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쇄살인범 파일
헤럴드 셰터 지음, 김진석 옮김 / 휴먼앤북스(Human&Books) / 2007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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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판


 

연쇄살인이란 무엇일까요? FBI의 공식 정의가 있습니다.

 

사건 사이에 냉각기를 둔 채 세 곳 이상에서 세 차례 이상 살인을 저지를 것.

- <FBI 범죄 분류 매뉴얼>(1992)

 

이 정의에 따라서 연쇄살인으로 분류되는 사건들을 이 책에서 다루고 있습니다.

 

 

 

우리는 종종 연쇄살인, 대량살인, 연속살인을 혼동합니다.

 

연쇄살인이란 위에서 말한 것 같이 사건과 사건 사이에 냉각기가 존재하며 세군데 이상에서 살인이 벌어집니다. 하지만 사실 냉각기가 아니지요. 예열기라고 보아야 할 것 같습니다. 범인은 다음 범행을 계획하거나 전리품을 보며 흐뭇해 하고 있는 시기니까요.전리품이란 희생자의 신체 일부, 혹은 소지품을 말합니다. 그 전리품을 보며 오르가즘을 느끼는 것이죠.

 

대량살인이란 연쇄살인처럼 다수를 살해한다는 점에서는 비슷하지만, 인간 시한폭탄입니다 .보통은 실패한 인생에대한 괴로움을 사회에 화풀이하는 사람이 대량살인범이 됩니다. 연쇄살인이 대게 성범죄와 함께 일어난다고 한다면, 대량살인은 자살테러에 가깝습니다. 피의 살육이 끝나면 가해자는 스스로 목숨을 끊는 일이 빈번하니까요.

 

연속살인은 대량살인과 유사합니다.그렇지만, 대량살인과의 차이점은 장소의 차이인데요.

대량살인범들은 한 장소에서 살육을 저지르는 반면, 연속살인은 장소를 이동하면서 가는 곳마다 살인을 저지릅니다. 그러니까, 연속살인범은 움직이는 대량살인범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런데, 연쇄살인범은 연속살인범, 대량살인범에 비해 그 수법이 잔인하고, 살해방식이나 시체 처리 방식등이 다양합니다. 그리고 사이코패스의 전형적인 모습을 보여주지요.

사이코패스라는 용어는 1891년 독일의 심리학자 코흐가 제일 먼저 사용하였지만, 사이코패스 유형의 인물은 훨씬 전 부터 존재했습니다. 여기서 먼저 짚고 넘어갈 것은 사이코패스(정신병질자)는 사이코(정신병자)와 다른 유형입니다. 연쇄살인범은 정신병자인 경우도 있지만 대부분 사이코패스입니다.

 

쉽게 설명하면, 사이코는 자신이 저지르는 일이 잘 못 된 일인지 잘하고 있는 일인지 구분을 잘 못합니다. 그러나, 사이코패스는 그 일이 분명 악한 일이라는 것을 알면서도 행합니다. 그러나 죄책감이나 양심의 가책이 없지요.

 

이 책 <연쇄살인범 파일>은 읽는데 시간이 꽤 오래 (6일이나) 걸린 책입니다. 책도 두껍고 무겁기도 했지만, 제정신으로는 한 번에 다 읽을 수 없는 책이었습니다. 읽다보면 온통 머리속이 새빨개지는 것이 점점 읽기 힘들었습니다. 그러니 읽을 수 있는 분량만큼 읽고 또 다른 책을 읽어 머리속을 정화하기를 반복했지요.

 

읽으면서 내가 왜 이 책을 읽고 있을까.. 누가 읽으라고 시킨 것도 아니고, 스스로 찾아서 읽어놓고 왜 이리 힘들어하는 것일까하는 생각이 들면서도 읽기를 포기 할 수 없었습니다. 차마 옮기지 못한 연쇄살인범들의 범행들이 자세히 세세히 묘사되어 있는데, 무려 200명이 넘는 연쇄 살인범들의 수십차례의 범행에 대해서 반복적으로, 그러나 테마에 따라 나뉘어 소개됩니다. 그러니 너무나 힘들 수 밖에요.

 

전 정말 이 책을 왜 읽었을까요? 놀랍게도 역자 후기에서 역자가 제 마음을 대신 말해주었습니다.

 

이 책에 거론된 연쇄살인범의 숫자는 무려 200여 명에 달한다. 아마도 독자는 그들의 끔찍한 살인 행각을 접하면서 당장에 충격과 혐오, 분노를 느낄지 모른다. 그러나 책을 읽어가다 보면 처음에 충격으로 받아들여지던 개별적인 범행 자체보다 연쇄살인범의 내면에 깃든 사악한 본성, 사이코패스의 음험한 심리, 범행을 조장하는 사회적 환경에 대해서까지 관심의 폭을 넓히게 될 것이다. 결국 책장을 덮고 난 뒤에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연쇄살인범의 심리에 대해, 또 그런 이들에게 관심과 호기심을 품는 평범한 자신에 대해, 인간이라는 존재의 속성에 대해서까지 의문의 시선을 던지게 된다.

 

요사이 좀비 붐이 일어나고 있지만, 저로써는 그냥.

사람이 무섭습니다.

 

연쇄 살인이란 인류 보편의 현상이고, 연쇄살인범 역시 인간이며, 이 사회 안에서 살고 있는 사람입니다. 연쇄 살인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있어왔으며 앞으로도 있을 것입니다.

 

과연,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책을 덮고 곰곰히 생각해 봅니다.

 

▶ 이 책은 정말로 마음이 약하거나 놀라기 쉬운 분, 혐오스러운 것을 싫어하시거나 피를 무서워하는 분은 절대로 보지 않으시는 게 좋습니다. 책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범행에 대한 글을 단 한줄도 옮기지 않은데는 다 이유가 있습니다. 적어도 맨손으로 쥐를 때려잡을 수 있는 분이거나, 왕년에 해부 좀 해 봤다... 혹은 왠만한 피튀기는 영화나 소설에는 길들어져있다 괜찮다 싶은 분은 용감하게 읽어도 됩니다. 임산부, 노약자의 경우 읽지마십시오. 단, 이 책에 나온 이야기는 허구가 아니라 모두 사실의 기록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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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상 - 상 미야베 월드 2막
미야베 미유키 지음, 이규원 옮김 / 북스피어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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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진상 >은 일본의 에도시대를 배경으로 벌어지는 이야기입니다. 미스테리 대작이지요

 

때는 에도시대1. 미나미쓰지바시 다리 아래서 쓰지기리2를 당한 듯한 시신이 발견됩니다. 핫초보리의 도신3 헤이시로를 비롯한 혼조의 오캇피키4등이 사건을 추적하고 있을 때,  약방 가메야의 주인 신베가 미나미쓰지바시 다리 아래서 죽은 자와 같은 방식으로, 그것도 자신의 침실에서 살해당했습니다. 피비린내나는 연속 살인인 것일까요? 

 

미야베 미유키는 미미여사라고 불리며 사랑을 받는 작가입니다. 콕~!찍어서 추리소설가라고 말하기도 그런것이 다양한 장르를 넘나드는 작가이지만, 일단 미스테리의 여왕이라고 칭하겠습니다.

엄~~청 자세하게 소개하고 싶지만, 저도 사실 아는 바가 별로 없어요. 미미여사의 책을 몇 권 안읽어봤거든요. 하지만, 모두 다 매력이 있어서 사람을 푹 빠지게 하더군요.

 

에도시대라는 배경.. 제가 이런 일본의 시대물을 읽는 것도 드문일인데다가 - 만화에는 종종 나오지만요 - 등장인물들도 많아서 초반에는 응?잠시만, 하며 읽었지만, 책 날개를 열어보면 주요등장인물들이 적혀있어 따로 노트에 적어가며 읽지 않아도 되었습니다. (처음엔 몰라서 적어가며 읽었다는 뜻이지요..)

 

말상에 먹을 것을 밝히며 다소 게으르지만 어쩐지 묘한 매력이 있는 중년(?)의 헤이시로, 머리좋은 14세의 미소년 유미노스케, 외모 컴플렉스가 있고(사실 추남이고) 모솔이지만 멋진 무술을 지닌 신노스케, 암기술에 능한 짱구 산타로, 정말 요새 말로 하면 형사다운 행동과 판단력의 마시고로 뿐만 아니라 오토쿠야의 주인 오토쿠, 채소장수 마루스케에 이르기까지 거의 모든 등장인물들이 참으로 매력적입니다.

 

그런데 말이죠. <진상>은 시대물+추리물이라고 생각하면서 책을 읽었는데요. 상권 말미에 있는 편집자 후기를 보고서 앗. 이건 반전이야. 라고 생각했습니다. 후기 중 작가의 말 인용이 있었거든요. 작가는 이 책을 농도 짙은 연애소설이라고 말했습니다.

농도가 짙다고하여 에로틱하다는 것이 아니라 각자의 사정에 따라 사랑하는 마음이 다르게 드러난다는 것이지요. 마음속 깊은 곳에 숨어있는 사랑이라고나 할까요?

스포일러가 될 수 있으므로 자세히 말 할 수는 없지만, 이 책에는 부부의 사랑, 부모의 사랑, 남녀간의 사랑, 엇갈린 사랑, 짝사랑, 풋사랑, 지켜보는 사랑등 다양한 형태의 사랑이야기가 나옵니다. 그래서 원제목이 おまえさん5 인가봐요.

 

이 책 <진상>의 이야기들은 등장하는 많은 이들의 사정과 사랑, 그리고 이야기들이 모여서 장편의 이야기를 만들어냅니다. 앞에서 등장인물들이 매력적이라 말할 수 있었던 것은 각 캐릭터들의 인생을 엿보았기 때문에 친근감을 느꼈기 때문이겠죠.

 

상하권 합쳐 1000 페이지가 넘는 추리(연애?)물을 읽는 것은 참으로 오랜만이라 버거울거라 생각했지만, 읽고나니 그렇지 않았습니다. 딱 이정도의 분량이 좋았던 것 같아요. 이 책에서는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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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도쿠가와 이에야스(德川家康)가 권력을 장악하여 에도(江戶) 막부(바쿠호)를 설치하여 운영한 시기(1603~1867)
  2. 옛날, 무사(武士)가 칼을 시험하거나 검술을 수련하기 위해 밤거리에 나가 통행인을 베던 일; 또, 그 무사
  3. 하급무사, 핫초보리에는 중하급 무사들이 모여 살아 도신촌을 형성했다.
  4. 관리로 일하는 무사들의 수하, 범인을 수색하거나 체포할 때 앞잡이 노릇을 했다.
  5. 당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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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시작 -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고도원 지음 / 꿈꾸는책방 / 201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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깊은 산속 옹달샘에는 누가 있을까요?

자신들의 고민을 딛고 일어서서 마음이 건강해진, 그리고 꿈이 생긴, 꿈을 이루기위해 노력하는 건강한 아이들, 청년들이 있습니다

 

사람과 자연이 만나 마음을 치유하고 함께 산다는 것, 희망차게 살아간다는 것을 배운 그런 아이들이 있습니다. 옹달샘에서 나와서 험한 세상에서 살아갈 때에도 배운것을 잊지 않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는 힘을 가진 아이들이 있습니다.

 

아는 사람은 다 아는 고도원. 매일 아침 편지를 보내주시는 분이시죠. 고도원은 거친 세상 속에서도 힘차게 살아가고픈, 자신만의 꿈을 이루고싶은 이들에게 메세지를 보냅니다. 건강한 삶을 살아갈 수 있도록 도와줍니다. 그런 고도원이 이번에는 청소년들에게 메세지를 보냅니다.

 

깊은 산속 링컨학교는 꿈을 가진 전 세계 청년들이 만나 인적 네트워크를 이루며 링컨을 멘토로 삼아 글로벌 리더로 성장하는 목표를 가지고 있습니다. 고도원이 어린시절 멘토로 삼았던 사람이 링컨이었거든요. 가난하지만 꿈을 키우며 살았고, 고난과 역경속에서도 인내와 유머로 그 삶을 이겨내, 마침내 미국의 대통령이 되고, 미국의 역사를 바꾸게 되는 그 링컨말입니다.

 

고도원은 링컨학교의 아이들에게 따뜻한 조언과 힘을 줍니다.

이제, 나아가서 이 책을 통해서 링컨학교에 오지 못한 아이들에게도 힘을 줍니다. 살아갈 수 있는 힘 말이지요.

 

이 책을 읽다말고, 이책.. <위대한 시작>이 내 책이어서 정말 기분이 좋고 다행이다.. 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만일, 도서관에서 빌려온 책이었다면 돌려주어야하는 아쉬움이 있었을테고, 도서관에 다녀오는 길에 다시 서점에 들러 구입해야하는 수고로움이 있지만, 이 책은 지금, 벌써, 나의 소유이기에 그것만으로도 행복했습니다.

 

딸에게 이 책을 권하고, 읽어보라고 했습니다.

이 책  <고도원의 꿈꾸는 링컨학교, 위대한시작>은 아이에게 내가 미쳐 해주지 못했던 이야기, 꿈과 희망, 그리고 그것을 실천 할 수 있는 방법을 훌륭하게 조언해 줍니다.

어른들의 듣기 싫은 잔소리가 아닌, 그렇다고 무언가를 바라는 것도 아닌, 그냥 너 자신을 위해서 진심으로 조언해주는 마음 좋은 아저씨, 선생님, 아빠가 거기 있었습니다.

 

고도원은 이 책에서 자신의 꿈을 이루는 다섯가지 열쇠를 알려줍니다.

 

첫째, 언제 어디서나 꿈을 말하라.

둘째, 꿈을 글로 써라.

셋째, 좋은 사람을 만나라.

넷째, 지금 바로 시작하라.

다섯째, 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꿈없이 살아가는 많은 아이들에게 꿈꾸기를 권하고, 그 꿈을 이룰 수 있는 상냥한 조언들, 달콤하기만 한 조언이 아니라 좀 더 구체적이고 현실적이며 희망적인 메시지가 있습니다.

 

I am Great

You are Great

We are Great

 

 

이 책에서는 '멘토'를 갖기를 강조합니다.

자신의 인생에 '멘토'를 얻는다면, 그 순간이 바로 인생의 위대한 시작이기 때문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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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문의 여자
오쿠다 히데오 지음, 양윤옥 옮김 / 오후세시 / 2013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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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시절 엄마께서 일본에서 사다주셨던, 색종이의 핑크색과 같은 그런, 약간의 블루가 가미된 연한 단색 핑크를 배경으로 목에는 실뱀을 감고 있는 섹시한 뒷태의 여자가 서있습니다. 네, 이 여자가 바로 소문의 여자 (噂の女) 이토이 미유키입니다. 뛰어난 미모는 아닌데, 그냥 서있기만 해도 색기가 줄줄 흐르는 여자. 눈에 띄는 외모라 그럴까요? 그녀에 대한 소문은 무성합니다.

 

 저는 오쿠다 히데오의 책 속 등장인물들 중 정신사나운 정신과 의사 이라부를 무척 좋아하지요. 물론 F컵의육감적인 간호사 마유미도 좋아하지만요.^^ 그의 책은 몇 권 읽어보았습니다만, 이 책 <소문의 여자>는 그 책들과 같다고 해야하나요.. 다르다고 해야하나요..

사회상을 꼬집어내고 풍자하는 그의 스타일은 그대로, 하지만, 이 책의 진행방식은 스릴러이기 때문에 다르게 느껴지는 듯 합니다. 네. <소문의 여자는 >오쿠다 히데오 최초의 범죄 스릴러입니다.

 

<소문의 여자>는 10개의 이야기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하나하나가 단편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인데요. 주인공이 각 이야기마다 다릅니다. 하지만, 번번히 이야기 속에는 소문의 여자가 등장하지요.

 

소문의 여자 이토이 미유키는 그녀의 매력을 발산하고, 그녀에 대해 궁금해진 주인공이 그녀를 뒷조사하고, 그러다가 그녀에 대한 소문을 듣게 됩니다. 사실일까? 사실이야?... 원래 소문이란 그런거 아니겠어요?

각 장에 등장하는 주인공과 주변인물들.. 찌질하기 이루말할데가 없습니다. 시궁창에 버글버글 모여있는 생쥐들이 생각나더라니까요. 각 장에 나오는 인물들은 무언가에 다 불만이 있습니다.

 

이를테면, 중고차 판매점에서 구입한 차의 이상때문에 소비자의 (지나친) 권리를 주장하며 매장에 떼로 몰려가 떼를 쓰는 직장 선후배, 여자를 보면 성적인 상상만 하는 젊은 남자, 이건 뭐.. 중소업체임에도 불구하고 간부가 죄다 친인척(사돈의 팔촌까지)라 말단 사원의 고충따위 안중에 없는 그런 회사, 노조를 만들자고 하지만 막상 간부앞에서는 쪼그라드는 사원, 유산상속때문에 찡얼거리는 배다른 남매들, 실업수당을 타내기 위해 일부러 면접조차 보지 않으며 매일 파칭코장에서 소일하는 젊은 여자들... 한심한 걸 늘어놓자면 끝이 없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소문의 여자는 오히려 빛이 납니다. 그녀를 둘러싼 갖가지 소문 (심지어는 무서운 소문)마저 그녀를 매력적으로 보이게합니다. 고양의 목에 방울을 달긴해야겠고.. 자기는 그걸 하기 싫은 그들 앞에서 소문의 여자 이토이 미유키는 빛이납니다.

 

과연, 그녀의 소문은.. 사실일까요?

그리고, 작품 종반에서는 그녀, 어떻게 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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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
은수연 지음 / 이매진 / 2012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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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고, 엄마와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찾아와서 엄마에게 재결합하자고 했습니다. 엄마는 싫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빠는 함께 살자며 엄마를 때렸습니다. 재결합을 약속할 때까지 때렸습니다.

결국 엄마는 재결합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친할머니의 생신날 오빠와 동생들과 함께 아빠 손에 이끌려 친할머니 댁에 갔고, 그 곳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 날 밤 아빠는 이상한 짓을 했습니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척 창피하고 엄마에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재결합하게되어, 방학 때 부터 아이들 먼저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데리러 온다는 전화에 아빠같은거 없다고 대들었다가 쫓아온 아빠에게 연탄집게로 맞았습니다. 아주 많이. 그리고 아빠의 집으로 간 그날 밤. 아빠는 바지를 벗고 아이의 옷을 벗겼습니다. 저항하는 아이를 때리고는 억지로 밀어붙였습니다.

초경도 시작하기 전인 5학년 여름방학 때 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빠라는 이름의 짐승은 그 아이를 덮쳤습니다. 심지어 6학년 때는 임신하여 병원에 가서 낙태를 했습니다. 이미 12주가 넘어서 낙태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는 심한 고통에 까무러치기를 반복. 그것이 그 아이의 초경통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그 아이가 마침내 집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전까지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돌려보내지고, 잡혀가고...그러다가 성폭력방지법 시행 첫해. 완전히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정신세계는 탈출이 어려웠습니다. 분명 몸은 자유인데,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영혼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그 사람은 '순수한 악'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아니 그리고 상상도 못하는 각종 변태짓을 더한 것 같은 그런 행위를 이 아이에게 했습니다. 차마 어떤 짓들인지 옮기지도 못하는데, 글을 쓴 이 아이 (이제는 어른이지만)는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어쩜 저런 인간이 있을수가 있나..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미친놈'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개한테 미안해 질 정도로 '개 같은 자식' 아니 '개 보다 못한 자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식의 직업은 목사였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 사람은 목사였습니다.'가 아닙니다.

'그 자식의 직업은 목사였습니다.' 입니다.

 

마음으로부터 섬김이 있는 자가 아닌, 밥벌이 수단으로 목사질을 하고 있던 놈이라는 겁니다.

 

이 사람은 뼛속부터 '악'입니다.

그리고 변태종합세트이죠.

 

정말로 용서할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딸은 책 말미에 아빠를 용서하기로 합니다.

자신을 학대하고 폭행하고 억압하고 핍박했던 그 아빠를 용서하기로 합니다. 그래야만 진정 자신을 온전히 자신으로써 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 호주 여행 중에 - 편지를 씁니다.

하지만, 아빠를 만날 예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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