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단 에이스 독서대 A130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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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튼튼하고 고급스러워요. 여러모로 편리하게 사용중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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환상의 여자 밀리언셀러 클럽 137
가노 료이치 지음, 한희선 옮김 / 황금가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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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야베 미유키의 화차를 읽을 때에도 그런 생각을 했었지만 가끔은 인생을 리셋 하고 싶은 충동을 느낍니다. 지금의 이런 저런 일들을 말끔하게 없던 일로 치고 새로운 인생을 부여 받아 산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새로운 인생을 산다고 해도 그 속알맹이는 나 자신이기 때문에 과거의 나로부터 완전히 자유로울 수는 없습니다.
< 환상의 여자>의 주인공이자 작중 화자인 스모토 세이지 변호사의 과거 연인 고바야시 료코도 그런 사람 중 하나였습니다. 5년 전 스모토의 연인일 때에도, 5년 만에 재회 했을 때에도 그녀가 고바야시 료코가 아니라는 생각을 해 본적이 없었습니다. 스쳐지나가듯 만난 옛 연인이 음성메시지로 다음날 의논 할 것이 있으니 만나자고 이야기를 남긴 후 자택에서 살해당한 후에야 그녀가 료코가 아닌 다른 사람일지도 모른다는 의혹이 들었습니다.

살해된 그녀의 장례 준비와 추억때문에 그녀의 고향에 내려가게 된 스모토는 -료코가 학생시절에 흉이 남을 정도의 큰 부상을 당했었다는 사실을 듣게되고 자신이 아는 료코와는 다른 사람인 것 같다는 추측을 합니다. 그녀의 살해범은 죽고 공범은 체포 된 상태라 궂이 그녀의 과거를 파헤치지 않고 고바야시 료코로서 장례를 치뤄도 될텐데 , 그녀가 어떤 사람이었는지 궁금했던 스모토는 그녀의 과거를 추적합니다.
그녀가 과거를 덮길 원하는지 아니면 알리길 원하는지 알 수는 없지만 - 순수히 알고자하는 탐구심 때문이었는지 , 정황상 그녀의 죽음엔 좀 더 큰 음모가 있다고 여겼는지, 변호사로서의 촉이었는지 아무튼 집요하게 그녀의 주변을 탐문하고 들어갑니다. 자신의 일까지 미뤄두고요.

영화나 만화에서 보면 이런 타입의 변호사나 검사는 정의에 불타오르며 지력과 행동력을 갖추고 심지어 액션도 어느 정도는 가능하던데, 스모토는 학창시절 검도 할때 익힌 아스피린 씹어먹기 스킬 이외엔 사용할 기술이 없는지 무지막지하게 얻어맞고 다닙니다. 그러나 근성하나는 끝내주게 좋아서 늑골에 금이 간 것 같아도 아스피린 우드득이면 됩니다. 안 아파하는 것도 아니고 만화처럼 다음날 이면 멀쩡해지는 것도 아닙니다. 멍투성이 얼굴로 끙끙거리며 그녀에 대해 알고자하는 탐구열을 불태우는 것이죠.

흥신소의 기요노, 료코의 클럽 종업원이었던 의리녀 사요코등의 도움으로 료코의 과거를 추적하는 데 성공하고 그녀의 죽음에 대한 흑막을 파헤치지만 결국 그에겐, 그래서 달라진 것은 무엇이었을까요.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을겁니다. 그녀에 대해 알고자 했던 마음을 해소한 일 외에는 아무것도요.

변호사가 나오는 하드보일드라고하면 <도망 변호사 나리타 마코토> 가 떠오르네요. 원죄를 쓰고 도망다니며 자신의 무죄를 밝혀야하는 그는, 이 소설의 주인공 스모토처럼 액션은 잘 되지 않습니다. 정의감과 법에 관한 지식으로 타인을 돕지요. 스모토는 자신만의 이유로 사건을 따라가니 마코토와는 많이 다르긴하지만, 적절한 템포로서 독자를 자신의 세계로 끌어들입니다. 700페이지에 가까운 분량의 소설이라 중간중간 지겨울 법도하고 골치아픈 부분도 있음직한데 스모토는 한 호흡 한 호흡 ,자신은 무리하더라도 독자는 무리하지 않도록 배려하는 것 같습니다. 힘겨워 질만하면 얻어맞도 쓰러지는 걸요.

죽은 연인의 과거를 추억하는 남자라니 집요하다는 생각도 들지만 그만큼 그녀를 사랑했었나하는 생각도 들고. 그녀의 과거를 찾아가며 과거의 자신이 가지고 있던 죄책감에서 벗어 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무엇이 되었던 간에 그렇게 사랑받을 수 있던 그녀가 가끔은 부러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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크르르르 - 제3-4 ZA 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집 밀리언셀러 클럽 - 한국편 28
김민수 외 지음 / 황금가지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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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이 온통 좀비의 세상이 된다면 끝까지 저항하다가 악착같이 살아남기보다는 확률이 높은 쪽 ,즉 얼른 죽어서 더이상 괴로운 꼴 안봐도 되는 쪽을 선택하겠습니다. 후각과 청각이 예민한 저로써는 시체썩는 냄새에 미쳐 죽거나 달리기가 늦어 잡히거나 할 확률이 끔찍하게 높으니까요. 그러니 내가 살아있는 동안에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가상의 일이지만 좀비 서바이벌 가이드까지 읽은 이상 상상의 농도가 진해지는 건 어쩔 수 없지요. 

황금가지 출판사 밀리언셀러 클럽의 한국편 신간  <크르르르>는 진정한 의미로 뇌수에 공복을 일으키는 책이었습니다.  마인탐정 네우로는 뇌수의 공복을 채우기 위해 지상의 수수께끼를 찾아내고 해결하지만 (코믹스 마인 탐정 네우로), 크르르르 속의 좀비들은 뇌수 자체의 공복 ,결핍을 해결하기 위해 고통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로 인간의 피와 살, 궁극적으로는 타인의 뇌를 취하기 위해 전진합니다. 좀비에는 여러가지 타입이 있어서 각 작품마다 작가의 설정에 따라 움직이지만 대부분의 좀비는 본능에 따라 움직인다거나 의외로 행동이 느리다거나 하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아무리 느리다고 하더라도 이질적인 집단의 광기란 그 존재만으로도 공포스러운 것이어서 소설속의 주인공들도 공포에 떱니다. 그도 그럴것이 다들 액션 히어로가 아니라 우연히 살아남은 나 같은 인간이라,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생을 이어가며  겨우 숨쉬고 있습니다. 책속의 다섯 중 단편의 주인공들 대부분이 그러한데요 (한명은 좀비 사냥꾼 입니다). 그래서인지 -나 같은 인간이라는 친근감-어쩐지 사건이 남의 일이 아닌 것 같은 기분이 드는 겁니다.
 

평온한 일상을 보내던 중 갑작스럽게 들이닥친 공포스러운 비일상이 일상으로 바뀌는 그런 특이함을 이겨내는 강심장을 가진 그들이 주인공 인데요-그런점은 저랑 무척 다르군요.- 책에 소개된 중•단편은 제 3,4회 ZA문학 공모전 수상 작품입니다.
솔직히 깜짝 놀랐습니다. 이렇게 상상력을 자극하며 몰입시키다니. 덕분에 우연히 만난 할머니 등에 난 종기를 짜드리다가 냄새 지독한 고름이 뿜어져나와 그 세균 범벅인 생체액을 뒤집어 쓰고 경악하는 꿈을 꾸었습니다.
좀비는 보통 혈액을 포함한 체액으로 감염 되기에 꿈에서의 경험은 끔찍했지요. 할머니가 좀비도 아닌데.  (이상한 표현이지만)얼른 정신을 차리고 할머니와 병원에가서 진료를 받고 이상없음 확인받았습니다. 그러니 이렇게 글을 쓰고 있는 저는 좀비가 아닙니다. 꿈과 현실을 구별 못하는게냐고 야단하시면 어쩔 수 없지만 소설을 읽고 현실과 연관 짓는 것은 흔한 일이니 .꿈과도 관계지어도 나쁠 건 없지 않나...하는 헛소리와 함께 공포를 씻어봅니다.

<크르르르>의 첫번째 이야기 '엘리베이터 액션' 편에서는 온통 좀비투성이인 마트 엘리베이터 안에 갖힌 식량 조달자의 이야기를 합니다. 특정 공간에 들어가면 이따금 땅이 기울어지는 것 같은 현기증을 느끼는 저로서는 엘리베이터 안에 갖혀있는 그 상황자체가 두렵습니다. 아. 역시 비상식량은 초코바죠.
 
'장마'편에서는 역시 피해야 할 것은 장대비만이 아니로구나 하는 것을 알았습니다.  뭐니뭐니해도 산성비 황사비 조심 , 사람 조심 ,좀비조심.
'여름 좀비'편에서는 좀비 사냥꾼이 등장하니만큼 액션을 기대 할 수 있었습니다.  전진 본능이 있는 좀비를 이용해 친환경 에너지를 생산한다는 아이디어가 참신했습니다. 좀비도 다 쓸데가 있군요. 앗. 그렇다고 이 이야기가 친환경적 이야기는 아닙니다.
'해피랜드'에서는 사랑과 전쟁 좀비편을 볼 수 있었습니다.  뭐. 사는게 다 그런거 아니겠습니까? 죽기 아니면 . 살기.
'좀비 ,눈뜨다' 편에서는 좀비 상태에서 깨어나 정상인이 된 한 가장의 이야기를 보았습니다. 우연히 깨어나 우연히 알게 된 사실. 그는 끝까지 의사였고 아빠였습니다 . 가슴이 찡했습니다.

이번의 황금가지 밀리언셀러 클럽의 크르르르를 읽고 좀비소설을 보는 눈이 조금은 달라졌습니다. 로맨틱 좀비 소설은 몰라도 이런 쪽의 소설이라면 대 환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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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 천부적 이야기꾼이 들려주는 영어의 역사
필립 구든 지음, 서정아 옮김 / 허니와이즈 / 2015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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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줄글을 읽다가 영어가 보이면 눈에 장착되어있는 센서가 스킵기능을 사용해 마치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자연스럽게 넘어가 내가 아는 언어는 한국어 하나면 족하다는 태도로 세상을 살아가고 있지만, 한때는 -누구나 그렇겠지만-영어 공부를 무척 열심히 했었습니다. 공부하다가 단어의 벽에 부딛히면 수많은 불규칙 활용과 변화에 이를 갈며 한국어가 어렵다고 한 사람에게 말도 안된다며 항변하고 싶지만 , 어쩔수 없이 요령없이 그저 나만의 방식을 사용하겠다며 꾸역꾸역 단어를 주워 삼켰던 기억이 납니다. 제 2 외국어로 프랑스어를 했었는데, 프랑스어와 영어는 서로 비슷한 단어가 있다는 걸 발견하고선 그것이 노르만 정복시대에서 비롯되었다는 것은 모르고선 괜히 이득 본 것 같은 기분에 배시시 웃었습니다.

 

 


만약 제가 그때 당시에 영어가 라틴어, 웨일즈 어 ,앵글로색슨어 ,게르만어, 프랑스어 등의 영향을 받은 언어라는 것을 알았다면 모 영어 영재 학생이 그랬듯이 단어를 어원별로 분류해 효율적으로 외웠을지도 모르겠습니다. -사실 어원별로 누가 분류해 주는게 아니라면 그것도 귀찮긴 마찬가지네요.

다양한 민족의 언어 집합체였던 영어가 시간을 지내며 다듬어진 형태로 완전히 상류층의 언어로 자리잡았는데, 엘리자베스 1세의 틸버리 연설 전문을 보면 여왕이 무척 세련되고 절제된 언어를 사용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아무튼 이렇게 자리잡다 못해 대단한 자부심마저 갖추게 된 영어는 신대륙 발견과 식민지 개척으로 전 세계로 뻗어나가게 됩니다. 우리나라 안에서만도 방언의 차이가 있어서 제주의 말을 육지사람들이 못 알아듣기 일쑤인데 , 영국의 영어라고 고분고분히 타 지역에서 영국과 동일하게 사용 될리가 만무해 미국식 영어, 호주식 영어, 중국식 ,인도식 등등 변화를 거쳤으며 그 지역 내에서도 여러가지 사투리를 사용하기에 이르렀으니 영어의 바벨탑도 한 번 무너 진 것 같습니다.

 

 


`레드버킷'에서 보내주신 <세계사를 품은 영어 이야기 >는 흥미로운 영어의 역사에 관한 이야기들이 요령좋게 꽉꽉 들이차 있었습니다.

 

 


굵은 맥락의 이야기로 영어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연대 순으로 알 수 있도록 정리해 주었으며 읽다가 잊어버리는 저 같은 독자를 배려해 연대순으로 간략히 정리해주는 것도 잊지 않았습니다. 흐름 중간중간에 있는 풍부한 읽을거리들도 꽤 흥미로웠습니다.



 

 


사실 처음엔 낯선 이야기에 ' 역사 ' 라는 이유만으로 졸음이 왔으나 3 장쯤부터 완전 적응. 책에 빠져들기 시작했습니다. 흥미진진한 세계 가 거기 있었거든요.


다만 조금 불편했던 것은 책의 빛반사가 심했습니다. 약간의 노안 초기 증상 때문일 수도 있는데요. 그런 것을 감안해도 빛이 심하게 반사되어 힘들었습니다.

총체적으로 봤을 때. 참 좋은 책입니다. 공부하듯이 꼼꼼히 읽어야 했기에 집중력을 필요로 했지만 책 읽는 동안 학생이 된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른에게도 좋지만 고등학생 정도부터 읽는다면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 함께 들어있던 세계지도도 유용한 것 같습니다.
지도에 영어의 영향을 준 방향과 다시 세계로 뻗어나가는 화살표가 표시 되어있으며 하단에는 연표가 간략히 나와있어 연표만 보더라도 책의 내용을 되새길 수 있습니다. 그리하여.. 저희집 벽에 붙여두었습니다.

 

 

 

 
본 포스팅은 마케팅 에이전시 레드버킷의 착한 책 리뷰 - 착한 프로젝트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작성한 리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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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로테우스 - 토벨라의 심장
디온 메이어 지음, 이승재 옮김 / arte(아르테) / 2015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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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테 출판사를 통해 동시에 출간되어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소개되는 디온 메이어의 소설인 <오리온>, <프로테우스> 중 하나인 <프로테우스>를 읽었습니다.  소설 <오리온>의 주역이 간간히 등장하여 더욱 매력을 살리는 <프로테우스> 이지만, 전편은 읽지 못했기에 온전히 이 소설 속에서 그 매력을 찾아야만 했습니다.

소설의 주 무대는 남아프리카 공화국이었는데 ,오랫동안 제 머리 속엔  남아공이란 아프리카인데도 백인들이 주인인 양 설쳐대는 말도 안되는 나라로 인식되고 있었고 다이아몬드가 많이 생산되는 나라...같은, 사회시간에 배운 단편 지식 뿐이었습니다.  그렇기에 1994년 넬슨 만델라가 대통령이 되었다는 기사를 보고서도 '와 대단하다.' 정도의 느낌밖에 없었습니다. 다시 원 주인의 손에 돌려 놓기 위해서는 얼마나 많은 희생과 피를 흘려야만 했는지 전혀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런 것을 생각하기엔 정신적으로 덜 성숙했었기 때문일겁니다.

 


이렇게 흘린  피로 젖어든 대지는 검은 대륙 아프리카가 아니라 붉은 대륙이라고 작가는 작품 속에서 이야기 합니다. 그리고 그 붉은 대지에 서 있는 한 남자. 코사족의 전사 토벨라가 소설 <프로테우스>의 주인공입니다. 그는 족장이며 전사의 피를 물려받은 삼촌에게 교육받은 강인한 전사이면서도, 온화한 성품의 목사인 아버지의 피를 물려받았기에 폭력과 안식의 사이에서 갈등을 겪었을지도 모릅니다. 그가 전사였던 시절엔 전설이었지만 해결사시절을 거쳐 지금은 사랑하는 여인과 그녀의 아들과 함께 평화롭게 농장을 운영하며 유유자적 살고픈 오토바이 대리점의 직원일 뿐이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과거의 동료가 납치되어 위험에 처했다며 그의 딸이 찾아오고 아버지를 감금한 사람에게 부탁받은 CD를  72시간내로 전해주길 바랍니다. 그 CD에는 정부 관계자의 치부가 들어있었습니다. 정부기관에서는 도청으로 그녀가 아버지의 일을 토벨라라는 사람에게 부탁하러 간 것을 알고 있었습니다. 토벨라는 사랑하는 여인과 함께하고 싶은 마음을 뒤로 한 채 과거의 의리를 위해 떠납니다. 비행기를 타고 떠나려는 그를 정부기관 요원들이 붙잡는 바람에 그 자리를 빠져나온 그는 자신이 근무하던 오토바이 대리점의 멋진 오토바이를 허락없이 빌려타고 추격을 피해가며 목적지를 향해  달려갑니다.


소설은 정부기관의 이야기와 토벨라의 이야기가 교차되며 진행됩니다.덕분에 추격이 어떻게 되는지 그는 또 어떻게 피하는 지 독자인 저는 거의 모든 상황을 파악 할 수 있었습니다. 이것은 이 소설의 매력이 될 수도 있겠지만 한편으로 스릴의 양이 줄어들 수 있다는 단점으로 작용할수 있었습니다. 독자인 저는 토벨라의 편으로도 정부기관 쪽으로도 끌려가지 않아서 몰입도가 떨어지는 바람에 저 멀리 떨어져 있는 나라의 사건을 바다 건너 불구경 하듯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니 뭐 어쩌라고. 토벨라가 추격자를 피해 달아나면서 해신 프로테우스같은 면을 보여 줄 것인가 기대했지만 별로 그런 면을 보여주지는 않았습니다. 그는 자신 속에 흐르는 전사의 피를 가라앉히길 끊임 없이 바라고 있었습니다. 그렇다면 어째서 그를 프로테우스라고 했을까. 그가 추적자를 피해 잠시 픽업트럭 화물칸에 타고 이동 할때 그 이야기가 잠깐 언급됩니다.

 


생존을 위해 불특정한 패턴으로 움직이는 것, 그것을 프로테우스적인 행동이라고 하는 것과 연관지어 토벨라의 눈속임 전략을 가지고 그렇게 표현하는 것 같았지만 제 생각엔 아무래도 토벨라가 이땅 위에서 살아가기 위해서 지나왔던 모든 모습들이 각각 달랐기에 그를 프로테우스라 할 수 있는 것이 아닐까합니다. 그리스 신화의 프로테우스는 돌에서 나무, 나무에서 동물로 적들이 혼동하도록 자유자재로 변신했었지만 토벨라는 목사의 아들로 , 투쟁의 시대의 전사로, 제가 미처 기억하지 못하는 이런 저런 신분으로, 마약상의 해결사로, 오토바이 대리점의 결근 없는 성실한 직원으로, 다정한 의붓아버지이자 남편감으로, 그리고 결국 오토바이를 탄 악당인지 영웅인지로 살아가기 위해 끊임없이 변신을 하고 있었습니다. 그렇기에 그는 프로테우스가 아닐까요. 소설 속에서 그를 프로테우스로 지칭하지는 않습니다. 그는 움징겔리 (전사) 라고 불립니다.

 


솔직히 말하면  책 뒤쪽의 '아프리카의 심장 남아공을 위한, 검은 히어로 토벨라 음파이펠리의 복수'라는 대목이 이해가지않습니다. 어디서도 토벨라의 비장함 같은 건 느껴지지 않았거든요. 남아공을 위해서 내 한목숨 바쳐 싸우리 같은 거요. 약속을 지키는 남자 토벨라가 과거의 의리와 약속때문에 옛동료를 구하러 가는 여정이었지 특별히 남아공을 위해 움직인 것 같지는 않았습니다.  그리고...... 무슨 복수일까요? 마지막까지 그는 복수를 하지 않은 것 같았는데...... 어느 부분이 복수였는지 모르겠습니다.


소설은  남아공의 정치적 역사와 정황을 이해하고 있을 수록 몰입이 좋을 것 같습니다. 남아공은 커녕 우리나라의 근현대사에 약한 저는 초반에 조금 해맸거든요. 하지만 작가는 무척 친절합니다.  남아공의 지난 역사를 간추려 서술해주고 있거든요.  그러니 그 서술에 집중하고 이해한다면 이내 소설 속에 녹아 들 수 있습니다.


다음 읽으시는 분을 위해 한가지 제안을 한다면 스릴러물로 읽는 것 보다는 남아공을 배경으로한, 현대사를 어깨에 얹은 한 남자의 이야기로 읽어보시라고 하고 싶습니다. 그렇다면 드라마틱한 이야기를 감상하실 수 있을거에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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