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싶어지면 전화해
이용덕 지음, 양윤옥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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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에 대해서 오해 했습니다. 검은 표지, 자극적인 제목... 게다가 책을 권해 주신 분이 미스터리를 즐기는 카페 몽실의 주인장이시니 이 책은 당연히 미스터리일 것이라고 오해했지요. 그러나 미스터리가 아니었습니다. 분명 띠지에 높은 문학성, 문예상 수상작이라고 쓰여있음에도 불구하고 미스터리라는 선입견을 가지고 책을 읽기 시작했으니 잘 못 된 표를 들고 열차를 탄 셈입니다.


저는 재수를 해 본적이 없습니다만... 대학을 졸업하고 대학원에 진학하기 까지- 정확하게는 입학 시험을 볼 때까지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지방대 출신인 제가 서울의 유명대 대학원에 진학하기 위해 공부한다는 것은 타인의 눈에는 핑계를 만들어 둔 백수처럼 보였을 겁니다. 저 자신도 과연 이렇게 해서 대학원에 진학 할 수 있는 걸까...하는 의문을 가졌었구요. 공부하는 중에도 불안감이 함께했습니다. 아르바이트하고 공부하고, 그렇게 둘만 열심히 한 것이 아니라 역시 젊을때이니 연애도 하고, 개봉관을 찾아다니며 영화도 열심히 보곤했습니다. 그런 순간 순간의 휴식마저도 불안하고 약간의 죄의식도 생기던 그런 때였지요. 소설 속에서 유명대를 목표로 하는 삼수생 도쿠야마도 아마 그런 기분이었을 겁니다. 공허함과 불안함, 어깨를 누르는 무게감이 느껴지는 현실을 벗어나 가벼운 마음으로 살고 싶다는 생각이 공존하고 있는 그 때, 동료들과 함께 단란주점에 놀러가게 되고, 그곳의 넘버원인 하쓰미와 동석하게 됩니다. 하쓰미는 도쿠야마에게 '힘들거나 죽고 싶어지면 전화해주세요. 언제든지.'라는 메시지와 함께 자신의 전화번호를 건넵니다. 처음엔 찜찜해 하던 도쿠야마였지만 시간이 지날 수록 하쓰미에게 빠져들게 되어 그녀의 마력에 갇혀버립니다. 둘은 동거를 시작하는데, 그녀의 취미는 참으로 독특합니다. 살인, 엽기, 고문, 학살 등에 대한 오타쿠적인 지식 뿐만 아니라 잔혹한 세계사에도 심취해 있는 그녀는 피튀기는 이야기를 하면서 섹스하는 것을 즐깁니다. 그런 일들에 거부감을 느끼는 도쿠야마도 어쩐지 점점 익숙해지고, 함께 물들어 갑니다. 마음으로는 거부하지만 육체는 따라간다고나 할까요. 제 입장에서는 그런 장면들이 무척 불쾌했습니다. 잔인함을 곁들인 섹스가 불쾌하다기 보다는, 성적인 이야기가 많이 나오는 책을 좋아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이 책을 읽고 있다는 사실 자체가 불쾌했습니다. 그러나 그것은 제 개인적 취향이기 때문에 이 책 자체를 탓할 것은 못되지요. 애초에 오해하고 펴 든 소설인데요. 뭐.


도쿠야마는 아름다우면서도 어두운, 그녀에게 흠뻑 빠져버렸습니다. 마녀와 같은 매력의 소유자. 그녀는 하고픈 말을 거침없이 하는 타입이었는데요. 그것이 막무가내 주점아가씨 같이 우겨대는 것이 아니라 논리적이면서도 당당하게 이야기하는 그녀의 모습이 어둠의 여왕님 같았습니다. 하지만 사실 성적 취향으로 따지자면 여왕님은 커녕 사디스트 쪽에 가깝지요. 그녀의 그런 변화로운 모습은 도쿠야마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칩니다. 네트워크 마케팅의 사업설명회에 가서도 지지 않고 딱 부러지게 이야기하는 그녀. 무언가 자신의 속내를 드러내지 못했던 도쿠야마는 지인들에게 거침없이 이야기 하게 되고, 결국은 무리에서 점점 고립되어 친구라고는 한명도 없이 일마저 그만두고 이른바 기둥서방 같은 꼴이 되어버립니다. 말로는 학업에 전념하기 위해서라고는 했지만요.


방해하는 사람도 없고, 사랑스런 그녀와 함께 있으니 이야기는 점점 행복해져야 하는데, 어째서인지 정신상태는 점점 어두워지는 것 같습니다. 근묵자흑, 근주자적인가요.


사람은 누구나 암흑기라는 걸 거치게 되는 것 같습니다. 그런게 없는 사람이라면 좀 부럽기도 하지만, 밋밋하겠다...참 연약하겠네.. 싶은 생각도 듭니다. 그 암흑기라는게 10대때 올 수도 있고, 중년, 혹은 노년에 올 수도 있겠지요. 그 깊이나 무게 같은 건 사람마다 다르겠지만, 죽고 싶다는 생각을 할 정도로 힘듭니다. 지나고나면 잘못된 선택이라는 걸 깨닫지만, 그 시기를 보내지 못하는 사람들도 참 많습니다.

이 소설에서의 도쿠야마는 그런 암흑기에 들어가 있는 것 같습니다. 이미 회색빛이었던 그를 검은 색의 하쓰미가 부드럽게 끌어내리고 있었던 것 뿐이지요. 그들은 어떻게 되었을까요. 어둠에 삼켜져 사다리도 없는 그 공간에서 헤어나오려 허우적거릴까요. 그렇지 않으면 어둠을 버리고 밝은 곳으로 나와 다시 회색과 하늘색으로 살아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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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없는 한밤에 밀리언셀러 클럽 142
스티븐 킹 지음, 장성주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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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도 없는 한밤중에 이 책을 읽었더라면 큰일 날 뻔 했으나, 다행히 팔월 대보름이 며칠 지나지 않은지라 아직은 하늘에 별 뿐만 아니라 달까지 환하게 떠있어서 다행입니다. 그러나, 이 책의 첫번째 작품인 '1922'를 읽을 때는 제주에 호우주의보가 내렸던 때라 폭우가 삼켜버린 어둠속에서 방에 불을 켜놓고 혼자 누워 책을 읽고 말았습니다. 그랬더니 네브래스카 주 헤밍퍼드홈의 40만 제곱미터의 토지가 어두움으로 물들어 황폐해지는 것을 더욱 끈적하게 느낄 수 있었습니다. 폭우에 바닥마저 끈적끈적한데, 주인공의 침대 시트는 아내의 피로 끈적해졌습니다. 장인이 물려준 땅과 농장을 패링턴 사에 팔고서 도시로 가서 차도녀로 살고 싶은 아내를 설득하지 못하자 어리석은 남자들이 그러하듯 폭력으로 해결하려 했습니다. 심지어 자신의 아들을 공범으로 만들어 아내 살해에 가담케 하고, 죽은 아내를 우물에 던져 넣습니다. 이제 땅을 팔자는 아내도 없으니 자신이 원했듯이 변함없는 생활을 해야하는데, 아내가 죽은 시점에서 이미 그전과 같은 삶이란 없는 것이었다는 걸 이 남자는 깨닫지 못했습니다. 심지어 공범이 되어버린 아들은 온전 했을까요.

아내를 살해하는 장면에 대한 묘사는 정말 끔찍했습니다. 피비린내가 확 풍겨오는 듯 했지만, 몸서리치며 책에서 눈을 떼니 그 비린내는 비비린내였습니다. 쏟아지는 빗줄기에서 느껴지는 눅눅함에 무언가가 기어서 나에게 올 것만 같았습니다. 내가 죽인 벌레들이 조금씩 나에게 다가오는 것 같은 두려움에 온 몸이 간지러워졌습니다.


비오는 날에 이 책을 읽는게 아니었는데..... 후회를 하며 책을 덮었습니다.

그리고 다시 며칠이 지나 밝은 달이 떴습니다. 팔월 대보름의 슈퍼문은 아니었지만 그래도 마음을 의지하기엔 충분했습니다. '빅드라이버'를 읽었습니다. 이런, 달이 떠있다고 안심할게 아니었습니다. 그건 그것대로 괴로운 일이었으니까요. 저는 그 환한 달빛 아래에서 테스의 괴로움을 느껴야만 했으니까요. 테스는 미스터리 작가로 저자 강연회에 다녀오던 중 차량 사고가 나서 정차하게 되고, 그 곳에서 만난 덩치 큰 남자에게 잔인하게 성폭행을 당합니다. 그 남자는 테스가 죽은 줄 알고 내다 버리는데, 그곳엔 여자들의 시체가 여러 구 있었습니다. 가까스로 살아 돌아온 테스. 주간지에 기사가나는 것을 원하지 않았던 그녀는 경찰에 신고하지 않고 스스로 복수하기로 합니다.


'공정한 거래'편에서는 인간이 저런 이유에서 원한을 품을 수도 있구나.. 하는 것을 느꼈습니다. 못난 놈. 자신의 못남을 탓하기 보다는 에고가 강했던지 친구가 너무 잘났기 때문이라고 여기고 그가 점점 괴로움에 빠져드는 것을 즐겼습니다. 타인과 나를 비교하는 사람은 언제까지고 행복할 수 없는 법인데, 그는 거래를 하였으므로 행복하게 오래오래 잘 살 수 있겠죠? 약속을 지키는 한.


'행복한 결혼생활'이란 정말 어떤 것일까요? 서로에게 맞춰주는것, 한 쪽이 양보하는것... 상대방의 모든 것을 아는 것이 행복할까요. 모르는 것은 그대로 모르는 것이 행복할까요. 배우자의 숨겨둔 비밀을 우연히 알게 된다면 그 비밀의 크기와 상관없이 덮어 둘 수 있을까요? 아니, 우선 그런 것을 덮어 줄 수 있을 만한 사랑이라는 것이 존재할지.. 그걸 잘 모르겠습니다. 저는, 아마도 이 소설속의 아내와 같은 행동을... 아니, 저는 못합니다.


이 책의 4가지 복수 이야기는 무척 끔찍합니다. 우연히 만난 사람들이나 뉴스 기사를 통해 상상력을 부풀려 글로 옮기는 스티븐 킹의 능력에는 예전부터 탄복하고 있었지만, 이렇게 무서운 상상을 해도 자신이 만든 이야기속에 먹혀버리지 않는 건가...하는 걱정을 하게 만듭니다. 진짜 호러는 귀신이나 괴물, 좀비가 아니라 어쩌면 우리 주변에서 일어 날지도 모르는 사건들에게서 비롯되는 것 같습니다. 그러니 주위를 둘러봅니다. 문단속도 다시 한 번 합니다. 나에겐, 내 주위에선 그런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라면서요. 그리고는 내 주변이 아니라면 괜찮다는건가..하는 생각에 내 자신이 무서워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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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델바이스 2015-10-08 05:04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멋져

포니 2015-10-08 16:24   좋아요 0 | URL
감사합니다^^
 
종말일기Z : 암흑의 날 밀리언셀러 클럽 141
마넬 로우레이로 지음, 진희경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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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에 충격적으로 읽었던 마넬 로우레이로의 <종말일기Z>의 후속편 <종말일기Z :암흑의 날>을 읽었습니다. 전편에서 험난한 세상에서 싸우며 살아남은 스페인의 변호사는 고양이 루쿨루스, 우크라이나 조종사 프리첸코, 병원에서 만난 소녀 루시아와 수녀님과 함께 정들었던 병원의 은신처를 벗어나 새로운 곳을 찾아 떠났습니다. 과연 그들이 안착 할 수 있는 곳이 세상에 존재하기나 할까 걱정되었지만, 결국 그들은 인간들이 살고 있는 곳을 찾아냈습니다.

하지만, 입국 심사는 여의치 않았는데요.

유럽대륙에서 살아남은 그들이 혹시나 좀비 바이러스에 감염된 건 아닌지 검역하는 절차가 필요했습니다. 거주지 내로 바이러스가 유입되는건 곧 전멸을 의미했기에 그럴 수 밖에 없었다고 생각했지만, 남녀로 나뉘어 격리 수용 및 검사를 받는 동안 주인공과 동료들의 스트레스는 이만저만이 아니었겠죠. 어머니처럼 생각하던 수녀님, 그리고 이제는 여자친구가 된 루시아를 걱정하는 '나'의 걱정은 기우가 아니었는데요. 이런 와중에, 아니... 이런 상황이라 더 그랬는지 모르겠는데, 바실리오라는  여자 검역소 담당자가 이제까지 아프리카계 여자애들에게 했듯이 루시아를 희롱하려다가 당찬 그녀에게 한 대 얻어맞고, 보복 폭행을 하려다 말리는 수녀님을 폭행해 사망 직전에 이르게 만듭니다. 아무리 세기말에다가 인구부족이라 종족 번식의 욕구가 더욱 강해지는 시기라고는 하지만 자신의 지위를 이용해서 - 말을 듣지 않으면 바이러스 감염자로 몰아 바다로 던져버리겠다 - 강제적으로 정복하려는 것은 옳지 않음에도 이런 일을 벌여오다가 이번 만큼은 윗사람들이 주목하는 사람의 동료를 건드렸다는 위기감에 수녀를 폭행한 것은 프리첸코라고 누명을 씌웁니다.


이번 편에서도 좀비와 싸웁니다. 안전지대로 들어가기 전 까지는 좀비의 추격을 피해 정말 숨막히는 도주를 하는데요. 누가 좀비가 계단 올라오기 힘들다고 했던가.. 이것들은 계단을 통해 올라오며 무섭게 추격해옵니다. 검역소에서의 일들을 거치고 거주지로 들어갔다고해서 안심할 노릇은 아니었습니다. '나'는 변호사인데!!! 군대에 편성됩니다. 이제까지 상상도 못할 일들을 거쳐왔다는 이유였죠. 수녀님은 깨어나지 못한채 병원에 입원하고, 루시아는 간호사가 되어 병원에 출퇴근합니다.

지난 번 책의 싸움은 좀비와의 싸움, 자기자신과의 싸움이 주였다면, 이번의 적은 인간들 그 자체였습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이라고 했습니다. 정말로 사회적 동물이라고만 했지 하나로 뭉쳐 대동단결하는 사회적 동물은 아닌다 봅니다. 모두가 힘을 합쳐 좀비로부터 살아남고, 생존에 필요한 생산활동을 하는데에 신경을 써도 모자랄 것 같은 상황인데, 정치적 싸움이라니!!

그 정치 싸움에 그나마 얼마 남지 않은 인류가 남아나지 않습니다. 이러다가는 아주 좀비에게 모든 것을 내어 줄 것 같습니다. 결국 세상의 모든 질병이나 범죄에다가 좀비 사태가 얹혀져 있었을 뿐, 권력 싸움은 여전하다니.. 한심하기도하고 짜증나기도 했습니다.

도대체 이 세상은 어떻게 되는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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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말일기Z 밀리언셀러 클럽 132
마넬 로우레이로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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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적 대 재앙, 바이오 하자드.

어떤 생물학적인, 혹은 병리학적인 문제로 인해서 이른바 좀비 바이러스가 나타나 세상에 퍼지고 그 바이러스는 사람들에 의해 상상 이상의 빠른 속도로 번져나갑니다. 언데드가 되고 마는 그 위험한 바이러스는 맥스 브룩스의 <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읽은 사람이라도 실제 상황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를 공포와 함께 인간들을 공격해 들어옵니다. 공격받은 인간은 금세 감염이 되어 다시 좀비가 되고, 결국 이런 일들을 반복해가다 산자보다는 죽은 자의 수가 더 많아져 살아남은 사람들을 절망과 좌절 속으로 떨어뜨립니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에 실린 실제 좀비 바이러스 사례들이 진짜일까.. 아니면 허구일까... 고민하는 새에 어느 새 좀비가 실제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마넬 로우레이로의 <종말일기Z>를 읽으며 자꾸만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가 떠올랐습니다.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는 기존의 흡혈귀나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좀비 대신 지금의 바이오하자드 개념인, 감염자에 의한 감염으로 전파되는 좀비물의 시초가 되는 소설입니다. 그런 설정이 무척 매력적이었고,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애매모호 하더라도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 주인공은 영문도 모른 채 좀비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만 하더라도 우리에겐 훌륭한 스릴을 선사합니다. 때로는 감동도 주고 때로는 절망감도 줍니다. 그가 좀비들을 모두 퇴치하길 기대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무사히 살아남아 다른 생존자들과 합류하고 그래도 어디엔가 존재하는 안전지대에 도착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해주는 주인공도 있었고, 그렇지 않아서 안타까움을 전해준 주인공들도 있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네빌은 그냥 아저씨에다가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었고, <나는 전설이다> 영화의 주인공 네빌은 군의관 출신에 마음을 의지할 반려견 샘이 있었습니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해보면 영화 속의 네빌이 조금 상황이 나아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의지할 상대가 있다는 점이 말이지요.

 

 

<종말일기Z>의 주인공 는 고양이 루쿨루스와 함께 사는 변호사입니다. 아내와 사별한 후 그에게는 루쿨루스가 전부였습니다. 러시아로부터 시작된 묘한 사태가 전 세계의 뉴스를 통해 전해지지만 어떤 일인지 정확하게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로 모두들 불안해합니다. 이른바 언론 통제이죠. 그럼에도 점점 일이 더 커져 도저히 언론도 군부도 정부도 어찌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감염자에 의한 공격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피난민, 혹은 구명활동이 생겨나지만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는 부지런한 블로거라 블록에 일기를 적으며 현재의 상황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결국 인터넷 서비스는 종료되고 그는 일기장에 일기를 기록합니다. 피난민을 이송할 때 몰래 숨어 그들을 따라가지 않은 는 루쿨루스를 데리고 살길을 찾아 떠납니다. 이런, 그는 그냥 변호사입니다. 공격력 제로의 고양이를 데리고 있는 변호사일 뿐입니다. 영화 속 네빌처럼 기본적인 훈련을 받았던 그런 사람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상대라면 협상을 해본다거나 조정을 해 볼 텐데, 괴이한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떼거지로 몰려드는 언데드의 육탄공격을 피하는 건 운칠기삼. 이런 비상사태 때는 어떻게든 좀비를 피해야한다는 생각 뿐인데요,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인간의 모든 사건 사고 질병 플러스 좀비 바이러스인데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맙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의 이기심도 존재합니다. 어쩌다가 만나게 되는 인간이 우리 편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가 만난 생존자 중에도 그런 부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틈에서 진짜 우리편 하나도 만났는데,그는 우크라이나 출신 헬리콥터 조종사 였습니다. ‘는 그와 함께 하며 친구이자 전우로써 우정을 다지며 좀비로 가득 찬 도시를 헤쳐나갑니다. 잠시 긴장을 풀었다가 다시 조여드는 느낌에 심장이 가려워졌습니다.

 

이 소설은 3부작입니다.

부디 마지막 권의 끝까지 가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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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 도전과 응전, 새 길을 열다, 선사 시대에서 고려까지 36시간의 한국사 여행 1
김정남 지음 / 노느매기 / 2015년 8월
평점 :
절판


부드러운 역사 책을 만났습니다. 첫 느낌이 무척 소프트하더군요.

책이 손에 감기는 맛도 그렇고, 첫장을 넘길때의 부드러움은 크리미한 맥주를 한 모금 맛 보는 것과 같았습니다.

다른 때와 사뭇 다른 리뷰의 시작. 그 원인은... 제가 한국사를 어려워 하기 때문입니다.

한국사라는 것은 우리나라 사람이라면 당연히 알아야하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이상하게 함부로 손댈 수 없는 미지의 영역같은 느낌이라 도저히 전진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책은 선사시대에서 고려까지 이야기 이므로 오히려 다행이라고 생각하지만, 근현대사는 정말 무엇이 진실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가타부타 말도 많고, 국가의 원수가 누구냐에 따라서 말이 달라지기도 합니다. 고대사라고 해서 다를 바가 없는데요. 글을 쓰는 당시의 사관에 따라서 이렇게 해석되기도 하고, 저렇게 해석되기도 합니다. 그러니 내가 알고 있는 역사가 과연 올바른 역사인가하는 의문이 듭니다만, 타임머신을 타고 과거라도 가지 않는이상 알 수 없는 노릇이지요.

이런저런 핑계를 대보았습니다.

사실은 그냥 제가 어려워합니다.


학교 다닐때 국사라는 과목은 단순 암기 과목이었습니다. 이해하려고 시도할 만한 시간적 여유도 없었거니와 선생님들도 무조건 외우라고 하셨습니다. 무조건 외우는 재주는 없어서 이해하고 음미하지 않으면 금새 잊어버립니다. 그러니 국사는 배움과 동시에 머릿속에서 질질 새어나갔지요. 대학입시를 볼때도 국사는 포기했었습니다. 배점이 작았거든요. 반타작만 하자. 그런데 왠걸. 그 해 시험이 어렵게 나왔습니다. 단순 암기를 해서는 풀기 어려운, 이해력을 요구하는 시험으로 출제된거 있죠. 그래서 어떻게 되었냐고요? 네. 대 성공을 했습니다. 두개 틀렸어요. 만세.

그때 깨달았죠. - 좀 늦은 감이 있지만, 국사역시 이해과목이고 차분이 상상하며 공부했더라면 그렇게 힘들지 않았을텐데. 다행히 요즘은 만화나 재미있는 이야기, 혹은 팩션등으로 한국사를 재미있게 공부할 수 있게 도와주는 어린이 책들이 많이 나오더라구요.

한편, 그건 그것대로 염려가 되는게 아이들 머릿속에는 허구부분이 더 잘들어 간다는 사실. 자극적이고 인상적인 것을 머릿속에 넣다보면 실제 알아야 할 것들에 대해서 모르고 지나가기도 할 수 있어요. 그러니 그런 교재들은 역사와 친해지는 데 사용하는 수단으로 사용했으면 좋겠어요.


제가 요번에 읽은 <36 시간의 한국사 여행>이라는 책은 허구는 가미하지 않았지만, 교과서보다는 부드러운 책이었습니다. 편집도 깔끔하게 되어있고, 문체도 전혀 딱딱하거나 지나치게 부드럽지 않아서 미남 국사 선생님의 수업을 듣고 있는 기분이었어요. - 저자님이 어떻게 생기셨는지는 모르지만요 - 선생님의 수업을 듣기만 했는데도 좀 더 알고 싶어!! 라는 기분이 들게하는 책이었지요. 알고보니 정말 여고 선생님이셨어요. 교과서에 있는 내용들을 부드럽게 술술 풀어서 설명하되 늘어지지 않는 텐션이 있었는데요. 그 텐션이 정말 딱 적절했다고 생각됩니다.


역사에 약한 제가 읽어도 무리가 없었던 책입니다. 부드러우니까요. 이 책의 제목이 <36시간의 한국사 여행>인 이유가, 총 세권으로 출판 될 책인데, 한권당 12시간씩 총 36시간이면 모두 돌아볼 수 있는 한국사이기 때문이라네요. 아, 이부분은 반대에요. 저 같은 사람은 12시간으로 부족했습니다. 심지어 한 번으로는 안돼요. 처음에 읽을 때는 역사의 흐름대로 내 몸을 맡기고 둥실둥실 여행을 , 올레길 걸을 때마냥 놀멍쉬멍 읽었구요. 두번째 읽을 때는 무언가 다른 책을 가져다가 함께 공부하고 싶어졌어요. 혹시 몰라서 초등학교 사회과부도를 챙겨두었거든요.


이 책은 어른이 읽어도 좋지만, 청소년이 읽으면 정말 큰 도움이 될 것 같았습니다. 메인으로 읽어서 흐름과 용어를 이해하는 데 이용해도 좋겠구요. 부교재로 사용해도 될 것 같았습니다.

제가 몇 번 더 읽고 아이에게 물려줘야겠네요. 아마 내년에는 국사를 공부하게 될 것 같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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