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 - 고전에서 찾은 나만의 행복 정원
장재형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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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전 문학 속에서 찾는 행복의 의미, 삶의 의미 같은 것들을 이야기하는 책이라고 해서 쉽게 읽을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이내 착각이라는 것을 깨달았죠.

그러고 보면 참 안일하게 생각했던 것 같습니다. 쉽게 읽히는 게 아닌 고전에다가 자신의 기준으로 의미를 찾아나간다는 데 이 책이 그렇게 빨리 읽힐 리가 없지 않은가요. 그러니 천천히 눈으로 읽어나가다가 가끔은 노트에 적어가면서 탐독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가독력만은 대단해서 어느새 끝까지 읽어버리고 마는 그런 책입니다.

저는 책이 가득 꽂혀있는 제 책상 앞에 앉아서 독서를 했지만 이 책을 어디서 읽으면 좋겠냐고 물으신다면 아마 지하철 같은 대중교통이 좋겠다고 대답하겠습니다. 여섯 장의 챕터로 이루어져 있고 각 챕터마다 각기 다른 책들의 이야기를 하고 있기에 이동 중에 읽기에 딱 좋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읽다가 밑줄을 치고 싶거나 플래그를 붙이고 싶어질지도 모르니 주의해야겠습니다.

그만큼 이 책에서는 건져낼 것들이 많은데, 마치 삶이라는 거대한 바다 혹은 우주에서 유영을 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습니다. 커다란 행성과 항성들이 있는 그곳에서 작은 소행성들을 붙잡고 그들 사이를 채우고 있는 에테르를 들이마시고 있는 것과 같은 느낌이랄까요.

먼저 나 자신이 내 운명을 사랑해야 한다. 니체가 스스로 자신의 험난한 운명을 사랑했듯이, 우리도 아무리 삶이 힘들지라도 '아모르파티(운명애)' 자신의 운명을 사랑할 때, 운명도 우리 자신을 사랑하게 될 것이다.

p.28 데미안

이 책에서 저자는 고전 명작에 철학의 의미를 부여하며 삶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 봅니다. 에세이 형식이 아니라 인문학서와 같아서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고전에 대한 지식뿐만 아니라 철학에 관해서도 주의를 기울이게 됩니다. 고전과 명사들의 명문구를 통해서 사색하는 과정에서 저자는 또다시 새로운 명문구, 문장을 자아내었습니다.

마르틴 부버는 「나와 너」에서 "온갖 참된 삶은 만남이다."라는 중요한 말을 했다. 나를 온전히 존재하게 만드는 너는 그만큼 특별한 존재다. 사랑의 진정한 의미도 내가 너에게로 다가가고, 네가 나에게로 다가오는 관계에서 비롯된다. 쌍방적이며 순환적인 사랑이다.

p.75 어린 왕자

나에게는 왜 그런 물레가 없을까 샘이 나기도 하고 안타깝기도 했습니다. 나에게 주어진 물레가 작은 것이 아니라 애초에 나 스스로가 그러한 준비를 하지 않았다는 것을 깨닫고 앞으로의 독서력이나 삶의 태도를 수정해야 하겠다는 결심도 하였습니다.

우리는 왜 책을 읽어야 할까? 내게 맞는 책은 어떻게 골라야 할까? 어릴 때부터 책과 함께 성장한 사람이라면 모를까, 대부분은 이런 질문에 확실한 답변을 하지 못한다. 왜냐하면 어떤 의무감이나 호기심으로 책을 한 번 읽은 것만으로는 결코 독서가 주는 진정한 기쁨과 깊은 만족을 맛볼 기회가 없기 때문이다.

p.42 말

어쩌면 그런 것들이 나의 욕심일지 모르지만 지금 현재에 주어진 것에 대해서 만족하며 행복을 찾을 것인가 아니면 내일 죽을 것처럼 지금을 달리며 살아갈 것인가 - 자신이 불사신인 줄만 알았던 올해 초와는 달리, 의외로 어느 날 갑자기 갈 수도 있다는 것을 깨달은 지금은. 살아간다는 것 자체, 내 주변에 당연하게 있던 것들을 보는 눈이 달라졌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나는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무엇을 위해 사는 것인가에 대한 것들을 잘 알지 못합니다.

행복이란 마음속에서 바랄 때에만 행복해질 수 있다. 불행이나 불만, 불평 속에서 지내는 것은 어렵지 않다. 타인이 나를 즐겁게 해주기를 기다리기만 해서는 안 된다. 행복은 누군가 가져다주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 찾아야 하는 것이다.

p.122 그리스인 조르바

저자는 많은 독서와 사색을 통해 자신의 길을 닦았습니다. 그의 그런 생각들이 또다시 철학이 되어서 이 책에 내려앉았습니다.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은 저자 장재형의 고전에 대한 권유일 뿐만 아니라 우리 자신이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돌아 볼 수 있는 기회를 줍니다. 삶의 태도와 행복을 찾아가는 것은 결국 자신이 깨달아야 합니다.

절망에 빠져 본 사람만이 '그 무엇인가'에 절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안다. 우리가 절망할 때, 그 절망의 대상은 무엇인가. 키르케고르는 '그 무엇인가에 절망할 때, 그는 사실 자기 자신에게 절망한 것'이라고 말한다. 우리는 절망한 '자신'으로부터 벗어나고 싶은 것이다.

p.125 파우스트

<내 곁에서 내 삶을 받쳐 주는 것들>을 읽으며 희망, 꿈, 사랑, 우정, 죽음 등에 대한 자기 자신의 철학과 이해를 점검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 책은 인문학 에세이로 책에 수록된 고전 중에서 읽지 않았던 것들에 대한 탐독 욕구를 불러일으키게 합니다.

당장 집에 있는 '네루다의 우편배달부'와 '데미안'부터 리스트 업해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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긴즈버그의 차별 정의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지음, 이나경 옮김, 코리 브렛슈나이더 해설 / 블랙피쉬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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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스 베이더 긴즈버그에 대해 아는 분들도 꽤 많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부끄럽게도 이분의 이름을 알지 못했습니다. 긴즈버그는 여성으로서는 두 번째로 미국 연방 대법원 대법관을 지낸 분으로 차별에 반대하는 주장을 하였습니다.



긴즈버그 자신도 우수한 인재임에도 불구하고 여성이라는 이유로 자신의 자리를 찾지 못하는 시간을 보냈기에 법조인으로서 젠더, 인종 등과 상관없이 모든 이들이 평등해야 한다는 것을 끊임없이 주장했습니다. 모두 평등하게 법의 보호를 받을 권리가 있고 '혜택'이라는 이름으로 겪는 차별도 옳지 않다는 것을 이야기합니다.



언제나 그 주장이 받아들여진 것은 아니지만 그래도 변함없이 세상을 바꾸기 위해 노력하고 강조했습니다. 약자의 편에 선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이 약하지 않다는 것을 인정하라는 것이며 우리 모두는 마땅히 존중받아야 한다는 것을 말씀했습니다.



긴즈버그의 이념과 스토리는 많은 이들의 마음을 울렸기에 펠리시티 존스 주연의 <세상을 바꾼 변호인>이라는 제목의 영화로 제작이 된 바도 있었으나 흥행에는 실패했다고 합니다. 우리나라 제목에서 '변호사'라고 해야 할 것을 '변호인'으로 한 것도 오류이며, On the Basis of Sex라는 제목을 이렇게 의역한 것에 대해서도 논란이 있었는데요, 무엇보다도 CGV 아트하우스의 포스터에서 이 영화의 취지를 무색하게 하는 정도가 아니라 아예 훼손할 정도의 말도 안 되는 폰트를 달아서 결과적으로 인스타에서 사과를 하는 일까지 벌어졌습니다.



아마도 페미니즘에 관한 공격을 피하려던 것이었던 것 같은데요, 최근의 이슈들을 보더라도 아직까지도 여전히 긴즈버그가 주장하는 세상은 오지 않았습니다.



긴즈버그는 작년, 2020년 9월 췌장암으로 사망하였는데요, 그 1주기를 맞아 긴즈버그의 판결문과 의견서 등이 그대로 옮겨진 <긴즈버그의 차별 정의>를 읽는 것도 뜻깊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은 브라운 대학교 코리 브렛슈나이더 교수의 해설이 붙어있는 덕분에 사건의 배경이나 긴즈버그가 하고자 하는 말을 이해하기 쉬웠습니다. 이 책은 판결문이므로 흥미진진하게, 우리의 관심을 끌도록 서술되어 있지 않습니다. 담백하게 사실과 주장만을 담은 글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리가 관심을 가져야만 하는 이유는 여전히 '차별'안에 서 있기 때문입니다.


<긴즈버그의 차별 정의>에 들어있는 판결문, 의견서들은 40여 년 전에 쓰인 것도 있고 불과 몇 년 전에 쓰인 것도 있습니다. 그 긴 세월을 지나면서 우리는 조금씩 변화되어 왔지만 아직도 모두가 평등하게 대우를 받는 세상에 있지는 않습니다.



서로가 피해자라고 우기는 대신, 사이좋게 사는 것을 원하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고 싶은 저는 뉴스의 댓글난을 보면 무척 괴롭습니다. 논점을 비껴나가서 젠더나 인종, 국적 등을 들먹이며 비난하는 이들을 보면 과연 그들은 모든 차별에서 비껴나가 있는 이들일까 궁금해집니다.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여성의 사회진출, 임금에 대한 조정, 사관학교에 들어갈 수 있는 것등이 그냥 이루어진 것이 아니라는 걸 깨닫게 됩니다. 누군가가 소리를 높여서 이야기를 했기 때문에 서서히 변화를 일으켰구나 하는 것을 알게 되지만 한편으로는 아직도 평등한 세상은 멀리 존재한다는 걸 깨닫습니다.



여성의 입장이므로 페미니즘적인 부분에 대해 심각하게 읽었지만 이 책은 단지 여성의 평등만을 이야기하지 않습니다. 다만 많은 부분이 성 평등에 할애되어 있을 뿐입니다. 그리고 인종이나 장애로 인해 차별을 받는 이들에 대해서도 생각합니다.



이 책은 얇지만 읽는 데에는 시간이 걸리는 책입니다.


혹시 서문을 빼놓고 읽는 습관이 있는 분이라면 이 책에서만큼은 서문을 반드시 읽고 들어가라고 권하고 싶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을 이해하고 긴즈버그란 어떤 사람인가를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되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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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의 신세계 - 국내 최고 경제 전문가들이 말하는 부의 확장 전략
김영익 외 지음 / 리치캠프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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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처음 손에 쥐었을 때엔 정말로 <투자의 신세계>만을 이야기하는 도서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과연 경제 신문을 구독하고 있으나 여전히 경알못인 나도 이해할 수 있는 것인가 조금 두려웠지요. 그렇지만 용기를 내어서 읽어보기로 했습니다. 마침 책을 정독할 체력도 비축해 놓았겠다, 플래그를 한 손에 쥐고 읽다 보면 무언가를 알 수 있겠지 하는 각오랄까 다짐 같은 것도 챙기고서요.



그러나 이 책은 저 같은 사람도 읽을 수 있는 책이었습니다.


물론 읽고 나서 투자에 관한 방향을 잡고 직접 도전하는가는 독자의 몫으로, 저처럼 읽어보고 좋은 공부를 했다며 흐뭇한 미소와 함께 책을 내려놓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앞으로 나아가는 길을 모색하는 데 도움이 될 바이블로 삼을 분도 계실 거라 생각합니다.



<투자의 신세계>는 대한민국 최고의 경제 전문가인 4명이 공저한 도서로 코로나 이전과는 갑자기 달라진 경제 동향, 주식 시장에 적응하고 앞을 내다보면서 미래를 설계할 수 있도록 가이드를 해줍니다.



첫 번째 장은 바로 '주식 시장의 역사' 였는데요,


투자계의 [온고지신]이라고 할 수 있었습니다.


과거의 흐름을 배우고 미래를 예측을 하기 위한 초석을 까는 것이죠.


이를 바탕으로 현재의 동향을 살펴 미래를 보며 투자해야 하는 것인데요, 코앞의 것만을 보고 던지는 바늘은 마치 고망낚시(제주어 - 바닷가 돌 틈에서 하는 낚시)처럼 작은 물고기 밖에 낚을 수 없는 것입니다. 멀리 보고 멀리 캐스트 해야 월척을 낚을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러려면 잡고자 하는 어종에 따른 채비를 단단히 해야 할 것입니다. 투자의 채비는 과거의 경제, 주식 흐름과 원칙을 익히는 것으로 시작하는 것이 옳은 것 같습니다.



이 책은 주식시장의 역사를 이야기한 후 글로벌 경제와 부의 대전환을 살핍니다. 미중 패권 전쟁 속에서 살아가고 있는 이 시점에서 우리는 어떻게 경제를 읽어야 하며 투자의 방향은 어디로 향해야 할까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합니다. 유럽이 쥐고 있던 경제권이 2차 세계 대전 이후 미국으로 이동하였으나 점점 그 권력은 중국으로 향하고 있습니다. 지금 현재 상태가 지속된다면 2030년 즈음에는 중국 GDP가 미국을 넘어설 전망이라니 어쩌면 우리는 또 다른 위기, 공황을 맞이할지도 모릅니다. 그렇지만 IMF 때에도 분명 부를 거머쥔 이가 있었던 것처럼 제대로 파악을 하고 도전을 한다면 오히려 성공 가도에 올라서는 이들도 있을 겁니다.


저자는 친환경 산업과 헬스케어 산업의 성장세를 긍정적으로 보고 있습니다.



이렇게 과거와 현재의 경제를 공부하고 나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까요.


꾸준히 지속하고 유지하며 따라 할 수 있는 투자법에 대해서 공부하고 도전해 볼 수 있을 겁니다. 이 책을 읽으면서 느꼈지만 정답은 없는 것 같습니다. 일희일비하지 않는 태도가 중요한 것 같습니다. 저자는 이 챕터에서 실례를 바탕으로 한 픽션을 소개하면서 우리가 어떤 태도로 투자를 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합니다. 투자 원칙은 어떻게 세워야 하는가, 요령은 무엇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봅니다.



마지막으로 우리는 미래에 어떤 곳에 투자를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이야기를 합니다.


경제에 관해서 공부를 해보기 위해 이 책을 집어 든 저에게는 마지막 장이 가장 덜 흥미로운 챕터였지만 실제로 투자를 하고 공부를 하는 분에게는 제일 중요한 장이 아니었나 합니다. 코로나 이후의 세상에서는 어떤 분야의 산업이 흥하는가 그리고 그것을 잘 내다보고 투자를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에 대해 이야기를 합니다.


그야말로 <투자의 신세계>가 아닌가 합니다.



이 책을 읽는다고 당장 주식을 하고 투자를 해야겠다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오히려 공부를 많이 하고 신중하게 들어가야 한다는 걸 느꼈습니다. 그리고 과거와 미래를 보고 확신이 생기면 존버하는 뚝심도 키워야 한다는 걸 다시금 느꼈습니다.


거침없이 하이킥에서 서민정 선생이 주식투자를 하는 에피소드가 떠올랐습니다. 이준하(정준하)를 계속해서 괴롭히던 걸 생각해 보면 마냥 웃을 수만은 없는 노릇입니다. 누구나 그와 비슷한 경험을 겪어보지 않았나요. 다만 서민정은 하루였고 우리는 한 달, 일 년이었던 것만 다를 뿐이죠.



이 책은 투자를 위한 첫발은 어떻게 떼어야 하는가 하는 가이드, 그리고 투자의 신세계를 맛보려는 사람에게 방향을 제시하는 좋은 책이 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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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워서 과학 먹기 - 비전공자도 아는 척할 수 있는 과학 상식
신지은 지음 / 페이스메이커 / 2021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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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수박 겉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대체로 부정적인 의미로 사용하는 표현이지만, 그게 바로 이 책의 장점입니다. 수박의 겉을 핥았는데, 당도를 알 수 있다는 의미죠. 마치 브릭스 측정기를 사용해서 그 달달함을 짐작하는 것처럼 말이에요.

그렇지만 당도를 보장한다는 수박을 사가지고 기분 좋게 집으로 돌아왔는데 쪼개본 순간 허여멀건 하다면, 아니면 싱겁다면 섭섭할 겁니다. 고객센터 앞에서 수박을 내던졌다는 어떤 분처럼 화가 날 수도 있겠죠.(그렇지만 아무리 화가 나도 그러면 곤란해요.)

아무튼 그러니 이 책의 장점인 과학의 겉만 훑고 지나가도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지식이 되어서 과학의 맛을 보고 나아가서는 흥미를 돋우는 촉진제가 될 수 있고, 누군가에게는 휙 하고 뇌리를 스쳐 지나가버리는 순간의 빛과 같을지도 모릅니다. 결국 내 것으로 만드는 건 오롯이 내 몫이라는 거죠. (수박의 경우엔 그게 불가하지만 과학은 됩니다. 아니, 아마 될 겁니다.)

이 책은 문과 건 이과 건 아직 경로를 정하지 못한 학생이건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책입니다. 과학의 교양서라고 해도 좋을 것 같아요. 처음에는 생명에 관해, 다음은 물리. 나아가서는 우주와 그리고 우리의 미래를 그려보며 이야기합니다. 어라, 수업 시간에 들었던 거 같은 내용인데 하면서 읽어나가다 보면 어느새 미래에 와 있는 거죠.

읽기만 했는데 세상 모든 - 그러니까 지금까지 밝혀진 - 과학을 모두 알고 있다고 착각하게 되는 건 왜일까요? 술술 읽으면서 맞아맞아를 반복하며 재미있게 책장을 넘겨갑니다.

하지만 그런데 역시 양자 역학으로 가면 어렵습니다. 그건 다른 책을 읽어도 마찬가지인데요, 쉽게 쓰인 이 책을 보면서도 여전히 '슈뢰딩거의 고양이'나 '신은 주사위 놀이를 하지 않는다'라는 말만을 건져대는 건 제가 그쪽 분야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서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정말 문과가 이 책을 이해할 수 있는가 하는 염려를 - 책의 중반 넘어서 시작하게 되죠.

그러다가 어쩌면 편협한 사고방식이 아닌가 하는 물음을 던져보았습니다.

문과라서 모르고 이과라서 이해라는 게 아니라 그 분야에 얼마만큼의 관심과 흥미가 있느냐의 차이인 거 같아요. 그러니 이 책을 읽어나가다 보면 자신이 좋아하는 파트가 어떤 것인지 찾아내는 재미도 발견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저자 신지은 역시 문과인데요. 아나운서로 경제방송을 진행하던 중에 아프리카TV공식 과학방송의 진행을 맡게 되면서 과학의 맛을 조금씩 보기 시작했다고 하더라고요. 5년 동안 과학자들과 함게 방송을 진행하면서 문과라서 과학을 이야기하는 건 금기라는 말을 믿지 않는, 과학을 좋아하는 사람이 되었다고 해요. 지금은 네이버 오디오 클립을 운영하고 있는데요, <문과녀 신지은 과학과 썸타다>를 운영하고 있으니 찾아서 한 번 들어보는 것도 즐거울 것 같습니다.

<누워서 과학 먹기> 도서 소제목에는 비전공자도 아는 척할 수 있는 과학 상식이라고 되어 있지만, 어디 가서 아는 체하지 위해서가 아니라 자신의 즐거움을 위해서도 필요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읽다가 지치면 - 애초에 많은 분량은 아니지만 - 두었다가 읽을 수도 있는 게 이 책의 또 다른 매력이기도 하니까 힘들지 않게 조금씩 읽어가나면 더 즐거우리라 짐작해봅니다.

파트별로 잘 나뉘어 있으므로 출퇴근 시간이나 등하교 시간에 대중교통을 이용하며 읽기도 좋은 책이에요. 방학 도서로도 좋은 것 같고요. 저는 이렇게 가볍게, 쉽게 읽을 수 있는 과학 도서를 무척 좋아한답니다. 겉만 쓱쓱 훑더라도 기본적인 걸 이해하고 알고 있다면 그것을 토대로 해서 네이버 과학판의 기사를 읽는 데 보탬이 되거든요.

과학에 관한 정보는 그 자리에 가만히 있지 않고 계속 변화합니다. 그래서 미래에 관한 과학은 두렵기도 하고 기대되기도 해요. 이 책의 마지막 파트에 있는 미래 예측처럼 미래를 상상해 보는 것도 좋겠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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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재의 마법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 - 지식 세대를 위한 좋은 독서, 탁월한 독서, 위대한 독서법
김승.김미란.이정원 지음 / 미디어숲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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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서재를 가지고 싶다는 건 책을 좋아하는 이라면 한 번쯤 아니 어쩌면 내내 꿈꾸는 일일 겁니다.

저는 두 가지의 상반된 생각으로,

책으로 둘러싸인 공간을 가지고 있다면 행복하겠다는 마음과 꽂혀있기만 하고 읽히지 않는 책은 무슨 의미가 있을까 하는 마음 두 가지를 가지고 있기에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상태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한 번 이사할 때마다 줄여나가는 책들, 그렇지만 책은 어느새 또 불어나있습니다.

가끔은 도서관 한 귀퉁이에서 여기가 나의 서재라는 상상을 해보기도 합니다.

<서재의 마법>이라는 책을 읽었습니다. 지식 세대를 위한 독서법을 이야기하는 책이었죠. 얼마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았는지, 특별판 리커버 에디션으로 출간되었습니다. 이 책에서는 20년 동안 지식 전달자로서 사람들과 마주했던 저자의 서재를 소개합니다. 단순히 그가 보유한 책이라거나 그것으로 얻어진 삶의 변화 같은 것을 다루는 것이 아니라 그가 축적해 온 지식과 그것이 어떻게 분류되어 있고 어떻게 사용되는가 등에 대한 것들이 디테일하게 소개돼있습니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일 년에 300권 이상의 책을 읽다가 최근 그 반으로 줄인 저는 연간 300여권의 책을 읽더라도 그것이 기억에 별로 남지 않고 너무나 얕은 독서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독서량을 줄였습니다만, 그 남는 시간 동안 책을 깊게 읽게 되는 것이 아니라 다른 것들이 파고든다는 것을 뒤늦게 깨닫고 있습니다. 여전히 깊이 읽고 사색하는 힘은 부족한 것이죠.

다양한 방법으로 사고를 넓히고자 하지만 요령부득으로 각각의 책을 읽을 때 그 포인트를 잡지 못해 헤매다가 결국 자신만의 결론을 내려버린다거나 - 아니 그게 반드시 나쁜 건 아니지만 - 각각의 책에서 느낀 점이라거나 얻은 지식에 다리를 놓지 못해서 유기적인 구성을 하지 못하기 일쑤였습니다. 저에게 있어서 지난 4,5년간 독서에 관한 부분에서는 그것이 가장 큰 장애였죠. 어떻게 하면 이것을 극복할 수 있는 걸까, 조금 더 전진하고 싶다는 욕망은 있으나 그 방법을 몰랐습니다.

<서재의 마법>에서는 자신이 읽은 책을 분류하고 데이터화하여 서머리하고 있는 저자의 방식을 보여줍니다. 그리고 그것을 어떻게 꺼내어 사용하고 다른 곳에 적용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하지요. 이를 통해서 저는 약간의 힌트를 얻었습니다. 사실 책에서는 정답을 이야기하고 있지만 저는 저자의 방대한 지식의 흐름과 가지치기에 따라가기 버겁기에 약간의 흉내를 내보는 그런 수순을 밟아보기로 했달까요.

지금까지 책을 넓게 읽었다면 앞으로는 깊게 읽으면서 어쭙잖게 저자의 방법을 흉내 내보려 합니다.

저에게도 마법과 기적이 시작될 수 있도록 말이죠.

** 이 책은 독서력이 풍부한 분들이 읽는다면 앞으로의 독서 방향이라거나 방법에 대해 고찰해 볼 수 있을 것 같고요, 독서력을 키워보고자 하는 분들이 읽는다면 처음부터 어떻게 진행을 해야 할 것인가에 대한 가이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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