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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야 산다 - 삶을 바꾸는 실천 독서법
정회일 지음 / 생각정원 / 2012년 11월
평점 :
제가 어릴때 어떤 어른에게 들었던 말입니다. 누구였는지 기억은 나지 않지만, 아는 아저씨였는지, 선생님이셨는지, 그것도 아니면 TV에 나오는 분이셨는지...(적어도 저희 아버지는 아니었던 것 같은데...)이 말만은 기억에 남습니다.
누가 너에게 취미가 뭐냐고 물으면 절대로 독서라고 하지 말아라. 그 처럼 무식한 말이 없다. 왜냐하면, 독서는 취미가 아니라 살기위해 밥을 먹듯이 반드시 해야만 하는 일이기 때문이다. 밥을 취미로 먹는 사람은 없지 않느냐.
그래서 아마 저는 지금껏 계속 책을 읽어왔을겁니다. 물론 살면서 꾸준히 책을 읽어온 것은 아닙니다. 왜 그런때가 있지 않나요? 연애하고, 술마시고, 게임하고, 허송세월하고, 방황하고...
내면을 즐겁게하기보다는 순간의 쾌락에 젖어버리는 그런때가요. 그럴 때는 책을 한달에 한 권도 읽지 않았습니다. 지금도 그런 유혹을 꾸준히 받고 있습니다만, 조금 나이를 먹은 덕분인지 적어도 온라인 게임의 만렙을 향한 도전을 하고 있지는 않으니까요. 다만, 다른 도전은 하고 있습니다. 책 읽기 도전인데요. 어째서인지 책 읽기 만렙은 달성할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 들지 않네요. 읽어도 읽어도 읽지 않은 책들이 너무나 많아서 책을 읽지 않고 보낸 세월이 한탄스럽습니다. 그 기간동안 책을 열심히 읽어왔더라면 좋았을 것을...
그런데, 책을 읽다보면 가끔씩 의문이 생깁니다. 다독이 답일까.. 아니면, 한 권의 책을 여러번 읽는 것이 답일까... 그렇지 않으면 한 분야의 책만 열심히 읽어서 전문가가 되는 것이 답일까. 그 답을 찾지 못해 지금껏 다독에 열을 올리고 있습니다.
그러던 중 <읽어야 산다>라는 책을 발견했습니다. <독서천재가 된 홍대리>의 저자 정회일님(이하 존칭생략)의 두번 째 책인데요.
<독서 천재가 된 홍대리>를 정말 재미있게, 그리고 뜻깊게 읽었기 때문에 이 책은 정회일이라는 이름을 보고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읽어야 산다>라는 제목은 정말 적절한 제목이었습니다. 아토피 치료때문에 중독되어버렸던 스테로이드에서 헤어나기 위해 죽고싶을 만큼의 고통 - 저는 그 고통이 아마도 기왓장으로 몸을 긁은 욥의 고통일거라고 생각합니다 - 의 4년간을 지내고 책을 만나게 되어 차츰 그의 인생에 빛이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책을 통해 삶의 희망을 가지게 되고, 나아갈 힘을 주고, 소심했던 그에게 용기를 주었습니다. 부모님의 연이은 사업 실패로 인해 빚더미에 올라앉은 가난하고 병든 그가 다시 일어날 수 있는 힘을 주었습니다. 몸도 약하고 소심해서 취직은 커녕 아르바이터도 될 수 없었던 그가 독학으로 영어공부를 하고 자수성가해 빚도 모두 갚고 성실히 살아가고 있는 젊은 CEO 정회일이 되기까지 그의 스승은 책이었습니다.
이렇게 이야기하니 어쩐지 무거운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무겁지는 않습니다. 그렇다고 가볍지도 않습니다. 적절한 경중을 유지하면서 그는 자신에게 힘을 주었던 책들을 소개하고 이야기합니다. 마치 꼬리를 무는 독서법처럼 그의 이 책 한 권으로 인해 저 역시 읽고 싶은 책이 늘어났습니다. 성실하지 않고 짜증쟁이였던 - 몸이 약했던 것도 이유였겠지만 - 그가 남을 도울 줄 아는 마음을 갖게 된 것도 책 때문이었지요.
책을 읽기만 하고, 느끼고 생각할 줄 모른다면, 그건 아마도 스캐너일겁니다. 저는 스캐너가 되기는 싫습니다. 그러므로 많이 읽고, 많이 느끼고 많이 생각하고 싶습니다.
많은 책들이 정회일의 삶에 느낌표를 찍었다면, 이 책도 제 인생의 수많은 느낌표들 중 하나가 되지 않을까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