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물도 빛을 만나면 반짝인다 - 어느 성폭력 생존자의 빛나는 치유 일기
은수연 지음 / 이매진 / 2012년 8월
평점 :
구판절판


 

한 아이가 있었습니다. 어릴 때 엄마와 아빠가 이혼하고, 엄마와 그리고 외할머니와 함께 살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아빠가 찾아와서 엄마에게 재결합하자고 했습니다. 엄마는 싫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아빠는 함께 살자며 엄마를 때렸습니다. 재결합을 약속할 때까지 때렸습니다.

결국 엄마는 재결합을 약속했습니다.

 

 

그리고, 친할머니의 생신날 오빠와 동생들과 함께 아빠 손에 이끌려 친할머니 댁에 갔고, 그 곳에서 자게 되었습니다. 그 날 밤 아빠는 이상한 짓을 했습니다. 무엇인지는 잘 모르겠지만, 무척 창피하고 엄마에게 말하면 안 될 것 같았습니다. 엄마와 아빠가 재결합하게되어, 방학 때 부터 아이들 먼저 아빠와 함께 살게 되었습니다. 아빠가 데리러 온다는 전화에 아빠같은거 없다고 대들었다가 쫓아온 아빠에게 연탄집게로 맞았습니다. 아주 많이. 그리고 아빠의 집으로 간 그날 밤. 아빠는 바지를 벗고 아이의 옷을 벗겼습니다. 저항하는 아이를 때리고는 억지로 밀어붙였습니다.

초경도 시작하기 전인 5학년 여름방학 때 였습니다.

 

그리고 매일 매일, 거의 하루도 거르지 않고 아빠라는 이름의 짐승은 그 아이를 덮쳤습니다. 심지어 6학년 때는 임신하여 병원에 가서 낙태를 했습니다. 이미 12주가 넘어서 낙태도 쉽지는 않았습니다. 아이는 심한 고통에 까무러치기를 반복. 그것이 그 아이의 초경통이었습니다.

 

대학교 1학년.

그 아이가 마침내 집에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그 전까지 탈출을 시도하지 않았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돌려보내지고, 잡혀가고...그러다가 성폭력방지법 시행 첫해. 완전히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하지만, 10년이 넘도록 정신세계는 탈출이 어려웠습니다. 분명 몸은 자유인데, 만신창이가 되어버린 영혼은 제자리를 찾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그 '아빠'라는 이름을 가진 그 사람은 '순수한 악' 그 자체였습니다.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아니 그리고 상상도 못하는 각종 변태짓을 더한 것 같은 그런 행위를 이 아이에게 했습니다. 차마 어떤 짓들인지 옮기지도 못하는데, 글을 쓴 이 아이 (이제는 어른이지만)는 한글자 한글자 써내려가면서 얼마나 고통스러웠을까요?

 

어쩜 저런 인간이 있을수가 있나.. 책을 읽다가 나도 모르게 입밖으로 '미친놈'이라는 말이 튀어나왔습니다. 개한테 미안해 질 정도로 '개 같은 자식' 아니 '개 보다 못한 자식'이었습니다.

그리고 그 자식의 직업은 목사였습니다.

 

분명히 말하지만, '그 사람은 목사였습니다.'가 아닙니다.

'그 자식의 직업은 목사였습니다.' 입니다.

 

마음으로부터 섬김이 있는 자가 아닌, 밥벌이 수단으로 목사질을 하고 있던 놈이라는 겁니다.

 

이 사람은 뼛속부터 '악'입니다.

그리고 변태종합세트이죠.

 

정말로 용서할수 없는 일임에도 불구하고, 이 딸은 책 말미에 아빠를 용서하기로 합니다.

자신을 학대하고 폭행하고 억압하고 핍박했던 그 아빠를 용서하기로 합니다. 그래야만 진정 자신을 온전히 자신으로써 대할 수 있을 것 같았습니다. 그래서 아빠에게 - 호주 여행 중에 - 편지를 씁니다.

하지만, 아빠를 만날 예정은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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