한 행복한 여행자이다. 누구나 한번 모든 것을 내려 놓고 새로운 인생의 도전을 위해서 훌훌 떠나는 여행을 꿈꾸지만, 저자는 좀 더 치열하게 현실을 끌어안고자 사표를 던지는 대신 샌드위치 연휴 및 휴가를 알뜰 살뜰 활용하여 오대양 육대주에 그녀만의 고유한 발자취를 남긴다.

 

화려한 여행사의 화보가 아닌 진솔한 그녀만의 여행담이 고스란히 묻어나는 그녀의 책을 보면서 그래, 모든 것을 버리지 않아도 괜찮아. 지금 이대로에서 더욱 현실적인 대안을 찾아보면서 여행을 즐길 수 있는 새로운 비법을 찾아보게 된다.

 

이렇게 A or B가 아닌 A and B의 치열한 삶을 동시에 껴안고 살아가는 저자는 자신의 일과 자리를 사랑하기에 그러면서 동시에 자유에 대한 동경을 꿈꾸기에 현실적이면서도 현명한 그녀만의 묘책을 찾아낸 듯 싶다. 캐나다, 이스라엘, 독일, 베트남, 남아공, 브라질, 몽골, 라오스, 일본, 사이판, 캄보디아, 태국, 보라카이, 등 20여 개국에 고스란히 그녀만의 발자취를 남긴 그녀의 행복한 여정에서 삶과 여행에 대한 그녀의 치열한 사랑의 흔적을 고스란히 엿볼 수 있다.

 

이번 여름을 맞아 사람 냄새나는 여행을 꿈꾼다면 이 책을 읽고 우리와 같이 치열한 삶을 살아온 김희영 여행작가의 향기로운 땀내음과 향취를 맞보기를 권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돈 vs 권력 - 중국 역사를 통해 본 돈과 권력의 관계
스털링 시그레이브 지음, 원경주 옮김 / 바룸출판사 / 2014년 2월
평점 :
품절


'중국'하면 떠오르는 두 단어가 바로 '돈'과 '권력'이 아닌가 싶다. 이 책을 읽으면서 2006년에 중국에서 미디어 영역에서 신규사업 프로젝트를 진행하면서 베이징에 장기 파견을 나갔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그 당시는 지금보다는 훨씬 경직된 분위기에서 철저하게 콘텐츠의 제작/배급/유통을 통제하던 시기였는데, 이 때 중국의 공권력이 얼마나 막강한지를 깨달을 수 있었다. 그러나, 이에 버금가도록 중요한 파워는 바로 '돈', 즉, '자본'이었다. 이 둘간의 세력이 엎치락 뒤치락 하면서 지금의 거대한 정치력과 경제력을 갖춘 나라, 중국을 만들어 온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프롤로그에서 조조가 굶주리고 있는 군대의 군기를 잡기 위해서 군량관에게 억울한 누명을 씌워 참수한 사례는 이 책의 전반에 걸쳐서 흥미진진함을 유도하기에 충분했다. 중국의 통치자들은 권력을 통해서 언제든지 상인들의 돈을 착취할 수 있었으며 상인들의 효용가치가 떨어지면 언제든지 이율배반적인 행위를 일삼으며 이들을 추방했다. 이렇게 멸시와 버림을 당한 상인들은 정치와 권력의 요지인 중국의 북부를 벗어나 남부 해안지역에서 터전을 마련하게 된다.

 

이렇게 해서 오늘날 중국 남부쪽에는 해외와 밀접하게 국제무역을 하는 상하이, 광저우, 홍콩, 마카오 등 남부 연안도시들을 중심으로 한 경제중심지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전 세계에 엄청난 상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는 화교들이 퍼져있는 이유도 이러한 돈과 권력의 역학관계에서 산출된 것이다.

 

1937년에 시작된 중일전쟁 초기에 일본이 중국에게 연일 승리의 함성을 울렸지만 결국은 중국이 승리한 것에 대해서 일본의 시게루 외상은 "대부분의 나라들은 오직 하나의 심장을 갖고 있지만 중국은 여러 개의 심장을 가지고 있다. 심장이 하나인 국가는 그 심장만 공략하면 간단하게 국가 전체가 마비상태에 빠질 수 있으나, 여러 개의 심장을 갖고 있는 중국은 심장 한두 개를 없애도 맥박은 여전히 뛸 것이다. 일격으로 중국을 쓰러뜨리는 것은 불가능하다."로 말했다. 이처럼 중국은 어느 누구의 손에도 쉽게 잡히지 않는 강인한 생존력과 적응력을 지닌 나라이다. 특히 최근에 자본주의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엄청난 경제 성장을 이루고 있는 중국을 보면서 공룡처럼 큰 덩치를 가졌으나 실제는 날쌘 적응력을 가진 작은 공룡들의 집합체로서 전 세계에서 가장 변신에 빠른 나라가 아닌가 하는 느낌이 들었다. 

 

또 재미있었던 부분은 덩샤오핑이 싱가포르를 모범으로 삼아서 경제발전을 위해 유교적 독재정권과 개화된 전체주의 체제를 대륙에 심었다는 내용이다. 이때부터 중국의 공산주의는 자유와 번영이 없는 "평등한 사회"에서 변모하여, 평등과 자유가 없는 "번영의 사회"로 진입했다. 즉, 충분한 재력을 가진 사람들이 속출하면서 이들은 자신의 기득권을 유지하기 위해서 평등을 바라지 않으며 일반인들에게는 없는 자유를 이들은 언제든지 돈으로 쉽게 살 수 있게 된 것이다. "돈은 만가지 결함을 덮어 준다."는 중국 속담이 바로 이러한 사회의 변화를 설명해 주고 있다. 

각 장별로 주제를 정리해 놓아서 소설을 읽듯이 쉽게 읽히는 것이 이 책의 특성이다. 그러나 각 장을 읽고 나면 중국을 움직이는 두개의 힘인 '돈'과 '권력'이 어떻게 결탁하고 상생하여 왔는지 큰 흐름을 이해할 수 있게 된다. 책 뒤에 있는 명카피가 상인과 관료들의 투쟁의 역사를 설명해 주고 있다. "상인들은 권력을 얻기 위해 재물을 추구하고, 관료들은 재물을 얻기 위해 권력을 추구했다." 중국을 움직여왔고, 앞으로도 강력하게 드라이브할 핵심 동력인 '돈'과 '권력'의 역학관계를 이해하고 싶은 사람에게 강력하게 추천한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