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래티넘 타운 기업소설 시리즈 9
니레 슈헤이 지음, 김준균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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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 경제를 전혀 모른다고 했지만 저는 타이쿤이나 경영 시뮬레이션 게임을 즐깁니다. 소소하게는 음식점 경영부터 나아가선 부동산 운용이나 건설, 더 크게는 도시 전체를 만들어 가는 걸 좋아합니다. 음식점 경영 시뮬레이션은 제한된 시간 안에 고객의 니즈만 충족 시키면 되고, 부동산 게임은 되도록 빠른 시간 내에 물건을 사고팔아 현금을 많이 만들면 됩니다. 하지만 심시티 같은 게임이라면 문제가 다릅니다. 무척 다양한 각도로 시 전체를 살펴야 하기 때문이죠. 최근엔 모바일 심시티도 해보았는데요. 머리가 아프고 눈이 빠질 것 같은 고통을 동반하지 않고 인앱 결제만 유도하길래 그만두었습니다. 가상의 도시를 운영하는 것도 보통이 아닌데 실제의 도시 혹은 마을을 책임진다는 건 대단한 일이겠죠. 리셋할 수도 없고 에디터를 통한 치팅도 할 수 없잖아요. - 자기만 쏙 빠져나가는 식의 리셋을 꾀하거나 일반인은 생각도 못할 치팅을 하는 거 같긴 합니다만.
그렇지 않고서야 비효율적인 짓을 할리가 없지 않나요. 무소용인 건물이나 홍보관을 세우거나 이상한 랜드마크에 억대 돈을 쏟아붓는 그런 짓 말입니다. 어쩌다 보니 초(町: 일본의 행정구역) 장이 된 야마사키 테쓰로가 초를 돌아볼 때 저도 함께 한숨을 쉬고 말았습니다. 이렇게까지 심하진 않아도 비슷한 꼴을 여러 번 보았으니 말입니다. 야마사키 테쓰로 이름이 나와서 말인데요. 이 남자는 종합 상사인 요쓰이에서 식료 사업본부 곡물거래부 부장으로 근무하던 중 어처구니없는 일로 진급의 길이 막힌 것도 모자라 퇴출될 위기에 처했습니다만 마침 고향의 친구가 초장으로 출마해달라는 부탁을 술김에 허락하는 바람에 결국 미도리하라 초 초장이 되어 인생 역전인지 막장인지 아무튼 그런 것에 처하게 된 비운 - 혹은 행운의 남자입니다. 마지막까지 들여다보지 않으면 어느 쪽인지 알 수 없으므로 섣불리 판단하지 않습니다. 지자체의 수장이라면 대단한 일인데 - 얼마 전 저희 동네 이장 선출 때도 열기가 대단했거든요.- 어째서 불운이니 행운이니 하느냐면, 이 마을은 150억이라는 어마어마한 부채를 지고 있는 대책 없는 곳이니까요.

장점을 찾고 어떻게든 돌파구를 찾아야만 합니다. 어느 누구도 망해가는 마을의 초장이 되려 하지 않는 암담한 상황에서 야마사키에겐 쓸모없는 공공건물들도 살리고 지역 경제도 살리는 묘안이 떠올랐으니 그건 바로 '실버타운'의 유치였습니다. 
지금은 실버타운 입주 비용이 일반인에겐 감당하기 버거울 정도의 금액이라는 걸 알기에 포기했지만 만일 합리적인 수준의 타운이 있다면 들어가고 싶어 하실지도 모르는 엄마가 떠올랐습니다. 실버타운엔 친구도 많을 테고, 문화 센터도 있을 거고, 봉사할 곳도 있을 테고, 텃밭 같은 소일거리가 있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요양원이나 요양 병원비도 노인장기요양보험공단에서 지원을 받는다 해도 적지 않은 비용을 지불해야 하므로 자식은 역시 많아야 부담이 덜어진다는 걸 깨닫게 된 지 얼마 안 되었기에 노인의 거취나 의료복지 쪽에 눈이 갔는데, 초장이 된 야마사키는 모두를 살리는 방법으로 제가 알고 있는 것과는 다른, 기존과 차별화된 실버타운을 계획합니다. 하지만 이게 어디 하고 싶다고 추진하기만 하면 쭉쭉 진행되는 기획이겠습니까. 더욱이 150억이라는 빚이 있는걸요. 150억 원도 아니고 150억 엔인데.

제주 역시 거액의 빚을 지고 있었지만, 바로 어제 23년 만에 1321억 원을 모두 상환하여 빚이 없는 지자체가 되었습니다. 만세. 2010년에 5724억이었던 걸 7년 만에 전부 상환했다니 칭찬할만하지만 재정을 메꾸는 쪽으로만 방향을 잡은 것 같아 씁쓸합니다. 제가  제주에 입도한 것도 2010년인데, 제가 지내온 7년 동안 도민의 삶이 윤택해졌나 하는 건 잘 모르겠습니다. - 아, 내년부터 고교 무상교육이 시작됩니다. 그건 또 칭찬하고 감사합니다.
어쨌든. 야마사키 같은 기획을 내고 거의 모든 이가 행복해지는 방향으로 흘러가는 건 정녕 소설에서만 가능한 일일까요. 야마사키의 경우엔 방해요소나 예기치 않았던 사건이 벌어지지 않았기 때문에 좋은 결과를 얻었던 걸까요. 아무리 뜻이 좋고 열의가 있다 하더라도 실제의 일이라면 무조건 반대하고 나서는 이들도 있을 테고 적극적으로 이권을 챙기는 이들도 있을 텐데. 그런 면에서는 좀 부드럽게 진행되지 않았나 합니다.

기업소설이라는 분야는 생소했기에 책을 어떻게 읽어야 할지 고민했었습니다. 그러나 괜한 고민을 했더군요. 활자를 따라가다 보면 저절로 흘러가는 걸. 제가 지금까지 읽어왔던 사회파 소설보다는 좀 더 논리적이며 현실에 가깝게 흐른다는 차이 정도만 있을 뿐. 흥미롭게 읽을 수 있었습니다. 나아가서 여러 가지 생각을 할 수 있었던 참 좋은 책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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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투 더 워터
폴라 호킨스 지음, 이영아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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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녀사냥은 15세기 유럽에서 시작된 기독교 중심의 광신적이며 공공에 노출된 살해 행위였습니다. 이교도를 박해하기 위해 시작된 이 마녀사냥, 마녀재판은 기독교의 기득권을 굳건히 하기 위해 교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한 자를 악마와 거래한 사람으로 규정, 잔인한 고문과 처벌을 가했습니다. 17세기 프랑스에서 정점을 찍은 이 행위는 현재에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가 마녀였는지 아닌지는 중요하지 않습니다. 처단할 정당한 구실이 필요했을 뿐이니까요. 마녀는 남들이 모르는, 몰라도 되는 걸 아는 여자였을지도 모르고, 사랑하면 안 되는 사람을 사랑한 사람이었을지도 모르고, 사랑을 받아주지 않은 여자였을지도 모릅니다. 기타 여러 가지, 그러니까 갖다 붙이면 붙는 대로 그녀들은 마녀가 되었습니다. witch 가 여자에 국한된 단어가 아니므로 남자 역시 그 화를 피할 수 없었는데요. 그럼에도 witch는 마'녀'요, 그녀라고 표현하는 건 피해자의 상당수가 여자였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드라우닝 풀에서 여자들은 희생되었습니다.

<인투 더 워터>의 여자들도 그랬습니다. 드라우닝 풀에서 죽은 여자들의 사연을 조사하고 글로 쓰던 미모의 작가 넬이 강에서 익사체로 발견된 그날, 사람들이 각자 숨겨놓았던 비밀이 하나씩 드러나 형체를 갖추기 시작합니다. 
십 대 시절 외모가 남달리 빼어난 언니를 둔 탓에 비교당하며 놀림당하던 줄리아(줄스)는 언니의 남자친구에게 받은 큰 상처 때문에 물 공포증이 생겼습니다. 물에 빠질 뻔한 날, 언니는 자신을 구하려 물에 뛰어들었던 건지 고문을 하기 위해 따라 들어왔던 건지 그마저도 혼란스럽습니다. 쩍 벌어진 마음의 틈으로 계속 스며드는 물로 인해 어른이 된 지금은 언니의 연락마저 피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언니가 죽다니. 그것도 좋아하던 그 백퍼드의 강에서. 믿을 수 없었고, 물을 수도 없습니다.
넬의 딸 리아는 후회합니다. 엄마가 자신의 비난 때문에 자살했다고 여깁니다. 사람들에게 그 사연을 말해서는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랬다간 자신이 사랑한 친구, 지금은 세상에 없는 케이티의 비밀이 사람들 눈앞에 놓이게 되니까요. 죽으면서까지 지키고 싶었던 케이티의 비밀은 자신이 지켜주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루이즈는 도저히 참을 수 없었습니다. 케이티의 자살로 고통받는 자신의 영혼은 영원히 치유받을 수 없는 걸 알지만, 백퍼드 강에서 죽었다는 이유로 넬의 원고에 등장하는 건 원치 않았습니다. 사랑하는 딸의 어느 것도 타인의 손을 타게 할 수는 없었습니다. 넬을 찾아가 항의하기도 하고 싸우기도 했지만 소용없었습니다. 
션은 누구보다도 가슴 아파하며 사건을 추적합니다.  마을의 형사이기도 하고, 넬과 리아의 친한 지인이었던 그는 혼자 남은 리아가 안쓰럽습니다. 자신의 어머니 역시 백퍼드 강에 몸을 던졌기 때문에 남의 일 같지 않습니다. 어서 범인을 잡아 사건을 마무리하고 싶습니다.

케이티와 리아의 교장 선생이자 션의 아내인 헬렌, 션의 아버지 패트릭, 죽은 자의 목소리를 듣는 니키, 케이티의 남동생 조시까지 비밀을 품지 않은 사람은 없습니다. 신참 형사 에린마저도요. 수많은 비밀이 얽힌 가운데 백퍼드의 강은 끝없이 흘러갑니다. 

미스터리와 스릴러의 면모를 고루 갖춘 <인투 더 워터>는 <걸 온 더 트레인>의 작가 폴라 호킨스의 신작입니다. 전작에서는 등장인물이 적어 아쉽다 했더니, 이번에는 넬레 노이하우스의 소설만큼은 아니더라도 생각보다 무척 많이 등장합니다. 한층 더 촘촘해진 그물망 같은 걸 느꼈습니다. 하지만 이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했는데요. 날짜와 시점의 변화가 잦아, 정신 차리지 않으면 이 사람이 누구였더라... 하며 다시 앞쪽을 뒤적이게 됩니다. 한 번에 쭉 읽으면 괜찮은데 나누어 읽는 사람이라면 펜과 메모지를 지참에 간단하게 기록해둘 것을 권합니다. 시점의 변화가 다양한 소설을 읽으며 작가가 참 대단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여러 캐릭터에 빙의를 했다는 건데, 그러면서도 캐릭터의 개성을 떨어뜨리지 않았으니 글을 쓰는 동안엔 다중인격이 되어야 했을 겁니다. 이 캐릭터가 되어 변명하고, 또 다른 캐릭터가 되어 분노했습니다. 자신만만한 넬이었기도 했고, 움츠러든 줄스이기도 했습니다. 굉장한 체력전이었을 것 같아요. 다만, 그렇기에 독자 역시 체력을 소모해야 합니다. 다채로울 수도 있고, 힘들 수도 있습니다. 저는  두 가지를 모두 경험했습니다. 

도대체 왜, 누가 어떻게 넬을 살해했을까. 자살이라면 그녀가 늘 하고 다니던 엄마의 유품 팔찌는 어디로 갔을까. 케이티는 왜 죽은 걸까. 그리고 과거의 망령들은 그녀의 죽음과 무슨 연관이 있을까. 혹시 편히 잠들고 싶었던 자신의 영혼을 뒤흔든 넬이 미웠던 걸까. 모든 것이 궁금해 빠르게 읽을 수밖에 없었던 소설 <인투 더 워터>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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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쉬왕의 딸
카렌 디온느 지음, 심연희 옮김 / 북폴리오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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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설은 잔잔하게 시작됩니다. 일상에서 일어날 일이라 생각하면 절대로 평범하지 않은, 소름 끼치도록 무서운 일이라고 해야 하겠지만 이 소설 <마쉬왕의 딸> 전체를 생각한다면 아주 평범한 시작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입니다. 14살의 소녀를 납치해 13년간 감금한데다가 그 사이에 아이까지 낳게 하여 가족'처럼' 살았던 남자가 체포되어 수감되어있던 중, 교도관을 죽이고 탈옥했다는 게  전부거든요. 스릴러나 미스터리 같은 곳에선 흔한 설정이잖아요. 이 정도는. 그의 딸 헬레나는 아버지가 자신에게 오고 있음을 직감하고 아이와 남편을 안전한 곳으로 피신시킵니다. 보통의 인간이 아닌 아버지를 잡을 수 있는 건 자신뿐이라 생각하고 그에 대한 대비를 합니다. 헬레나는, 나는 '마쉬왕의 딸'이니까요. 크레센도 에다니만도.(crescendo ed animando)

전기도 통하지 않는 곳에서 용맹한 아버지와 무기력한 어머니와 함께 지내던 어린 소녀 헬레나는 그들의 늪지대가 세상의 전부였습니다.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를 읽고 또 읽으며 막연하게 외부 세계를 그려보고 있었지만 그들의 세상도 충분히 넓었기에 특별히 탈출을 꿈꾸거나 하지 않았습니다. 그녀는 아버지를 무척 사랑했습니다. 다섯 살 생일날 가까스로 재료를 찾아내어 케이크를 구워주려 했던 엄마보다도, 벌로써 우물에 갇혀 죽을 뻔한 그녀를 밤새 품어주어 살아날 수 있도록 했던 엄마보다도 자신을 가둬두고, 가끔은 족쇄도 채우던 아버지를 사랑했습니다. 가학적이고 폭력적이었음에도 비교 대상이 없었기 때문에 아버지의 모든 행동이 옳은 것인 줄만 알았습니다. 그를 떠난 후 어른이 된 지금 바른 태도로 아이를 양육하는 엄마가 된 건 스스로의 노력이 얼마나 컸는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무기력해 아이를 보호해 줄 수 없었던 엄마와 폭력적인 아버지 사이에서 양육의 바른 태도를 배울 수 없었을 텐데도, 어른이 된 헬레나는 자신의 아이를 사랑으로 잘 돌보고 있었습니다. 따뜻한 남편에게서 배웠을지도 모릅니다. 세상으로 돌아온 후, 성장과정이 많이 비추어지지 않았지만 조부모의 행동을 보고 미루어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나타샤 캄푸쉬의 경우도 3096 일 동안 힘들었던 것 이상으로 세상으로 돌아온 후 힘들어했으니까요. 

어머니의 학습된 무기력은 아버지가 2주 동안이나 집을 비웠을 때에도 아이를 데리고 달아나거나 혼자 달아난다는 생각을 하지 못할 정도였습니다. 어린 헬레나가 볼 때에는 얼마나 하찮아 보였을까요. 아버지는 헬레나를 데리고 다니며 사냥하는 법, 피를 빼는 법 같은 전사로서의 소양을 가르쳤습니다. 아버지는 단순히 육체적 보호자(그녀가 보호를 받았었는지는 의문이지만) 일 뿐만 아니라 정신적인 지배자였습니다. 완전히 통제된 생활에서 반항이란 있을 수 없었습니다. 그가 자라 하면 자야 했고 먹으라 하면 먹어야 했습니다. 그렇게 헬레나는 길들여졌고, 그런 것에 익숙했습니다. 늪지대의 지배자인 위대한 아버지를 따르는 것이 이 세상에서 온전히 살아남는 길이었습니다. 폭포 인근에서 우연히 다른 가족을 목격한 후 이매지너리 프랜드가 생기기 전까지는요. 그들은 헬레나가 태어나 처음 본 타인이었습니다. 그 순간, 그리고 늑대 사냥에서 돌아온 날, 모든 것이 달라졌습니다. 

우물 속에서 있었던 사흘 낮 사흘 밤 동안 나는 세 가지를 깨달았다. 첫째, 아버지는 나를 사랑하지 않는다. 둘째, 아버지는 내가 안전한지, 내 마음이 어떤지 상관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대로 행동할 것이다. 셋째, 어머니는 내가 생각했던 것만큼 나에게 무관심하지 않았다. 나에게 이 세 가지는 아주 큰 깨달음이었다.
-p. 257

과거의 헬레나와 현재의 헬레나가 처음엔 부드럽게, 조용히 움직이더니 이윽고 급하고 강하게 내달리기 시작합니다. 독자인 내 머릿속에서는 열몇 살의 헬레나가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서른 남짓의 헬레나가 왼쪽에서 오른쪽으로 힘차게 달려나가고 있었습니다. 
후에 마쉬왕이라 불리게 된 남자는 사이코패스 성향이 강했습니다. 잔인하고 나르시시즘으로 뭉쳐있었습니다. 그런데 어째서 헬레나에겐 애정 어린 행동을 했을까요. 어디선가 읽은 적이 있습니다. 사이코패스도 자기 새끼는 아낀다는 글이었는데요. 그건 부성애나 모성애 같은 애정이 아니라 자기 자신과 같은 존재라고 여기기 때문이라는 것이었습니다. 만일 그 아이가 자기 자신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날이 온다면, 가차 없이 내다 버릴 수 있다는 거죠. 마쉬왕도 헬레나를 그렇게 생각했던 건지도 모릅니다. 다만, 아버지가 헬레나를 떠난 것이 아니라 헬레나가 아버지를 떠났다는 점이 달랐을 뿐이죠. 
직간접의 피해자였던 그녀는 훌륭한 '전사'였고, 그 전사를 길러낸 건 다름 아닌 '아버지'였습니다. 그녀가 아버지를 떠날 준비를 한 건 무리의 알파가 될 수 있을 만큼 성장했기 때문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알파는 무리의 유일한 암컷을 지켜야 했습니다. 야생의 본능과 인간의 마음이 뒤섞인 그녀는 본능에 따라 지켜야 할 것을 지키고 싶었을 따름입니다. 맹목적으로 사랑했던 아버지가 실은 납치 강간범이라는 걸 알았기 때문이 아닙니다. 알파는 무리를 지켜야 합니다. 
그것이 바로 오늘 아버지를 사냥하려는 이유입니다.

크레센도 수비토(crescendo subit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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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전 프로파간다 - 안전신화의 불편한 진실 이와나미 시리즈(이와나미문고) 20
혼마 류 지음, 박제이 옮김 / AK(에이케이)커뮤니케이션즈 / 2017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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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르노빌 원전 사고 이후에도 먼 유럽의 한 나라에서 벌어진 비극적인 사고로만 인식하던 우리가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고리 5,6호기 건설에 이르러 원자력 발전에 대해 뜨거운 관심과 찬반양론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심지어 학생들까지도 원자력 발전은 과연 필요한 것인가에 대해 토론을 할 정도로요. 학교에서 원전 찬반 토론을 한다는 이야기를 중학생인 저희 아이에게 전해 듣고 놀랐습니다. '너희들이 토론 주제로 삼을 만큼 원자력 발전의 원리와 발전소의 구조, 안전도에 대해 잘 알고 있단 말이야?'라고 물었는데요. 그럴 리가요. 아이들은 그냥 인터넷에 흩어져있는 자료를 '조금' 읽어보고 거기서 얻어진 자신의 의견을 조금 보태어서 설전을 하는 정도로 여기고 있었습니다. 찬반 어느 쪽에 설 것인가 며칠 고민하던 아이는 찬성 측에 서겠다고 했습니다. 원자력 발전소를 좋게 생각하지는 않지만 한국수력원자력 사이트와 한국원자력연구원 사이트에서 제공하는 자료를 바탕으로 논리를 전개해 반대 측을 논파할 수 있는가 시험해보고 싶다고 했습니다. 교내에서는 신고리 5,6호기에 관한 운명이 결정된 다음날 토론회를 진행했는데요. 결과는 글쎄요. 누가 이겼다 졌다 할 수 없는 수준의 토론이었나 봅니다. 아이는 앞서 말한 양 사이트와 지식백과 등을 통해 많은 정보를 얻을 수 있었고, 결과적으로 원자력 발전소는 생각보다 무서운 것이 아니다, 잘만 관리하면 이렇게 좋은 연료가 없다, 만일 원전을 가동 중지한다면 블랙아웃이 되고, 산업이 멈추고, 우리나라가 망한다. 그러므로 원전은 반드시 있어야 한다. 다만, 신재생 에너지와 병행하여 그 기수를 더 이상 늘려서는 안되며 안전 확보에 만전을 기해야 할 것이라는 개념을 가지게 되었습니다. 

저는 아이에게 무언가를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제대로 된 지식을 가지고, 이건 이렇고 저건 저렇기 때문에 요런 부분에서 안정성 확보가 덜 되었고, 이런 차원에서는 관리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고 말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러나 저는 아는 게 별로 없습니다. 기사를 읽고, 원전의 구조도를 보고 내용을 살피고 심지어 히가시노 게이고의 <천공의 벌>을 읽어보아도 잘 이해가 가지 않습니다. 방사성 동위원소를 이용하는 것에 조금이라도 문제가 생기면 치명적인 문제가 생긴다는 것 밖에, 그러니까 막연한 공포심만 있을 뿐인데 그것으로 아이와 대화를 할 수는 없습니다. 적당한 근거도 없이 네가 알아본 자료는 안전을 강조하기 위해 홍보용으로 내놓은 것이고, 정말 위험한 건 대중에게 숨겼을 거라는 둥, 저거 언론도 그렇고 정치하는 사람도 그렇고 지역 유지도 그렇고 분명 뒷돈 받았을 거라며 증거도 없이 말할 수는 없습니다. 제가 말할 수 있는 건. 문제가 생기지 않는다면 안전하다는 원자력 발전소를 어째서 환태평양 조산대 위에 쪼르륵 앉혀놓았냐는 것뿐입니다.

포항의 지진이 있었기에 더욱 불안한데, 우리나라보다 더 심각한 건 정말 불의 고리 위에 원전을 얹어 둔 일본이겠죠. 우리나라와 마찬가지로 화석 연료가 거의 나지 않는 나라에서 적은 비용으로 많은 전기를 생산하기 위해서는 원자력 발전소 건설이 불가피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참 대담한 것 같아요. 원자폭탄이 떨어졌던 유일한 나라 일본이, 원자력이라는 말만 들어도 몸서리칠 것만 같은데, 마치 원자한테 무슨 죄가 있겠니. 아톰(철완 아톰)은 우리 친구잖아?라는 생각인 건지 원자력 발전소를 씩씩하게 많이도 지었습니다. 이게 어떻게 가능했을까요?

서브리미널 효과라는 게 있습니다. 광고량이 많을수록 캐치프레이즈(헤드라인 같은 것)가 사람들의 기억에 남는다는 거죠. 원자력 발전소를 짓고 늘리기 위해 엄청나게 많은 광고를 해댄 겁니다. 이에 관한 이야기는 이와나미 신서 020 <원전 프로파간다>에서 읽을 수 있습니다. 프로파간다라고 하면 어떤 정치적 의도를 띄고 찬동을 얻기 위한 일체의 의사 전달 수단을 말합니다. 광고, 선전 등을 말하는 거죠. 대표적인 프로파간다라면 나치의 그것을 생각하시면 됩니다. 사용할 수 있는 모든 방법을 동원해 나치를 선전했듯, 일본은 다양한 방법으로 원전 안전신화를 국민들에게 세뇌시키기 시작했습니다. 

사고가 일어나도 절대 안전하다고 선전하는 원전 광고는 대체 무슨 생각인 것일까요? 다이어트 약 광고가 사기라면 '이런, 거짓말쟁이!', '미안해'로 끝날 수도 있겠지요. 하지만 체르노빌급 사고가 일어나면 일본은 파멸에 이를 테니 '미안하다'라는 말로 끝날 문제가 아닙니다. 애초에 그때는 우리 모두가 이미 죽은 후고, 원전 관계자도 죽은 후일 테니 불만을 토로하는 자도 없고 책임을 질 사람도 없습니다. 원전이 안전하다고 단언하는 학자도, 정치가도, 경영자도, 광고 맨도, 어쩌면 그렇게 생각하고 있는 게 아닐까요? 핵폐기물 문제 하나만 봐도 벌써 위험이 가득한 원전을 이제 모두 폐기해야 합니다. 원전을 가진 채 '밝은 내일'이란 있을 수 없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밝은 내일은 원전에서부터.
-p.102 (광고비평 주재자 야마노 유키치 씨의 경고 :1987년)


<원전 프로파간다> 저자의 약력이 참 독특합니다. 일본 2대 광고 대행사 하쿠호도에서 약 18년간 영업 담당으로 일하다 퇴직 후, 하쿠호도 근무 당시 손금 보전과 관련된 사기 용의로 체포 및 기소되어 복역했습니다. 출소 후 징역에 관한 책을 내었고, 원전에 관한 책 몇 권을 내었습니다. 사기라니. 책을 읽기도 전에 신뢰가 떨어지는 약력인데 어째서 표지에 적어두었을까 의아했는데요. '원전 신화'를 잠재의식 속에 새기는 방법을 고안하고 언론에도 영향을 미친 일본 광고계 양대 산맥 중 한 곳이었던 하쿠호도에 근무했다는 게 무관하지 않을 거라는 데 생각이 미쳤습니다.  하쿠호도라.. 나루호도... 
우리나라의 원자력 마피아와 같은 원자력 무라(村)와 계속 연계하며 광고를 끌어나갔던 것은 덴쓰라는 회사였는데요. 도쿄 전력의 원자력 광고를 거의 도맡았다고 보면 됩니다. 결국 언론과 권력이 한패가 되어 지속적인 프로파간다를 해 온 것이지요. 언론의 입장도 약간은 이해됩니다. 신문이나 방송국이 먹고사는 건 결국 광고 때문인데요. 원전은 광고료로 1970년대부터 2011년 그날까지 2조 4000억을 사용했습니다. 참으로 어마어마한 그 광고비는 당연히 전기료에 포함되어 있었겠죠. 이런 어마어마한 고객을 놓치고서 회사가 살아남을 수 없을 테니 당연히 눈 가리고 아웅. 

1990년대부터는 광고가 무척 체계적입니다. 가이드라인까지 있어요. 이 정도라면 정말 프로파간다가 맞습니다. 계몽인가 세뇌인가 판단하기 어렵습니다. 정말 믿어도 되는 건지, 믿을 수 있는 건지. 만일의 경우가 생긴다면 대처할 방법은 모두 확립되어 있고, 시뮬레이션은 거친 것인지. 영화 <판도라> 같은 상황은 정말 일어나지 않는 건지. 
후쿠시마의 농수산물이 이젠 안전하다고 말하며 은근슬쩍 수입하는 그들의 말을 믿어도 좋은 것인지. 원자력 발전소 및 원자력 연구원 인근 주민들은 정말로 안전한 것인지. 마음이 불편해 옵니다.

그렇게 안전하고 필요하다고 주장했음에도 불구하고 몇 번이고 심포지엄에 출연하여 고액의 출연료를 번 연예인이나 안전하다고 주장한 논설위원, 혹은 NUMO의 임원들이 '꼭 제가 사는 곳에 들어왔으면 좋겠다'고 손을 드는 자는 단 한 명도 없었다. 
-p.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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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몽을 파는 가게 1 밀리언셀러 클럽 149
스티븐 킹 지음, 이은선 옮김 / 황금가지 / 2017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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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을 좋아합니다. 
제가 좋아하던 영화가, 드라마 시리즈가, 소설이 스티븐 킹의 것이었던 걸 몰랐던 시절부터 스티븐 킹을 좋아했습니다. 문화 개방으로 일본 소설이 쏟아져 들어오기 전까지 제가 접했던 공포물의 대부분은 그의 것이었을 겁니다. 솔직히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제 기억력은 그런 것입니다. 어떤 계기로 봉인이 풀리지 않으면 좀처럼 미리 자신을 드러내 보이지 않는 하찮은 것이지요. 지나치게 많은 것들을 경험하며 자랐기 때문에 스스로를 지키고 싶어 닫아 둔 것이라고 표현하고 싶습니다. 꽉 막히고 답답했던 시절, 푸르고 아름다운 바다로 둘러싸인 제주라는 섬이 물 위에 떠 있는 감옥처럼 느껴지던 그 시절, 저는 미지의 세계를 꿈꾸었습니다. 요술봉을 휘두르며 변신할 수 있는 삶을 꿈꾸기도 했지만 때로는 파괴적이고 기이하고 기묘한 것, 낯선 것, 이질적인 것에 흥미를 가졌습니다. 그리고 그런 것들 사이에 스티븐 킹이 존재했습니다. 부모님과 연세가 비슷한 스티븐 킹의 이야기를 먹으며 자라났습니다. 실은, 자신 없습니다. 스티븐 킹의 책이 언제부터 우리나라 서점가에 풀렸는지 모르거든요. 제 공상의 세계에 자리 잡은 그가 스티븐 킹인지 아닌지 불확실하지만, 환상특급만큼은 기억하고 있으니 그가 아주 중심에 있지 않더라도 분명 어딘가에 서 있긴 할 겁니다. 

그래요. 저는 환상특급을 무척 좋아합니다. 1980년대에 우리나라에 방영되었던 환상특급 말이에요. 글을 쓰면서 다시 불안해졌습니다. 일본의 기묘한 이야기에 호시 신이치가 있다는 건 확실한데, 환상특급에 스티븐 킹이 있는 건 확실한가요? 누군가 답해주시겠지 하는 막연한 기대를 하며 글을 계속 이어봅니다. 당시 환상특급의 내용을 일일이 기억하지는 못합니다. 몇 개의 에피소드는 단편적으로 떠오르는데요. 그마저 확실하지 않아요. 그렇다면 저는 뭘 기억하는 걸까요. 환상특급이 가지고 있는 분위기를 좋아했던 거죠. 직접적으로 무서운 것이 튀어나와 겁을 주는 전설의 고향 타입의 에피소드도 있었지만, 실제로 일어날 리 없는 신기한 이야기, 왜 무서운지 모르겠지만 이상하게 성대의 오른쪽이 오그라드는 것 같은 느낌을 주는 이야기... 그런 다양한 것들이 저를 즐겁게 했습니다. 이미 일상이 다른 이들과 다른데, 더 다른 것들과 함께하면 내가 특별한 존재가 될 수 있을 거라 생각했었던 것인지, 그렇지 않으면 현실을 떠나 다른 세상을 꿈꾸며 지금의 세상도 현실이 아니라 믿고 싶었던 것인지.... 맞아요. 저는 괴로울 때면 여섯 살 때 서울발 부산행 열차를 타고 가는데, 아빠가 아직 깨우지 않아서 꿈을 꾸고 있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지금 일들은 꿈이니까, 나중에 아빠가 깨워줄 거라고 그렇게 생각하며 도피했었죠. 지금은, 꿈이 아니었으면 좋겠어요. 지금까지 겪었던 일들을 다시 겪는 건 정말 싫거든요. 하지만, 다시 한 번 살 수 있다면 이번에야말로 제대로 살아갈 거라 믿는 사람들이 있나 봐요. 
<악몽을 파는 가게 1>의 '사후 세계'에 등장하는 윌리엄 앤드루스처럼요. 아직 죽어보지 않아서 잘 모르겠는데, 죽어갈 때쯤이나 죽은 후에 자신의 삶을 돌아보며 반성하나 봅니다. 반성하는 건 좋은 일이에요. 그 반성을 도와줄 신부님이나 목사님이 등장하는 영화를 보면서 그렇게 생각했지만, 저런 놈은 구원받지 말아야 하는데 싶을 때도 있어요.  만약 '어느 못된 꼬맹이'에 나오는 정말 못된 꼬맹이 같은 놈이 진짜 존재한다면요. 그놈에게 인생 전반에 걸쳐 괴롭힘당한 끝에 악마 같은, 아니 악마라고 생각되는 그놈을 죽인 죄로 사형수가 되어버린 사람이 나라면 나는 그놈의 발목을 잡고 지옥으로 끌고 갈 텐데. 그는 죽어가면서 얼마나 억울했을까요. 억울함을 호소한 걸로 치자면 이 사람도 빼놓을 수 없죠. '죽음' 에피소드의 짐 트러스데일 말이에요. 어린 여자애가 죽은 현장에 자기 모자가 있었다고 범인으로 몰리다니. 저는 그의 이름 트러스데일을 트러스트 테일(trust tale)로 읽는 바람에 - 범인으로 지목된 건 흑인이기 때문이다. 저렇게 정직한 사람을 범인으로 몰다니 프레임에 갇힌 사람들 같으니라고!라며 분개했습니다. 게다가 그가 훔쳐 갔다던 소녀의 은화는 어디서도 발견되지 않았단 말이에요. 그 은화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범인은 돈 때문에 그런 일을 저질렀을까요? 그가 사형당한 후 발견되긴 하는데... 돈 때문에 비양심적인 일을 한 부부의 이야기도 읽었는데요. '도덕성'이라는 에피소드에서요. 살인교사도 아니고 자살방조도 아니고... 묻지 마 폭행 사주라니. 세상에 별 희한한 일이 다 있죠. 20만 달러라면... 음. 저라면 안 해요. 무언가를 저지르기엔 부족한 돈이라고 생각하거든요. 얼마 주면할 수 있겠냐고요? 시간 좀 주실래요? 안된다고요? 그럼 안 할래요. 뭔가를 저지르려면 모름지기 신중해야죠. 저지르고서 백만 년 동안 고통스러워할 거라면 안 할래요. 그러니 시간 좀 주세요. 
나 자신의 영화를 위해서 타인에게 고통을 주는 행위는 되도록 하고 싶지 않아요. 절대 하지 않는다고 쓰고 싶은데, 양심이 허락하지 않네요. 선한 사마리아인은 될 수 없더라도 그 정도의 원칙은 세워도 좋지 않을까요? 선한 사마리아인이 되는 건 위험 요소가 참 많은 것 같습니다. 물에 빠진 사람 건져줬더니 보따리 내놓아라 하는 정도라면 그나마 다행이라고 여겨야 할 것이, <악몽을 파는 가게 1>의 맨 처음 에피소드 '130 킬로미터'에서는 그만, 잡아먹히고 말거든요. 문 닫은지 오래된 패스트푸드 가게 옆 주차장에 세워져있는 낡은 스테이션왜건을 보고 도움을 주려고 접근한 게 화근이었죠. 휴대폰 있는 세상이니 경찰에 도움 요청만 해도 좋으련만. 직접 도와주기 위해 접근하는 사람을 - 그러니까 친절하고 착한 사람을 잡아먹는 못된 자동차라니!!! 아이들이 보는 앞에서 부모님을 우적우적. 어린아이들과 괴물 차의 대치 상황이 긴장감 넘칩니다. 혹시 저 차가 움직여서 아이들에게 달려들면 어쩌나 걱정되었죠. 자동차에 대한 걱정은 저만 한 게 아니에요. '우르'라는 에피소드에서의 웨슬리도 그랬습니다. 우리로 따지면 크레마 같은 전자책 리더기 킨들을 주문했던 그에게 도착한 핑크색의 기기는  그에게 평행우주의 다른 세계에서 활동했던 유명 작가의 소설을 읽을 수 있게 해주었습니다. 놀라운 경험에 취해있던 그는 미래 신문을 읽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어 거금을 투자 - 했지만 다른 우르의 웨슬리가 지불했겠죠. 본인의 카드에서는 돈이 나가지 않았으니까요 - 하여 근미래의 기사를 읽습니다. 한 만취 운전자에 의해 사랑하는 이와 그녀의 학생들이 다친다는 걸 알게 되었는데요. 웨슬리는 어떤 선택을 했고, 그로 인해 그가 지불해야 하는 대가는 무엇이었을까요. 

<악몽을 파는 가게 1>의 매력은 다양한 환상의 세계로 저를 데려다주는 데에 그치지 않았습니다. 각 에피소드마다 스티븐 킹 자신이 논평을 달아두었는데, 그게 무척 매력적이에요. 짧은 평을 읽고서 에피소드를 읽고 난 후 다시 평을 읽으면 그가 왜 그렇게 말했는가를 제대로 알 수 있거든요. 그런 게 참 좋았습니다. 책에는 제가 언급하지 않은 단편들도 있습니다. 그들이 못해서가 아니라 모든 걸 다 쏟아붓는다면 글이 너무 길어질까 봐 염려스러웠어요. 게다가 숨겨두는 맛도 있잖아요. 기뻐요. <악몽을 파는 가게 2>를 읽을 수 있다는 사실이 말이에요. 아직 끝나지 않았습니다. 공포와 환상은 아직도 계속되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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