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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이는 요리책 - MWA 선정 세계 최고 미스터리 작가들의
케이트 화이트 엮음, 김연우 옮김 / 라의눈 / 2016년 9월
평점 :
MWA 라고 하면, 북로드에서 나온 <뉴욕 미스터리>에서 그 이름을 처음 접했습니다.
역사도 오래되었고, 수많은 작가들이 함께하고 있는 곳이지만 말이에요. 미국에서 상업, 금융, 그리고 문화의 중심지로 꼽히는 뉴욕. 그 뉴욕의 문학 파트 중 미스터리 작가들이 함께 하고 있는 곳이 MWA, 미국 추리 소설가 협회인 것입니다.
미국 추리소설가 협회(MWA)는 1945년 3월에 창립되어 2015년에 70주년을 맞이했습니다. 클레이튼 로슨, 앤서니 바우처(그의 이름을 딴 앤서니 상도 있습니다만), 로렌스 트리트, 브렛 할리데이를 비롯한 10여 명의 작가들로 시작했던 이 단체는 점점 그 규모가 커져 현재는 수많은 작가들이 이 협회에 속해있다고 합니다
죽이는 요리책을 엮은 케이트 화이트 <코스모폴리탄>의 편집장을 지냈으며 뉴욕 타임즈 베스트셀러 작가이기도 합니다. 베일리 위긴스 미스터리 시리즈의 저자인데요. 혹시 읽어보신 분 계신가요? 저는 들어본 바가 없어서요. 수많은 책들이 쏟아지고 있지만 모든 책이 번역되는 것도 아니고, 설사 들어온다고 해도 제가 다 읽을 수는 없는 노릇이니 무척 유명하신 분이라도 이름을 모를 수밖에요. 이 <죽이는 요리책>에 참여한 작가들의 이름도 그렇습니다. 아는 작가보다는 모르는 작가가 더 많았어요. 스치듯 어느 단편에서 만났을지도 모르죠. 그렇지만 머리에 쏙 들어오는 작가의 이름들은 몇 없었습니다. 이를테면 리 차일드라거나 길리언 플린이라거나 뉴욕 미스터리를 편집했던 메리 히긴스 클라크라거나, 람보의 원작 퍼스트 블러드의 원작자 데이비드 모렐이라거나... 그런 분들 말이죠.
사실, 표지가 멋지고, 사은품이(구입 당시 고기 망치를 주더군요.) 멋지고, 미스터리와 함께 하는 요리책이라니 대단하다!!!라는 생각에 구입을 망설이지 않았던 것인데요. 조금은 망설여도 좋을 뻔했습니다. 저는 소설 중 음식이 나오는 부분을 발췌해서 일부 보여주고 그 음식의 레시피 같은 것이 있을 거라고 상상했었는데, 그런 건 아니더라고요. 소설 속에 나오는 음식은 맞습니다만, 어느 소설에 누가 좋아한 음식이다. 등장한 음식이다. 요리한 음식이다...라는 식으로 되어 있어서, 그 소설을 알지 못하는 저로서는 그렇게까지 땡기지 않았습니다.
알고 있던 사실이긴 한데- 서양의 레시피북이 원래 그림이나 사진보다는 줄글로 되어 있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죽이는 요리책>이 다른 소설로 꼬리를 물게 할 수 있는 책이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었거든요. 그러니 그런 부분은 조금 실망이었습니다.
하지만, 책은 표지부터 내부까지 고급스럽습니다. 뭔가 우아한 분위기랄까요. 그래서 읽는 동안 나쁘지는 않았습니다.
초반엔 레시피를 열심히 읽었드랬습니다. 괜찮은 게 있으면 따라 해볼까 싶어서요.
그러나, 생소한 재료도 많고, 오븐이 있어야 하고... 등등.. 뭔가 따라 할 수는 없지만 식욕을 자극하는 - 혹은 식욕을 떨어지게 하는 음식들 때문에 아, 이런 것이 바로 그림의 떡이로구나... 하는 걸 느꼈습니다.
제 자신의 감정을 배제하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정가는 전혀 아깝지 않은 수준입니다. 표지도, 내부 편집도 모두 신경을 써서 잘 만들었습니다. 그러니, 이런저런 점에 대해 실망한 저이지만, 구입한 것을 후회하지는 않습니다. 그리고 깨달았습니다.
아, 이런 것이 바로 덕심인가보다.
** 참, 고기망치는 유용하게 잘 쓰고 있습니다. 고기가 아주 야들야들해져요.
** 일반적인 요리책으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