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연결 - 구글, 아마존, 애플, 테슬라가 그리는 10년 후 미래
W. 데이비드 스티븐슨 지음, 김정아 옮김 / 다산북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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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이 초청해서 강연을 듣는 세계 최고 IoT 전략가의 국내 첫 책'이라고 하지만 저는 솔직히 IoT가 뭔지도 모르는 사람입니다. 뉴스나 과학판에서 IoT라는 단어가 나오면 그냥 그런 게 있나 보다 했지 관심이 별로 없었어요. 하지만 이건 모르면 안 되는 개념이더군요. 왜냐하면 앞으로의 세상이 바로 IoT 사회, '초연결' 사회일 테니까, 모르면 자연적으로 도태되겠죠. 불과 5,6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아날로그를 지향하고 있었지만 갈수록 그러면 안 되는 세상임을 깨닫고 - 심지어 나로 인해 아이까지 필수적인 요소를 모르는 삶을 살아 사회에 적응을 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과감하게 디지털 세상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러길 잘했습니다. 물론 얼리어답터처럼 모든 디지털에 최적화된 삶은 아니고 약간 뒤처져서 조금씩 따라가고 있어요. 날로 스마트해져가는 세상에 적응을 못하는 건 가전제품의 스위치를 누를 수 없는 사람이 되어간다는 거고, 내가 알지 못하는 세상에서 살아가야만 하는, 무척 슬픈 일이 될 테니까요.

어떤 분과 대화를 하다가 칠순이 넘은 저희 엄마랑 카톡으로 사진을 주고받는 이야기를 했더니 깜짝 놀라더군요. 왜 이러실까, 그게 뭐가 놀랄 일이라고. TV로 드라마를 보거나 건강 정보를 보는 것보다 유튜브에서 원하는 동영상을 찾아서 보시고, 서울에 볼일을 보러 가실 때는 항공사 어플을 통해서 예약과 결제를 하시고, 네이버에서 검색도 하고 쇼핑도 하시는걸요. <초연결>이라는 책을 읽다가 문득, 혹시 나는 내가 칠순이 넘었을 때 세상에 적응 못하는 건 아닐까, 지금부터 잘 따라가고 있어야 하는 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원래 <초연결>이라는 책은 비즈니스 현장에서 실제로 적용하고 사용할 수 있는, 그렇기 때문에 관련 업종에 종사하거나 사업을 계획하고 있는 사람이 읽으면 더욱 도움이 되는 책입니다. 저의 경우엔 그런 계통이 아니므로 사실상 실천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읽을 필요는 없었습니다. 하지만 읽어가다 보면 즐거운 상상을 하게 됩니다. 용어는 잘 몰라도 저자가 관련 기업에 제시하는 것들을 눈으로 좇으며 머리로 상상하다 보면 이미 나는 미래 세계 안에 들어와서 살고 있다는 걸 느낍니다.

세상은 눈부시게 발전하고 있습니다. 기업은 생존을 위해 IoT를 도입, 발전해야 하고, 나는 뒤처지지 않게 적응하고 노력해야 합니다. 완전한 초연결 사회가 이루어져 있을 때 저는 어쩌면 노인일지도 모릅니다. 그러니 노인도 쉽게 이용할 수 있는 초연결 사회가 되어야 합니다. 아무것도 할 수 없어서 집 밖으로 나서는 걸 두려워하는 노인이 되기는 싫거든요.

초연결 사회가 이루어지면 굉장한 시너지 효과가 있을 겁니다. 여러 가지 분야 중에서 제 눈을 가장 사로잡았던 건 의료 서비스였는데요. 현재도 2000 달러의 장치를 스마트폰에 부착하기만 하면 자신의 몸 안을 들여다볼 수 있는 초음파 기계를 판매하고 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의료계 종사자만이 구입할 수 있지만요. 처음에야 그렇겠지만 몇 년 내로 우리는 집에서 심전도뿐만 아니라 초음파까지 측정하여 주치의에게 전송하여 병원 방문을 예약할 수 있게 될지도 모릅니다. 마치 컴퓨터의 이상을 원격으로 진단받고 가벼운 것은 원격으로 치료받듯이 말이에요.

이런 세계는 무척 편리하지만 한편으로 보안에 대한 염려도 생깁니다. 기업에서 IoT를 연구 개발할 때 가장 핵심적으로 최우선으로 연구해주었으면 하는데요. 저자 역시 책에서 그 점을 강조합니다. 개인 정보 보호나 데이터 보안에 심혈을 기울여야겠죠. 랜섬이나 디도스 같은 것에 노출이 된다면 엄청난 테러도 가능할 겁니다.

게다가 나의 모든 정보가 어디론가 전송이 된다는 건 상당히 부담스러운 일입니다. 어쩌면 편리하면서도 통제된 세상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지요. 모든 일에는 장단점이 있습니다. <초연결>에서는 단점보다는 장점을 강조하여 10년 후 만날 세상을 꿈꾸게 하지만, 10년 후의 나는 단점 속에 살게 되는 건 아닌지 불안해하면서도 그가 말하는 세상을 역시 꿈꿉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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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를 위한 그릿 - 청소년을 위한 꿈과 자신감의 비결
매슈 사이드 지음, 토비 트라이엄프 그림, 장혜진 옮김 / 다산에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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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표지가 다 말해주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재능이 아니라 '그릿'이다!"라고요.

마크 트웨인이 "우리는 가지고 있는 열다섯 가지의 재능으로 칭찬받으려 하기보다는 가지지도 않은 한가지 재능으로 돋보이려 한다."라는 촌철살인적인 발언을 했습니다만, 과연 가지고 있는 열다섯 가지의 재능을 더 발전시킬 것인지, 가지지 않았지만 갖고 싶은 한 가지 재능을 연마하기 위해 애쓸 것인가 하는 건 스스로 결정해야 하는 문제일 테죠. 어느 쪽이든 누가 뭐래도 대단한 능력을 가졌다거나, 집단 내에서 뛰어나다거나 하는 평가를 받을 수 있으려면 노력을 해야 할 겁니다. 아무리 재능이 있다 하더라도 노력하지 않으면 아무짝에도 쓸모없으니까요.

우리나라에서 100쇄나 찍은 앤절라 더크워스의 <그릿>은 아직 읽지 않았지만, 베스트셀러였으니만큼 그 제목만은 참 눈에 익고 귀에 익습니다. '그릿'이 뭘까... 궁금하지만 그냥 넘어갔습니다. 그릿이라는 게 있나 보지 뭐. 무슨 경제 용어인가 보다 했는데요. 이번에 만난 책, 매슈 사이드의 <10대를 위한 그릿>을 통해 드디어 '그릿'이 뭔지 알았습니다. 그릿은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끝까지 성장하게 만드는 열정, 끈기, 인내를 말한다고 하는데요. 이런 걸 하나로 묶어서 우리말로 표현하려니 마땅한 단어를 찾기 힘들어 그릿이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나 봅니다.

저자인 매슈 사이드는 전영국 탁구 국가대표 선수로 타임스 칼럼니스트이자 BBC 방송 스포츠 해설자입니다. 세계적 그릿 전문가이고요. 풍부한 사례 분석과 과학적, 심리적, 철학적 이론을 바탕으로 인간의 심연과 성공의 속성을 예리하게 파헤치기로 정평이 나있다고(책날개에) 합니다. 이런 저자 소개를 읽고 나니 이 책은 혹시 10대가 읽기에 어려운 게 아닐까 염려스러웠지만, 읽자마자 기우였음을 깨달았습니다. 토비 트라이엄프의 삽화가 더해진 이 책은 무척 쉽고 재미있게 구성되어 있어서 초등학교 5,6학년 이상이면 누구나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책에 감명을 받고 실천을 해야겠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먹으려면 초등학교 고학년부터 고등학교 1학년 정도까지의 학생이 읽으면 좋겠습니다. 물론 어른인 저도 플래그를 붙여가면서 긍정적인 마음을 가지고 실천하고 노력하며 그릿한다면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해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만, 제목이 '10대를 위한'이니만큼 10대중반까지에게 추천을 하고 싶습니다.

'꿈꾸지 않으면 사는 게 아니라고~' 노래를 매일매일 부르고 있습니다. 꿈을 꾼다는 건 그 꿈 자체만으로는 아무 소용이 없겠죠. 그릿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른들은 알죠. 솔직히 말해서 아는데, 알긴 아는데.... 어른도 꾸준히 노력하지 못하는데 매일매일 잔소리하면서 청소년에게 강요하면 듣겠습니까... 이 책을 쓰윽 선물해봅시다. 읽다 보면 나도 모르게 결심이 설 테니까요.

책에 플래그는 많이 붙였는데, 요약하면 딱 한마디입니다.

"그릿하라."


우선은 자신감부터 장전하세요. 살면서 겪을 모든 변화와 도전에 대처하려면 이 자신감이 필요합니다. 자, 먼저 '나는 할 수 있다.'라는 말을 천천히 마음속으로 외쳐 보세요. -p.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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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운 빼앗는 사람, 내 인생에서 빼버리세요 - 적당히 베풀고 제대로 존중받기 위한 관계의 심리학
스테판 클레르제 지음, 이주영 옮김 / 위즈덤하우스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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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멘탈 뱀파이어'라는 단어를 보고 처음엔 킥킥댔습니다. 이것 참 기발한 표현이로군 하면서요. 그러나 책을 읽어나갈수록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남의 이야기인 줄 알았는데, 실은 그렇지 않았거든요. 저는 포식자에게 당해오던 희생자였던 겁니다. 사육당하는 가축은 자신이 사육당하는 줄도 모르고 원래 모두가 그렇게 사는 줄 알듯이 저도 그랬던 겁니다. 멘탈 뱀파이어에게 잘 길들여져 있었던 거죠. 이제야 제 무력함의 이유를 알겠더군요. 다행히 지금은 그 지배에서 많이 벗어나 멀쩡한 정신으로 지낼 때가 많아서 - 물론 업무상의 스트레스는 존재합니다만 - 괜찮지만 그동안 나는 왜 그토록 심한 고통을 받았는가를 깨달았습니다.

만나고 나면 기운이 쪽 빠지는 그런 사람, 이야기를 듣기만 했는데도 모든 기력이 소진되는 그런 사람, 뭐라 할 수 없는데 짜증이 나는 사람, 폭력을 쓰는 것도 아닌데 괜히 눈치를 보게 되는 사람... 그런 사람이 곁에 있다면 멘탈 뱀파이어의 먹이가 되는 중입니다. 혹시 제대로 존중받지 못하고 있는 기분이 드신다면 더 확실하고요. 그들은 우리를 뭐 어떻게 해하려는 의도가 있다기보다는 상대를 깎아내리거나 상처를 주면서 무너지는 멘탈을 섭취함으로써 자신의 활력소로, 양분으로 삼는 겁니다. 어쩌면 '너를 위해서 하는 말인데'로 시작할 수도 있고, '내가 말이야.. 요즘...'으로 시작할 수도 있어요. 나를 깎아내리지 않더라도 내 말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끊임없이 자신의 이야기만을 떠들어대는 타입도 있죠. 자신의 말만이 옳다고 하는 타입도 있고요. 나의 자존감을 깎아내리고 부정적인 말을 늘어놓기도 합니다. 여러 가지 타입이 있지만 결국 내 정신 건강을 해롭게 한다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이들 모두가 멘탈 뱀파이어에요. 그들은 내 멘탈을 섭취함으로써 우위에 서있는 것 같지만, 실은 내 멘탈에 의존하고 있는, 혹은 기생하는 기생충 같은 사람입니다. 기생충은 너무했나요? 거머리라고 정정하겠습니다.

내가 이 책에서 집중적으로 다루는 것은 한 사람은 멘탈 뱀파이어가 되고, 또 한 사람은 숙주가 되는 관계다. 이 책에서는 멘탈 뱀파이어가 숙주인 상대방의 기를 빨아먹는 다양한 사례를 다룰 것이다. 이런 관계에서 멘탈 뱀파이어는 힘을 얻지만 숙주인 상대방은 기운이 빠진다. 장기간 반복적으로 기를 빨리면 숙주가 되는 상대방은 더욱 큰 피해를 받는다. 피해자는 스트레스에 시달려 남은 기운도 잃게 된다.


멘탈 뱀파이어와의 관계가 직장이거나 차라리 친구, 지인 관계라면 어떻게든 헤쳐나갈 길이 있겠습니다만, 제일 나쁜 경우는 멘탈 뱀파이어가 부모인 경우입니다. 이 책에서 말하는 방법대로 관계를 끊으면 좋겠지만 부모 자식 간은 천륜이라 끊어내기가 보통 힘든 게 아닙니다. 간신히 끊고 살다 보면 또 다른 멘탈 뱀파이어가 사정을 잘 알지도 못하면서 그래도 그러는 게 아니라며 자신을 파렴치한 사람으로 몰아가며 멘탈을 쪽쪽 빨아먹기 시작합니다. 그렇게 또 다른 자의 먹잇감이 되는 거죠.

멘탈 뱀파이어는 원하는 것이 있으면(애정, 물질, 위로, 유용한 정보, 정신, 육체) 상대에게 관심을 받고 감정적으로 공감을 얻기 위해 머리를 쓴다. 정작 당신은 그에게 기가 빨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다. 심지어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원래 성격이 나약하고 몸도 쉽게 피곤해지는 스타일이라서 감정적이 되고 초조해진 것뿐이라고 착각하는 것이다.

저도 몰랐어요. 떠오르는 멘탈 뱀파이어가 - 인생에서 굵직한 뱀파이어만 다섯이더군요. 그중 가장 큰 둘 중 하나는 저한테만 그러고, 또 하나는 많은 사람에게 그렇게 행동합니다. 후자는 포식자 형태의 멘탈 뱀파이어인데요. 문제는 요즘도 그 둘 중 하나라도 만나고 온 날이면 기력이 완전 쇠진해서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고 맙니다. 되돌아보니 저는 멘탈 뱀파이어들의 표적이었습니다. 인생에서 커다란 놈들에게 많이도 당했더라구요. 그러다 보니 이렇게 나 스스로를 가두는 방법으로 자신을 보호하기 시작했던 것 같습니다.

그들에게 당하면 정신적으로 피곤하기도 하고 신체에도 이상 반응이 온다. 가장 많이 찾아오는 증상은 두통이고 그다음이 소화불량, 배뇨 욕구, 긴장, 호흡 장애, 흥분이다. 이러한 증상은 단독으로 나타나기도 하고 함께 나타나기도 한다.

멘탈 뱀파이어와 함께 있으면 정신적으로든, 감정적으로든 행복하거나 힘이 나거나 충만한 기분이 거의 들지 않는다. 그보다는 피곤하고 우울하고 의기소침하고 긴장되고 혼란스럽고 불안하고 탈진된 기분, 나아가 힘이 쫙 빠지는 기분이 든다.

멘탈 뱀파이어들의 먹이가 되어왔던 저를 느끼며 책을 읽다가 문득, 혹시 나도 누군가의 멘탈 뱀파이어 인건 아닌가 염려가 되기 시작했는데요. 왜냐하면 멘탈 뱀파이어들의 대부분이 자신이 그런 존재라는 걸 모를 것 같았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저도 일종의 멘탈 뱀파이어인 것 같았어요. 그것도 내 아이에게. 실제 사례를 읽다 보니 그렇게 느껴졌어요. 과도한 애착으로 인한 문제가 있는 것 같아요. 사랑받지 못하고 자란 저라서 아이에게 사랑을 과하게 주다 보니 약간의 문제가 생겼더군요. 주의가 필요했습니다. 조금씩 노력해야겠죠. 아이를 또 다른 멘탈 뱀파이어로 키울 수는 없으니까요.

호구라고 불리는 멘탈 뱀파이어의 먹이로부터 벗어나는 방법은 이 책의 후반부에 있습니다. 무려 18가지나 되는데요. 실천은 무척 어려울 것 같아요. 하지만 건강한 멘탈을 지키기 위해서 노력은 해봐야겠죠. 잘라 낼 수 있는 관계라면 관계를 끊는 게 가장 좋은 방법이지만 시크하게 이겨 낼 방법을 궁리하는 것도 좋을 것 같아요.

저와 같은 유리멘탈 동지들이여!!

힘을 냅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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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
25일 지음 / 놀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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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가 한창 잘 먹을 때 - 그러니까 초밥 뷔페에 가서 '연어초밥은 60개'를 먹던 시절의 이야기인데 - 녀석이 아무리 마음이 안 좋은 날이어도 먹기는 어찌나 잘 먹는지 엥겔 계수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쭉쭉 뻗어나갔었습니다. 오죽했으면 제가 '토모코'라고 불렀을까요. 먹고 먹고 또 먹고.... 토모코. 그 시절 녀석을 위해 불렀던 노래가 있었어요.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 먹고 먹고 또 먹지 참긴 왜 참어." 아니 그런데 이럴 수가.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라는 먹툰이 나왔지 뭐예요. 뭔가가 통한 건가!!!!!

이제는 자제력이 생겨서 적당히 먹게 된 아이는 이 책을 통해 회상하며 웃었지만, 저에게는 아직도 기억에 생생히 남아있는 먹부림이라 웃을 수만은 없었습니다.


제게 슬픔이나 괴로움과 식욕과의 상관관계는 둘 중 하나입니다. 가슴이 답답하고 먹먹해서 전혀 음식을 먹지 못하던지 공허한 마음에 무언가를 계속 먹어야 하던지. 대부분은 전자라서 마음고생을 할 때면 피부가 푸석푸석해지고 기력이 딸립니다. 자꾸만 자게 되죠. 달콤한 걸 먹으면 기분이 좋아진다는 말에 달콤한 음료를 마시거나 캐러멜 같은 걸 먹어보지만 찾아오는 건 혹시 이러다가 혈액이 끈끈해져서 죽음에 가까워지는 건 아닌가... 하는 두려움이었습니다. 그 와중에 당화 혈색소를 걱정하는 걸 보면 괜찮은 거죠?

건강하게 살고 싶다면서 건강하지 못한 식습관을 가진 저는, 남과 밥을 먹을 때도 좀 불편을 겪습니다. 허겁지겁 먹거나 게걸스럽게 먹거나 면류를, 그러니까 면치기를 한다면서 후루루룩 쳡쳡 쫩쫩하는 사람과는 밥을 못 먹습니다. 마구마구 식탐을 부려대는 사람하고의 식사도 힘들고요. 대놓고 같이 못 먹겠다고 말하지는 않지만 입맛이 떨어져서 제대로 먹을 수가 없어요. 단, 안면장애나 파킨슨병 같은 것이 있거나 해서 의지와는 달리 밥을 흘리는 사람과는 함께 식사를 할 수 있더군요. 결국은 제 예민함 때문인 건데요. 이런 못돼먹고 불편한 성격임에도 맛있게 잘 먹는 사람은 참 좋아합니다. 귀여운 식탐도 좋아하고요. 벤쯔나 엠브로 같이 깔끔하고 맛있게 먹는 대식가도 좋아합니다.

맛있는 만화도 좋아해서 고전의 대열에 올라선 <미스터 초밥왕>,<아빠는 요리사>,<맛의 달인> 같은 만화나 비교적 근래의 <식객>, <코알랄라> 같은 만화도 참 좋아합니다. 그러니까 바로 이 만화, 일러스트 <외로워도 슬퍼도 나는 밥 먹어>도 마음에 들 수밖에요.

페이지를 넘기면서 풉! 하고 웃음이 뿜어져 나왔어요. 음식에 대한 집착과 집념이 보통이 아니더라고요.

만화나 영화, 드라마의 대사를 패러디 한 것들도 참 웃겼는데요.

동글동글 귀여운 그림이 참 빵실빵실해서 사랑스럽더군요.

먹을 것이 가득한 세상이었습니다.

하지만 한 번에 다 보면 역효과일지도 몰라요. 어느새 세뇌되어서 이 정도는 보통이지!라고 여기게 될지도 모르거든요. 몇 페이지 보고 쉬고, 몇 페이지 보고 쉬는 걸 추천할게요. 아니면 조금 외롭거나 우울할 때 몇 페이지씩 열어보는 방법도 좋겠죠.

이 책은 먹는 걸 좋아하는 친구에게 선물하면 좋겠어요. 유머감각이 있는 친구라면 더 좋겠죠. 보며 함께 웃으며 치킨을 먹는 것도 좋을 거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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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 - 나는 하루 한번, [나]라는 브랜드를 만난다
강민호 지음 / 턴어라운드 / 2019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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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전 히라노 게이치로의 <나란 무엇인가>를 읽었습니다. 그 책을 통해 '나'라는 존재에 대해 깊이 생각해보았는데요. 엄마로서의 나, 딸로서의 나, 누나로서의 나, 회사원으로서의 나, 이웃 주민으로서의 나, 환자로서의 나 등등... 무척 많은 내가 세상에 존재하더군요. 어떤 나는 내가 아니고, 어떤 나만이 나라고 할 수 없는 그 모든 존재를 히라노 게이치로는 '분인'이라는 개념으로 설명합니다. 누구 앞에 서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주는 내가 있다고 해서 반드시 가면을 쓰고 있다고 할 수 없고, 적절한 상황에 맞는 나로서 존재하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분인의 나는 모두 나 자신임에도 '진정한 나'를 찾는다며 고통을 감내하고 있다고 하더군요. 위로가 되면서도 힘이 났습니다. 각각의 나를 모두 소중히 할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오늘, <브랜드가 되어 간다는 것>을 읽으며 다시 한 번 '나는 누구일까?'에 대해 생각했습니다.

'브랜드 가치'로서의 나는 아마도 이 글을 쓰고 있는 '포니'일겁니다.

이 책에서는 회사 내에서의 '나'에 대해 집중하고 있습니다만, 저는 책을 읽고 글을 쓰는 '포니'에 집중하기로 했습니다. 일요일 저녁 슬픈 얼굴로 '스폰지밥'의 '월요일 좋아~'를 흥얼거리고 있는 포니입니다만, 저자가 말하는 매일매일 금요일처럼 살아갈 포니입니다. 오늘이 일요일이라 그런지 이 말이 확실히 와닿더라고요. 일을 해야 하는 금요일은 불금이라며 신나게 일하면서, 쉬고 있는 일요일엔 내일이 월요일이라 슬퍼하는 건 옳지 않죠. 그러니 내일도 불금처럼 일하기 위해 오늘은 마지막의 마지막까지 푹 쉬렵니다. 일을 해야죠. 일을 해야 좋아하는 책을 더 많이 읽을 수도 있고, 영화도 많이 볼 수 있으며, 사랑하는 아이에게 치킨을 사주잖아요. 그러니까 내일도 모레도 저는 불금입니다.

이야기의 순서가 바뀐 것 같긴 한데, <브랜드가 되어간다는 것>은 베스트셀러인 <변하는 것과 변하지 않는 것>의 저자 강민호의 두 번째 책으로, 브랜드 에세이라고 표지에 적혀 있습니다. 그렇지만 에세이라고 하기엔 좀. 에세이는 자신의 이야기에 가까우면서 독자에게 넌지시 던지는 무언가가 있는 것이라고 생각하고 있는데요. 이 책은 일반적인 에세이라기보다는 조금 더 독자에게 다가선, 직접 말을 거는 책입니다. 이를테면 관찰 예능인 줄 알았는데 느닷없이 카메라를 쳐다보며 시청자에게 자신의 의견을 말하는 것 같달까요.

저자의 경험을 이야기하면서 그 과정에서 얻은 교훈이라거나 생각을 독자에게 전달합니다. 그러니 에세이보다는 자기 계발서에 가깝다고 생각합니다. 저자는 [나]라는 브랜드를 통해 관계, 기본, 본질, 진정성을 생각하게 합니다.

"여러분의 삶이 가장 가치 있는 브랜드입니다." -p.9

한동안 엄살 부리지 말고 열심히 살아! 열심히 일해!!라고 꼬집는 책이 유행하더니, 그다음은 마음의 어루만지는 힐링이 유행하고 - 아무 데나 힐링을 들이대는 바람에 짜증이 날 무렵, 괜찮다며 회사일이 힘들면 그만두어도 좋다고, 쉬어가도 좋다고 하는 때가 왔습니다. 삶은 여전히 힘들고, 여전히 즐거우며 여전히 고되고, 그래도 이스터 에그처럼 숨겨진 행복 때문에 살아가는데, 시대의 흐름에 따라 저자들은, 강사들은 때리고 어르고 혼내고 안아줍니다. 그렇다면 이 책은 어느 쪽일까요. 채찍입니다.

일이란 '내가 누구인지 알아가는 과정'입니다. 일은 자신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새로운 나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도록 돕는 기회를 제공합니다. 당신은 모르고 있습니다. 당신이 누구인지, 어떤 사람인지, 얼마만큼의 가능성을 품고 있는 사람인지 하나도 모르고 있습니다. 당신은 스스로가 생각하는 것보다 더 위대한 사람입니다. 단지 아직 모르고 있는 것일 뿐입니다. - p.54

부드럽게 말하는 것 같지만 결국 '열심히 일하라'라고 말합니다. 우리는 일에서 다 쓰고 남은 잉여의 몫을 누리기 위해 삶을 살고 있는 것이 아닙니다. 일은 본질적으로 삶을 소모하기 위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하기 위한 것이(p.53)라고 말합니다. 읽어나가다 보면 확실히 주마가편합니다. 평소 같으면 화가 났을 텐데, 아니 여기서 뭘 더 어쩌라고. 화가 나지 않습니다. 오히려 내일부터 힘껏 일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것은 분인의 개념으로 따지자면 '가장으로서의 나'의 결심일 겁니다. 저자는 나 자신을 살피고 가치 있는 브랜드가 되도록 매진하라 합니다.

지금 서있는 바로 그 자리, 그 위치가 정확히 당신이 있기로 선택하고 결정한 그 장소입니다. -p.65

'나'라는 브랜드가 된다는 건 그 직업에 관한 전문가가 된다는 것으로 그러려면 압도적인 인풋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공부하고, 책을 읽고, 경험하고 도전해야 한다고 합니다. 시간이 부족하다는 건 핑계일 뿐, 성과를 내는 사람은 더 많은 시간을 내어 그것들을 해낸다고 합니다. 브랜드의 가치를 높이는 데엔 그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합니다.

나는 과연 그런 노력을 했을까요. 언제나 힘들어, 피곤해, 나는 할 일이 너무 많아. 왜 나에게 주어진 시간은 하루 24시간이 아닌 것 같지? 하며 핑계를 대곤 했죠. 어쩌면 그 피곤함과 나태함이 상대에게 전해졌을지도 모릅니다. 정신 차리고 나아가야 합니다.

이 책을 읽기 전, '포니'라는 브랜드는 어떤 걸까 생각해보기로 했었습니다. 책 읽는 포니는 과연 브랜드로서의 가치를 지니고 있을까, 앞으로 성장할 수 있을까에 대해 생각해보았는데요. 이 책에서 말하는 직장인인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 상승을 위해 노력하는 것들을 '책 읽는 포니'에 적용할 수도 있겠다 싶었습니다. 예전부터 계획했던 것들이 삶에 치여 하나도 이루이지지 못했는데요. 어쩌면 핑계일지도 모릅니다. 딴짓할 시간은 많으면서 시간을 쪼개어서 제대로 활용하지 못했어요. 그러다 보니 분인의 수많은 나 중 어느 하나도 제대로 제 위치에 서있지 못했던 거죠. 지금부터는 제대로 설 수 있도록 매진하려 합니다.

"왜 살아야 하는지를 아는 사람은 그 어떤 상황도 견뎌낼 수 있다." - 니체

이 책은 경제/경영이나 에세이로 분류될 것 같습니다만, 저자가 말하는 바를 잘 느낀다면 직장인이나 경제, 경영과 관계없는 누구라도 '나'라는 브랜드의 가치를 얻을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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