종말일기Z 밀리언셀러 클럽 132
마넬 로우레이로 지음, 김순희 옮김 / 황금가지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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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기말적 대 재앙, 바이오 하자드.

어떤 생물학적인, 혹은 병리학적인 문제로 인해서 이른바 좀비 바이러스가 나타나 세상에 퍼지고 그 바이러스는 사람들에 의해 상상 이상의 빠른 속도로 번져나갑니다. 언데드가 되고 마는 그 위험한 바이러스는 맥스 브룩스의 <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를 읽은 사람이라도 실제 상황에 제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모를 공포와 함께 인간들을 공격해 들어옵니다. 공격받은 인간은 금세 감염이 되어 다시 좀비가 되고, 결국 이런 일들을 반복해가다 산자보다는 죽은 자의 수가 더 많아져 살아남은 사람들을 절망과 좌절 속으로 떨어뜨립니다.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에 실린 실제 좀비 바이러스 사례들이 진짜일까.. 아니면 허구일까... 고민하는 새에 어느 새 좀비가 실제로 있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에 떨게 됩니다.

 

마넬 로우레이로의 <종말일기Z>를 읽으며 자꾸만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가 떠올랐습니다. 리처드 매드슨의 <나는 전설이다>는 기존의 흡혈귀나 주인의 명령에 복종하는 좀비 대신 지금의 바이오하자드 개념인, 감염자에 의한 감염으로 전파되는 좀비물의 시초가 되는 소설입니다. 그런 설정이 무척 매력적이었고, 어째서 그런 일이 벌어졌는지 애매모호 하더라도 누군가를 주인공으로 내세우고 그 주인공은 영문도 모른 채 좀비들의 틈바구니에서 살아남기만 하더라도 우리에겐 훌륭한 스릴을 선사합니다. 때로는 감동도 주고 때로는 절망감도 줍니다. 그가 좀비들을 모두 퇴치하길 기대하는 사람들은 없습니다. 어떻게든 무사히 살아남아 다른 생존자들과 합류하고 그래도 어디엔가 존재하는 안전지대에 도착해주었으면 합니다. 그런 기대에 부응해주는 주인공도 있었고, 그렇지 않아서 안타까움을 전해준 주인공들도 있었습니다.

<나는 전설이다> 소설의 주인공 네빌은 그냥 아저씨에다가 아무것도 의지할 것이 없었고, <나는 전설이다> 영화의 주인공 네빌은 군의관 출신에 마음을 의지할 반려견 샘이 있었습니다. 영화와 소설을 비교해보면 영화 속의 네빌이 조금 상황이 나아보였습니다. 무엇보다도 의지할 상대가 있다는 점이 말이지요.

 

 

<종말일기Z>의 주인공 는 고양이 루쿨루스와 함께 사는 변호사입니다. 아내와 사별한 후 그에게는 루쿨루스가 전부였습니다. 러시아로부터 시작된 묘한 사태가 전 세계의 뉴스를 통해 전해지지만 어떤 일인지 정확하게 발표되지는 않은 상태로 모두들 불안해합니다. 이른바 언론 통제이죠. 그럼에도 점점 일이 더 커져 도저히 언론도 군부도 정부도 어찌 할 수 없을 지경에 이르자 감염자에 의한 공격이라는 이야기가 퍼지고 피난민, 혹은 구명활동이 생겨나지만 이미 때가 늦었습니다. ‘는 부지런한 블로거라 블록에 일기를 적으며 현재의 상황을 기록합니다. 하지만, 결국 인터넷 서비스는 종료되고 그는 일기장에 일기를 기록합니다. 피난민을 이송할 때 몰래 숨어 그들을 따라가지 않은 는 루쿨루스를 데리고 살길을 찾아 떠납니다. 이런, 그는 그냥 변호사입니다. 공격력 제로의 고양이를 데리고 있는 변호사일 뿐입니다. 영화 속 네빌처럼 기본적인 훈련을 받았던 그런 사람도 아니고, 말이 통하는 상대라면 협상을 해본다거나 조정을 해 볼 텐데, 괴이한 신음소리를 내지르며 떼거지로 몰려드는 언데드의 육탄공격을 피하는 건 운칠기삼. 이런 비상사태 때는 어떻게든 좀비를 피해야한다는 생각 뿐인데요, 간과해서는 안되는 것이 인간의 모든 사건 사고 질병 플러스 좀비 바이러스인데도 자꾸만 잊어버리고 맙니다. 게다가 이런 상황에서도 인간의 이기심도 존재합니다. 어쩌다가 만나게 되는 인간이 우리 편이라는 보장도 없습니다. ‘가 만난 생존자 중에도 그런 부류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그 틈에서 진짜 우리편 하나도 만났는데,그는 우크라이나 출신 헬리콥터 조종사 였습니다. ‘는 그와 함께 하며 친구이자 전우로써 우정을 다지며 좀비로 가득 찬 도시를 헤쳐나갑니다. 잠시 긴장을 풀었다가 다시 조여드는 느낌에 심장이 가려워졌습니다.

 

이 소설은 3부작입니다.

부디 마지막 권의 끝까지 가 살아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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