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춘인문학 - 우리 시대 청춘을 위한 진실한 대답
정지우 지음 / 이경 / 2012년 4월
평점 :
품절


어느 날 리틀포니에게  물었습니다.

"너 장래희망이 뭐야?"

리틀포니는 별로 망설이지도 않고 대답했습니다.

" 식품과학자가 되어서 대기업에 취직해서 계속 연구하고 싶어...였는데 이젠 잘 모르겠고, 어쨌든 큰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

취직하고 싶은 게 장래희망이라니...

"취직하고 싶은게 장래 희망이야? ....나는 니 나이때.. 음... 멋진 언니가 되고 싶어서 요술봉 갖고 싶어했는데.."

"뭐야...... 5학년이 그럼 안되지."

"그런가.... 그럼, 왜 큰 회사에 취직하고 싶어?"

리틀포니는 눈을 반만 뜨고 당연하다는 듯이 대답했습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으니까."

"....왜 돈을 많이 벌고 싶어?"

"돈 많으면 행복하잖아."

쿵. 이건 아닌데.

"딸냄. 그럼 지금은 돈 없어서 불행하니?"

"아니, 지금도 행복한데?"

"그럼 어째서 돈이 많으면 행복할거라고 생각한거야?"

"......... 그러게?"

 

요사이 젊은 - 리틀포니는 어린이라고 해야겠지만 - 학생들을 보면, 우리때도 힘들었지만, 그들은 더 힘들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아아.. 어른이라고 해서 우리때는.. 어쩌고 저쩌고 하는거 딱 질색이지만, 적어도 제가 대학을 다닐 때에 비해, 밀려드는 정보의 홍수, 이렇게 되어야만 멋진 삶을 누리는 것이라는 어떤 표본, 갖은 사치용품의 범람, 너무나도 빠르게 회전되는 유행.....

20대때 머리 색을 몇달에 한번씩 바꿔보았었던, 화장품 샵에 기웃거리면서 이번 시즌 색조는 어떻게 나왔나 확인하고 구매했던 저이지만, 지금의 속도는 따라잡지도 못할 뿐더러 따라잡을 생각도 없습니다.

즐기고 싶은 대학생활, 그럼에도 스펙을 쌓아야 좋은 직장에 들어갈 수 있다는 생각에 이리저리 흔들리며 방황하는 그네들을 볼 적마다 취직이 인생의 목표인 것인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결국 자신의 내면에 무엇을 채우는가하는 것 보다는 주머니와 통장을 채우기에 급급하고, 빚을 내어서라도 재테크를 하겠다는 30대 초반의 열정이 오히려 자기파산을 부르기도 하지요. 이렇게 말하니 어쩐지 젊은 청춘들이 어둡게만 보이지만, 인스턴트에 길들여져있고, 즉흥적이며 즉각적인 부분이 많다는 사실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이런 청춘들에게 조용히, 차분히 그러나 아픈곳을 콕콕 찍어내가며 이야기를 하는 책이 있습니다. <청춘인문학>이라는 책이지요. 다른 인문학서에 비해서 그렇게 어려운 용어들이 실려있다거나, 많은 철학자들의 이름이 거론되어서 머리 아프게 하지는 않지만, 현실에 대한 호소, 젊은이들에 대한 권고 혹은 경고들이 있어서 한페이지 한페이지를 허투루 넘길 수 없다는 점이 이 책을 무겁게 느껴지게 합니다.

 

달콤하게 달래며 어르는 그런 류의 책도 아니고, 그렇다고 모두가 불타는 혁명 전사가 되어 개념을 챙기고 지금의 세상을 들어 엎어버리자라고 하는 책도 아닙니다. 다만, 지금 청춘들이 처해있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스스로 이해하고 있지 않은 세상을 한 발자국 뒤에서 책을 통하여 짚어보며 이 세상에서 스스로 어떻게 나아가야 할 것인지 길의 방향을 가리켜주는 이정표와 같은 책입니다.

다만, 이 책을 챙겨서 읽을 만한 20대 청춘이라면 이미 이런 일에 대해 눈을 조금은 뜨고 있을 만할테고, 정작 반드시 읽어야만 할 청춘은 이 책을 집어들지도 않을 것이라는 점이 조금은 섭섭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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