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 나를 수놓은 삶의 작은 장면들
강진이 지음 / 수오서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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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


인생을 돌아보면 전체적인 흐름이 그렇게 좋은 편은 아닙니다. 유아동기부터 지금까지 내내 결핍을 느끼며 살아가고 있으니까요. 그렇지만 그래도 과거를 돌아보면 파편처럼 하나씩 무언가가 존재하기에 지금까지 삶을 이어가는 게 아닌가 합니다. 평범한 삶 속에서 행복을 찾는 것, 이를 느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그 사람은 상당히 단단한 게 아닌가 싶습니다.


13년 전의 저는 지금보다도 형편이 안 좋았었기에 아이의 생일에 해줄 수 있는 게 별로 없었습니다. 고기 뷔페에 데리고 가서 밥이나 실컷 먹이는 게 전부였었죠. 그런데 세상에나, 마침 근처에서 루미나리에 행사를 하는 게 아니겠어요? 그것도 무료입장이라니 가난한 엄마에게는 보석과 같은 일이었죠.



카메라도 없는 데다가 스마트폰도 없던 때라 어두운 곳에서 사진을 남기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마음에 아로새겨진 그 빛들은 여전히 남아서 반짝이고 있답니다. 아이에게 네 생일 파티를 이렇게 성대하게 하네, 온 경산 시민들이 다 축하해 주는 건가 봐하면서 웃었어요. 실은, 잠시 이런 추억을 잊고 있었어요.



강진이의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에서 불꽃놀이 그림을 보기 전까지는 말이죠. 태중의 아기에게 다정하게 말을 걸면서 보았던 풍경들이지만 마치 제가 보았던 루미나리에처럼 느껴졌습니다. 사랑스러운 그림은 과거의 행복했던 순간을 끄집어내어 다시 한번 좋은 감정에 젖게 하는 것 같습니다.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는 작가의 추억을 따라갑니다. 예쁘고 아기자기 한 그림들이 마치 그림책을 보는 것만 같습니다. 이런 컬러 감각과 사랑스러움은 할머니로부터, 어머니로부터 물려받은 것 같습니다. 풍요롭지는 않았지만 사랑이 있었던 어린 시절, 그리고 아이를 키우면서 느꼈던 감정들을 이 책에 고스란히 옮겼습니다.



그 사랑마저 잊어버린 치매 할머니와 함께 하는 순간은, 유난히 엄격했던 외할머니를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호랑이 훈장님 같았던 분이셨지만 그래도 손주들 중에서는 저만 아꼈던 분이셨거든요. 11년 전, 외할머니는 저보고 "아기가 물래기 어떵 키우코..."하며 걱정하셨지만 물래기도 이제는 어엿한 성인이고, 저도 아기가 아니게 되었습니다.



이 책은 참 희한합니다. 저는 과거를 돌이켜볼 때마다 분노와 회한, 억울함과 같은 게 치솟는 편인데, 이상하게 저조차 잊고 있었던 따뜻함을 끄집어 냅니다. 이렇게 마음이 촉촉해서 어떻게 험한 이 세상을 살아갈까 싶은 생각에 화급히 책장을 닫아버립니다. 그렇지만 그 와중에 나에게도 좋은 추억이 많았었구나 하는 생각에 조심스레 다시 한번 펼쳐 듭니다.



힘든 하루를 버텨내다 보면 다음날이 되고, 이렇게 하루가 쌓여 한 달, 일 년이 됩니다. 그렇게 보내다 보니 어느새 저는 화가 잔뜩 난 듯한 표정의 중년이 되었고, 왜 이렇게 되어버렸을까 시름하는 사이에 흰머리가 또 하나 늘어납니다. 숱이 적어 외할머니처럼 뽑아달라고 할 수는 없지만, 혹시 몇 년 잘 버티다가 염색하면 탈색 없이 옴브레가 되는 건 아닐까 상상하기도 합니다.



그리고 내가 생각하던 거보다 과거와 현재가 어둡지만은 않았구나 하며 마음을 놓습니다. 지금 힘들다 하더라도 몇 년 후에는 또 즐거운 행복의 파편이 존재했었다는 걸 알 게 될 테니까요. 행복은 늘 우리 곁에 있으며 너무나 커다랗기에 눈에 보이지 않는 건가 봅니다. 소중한 사람과 따뜻한 밥 한 끼 먹는 것만으로도 얼마나 행복한 일인지 잊고 삽니다.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에는 상당히 많은 그림들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예쁜 자수 작품들도 있습니다. 그중에서 저는 위의 두 그림이 꽤 마음에 듭니다. 똑같은 마을 풍경이지만 날씨에 따라 달라지는 모습이 퍽 재미있습니다. 지금 제가 살아가는 장소도 그렇습니다.



어떤 마음으로 바라보느냐에 따라서 상당히 달라짐을 다시금 깨닫습니다. '행복이 이렇게 사소해도 되는가'라는 물음은 질문이 아니라는 걸 잘 압니다. 강진이 작가는 에세이를 통해서 누구에게나 사랑과 행복이 가까이 있다는 걸 이야기합니다.



글은 시간 순서대로 진행되지 않습니다. 그렇지만 독자는 그 이야기들을 하나로 그러모아서 패치워크 작품을 감상하듯 감동 어린 눈으로 바라봅니다. 누군가에게는 버려지거나 사소하게 여겨질 작은 천 조각을 하나씩 모아서 만들어낸 커다란 작품이 바로 인생이 아닌가 합니다.



잊고 살고 있던 진리를 깨닫게 해준 강진이 작가님이 참 고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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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
최지운 지음 / 시현사 / 2023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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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잘머리라는 말은 처음 들어서 혹시 쓰잘데기의 방언이 아닌가 


했는데, 오히려 그 반대였어요. 쓰잘데기가 경상도나 전라도 등에


서 사용하는 방언이라고 하는군요. 쓰잘머리란 '사람이나 사물의 


쓸모 있는 면모나 유용한 구석'이라고 사전에 정의하고 있는데요, 


개똥도 약에 쓸데가 있는데... 하는 생각이 드는 거예요.



농담조로 "냅둬~ 애는 착혀~"라는 충청도 표현이 하나도 쓸모없


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라는 걸 알았을 때 - 심한 욕으로 쓰인다


는 소리에 웃었지만 그래도 '착하다'라는 점 하나라도 보아주는구


나 싶은 생각도 들었어요. 세상에 정말 쓰잘머리 없는 사람이 있


을까 싶더라고요.



물론 저렇게 파렴치한 사람이 다 있나, 아니 저런 건 사람으로 껴


주면 안 되는 거 아닌가 싶은 '것들'도 있기는 해요. 그런 놈들은 


버려두고 그냥 평범한 사람들에 대해 생각해 보자고요. 자신을 포


함해서 주변을 둘러보면 쓰잘머리 있고 없고는 도대체 누구의 잣


대로 재서 평가하는 걸까요?



무언가를 하고자 하고 이루고자 하는 그 중간 단계 과정에 있는 


사람을 평가하는 자체가 곤란하지 않을까 해요. 이 글을 쓰면서 


약간의 이중사고랄까, 모순 같은 게 느껴지긴 하네요. 인생을 살


아오면서 제 스스로도 저 인간은 글렀어라고 판단한 사람들이 있


거든요. 결과보다는 과정을 중시하는 저로서도 말이요.



그러므로 결과론에 입각해서 보는 사람들의 눈에는 바로 앞의 사


람이 한심해 보이기도 하고 답답할 수도 있어요. 이해해요. 언제


까지 취준생으로 살려는 걸까, 허황된 꿈을 좇는 건 아닐까 하며 


조언을 하기도 하죠. 하지만 그게 정말 그들을 위한 건지 아니면 


그렇다고 착각하는 자신의 오지랖이며 참견은 아닌지 생각해 볼 


필요도 있을 거 같아요.



저는 종종 무기력이 몰려와요. 정말 쓰잘머리 없는 사람이 아닌가 


하는 생각에 우울의 바닥으로 떨어지죠.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의 모든 일들이 미래의 나를 만들어가는 거라는 막연한 상상을 하


며 조금씩 힘을 내요. 나이를 조금 먹었다고 꿈까지 낡아버리면 


곤란하니까요. 게다가 저희 집, 장수 집안이거든요. 앞으로 적어도 


40년은 살 거 같으니 힘내야죠.



<서른 개의 쓰잘머리 없는 이야기들>에는 그와 그녀들이 나와요. 


저처럼 삶을 고민하고 생존을 위해 애쓰는 사람들이죠. 완성형이


라기보다는 그 과정에 있는 사람들이 등장해요. 편의점에서 우연


히 마주친 슬리퍼에 운동복 남자가 이야기의 주인공일 수도 있어


요. 아니면 분식집 옆 테이블에서 머리를 질끈 동여매고 열심히 


떡볶이 먹는 여자 일 수도 있고요.



어느 쪽이어도 상관없어요. 이 소설 속에서는 누구나 주인공이고 


또 그들을 바라보는 인물이기도 하니까요. 결국 그들은 '나'이고 '


나'였던 사람들이에요. 완벽이라는 건 허상이라는 걸 얼마 전에 


책을 읽다 깨달았어요. '완성'을 위해서 달려가는 사람들이지만 실


제로 완성되는 거라는 건 없다는 걸 알고 있죠.



그래도 소설 속의 그와 그녀들은 자신의 꿈을 완성하기 위해 나아


가요. 언뜻 보기에는 멈춰있는 거 같지만 실제로는 꾸준히 전진하


고 우회하면서 성장하죠. 그런 생의 단편들이 이 책에 담겨있어요


. 세상에서 루저라고 불려도 마땅한 그들이지만 누구나 흑역사는 


만들어가는 거 아니겠어요?



소설 속의 그와 그녀는 한 사람이 아니에요. 서른 개의 단편마다 


주인공이 있어요. 남자는 '그', 여자는 '그녀'라는 이름을 갖죠. 그


들 외의 모든 이들은 이름이 있어요. 현실이라면 '나'와 '내 주변인


'만이 이름을 갖고 그 외에는 지나치는 그와 그들이라는 대명사로 


불릴 테지만 책에서는 반대에요.



그래서 오히려 주인공들을 나와 동일시하면서 품을 수 있었던 거 


같아요. 서른 개의 단편은 시간 순서대로 흘러가지 않아요. 시간


과 공간의 순서가 뒤죽박죽이죠. 저번에 나왔던 그와 그녀가 이번


에는 주변인으로 나오기도 해요. 편의점 캔커피를 사던 취준생이 


인사담당자가 되어있기도 해요.



각각의 단편임에도 불구하고 아, 저번에 그 청년이 지금 이렇게 


되어있구나! 하는 걸 알고 나면 무척 반갑고 기뻐요. 그렇지만 여


기가 과연 종착역일까요? 그렇지 않아요. 그들은 또 방황하고 좌


절하고 그리고 성공하게 될지도 몰라요. 아니면 저와 비슷한 연배


가 되어 과연 나는 잘 살아온 걸까, 그때의 선택은 맞았던 걸까 고


민할 수도 있죠.



소설 속의 인물들은 에필로그에서 모두 만나요. 한자리에 모여서 


호호 하하하는 게 아니라 '그녀' 아버지의 장례식에서 스쳐가며 


만나죠. 어머니가 쓰잘머리 없는 지인들이라고 했던 사람들에 대


한 평가를 다시 내리게 되는 시점이에요. 마지막 장소가 장례식장


이라는 건 큰 의미가 있는 거 같아요.



저는 이런 소설을 읽을 때면 인생에서 별다른 접점 없이 스쳐 지


나가는 사람들 모두가 하나하나의 삶을 살고 있다는 걸 진하게 느


껴요. 자주 방문하는 편의점 아르바이트 생도 친절한 NPC가 아니


라 자신의 삶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사람이라는 거. 누구나 알았으


면 해요.



솔직히 큰 기대하지 않고 읽기 시작했던 책이지만 읽고 나서는 훈


훈함을 느꼈어요. '제목보다도 더 쓰잘머리 있고 좋은 소설'이라고 


평하고 싶어요. 가볍게 읽으며 힘을 얻고 싶다면 만나보셔도 좋겠


어요. 커다란 사건은 일어나지 않지만 잔잔히 풍겨오는 무언가가 


있어 좋답니다.



저자 : 최지운


필자는 동국대학교 예술대학과 서울과기대 산업대학원에서 문예 


창작을 전공했어요. 동국대 영상대학원에서 문화콘텐츠를 배웠고


요. 2006년 서울 신춘문예에서 동화로 등단하고 2013년에는 한경 


청년신춘문예 파트에서 장편 소설로 등단했답니다. 본격적인 작


가의 길은 이때부터 시작이었죠.



장편소설 <옥수동 타이거스(2013)>, <통제사의 부하들(2013)>, <


시간을 마시는 카페(2016)>, <대두인(2018)>, <삼엽충(2019)>, <


트라이아웃(2020)>을 이미 만나본 분들도 있을 거 같아요. 그 외


에도 역사 교양서 <책임지는 용기, 징비록(2015)>을 편찬했어요.



요즘은 장편소설을 집필하면서 영상 콘텐츠 관련 소논문 발표에 


힘쓰고 있다고 해요. 협성대 문예창작학과와 강원대 국어국문학


과,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등 다수의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


르치고 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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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 - 자기증명과 인정욕구로부터 벗어나는 10가지 심리학 기술
마이클 투히그.클라리사 옹 지음, 이진 옮김 / 수오서재 / 2023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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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 시절 무척 강압적인 환경에서 성장했습니다. 말로 풀어내자면 한참 동안이나 주절거려야 할 만큼 많은 일들이 있었죠. 많은 어른들이 저를 괴롭혔지만 주 양육자였던 아버지를 견디는 건 보통 일이 아니었습니다. 비난을 피하는 건 무척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100점을 받는 건 당연한 일이고 그렇지 못하면 비난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나름의 재주로 학교에서 인정받았을 때에는 그래서 우리나라에서 제일 잘하느냐, 세계 1등이냐는 이야기를 들었었습니다. 그래서 저는 겸손이 아니라 좌절감을 맛보았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도 무언가를 성취하고 이루어 내더라도 내내 부족함을 느꼈습니다. 일반적인 삶을 사는 거조차 저에게는 버거운 일이었습니다. 나이를 먹고 나서야 비로소 포기하면 편하다는 걸 깨달았습니다. 하지만 삶의 전반에 적응하지 못했기에 여전히 수정하고 다짐해야만 하는 힘듦이 있습니다.



딸에게도 저의 이런 성향이 영향을 미쳤습니다. 태생적으로 예민한 편인데다가 환경의 불안함, 엄마의 까다로움이 아이 스스로 '만족'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었습니다. 완벽하지 못할 바에는 포기하자는 생각을 가질 정도였습니다. 자기 멸시가 지나친 나머지 중학교에 올라가 첫 번째 수학 시험을 보고 나서는 피가 나도록 팔을 뜯는 자해를 하였습니다.



완벽하지 못한 자신을 탓하며 멍청하다는 소리까지 하며 괴로워했습니다. 성인이 된 후에는 조금씩 변화를 일으키는 중입니다. '사람이 그럴 수도 있지', '시험을 조지러 갔다가 내가 조저 졌네...'라며 자조적인 농담을 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저희는 여전히 노력하고 성장하고 발전하는 중입니다. 완벽을 추구하다 오히려 엉망진창이 되거나 건강을 해치는 등 여러 가지 문제가 생길 수 있음을 깨달았기 때문입니다. 지금도 딸은 전화하는 걸 두려워하고, 저는 댓글 남기는 걸 무서워합니다. '실수' 할까 두렵기 때문입니다.



이런 저희이기에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이 끌렸습니다. 이 책이 필요한 사람은 다음과 같습니다.(p.11)



-'있어야 하는' 위치에 도달하지 못한 것에 대한 불안, 스트레스, 걱정의 늪에 빠진 사람

-완벽주의가 삶을 장악하고 있음을 깨닫게 된 사람

-대체 왜 집착을 버릴 수 없는지 궁금한 사람

-나는 부족하고, 쓸모없는 존재이며, 사랑받을 자격이 없다고 마음속 깊이 믿는 사람

-완벽주의가 지긋지긋하지만 딱히 어떻게 벗어나야 할지 모르는 사람


-1년 전보다 삶에 더 만족하는가?

-삶이 원하는 방식대로 흘러가는가?

-불안, 스트레스, 걱정에 지배되는 삶은 추구할 가치가 있는가?

-만약 이 게임(완벽주의 게임)이 삶을 통제하도록 방치한다면 앞으로 어떤 일이 일어날 것인가?



위 내용(p.25 인용)에 대한 내용을 생각해 보고 스스로 내린 답변이 애매하다고 느껴지거나 만족스럽지 않다면 일독을 권합니다.



<불안한 완벽주의자를 위한 책>은 자기 증명과 인정 욕구로부터 벗어나는 열 가지 심리학 기술에 대해 이야기합니다. 예를 들면서 편안하게 다루는 게 아니라 리드하듯 강한 문체로 서술하였습니다.



완벽주의는 넓은 의미로는 높은 기준과 기대에 부응하기 위해 노력하는 것을 일컫는 말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과잉 성취자'를 완벽주의의 전형으로 생각한다. 그러나 완벽주의는 과잉성취보다 다소 복잡한 개념이며 다양한 양상으로 표출된다.

-p.37


일을 깔끔하게 마무리하고 완성하는 건 무척 중요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완벽하게 처리하고자 하는 노력이 언제나 좋은 결과를 낳는 건 아닙니다. 그렇기에 실천 가능한 정도를 설정하고 과정도 칭찬하며 하나씩 성취하는 즐거움을 느낄 필요가 있습니다.



책에서는 성취와 높은 생산성으로 보상과 자기만족을 얻는 걸 '적응적 완벽주의'라고 합니다. 그에 반해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 긴장하고 통제하며 완성되지 않은 건 아무런 가치가 없다고 생각하는 걸 '부적응적 완벽주의'라고 합니다. 부적응적 완벽주의는 작은 자극에도 '나는 왜 이럴까', '아무짝에도 쓸모가 없어'라는 식으로 자기 비하를 합니다.



결국 우울과 불안, 스트레스에 사로잡혀 헤어나기 어려워합니다. 자신을 혐오하고 지나친 자기반성을 한다면 부적응적 완벽주의에 빠져있는 건 아닌지 확인하는 게 좋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벗어나고자 한다면 자기 친절이 필요합니다. 자신의 가치를 소중하게 다루며 삶의 우선순위가 밖에 있지 않다는 걸 파악하는 게 좋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실수할 수 있다는 걸 알고 자신에게 친절함을 베풀어야 합니다.



9장의 '실패를 책임지는 방법'만 알아도 삶에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완벽'이라는 미지의 목표가 아닌 실천 가능한 스마트(SMART) 목표를 세움으로써 차곡차곡 나아가는 방법을 깨우치기 때문입니다. 완벽주의자는 이 책을 읽고 나서 '완벽'하게 실천하고자 하는 게 아닐까 하는 생각도 해보았습니다. 어쨌든 시도가 중요하니 그런 결과도 나쁘지는 않겠습니다.



스트레스와 긴장, 자기 비하와 우울로 범벅된 삶이 조금이라도 밝아지길. 모두의 삶을 응원합니다.


완벽주의를 이해하고 그것에서 벗어날 방법을 실천하더라도 가장 완벽한 버전의 자신이 되고 싶은 욕구와, 실패를 피하고 싶은 욕구는 쉽게 사라지지 않을 것이다. 그러나 당신은 늘 '선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잊지 마라. 고속도로를 잘못 타면 다시 새로운 경로를 찾는 것처럼 두려움 대신 가치를 선택할 기회는 언제나 열려 있다. 스스로를 친절하게 대할 선택, 일과 여가의 균형을 적절히 맞출 선택은 오로지 당신만이 할 수 있다.


-p.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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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의 비결 - 좋은 문장 단단한 글을 쓰는 열 가지 비법
정희모 지음 / 들녘 / 2023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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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을 쓰면 쓸수록 점점 더 힘들어짐을 느끼는 건 왜일까 고민을 많이 했었습니다. 몇 시간의 법칙, 이런 책을 보면 꾸준히 반복적인 일을 하다 보면 그 방면에 프로가 된다고 하던데 저에게는 그 말이 맞지 않나 봅니다. 하루에 2만 자 이상의 글을 쓰고 있는데도 뭔가 어법에 맞지 않는 구성, 흐름이 생겨서 답답할 때가 한두 번이 아닙니다.



퇴고를 하다 보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쓰는 게 낫지 않나 싶을 때도 있습니다. 표현이나 문맥이 이상하거나 같은 단어의 중복 사용, 전체적으로 너무 빈번하게 쓰이는 단어들을 솎아내다 보면 스트레스가 이만저만한 게 아닙니다. 그나마 다행히 너무 곤란하다 싶을 때에는 딸에게 봐달라고 할 수 있다는 겁니다.



녀석은 만일 2000자 내외의 글을 쓴다면, 몇 시간이나 걸릴 정도로 신중합니다. 그러나 타인의 글을 편집하고 윤문하는 건 어찌나 잘하는지, 단순 명료 깔끔하게, 문장 안에 필요한 내용만을 추려서 정돈합니다. 대입 때는 자신의 자소서는 물론이거니와 친구들의 문장까지 첨삭해 줄 정도였으니까요.



생각의 흐름 기법으로 글을 쓰곤 하는 저와는 상당히 다른 패턴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딸이 퍼펙트하다는 뜻은 아닙니다. 앞서 거론했듯이 자신의 글을 쓰는 데에는 꽤 오랜 시간이 필요하니 보고서 작성할 때마다 스트레스를 무척 심하게 받는다고 합니다. 결국 저와 딸 둘 다 이유는 다르지만 글 쓰는 데에 어려움을 겪는 중입니다.


예전에는 무척 편하게 글을 쓰곤 했습니다. 블로그만 하더라도 네이버 이전부터 19년쯤 되었으니 포스팅만으로도 글쓰기 연습은 충분히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대략 1년 전부터 힘듦을 느껴 블로그에 글쓰기도 부담을 갖기 시작했습니다. 이유가 뭘까 곰곰이 생각해 보았습니다. 결국. 독서의 문제라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풍부한 단어와 구성력 좋은 문장을 자주 접하면 저도 모르는 새 모양을 잘 잡았을 겁니다. 하지만 바쁘다는 핑계로 예전에 비해 독서량이 삼분의 일 정도로 줄었습니다. 의식적으로라도 책을 읽을 읽으며 흡수해야겠다고 결심했습니다. 그런 즈음에 <문장의 비결>이라는 책을 만났습니다.



이 책의 저자 정희모는 현재 연세대학교 국문과 교수로 재직 중입니다. 글쓰기 교육을 연구하며 지도해왔습니다. 인문계 교수님이 저술한 책이라는 소개를 들었을 때에는 무척 어려울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었습니다. 그렇지만 좋은 문장과 글을 쓰고 싶다는 욕심에서 읽기로 마음먹었습니다.



하지만 책을 받아서 펴본 순간 오해였다는 걸 금세 깨달았습니다. 책은 글쓰기에 관심이 있는 중학생 이상부터 성인까지 누구나 읽을 수 있을 정도입니다. 저자는 대중적인 저술 작업을 이어오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올바른 글쓰기를 알리고 있었다고 합니다. 저서 목록만 살펴보아도 상당함을 알 수 있습니다. 만일 기회가 된다면 '모든 사람을 위한 과학 글쓰기'라는 책도 읽어보고 싶습니다.



좋은 글을 쓰기 위해서는 기승전결과 같은 흐름이 중요합니다. 저 역시 인지하고 있는 부분이기는 하지만 그게 뜻대로 되지 않는 경우가 많습니다. 나름대로 생각하는 몇 가지 규칙이 있기는 한데, 일일이 신경을 쓰기 무척 괴로웠습니다. 그래서 최선의 글쓰기 대신 차선을 택하며 이만큼만 쓰자는 식으로 타협을 보곤 했습니다.



잘 쓰고 싶다는 욕심은 여전합니다. 강연을 듣거나 좋은 글을 쓰기 위한 일 년짜리 온라인 강의를 신청해야 하나 하는 고민까지 했을 정도니까요. 하지만 삶에 발목을 잡혔기에 꿈은 몇 년 후로 미뤄 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그러나 이번에 <문장의 비결>을 만나고서는 다시 욕심을 가져도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이 책만 여러 번 독파하더라도 발전하리라는 걸 예감했기 때문입니다. 다만 한 번 읽어서는 안되고 반복하며 익혀야 합니다. 그래서 하드커버에 가름끈까지 있나 봅니다. 제본도 잘 되어 있어서 쫙 펴놓고 독서대에 두어도 좋습니다. 내용은 물론 만듦새까지 좋은 책입니다. 만난 사람들이 손때 묻혀가며 볼 책이라는 걸 출판사에서도 느낀 것 같습니다.


<문장의 비결>은 짜임새 있고 단단한 글을 쓰는 방법을 알려줍니다. 문법에 한정되어 한 문장 한 문장을 잘 구성하는 요령보다는 처음부터 끝까지 연결이 좋은 글을 만드는 법을 가르쳐 줍니다. 그러므로 글을 잘 쓰고 싶다고 생각하는 사람 누구에게나 권하고 싶습니다.



단박에 좋아지지는 않겠지만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며 노력하면 점점 나아지지 않을까 합니다. 저의 최단점은 명사형 문장을 쓴다는 건데, 인지하였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그렇게 쓰고 있습니다. 이 책을 리뷰하는 사이에도 엄청나게 많이 사용하였습니다. 그러므로 꾸준히 읽고 쓰면서 변화를 위한 노력을 기울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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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 - 인생의 비밀을 밝히다
김우상 지음 / 명현서가 / 2023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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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드>로 대표하고 있지만 원제목은 제법 긴 편입니다.


'코드, 인생의 비밀을 밝히다 - 인생의 비밀을 밝히다' 이니까요. 요즘은 코드라고 하면 C언어나 JAVA, 파이썬 같은 언어를 가지고 짜는 걸 먼저 연상하기 쉽습니다. 이 책도 그런 범주에서 접근해도 좋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컴퓨터 관련 서적이 아니라 인간의 삶이 제대로 프로그래밍 되는 방법을 고민하는 데 도움 되는 도서입니다.



자기 계발서나 사회과학 도서를 읽으면 누구나 부를 얻을 수 있다고 합니다. 저축을 하거나 주식 혹은 부동산 심지어 비트코인에 투자를 하라는 이야기도 많습니다. 무엇보다도 경제력이 중요한 시대이니 당연한 일입니다. 그렇지만 맹목적으로 이를 쫓기만 하다가는 낭패를 보기 십상이라는 건, 매일의 뉴스를 통해 이미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살아가기 위해서는 돈, 성공이 필요하기에 언제나 이를 갈구합니다. 인생의 가치를 어디에 두느냐에 따라서 목표와 수단이 달라지겠지만 정말 아무것도 없이 맨땅에 헤딩하는 건 불가합니다. 일확천금을 노리지 않더라도 남들이 간 길을 뒤늦게 따라가며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여기기도 합니다.



어쨌든 무언가를 해야만,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에도 돈이 굴러들어 온다는 걸 알기에 이를 위한 방법을 찾는 건 당연합니다. 그래서 우리는 다양한 책을 읽고, 인터넷 자료를 긁어모으며 나름대로의 공부를 하는 겁니다.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 점점 도태되는 것만 같고 낙오되는 건 아닐까 하는 불안감이 스멀스멀 기어오르기 때문입니다.



<코드>에서는 컴퓨터 언어를 이용하여 코딩하고 프로그래밍하는 것처럼 인간의 삶 또한 코딩해야 한다고 이릅니다. 다만 이 코드는 인간이 인위적으로 만드는 게 아니라 자연이 짜놓은 이치에 따라서 이루어진다는 걸 골자로 합니다. 예전의 표현으로 하자면 순리를 따르는 일에 가깝습니다. 그렇다고 막연히 기대만 해서는 안 되며 성취하고자 하는 노력을 바탕으로 해야 한다고 말합니다.




우리의 타고난 소질과 능력을 개발하기만 해도 우리 앞에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펼쳐진다. 우리의 어려움은 자연의 이치에 역행하는 삶을 살고 있기 때문에 나타난다.


자연의 법칙에 순행하는 삶을 살기 위해 노력한다면 아무리 어려운 상황 속에서도 빛나는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 세상의 이치다.


-p.17


자연이 짜놓은 길이지만 아무런 노력 없이는 얻어지지 않습니다. 그러므로 이 책은 131가지의 코드를 통해 성공으로 가는 방법을 안내합니다. 부 또는 명예를 얻고자 하는 사람은 그에 걸맞은 노력과 행동을 취해야 합니다. 인간관계를 형성하기 위해서 지켜야 할 덕목들이 있습니다. 책에는 저자의 삶과 태도가 녹아들어 있습니다.



앞으로 빛나는 미래를 설계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삶을 충실히 살며 무엇이든 할 수 있다는 강한 신념을 가져야 합니다. 영혼을 키워 자신을 스스로 위대하게 만드는 일에 집중해야 합니다. 시련이 닥친다 하더라도 이를 통해서 더욱 굳건하게 성장하는 계기로 삼아야 합니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정말 소중한 게 무엇인지 깨닫고 이를 실천하면 누구나 인생의 비밀을 깨닫고 완성된 삶을 살아갈 수 있다는 내용을 담았습니다. 하루를 일 년처럼 소중하게 보내는 성실한 나날을 보내다 보면 원하는 것들은 자연스럽게 내 품 안에 안기게 된다고 합니다.



다만 자신의 욕심과 욕망에 치우치는 건 자연의 순리가 아니기에 공익을 위한 태도도 갖추어야 한다고 알립니다. 어떻게 살지 결정하고 그 길을 항해 꾸준히 노력해야 하지만 나만의 것이 아닌 타인까지 고려한 삶인가 고찰하여야 합니다. 우리 모두는 지구 위에 함께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코드>는 복잡하게 이야기를 다루지 않습니다. 일목요연하고 간결하게 마치 지시하듯 내던집니다. 이를 잘 캐치하여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건 오롯이 독자의 몫입니다.



저자 김우상은 경남 산청 출신으로 경상대 의대에서 학사와 석박사까지 마쳤습니다. 현재 한국피부비만성형학회의 이사로 활동 중이며 대한피부미용성형연구외의 초창기부터 계속 함께 하며 활발히 연구를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한 세미나를 통해 많은 사람들을 만나 풍부한 강연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



해동병원에서 전문의 과정을 이수한 후 진주에 개원하여 고객과 소통하고 있습니다. 의료 케어를 넘어 상생할 수 있는 길을 꾸준히 모색하는 철학과 학자의 길을 걷고 있습니다. 의학에 대한 연구와 고찰은 물론이고 심리학과 철학 관련한 도서를 틈틈이 읽으며 자기 성찰과 삶의 태도를 탐구합니다.



인생을 살아가는 동안 자신의 부족함이나 모순을 이해하고 받아들이며 분석하는 자세를 취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편향되지 않은 마음의 중심을 잡기 위해서 꾸준히 일기를 쓰고 고찰하는 시간을 갖고 있습니다. 이런 과정을 거쳐야만이 비로소 자신의 역할을 다하며 원하는 삶을 살아가는데 보탬이 된다고 믿고 있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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