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4 - 밀리언셀러 클럽 한국편 022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2
이대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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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서가 뒤죽박죽이 되어버렸지만, 이로써 황금가지에서 나온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은 다 읽었습니다. 송시우의 '그곳에 누군가 있었다'는 얼마 전에 읽은 <달리는 조사관>에 수록된 단편이므로 읽지 않고 건너뛰었습니다. 무척 매력적인 이야기였지만요. 


첫 번째로 수록된 도진기의 '악마의 증명'편에서는 제가 좋아하는 법정 반전 드라마가 펼쳐집니다. 범죄를 저지를 자가 자신이쌍둥이임을 이용해서 법정을 상대로 뻔뻔한 트릭을 사용하는데요. 검사의 대처법이 특이합니다. 그런데, 과연 이런 방법으로 기소가 가능한 걸까요? 현직 판사이신 도진기님이 쓴 소설이기 때문에 이런 일이 일어날 수도 있는 걸지도 모른다는 막연한 믿음이 있긴 한데요. 소설이라서 가능한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가능한 것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김유철의 '빈집'은 아내가 자신도 모르게 사채를 쓰는 바람에 문제가 생기고, 결국 빈 껍데기만 남은 인간들의 모습을 보게 되는 우울한 소설이었습니다. 참, 친인척에 관한 호칭 오류가 있더군요. 소설 속에서 '처형'과 의논한다길래 아내의 언니와 의논하는 줄 알았더니만, 그러니까 처형의 남편, 즉 자신에게는 동서가 되는 사람을 내내 처형이라고 부르더군요. 형님이라고 불러야 하는데요. 오류 때문에 살짝 흔들렸습니다. 

정명섭의 '시장의 살인'은 벌써 여러 번 만났던 문달과 설천이 등장합니다. 역시 고려 말을 배경으로 한 미스터리인데요. 저잣거리에서 애꾸 사내의 시신이 발견되자 이를 해결하러 나서는 그들의 이야기가 펼쳐집니다. 가 본적도 없는 시대의 모습이 눈앞에 선한 것이 정명섭 작가님의 고증이 돋보이는 작품이었습니다. 저는 이런 공부하는 작가님의 소설이 정말 좋아요. 공부를 하되 가르치려 들지 않고 작품에 녹아내는 그런 면이 멋집니다. 반하지 않을 수 없어요.

한이의 '유실물' 편은 슬펐습니다. 1년 전에 돌아가신 어머니의 지갑이 갑자기 남한산성에서 발견됩니다. 갑자기 그 지갑은 왜 집에서 멀리 떨어진 그곳에서 발견되었을까요? 마지막에 싸아아하고 몰려오는 - 작가가 직접 말하지는 않았지만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장면 때문에 무섭고, 슬퍼집니다. 어두워요. 그렇습니다.

이나경의 '오늘의 탐정'. 하하핫. 이 탐정. 뭐죠? 실은 우리나라에서 탐정이란 아직까지 합법적인 존재가 아니잖아요. 그래서 그런가. 뭔가 멋진 일은 하지 못하고 초등학교 급식비 도난 사건이나 동네 쓰레기 무단투기 사건 같은 걸 조사하러 다닙니다. 일상 미스터리를 해결하는 탐정. 정말 생활  밀착형 탐정입니다. 좀 영리한 동네 아저씨 같아요. 재미있습니다.

전건우의 '은둔자(들)' 제목이 단수도 아니고 은근슬쩍 복수잖아요. 처음엔 왜 그랬는지 몰랐습니다. 이내 알게 되더라고요. 정치인을 암살하고 한 달만 숨어지내면 돈다발과 하와이의 푸른 해변이 자신의 것이라고 믿었던 킬러는 시간이 지날수록 뭔가 일이 꼬여있다는 걸 눈치챕니다. 이런 젠장. 거기 숨은 건 사람이냐 귀신이냐! 전건우의 소설에는 '물'이 있습니다. 다 그런 건 아니지만요. 아무튼. 적어도 제가 읽은 것들 중에서는 물이나 습기가 느껴지는 단편들이 많았습니다. 축축하거나 눅눅한, 그런 음기가 흐릅니다. 이번 소설도 그렇습니다. 하아....

이작의 '물뱀'은 좀 슬픕니다. 워커홀릭이었던 의사 아버지의 딸은 어느 날 사고로 익사하고 얼마 후 그녀의 남자친구도 같은 곳에서 익사합니다. 정말로 무자천의 물뱀이 그들을 끌고 들어가 버린 것일까요? 사건이 해결된 후에도 슬픔이 남습니다. 

이대환의 'M 병원의 기적' 편에서는 존 쿠삭 주연의 영화 한 편이 떠올랐습니다. 어떤 영화냐고요? 비밀입니다. 스포일러가 될 수 있기 때문이죠. 저의 감상은. '으, 워!'입니다.

윤해환의 '협찬은 아무나 받나' 편은 .... 읽다 말았습니다. 필명 윤해환, 지금은 본명인 조영주를 사용하고 있는 작가의 트위터 탐정 설록수 시리즈 중 하나인 이 단편은 설록수가 아이돌 그룹 머메이드 세븐 중 한 명이 협찬받은 고액의 귀걸이 실종 사건을 해결하는(해결하는 건 안 봐서 모르겠습니다.) 내용인데요. 작가의 소설은 처음 읽습니다만 별로 저랑 맞지 않았습니다. 이번에 나온 '붉은 소파'는 무척 반응이 좋던데요. 설록수는 제 스타일이 아니어서 끝까지 읽을 수 없었습니다. 


<한국 추리 스릴러 단편선 4>에 대한 만족도는 대체로 좋은 편입니다. 각각 개성이 있고, 내용의 흐름이 좋아서 편하게 - 아니, 스릴러를 편하게 읽다니! - 읽을 수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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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곱 개의 관 - 밀실 살인이 너무 많다
오리하라 이치 지음, 김은모 옮김 / 한즈미디어(한스미디어)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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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제가 좋아했던 작가 중에 '존 딕슨 카'도 있었군요. 미국 출신이지만 영국의 향기가 풍기는 작가였는데요. 그의 작품 중 <세 개의 관>이라는 소설이 있습니다. 무척 오래전에 읽었기에 기억도 나지 않는 소설이지만 불가능할 것 같은 범죄에 대한 소설이었던 것이 어렴풋이 떠오릅니다. 오리하라 이치의 <일곱 개의 관>은 이 소설에서 제목만을 오마주 한 것 같습니다.

이 책의 주인공이랄까... 탐정 역을 하는 구로호시 경감은 존 딕슨 카를 무척 좋아하는데요. 오타쿠에 가깝습니다. 지식은 방대해요. 상상력도 좋습니다. 그러나, 그의 빛나는 추리력 같은 것은 기대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사건이 발생하면 '잿빛 뇌세포'를가동하려 하지만, 부하인 다케우치의 표현에 의하면 '다 타버려서 재가 된 뇌세포'라서 명쾌한 추리는 내놓지 못 합니다. 

본디 구로호시 경감은 이런 시골에서 썩을 인재가 아닙니다. 원래는 출세의 길을 달리고 있어야 마땅하거든요.



구로호시 경감은 일류대 출신으로 원래는 엘리트 코스를 밟을 예정이었지만, 추리소설에 대한 열렬한 사랑이 화근이 되어 실패를 거듭했다. 예를 들면 지극히 간단한 사건을 맡아놓고 의외의 인물을 범인으로 지적하거나, 평범하기 그지없는 방을 밀실로 취급하여 과거에 수많은 간단한 사건을 미궁에 빠뜨렸다. 그 때문에 '미궁 경감'이라는 꼬리표를 달고 출셋길에서 내려와 시라오카라는 벽촌의 작은 경찰서에서 언제까지고 경감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이다.

-p.015


뭐, 이런 인물입니다....라는 건 둘째치고, 경감이 이 마을에 존재하기 때문인지, 아니면 마을의 특산물이 그것인지는 몰라도 무슨 벽촌에 밀실 살인이 이렇게 많이 일어난답니까. 밀실 사건이 아니어도 밀실로 만드는 경감 입장에서는 신이 나겠지만, 당사자가 되어보라고. 밀실에 갇혀 죽는 것이 그리 신나는 일인지. 어휴. 생각만 해도 심장이 벌렁벌렁. 핵 전쟁이 난다면 (넓지 않은) 좁은 벙커에 갇혀 있을래, 아니면 깨끗이 죽을래? 하고 묻는다면 한방에 죽겠다고 대답할 정도의 저는, 아마 밀실에 갇히면 돌연사 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앗? 소설 속에서도 저랑 비슷한 사람이 있었던 것 같기도...?


솔직히 밀실 살인에 별로 관심이 없습니다. 코난이나 김전일 같은 추리 만화에서도 밀실 사건은 종종 등장하는데요. 제가 처음부터 밀실에 관심이 없었던 것은 아닙니다. 추리물을 자꾸만 보다 보니까, 도대체 얘들은 왜 머리 아프게 이런 장치까지 하면서 사람을 죽이는 거지? 아무리 치밀한 상황을 만들어도 금새 들통날 텐데 말이야....라는 생각을 반복하다 보니, 마음에서 멀어졌던 것이죠. 그렇다면 이 책은 왜 읽었느냐. 오리하라 매직을 기대했거든요. 나도 모르게 말려들어가서 나중에 속았다!!!를 외치게 되는 그런 마법요. 하지만, 이 책은 그런 종류도 아니었습니다.

그럼 뭐냐고....


이 책은, 개그 코드가 있는 좌충우돌 구로호시 힘을 내!라는 소설이라고 정의하고 싶어요.

블랙 코미디 같은 느낌으로 읽으면 딱이에요. 추리 같은 거 하지 않고 쭉쭉 재미있게 읽으면 되는 소설이었습니다. 7개의 밀실 사건이 있지만, 깊이 생각하지 않기로 해요. 뒤통수를 맞을 수도 있어요. 어쩌면 밀실에서 사람이 감쪽같이 사라진 건 타임머신 때문이다!!라는 황당한 결말을 만나게 될지도 모르죠. 

재미있는 책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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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 - 제21회 전격 소설대상 수상작
기타가와 에미 지음, 추지나 옮김 / 놀 / 201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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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국. 또 월요일이 오고 말았습니다.

아아....


일본에는 사자에씨 증후군이라는 게 있나 봅니다. 일요일 저녁 방송되는 이 애니메이션이 끝나고 나면 월요일이 곧 들이닥친다는 생각에 우울해지는, 그런 감정이라고 하는데요. 저는 개그콘서트 엔딩곡인 스티비 원더의 'Part Time Lover'를 들으면 그렇습니다. 예전엔 무척 좋아했던 곡임에도 불구하고요. 그래서, 개그콘서트를 안 본지 꽤 되었습니다. 하지만, 월요일은 어김없이 오더군요. 지금이 바로 월요일 새벽이잖아요. 심지어 동이 트기도 전에 깨버려서 조금 더 빨리 맞이하고 말았습니다. 괜찮아요. 아침 기온이 꽤 낮아서 선선한 바람을 맞았더니 기분이 풀렸으니까요. 그리고 저에겐 월요일을 함께 맞아줄, 이겨내게 도와줄 동지들이 있잖아요.


회사일을 한다는 건 정말 피곤한 일입니다. 업무를 진행해야 함과 동시에 인간관계라는 감정노동을 함께 해야 하기 때문에, 정신적인 피로가 점점 쌓이게 되죠. 하고픈 말을 속시원히 할 수 없을 땐 더 그렇습니다. 내가 왜 이러고 사나 싶죠. 그러다 보면 이렇게 살고 싶지 않아, 그러니 관두자... 가 아니라, 이렇게 살고 싶지 않으니 그만 살자고 잘못된 판단을 하는 경우도 생깁니다. 마음을 나눌 수 있는 상대가 없을 때 더욱 그렇습니다.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의 주인공 나, 아오야마 다카시는 반복되는 회사일에 지쳐버렸습니다. 일에 진척도 없고 자신감이라는 게 원래는 존재했던 걸까 의심스러울 정도로 무력해져버렸습니다. 지하철 승강장에 서서 멍하니 서있다가 기우뚱. 야마모토라고 하는 남자가 붙잡아주지 않았더라면 큰일 날 뻔했습니다. 우연히 만난 초등학교 동창이라는데, 기억이 잘 나지 않습니다.


그날 이후 야마모토와 다카시는 자주 만나면서 대화도 나누었습니다. 야마모토의 조언 덕분에 생활도 일도 활기를 되찾았습니다. 어, 그런데... 이 야마모토라는 사람은 누굴까요? 정말 동창일까요? 아니, 아니잖아??? 동창이 아니네요? 그럼, 누굴까요? 누구면 어떻습니까. 이제는 동창이 아니어도 상관없을 정도의 친구가 되었는걸요.


그러던 어느 날, 다카시는 돌이키기 어려울 정도로 중대한 실수를 저지르고 맙니다. 상사로부터 호된 질책을 받지요. 선배가 수습해줘서 다행이었는데요. 상사는 더 이상 그를 믿지 못하게 된 모양입니다. 다카시는 낙담하고, 괴로워하며 불면의 밤을 보냅니다. 아아아... 어쩌란 말이냐... 



- 괜찮아. 인생은 말이지, 살아만 있으면 의외로 어떻게든 되게 되어 있어




일과 삶에 지친 모든 이들에게 위로와 용기를 주는 책.

<잠깐만 회사 좀 관두고 올게>였습니다. 더 이상 무슨 말이 필요할까요? 직접 읽어보시면 알게 된다는 말 밖에는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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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모노레일 - 제1.2회 타임리프 공모전 수상 작품집
윤여경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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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셋>이라는 일본 드라마가 있습니다. 어떤 사건이 벌어진 후 좌절하는 주인공에게 '앙리(타나카 나오키)'가 나타나 리셋하겠냐고 묻죠. 고개를 끄덕이는 주인공을 그의 인생 어떤 한 지점으로 되돌려 놓습니다. 그 시점에서부터 다시 인생을 살아가는 주인공. 매회 다른 주인공들이 앙리의 속삭임에 넘어가지만 대부분 끝이 좋지 않습니다. 한 번은 시간 되돌리기를 거부한 사람도 있었는데요. 그때 적잖이 감동했던 기억이 납니다. 결국 드라마 전편을 다 보고 나서 '이 자식 앙리, 분명 친절한 악마일 거야.'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과연 시간을 되감기 한다고 해서 지금과는 다른,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을까요? 글쎄요. 저는 시간을 되감아 본 적도, 시간 여행자도 만나 본 저기 없기에 잘 모르겠습니다. 실은 이미 만났었지만, 시간의 축이 틀어져서 기억을 못하는 것일지도 모르겠지만요.


가끔 그런 상상을 합니다. 시간을 되돌려본다면 어떨까. 실제로 해 볼 수 없기에 영화나 소설, 만화의 도움을 받습니다. 과거로 날아가 시대에 갇혀버리는 것도 재미있어하지만, 반복되는 시간의 바퀴 위에 얹혀 있는 것도 좋아합니다. 패럴렐 월드 한쪽에서 벌어진 일 때문에 다른 쪽에 영향이 생기는 것도 좋아하고요. 어쩌면, 제가 알지 못하는 사이에 그런 일들이 벌어지고 있을지도 모르잖아요. 


사랑했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거나, 차라리 그를 만나기 전의 시간으로 돌아가고 싶을지도 몰라요.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서라도 내가 구하지 못한 사람을 지켜주고 싶은... 그런 가슴 아픈 사연을 안고 있을지도 모르죠. 아니면 인생의 어느 지점으로 시간을 되돌려 정정하며 살고 싶을 때도, 아니... 이건 저도 가끔 그렇긴 한데요. 잠시 상상하다가 이내 포기합니다. 왜냐하면, 되돌아간다고 하더라도 결국 지난 세월을 다시 살아가야 하는데, 그럴만한 용기나 배짱이 없어요. 그때보다 인생을 더 살았기에 오히려 겁이 많아진 저는, 지금보다 더 씩씩할 자신이 없거든요. 게다가 악연이라도, 그들 중 한 사람만이라도 내 인생에서 빠져버린다면, 제일 사랑하는 딸을 잃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 저를 작아지게 만들어요. 시간을 다시 산다고 해서 운이 반드시 정방향으로 흐른다는 보장이 없잖아요. 그러니 저는 두렵습니다. 제 자신이 시간 여행자가 되는 꿈은 이미 몇 년 전에 접었어요.


직접 여행하는 대신 앞으로도 책이나 영화, 만화의 도움을 받을 겁니다. 이번에 읽은 <러브 모노레일>처럼요. 이 책은 '제1,2회 타임리프 공모전'의 수상 작품집인데요. 각기 개성 있는 단편들이 모여 있습니다. 시간을 거슬러 올라가 과거를 바꾼다면...이라는 상상력으로 쓰인  글들이 저의 상상력 역시 증폭시켰는데요. 사랑에 관한한 상대를 만났던 것을 후회해 본 적이 없었기에 - 후회는 하지 않고 마음을 닫아버리는 쪽을 선택했지만요 - 저에겐 표제작 '러브 모노레일'의 이야기가 수많은 레고 인형들을 늘어놓은 것처럼 보였습니다. 역시 사랑 이야기는 사랑할 수 있을 때 읽어야 하나 봅니다. 

대구 지하철 참사와 세월호가 동시에 떠올라 기분이 우울해진 '그날의 꿈'. 주인공 같은 생각이나 꿈을 꾸는 사람들이 정말로 있을 거예요. 돌아갈 수만 있다면. 사건을 막을 수만 있다면.....



그러자 후회가 - 진동했다. 진동은 세상에 파동을 일으켰다. 육면체 따위를 평면에 펼쳐 그리는 것과 비슷하면서 더 복잡한 과정이 파동의 너울마다 일어났다. 선택은 세상에 흔적을 남긴다. 발자국을 찍는다. 여태 찍어 왔던 발자국이 세상과 함께 다시 펼쳐지고 있었다.

-p.214

 


'세이브','어느 시대의 초상','별일 없이 산다' 모두 재미있고, 흥미롭고... 그리고 생각할 만한 것들이 있었지만 저는 '오버랩 나이프, 나이프'가 정말 슬펐어요. 운명의 수레바퀴 위해 올라앉은 그들이 무척 안타까웠습니다. 



비 오는 날, 차가운 더치커피 한 잔과 좋아하는 클래식 음악을 들으며 읽으면 좋을 단편집 <러브 모노레일>. 두께도 적당하고 단편집이라 휴가철에 읽어도 좋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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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레스 스토리콜렉터 27
마리사 마이어 지음, 김지현 옮김 / 북로드 / 2014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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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더를 시작으로 마지막 윈터만을 남겨놓고 있는 마리사 마이어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 그 세 번째 이야기 <크레스>를 읽었습니다. 조만간 <윈터>가 출간된다는 소식에 아껴두고 있던 크레스를 서둘러 읽었던 것인데요.

사실, 재미있게 읽었던 신더와는 달리 스칼렛에서는 진도가 더뎠드랬습니다. 이상하게 잘 읽히지 않았었죠. 그래서인지 블로그에 리뷰도 하지 않았더군요. 재미없었다기보다는 그래요. 별로 뭔가를 느끼지 못했나 봅니다. 그래서 신더 이후의 루나 크로니클 시리즈는 별로 기대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크레스를 -솔직히 말하자면- 아껴두었다기보다는 미뤄두었던 거예요.

읽기를 잘했습니다. 키 작은 소녀 크레스에게 푹 빠져버렸거든요.


<크레스>는 <신더>에서 잠깐 등장한 적이 있습니다. 아주 잠깐. 하지만 무척 중요한 역할을 했지요. 그녀는 지구의 궤도를 도는 작은 인공위성에 갇혀 지내며 중요한 사실들을 알아내고, 그것을 루나의 마법사에게 전달하는 일을 하고 있었는데요. 초능력을 가지지 못한 루나인, 즉 껍데기로 태어나 격리 수용되던 차에 해커로서의 능력이 뛰어났기에 시빌에게 끌려와 벌써 7년간 인공위성에 갇혀 살고 있었습니다. 창밖의 세상, 아름다운 지구를 동경하면서요. 그리고 카스웰 함장에 대한 동경과 사랑도 키워나가고 있었죠. 신더와 연락이 닿은 그녀는 자신을 이곳에서 구출해달라고 합니다. 하지만 간발의 차로 시빌에게 들켜버리고, 카스웰과 크레스는 인공위성째로 뜨거운 사막에 추락하다시피 착륙합니다. 라푼젤의 왕자처럼 카스웰은 눈이 멀고 말죠. 라푼젤의 사랑으로 눈을 뜨게 되는 왕자처럼 카스웰도 눈을 뜨게 될까요? 시빌에 의해 납치된 스칼렛은 고초를 겪게 되고 신더는 동료들이 모두 죽어버렸다고 생각하며 괴로워합니다. 게다가 레바나 여왕과 카이토 황제와의 결혼식이 얼마 남지않았습니다. 신더는 목숨을 걸고 이 결혼식을 막아야 합니다. 지구를 위해서, 루나를 위해서, 그리고 자신의 사랑을 위해서.


크레스는 확실히 신더나 스칼렛 같은 강함은 없습니다. 파괴적인 강함 같은 그런 건 없지만, 내면에서 발산되는 강인함이 겉으로도 느껴졌습니다. 체구도 작고, 7년이나 홀로 지냈기에 대인관계에 어려움을 겪을 법도 한데 스스로 극복해나갑니다. 키가 작아서 그런지 자꾸만 어린아이처럼 느껴지지만 사랑을 하기엔 충분한 나이였습니다. 


전체적인 흐름은 무척 좋았습니다. 상상력을 끌어내기에도 충분했고요. 크레스를 따라 인공위성에 갇혀보기도 하고, 뜨거운 사하라 사막을 헤매보기도 했습니다. 왕궁에 쳐들어가보기도 하고요. 그녀들은 분명 점점 더 강해질 겁니다. 마지막 이야기 <윈터>가 무척 기대되네요. 무려 900여 페이지라고 하는데요. 크레스 같은 속도감을 지녔다면 금방 읽을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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