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택 받는 리더의 미디어 스피치
김진숙 지음 / 이담북스 / 2020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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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택받는 리더의 미디어 스피치

 

  난 말하는 것을 요리로 치자면 급하고 설익게 하는 것 같다. 누군가와 통화를 하거나 대면하여 대화할 때면 말이 빨라진다. 내가 느끼기에도 빨라서 무게감이 없고 신뢰성이 떨어지는 느낌을 받는다. 하물며 공적인 경우 말을 이렇게 했다간 낭패 중 낭패일 것이다. 이 책은 아나운서 출신인 김진숙님이 현재는 미디어 평론가이자 미디어엘센터 원장을 역임하며 공적인 말하기를 통한 소통능력의 중요성을 언급해주고 있다.

 

  남들 앞에 서면 울렁증이 생기고 얼굴부터 창백해지는 내가 꼭 읽어야 할 책 같아서 서평을 신청했었다. 대학교때 조별과제의 발표자로 나서 발표를 했다가 상황 대처가 안 되고 머릿속이 백지가 된 경험이 있어 순간 아찔했던 기억이 떠오른다. 책을 펼쳐보니 6개의 소제목으로 나뉘어 음성언어와 시각언어, 체계적인 스피킹과 미디어와 소통하는 스피치메이킹, 실수하지 않는 공적인 말하기에 대해 자세히 나와있다. 사람마다 다른 목소리는 고유한 것이기에 개인 식별이 가능하다. 좋은 목소리는 공명이 관건이라 몸, 즉 발성기관의 울림이 있어야 안정감이 느껴진다고 한다. 원고를 읽을 땐 축약하여 말하는 것이 자연스러운 어투다. 이를테면 이렇게 결정하였습니다.” 대신 이렇게 결정했습니다.” 로 발음하는 것이다. 이러한 말의 신뢰를 더하는 음성언어가 있다면 시선처리라든지 제스처를 강조하는 시각언어 또한 중요하다. 무엇보다 얼굴 표정은 정서의 주관적 경험을 결정하므로 자주 웃는 얼굴로 말하기를 연습하다보면 상대에게 긍정적인 에너지를 준다. 포인트는 눈! 눈빛과 시선에서 차이를 두고 싶다면 결국 눈이 웃어야 한다는 말씀.

 

  우리가 잘 알지만 실행하긴 어려운 경청도 지혜롭게 말하는 방법 중 하나다. 굉장히 난도가 높은 스킬로써, 상대의 말을 인내심을 갖고 듣는 것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상대의 동기를 알아차리고 피드백까지 할 수 있는 수준이 되는 것이다. 이것은 상대의 말을 통해 핵심 단어를 짚어내며 문맥을 정리할 수 있다면 말하기에서 아주 중요한 소통의 핵심을 잘 파악하고 있는 것이다.

 

  책은 이 외에도 잘못 사용하기 쉬운 표현들을 교정하고, 미리 준비하는 애드리브랄지 부정확한 발음들을 고치는 법, 화자와 청자가 공감을 나누는 상호작용을 어떻게 하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는지 등을 조언한다. 공적인 말하기를 통해 말하는 기술뿐만 아니라 화자의 태도까지 배울 수 있어 유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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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 육아 - 어느 조용하고 강한 내향적인 엄마의 육아 이야기
이연진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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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향 육아

 

  아이에게 엄마가 필요하듯 내게도 가 필요했다. 엄마가 되고서부터 난 자괴감에 시달렸다. 각종 육아서에는 엄마가 해야 할 지침들이 가득했고 난 그대로 하기 너무 벅찼다. 그래서인지 이 책 제목이 반가웠다. 나도 왠지 내향인인 것 같은 생각이 들었고, 작가 이연진님의 소개에 내 모습이 몇 군데 오버랩 되어 있어 이내 확신을 가지게 되었다.

나 또한 조용하고 감성적인 성향이 강했다. 아이가 태어나고 난 나를 잃은 것 같은 느낌이 들 정도로 평정심에 상당한 위기를 느꼈다. 육아는 육체적+감정적 노동이었다. 노동이라고 생각하기 싫지만 사실이었다. 게다가 책 내용대로 에너지 레벨이 낮고 방전이 쉬운 성향이라 육아가 더욱 어려웠다. 저자는 자신의 방식을 통해 아이를 키우는 모습을 이 책을 통해 소개했다. 여러모로 배우고 싶은 부분이었다.

 

  알고 보니 아이가 영재발굴단에서 꼬마 과학자로 나온 터였다. 더욱 궁금해졌다. 내향 육아라는 것이. 저자는 말한다. 내향인의 육아기는 자기 안의 진정성에 닿아가는 기간이 되어야 한다고. 엄마가 편안하고 충만해야 아이는 씩씩하고 행복해진다. ‘없이 엄마가 된 후부터 아이가 태어나고 가정식 책육아를 통해 부엌을 실험실로 만들고 아날로그적인 동네 육아, 계절육아로 꼬마 과학자를 만들었다. 곳곳에 따뜻한 사진들이 삽입되어 있어 전체적으로 부드럽고 차분한 느낌을 받았다. 내향 엄마는 훈육보다 공감을 위해 노력했고 조그맣고 단순한 생활을 위해 동네에서 아이와 일상을 보냈다. 해가 지도록 정류장에서 노선표를 구경하거나 걷다 배고프면 벤치에서 도시락을 먹었다. 늘 보던 풍경에서도 매일을 재발견하는 아이의 감각과 관찰력은 점점 섬세해졌단다. 부러웠다. 나도 아이와 이렇게 시간을 보낼 수 있을까? 어김없이 봄이다. 언급한 계절 육아가 무얼까 궁금해졌다. 계절의 반복을 활동하는 아날로그 육아라고 했다. 꽃잎을 만져보고 쑥과 냉이의 향기도 맡아보는 봄. 여름은 습도와 강수량을 확인하며 지금 남반구 호주는 겨울이겠구나 같은 이야기를 한다. 가을에 고른 낙엽은 액자에 인테리어 용도로 사용하고 특히 솔방울은 가습기로 유용하게 사용한 소품이라고 했다. 반복적인 경험은 특별한 교육이 필요 없다. 스스로 깨우치기 때문. 저자가 조용하고도 세심하게 집중하는 육아방식에 많은 공감이 되면서 나도 기질대로 아이와 조화를 이루고 싶다는 마음이 들었다. 참 유익한 내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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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푸른 날들을 위한 시
천양희 외 지음 / 북카라반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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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의 푸른 날들을 위한 시

 

  어릴 적 우리 집 책장에는 <신달자,유안진,이향아 신작시집>이 꽂혀있었다. <여자로 산다는 것은>이라는 여성문인들의 에세이집도 있었다. 여성 특유의 섬세하고 유려한 문체가 돋보였고 감각적인 심미감을 드러내는 문장들이었다. 오늘 다시 그분의 시를 읽게 되었다. 신달자님 말고도 천양희님, 문정희님, 강은교님, 나희덕님의 시들도 실려 있었다. 책은 아기자기한 일러스트와 사진들이 함께 삽입되어 있어 더욱 운치 있었다.

 

  시를 읽으면 마음속에 쌓인 미세먼지가 말끔히 걷히는 기분이 든다. 그리하여 명경지수 같은 마음으로 사념이 없어진다. 그 안에 따뜻하고 울림 있는 시구들이 팍팍 꽂히고 이내 행복과 위안으로 충만해진다.

 

  천양희님의 웃는 울음을 읽고 눈물이 찔끔 났다.

 

집 어느 구석에서든

울고 싶은 곳이 있어야 한다

가끔씩 어느 방구석에든 울고 싶을 때는

소리 없이 우는 것 말고

몸에 들어왔다 나가지 않는 울음 말고

웃는 듯 우는 말고

 

 시집와서 아직 분가를 못한 탓에 슬프고 때로 서럽고 울고 싶을 때 마땅히 울 곳이 없어 울음을 참느라 마음이 곰삭은 것 같다. 이 시구절에 내 마음이 흔들렸다.

 

  대개 신명조체의 글씨체로 인쇄된 시였지만 간혹 손글씨로 쓴 것과 같은 글씨체에 이 시들을 필사하고 싶어졌다. 언젠가 여성 시를 개척한 대표시인인 신달자님의 인터뷰 기사를 읽은 적이 있었다. 엄마와 딸은 너무 사랑하기에 가장 많이 싸우는 사이라고. 엊그제도 엄마와 투닥투닥한 통화가 떠올랐다. 같은 여자로서 이 말은 매우 공감되었다. 문정희님의 남편이란 시에선 남편의 존재를 세상에서 제일 가깝고 제일 먼 남자, 그러고 보니 밥을 나와 함께 가장 많이 먹은 남자, 전쟁을 가장 많이 가르쳐준 남자라고 표현하여 피식 웃음이 났다. 이렇듯 이 책의 시들은 삶의 고뇌를 여성적 감성으로 표현하여 내 마음을 울렸다.

 

읽고 차오르는 것은 품고, 버리고 비워지는 건 미련이 없어졌다. 이미 지나간 스무 살은 문정희님의 말마따나 자유보다 더 많은 상처를 증거처럼 남기고 얼떨결에 떠나 버리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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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달 푸르른 숲
내털리 로이드 지음, 이은숙 옮김 / 씨드북(주)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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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홍달

 

  나에게도 허니서클같은 더스트플라이트가 있었으면 좋겠다. 수호자들의 전략일진 몰라도 이 사랑스러운 존재 덕분에 삶이 활기차지는 건 사실이니까 말이다.

 

  동화 분홍달에 나오는 몰리는 길들여지지 않았고 용감하며 유리병 안의 불쏘시개같은 소녀다. 주인공이고. 몰리는 오른쪽 팔이 없다. 팔 대신 팝스냅이 있었지만. 몰리가 사는 마을 주민들은 먼지가 뒤덮인 산에서 탄광일을 하며 살고 있다. 수년 전 이곳 산사람들은 별빛으로 옷감을 짜서 옷과 담요와 스팽글이 달린 망토를 만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그 어떤 좋은 기억도 이젠 얘기하는 것만으로도 고통스럽다. 먼지가 우릴 덮쳤고 별빛을 완전히 빼앗아 버렸기 때문이다.

 

어느 날 막대한 재산을 원하나요? 엄청난 부가 기다립니다! 용감한 자여!’ 라는 수상쩍은 종잇조각을 발견한 몰리. 이 이상한 초대장을 보고 큰돈이 필요했던 소녀는 남자아이들과 섞여 일을 시작하게 되었다. 그 먼지 쌓인 산에서 금가루를 모으는 일을.

 

  몰리는 분홍달의 이름이기도 했다. 기나긴 겨울이 끝나고 지금 같은 화사한 봄이 올 때 하늘에 뜨는 분홍달. 왠지 이 몰리의 이름처럼 이 책의 주제가 희망에 차있을거라는 생각이 들었다. 암담한 상황 속에서 어린 소녀 몰리는 가족을 위해 돈을 벌기 위한 기회를 잡고자 모티머 굿과 함께 수호자 앞에 가기로 결심했다. 사라졌다는 말과 금가루를 가지고 오면 돈을 받을 수 있었기 때문이다. 단순한 모험이야기 이상이었다. 동화 제목만 보고 아기자기한 내용을 생각했었는데 읽으면 읽을수록 스펙터클하고 반전이 가득한 마을의 비밀들이 속속 밝혀지기 시작했다. 진실과 마주하기 두려워하는 건 그 진실이 가져다주는 민낯을 감당할 수 없기 때문일까? 자신을 모두 부정하기 싫기 때문일까? 의문이 가진 힘을 보았다.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것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지 않는 것. 이 동화책을 통해 몰리의 시선으로 가려진 진실과 용감한 용기를 발견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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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없어 고민입니다
구로카와 이호코 지음, 김윤경 옮김 / 넥서스BIZ / 2020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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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치가 없어 고민입니다

 

  우린 종종 오해한다. 우리 주변에 있는 공감장애를 가진 사람들 때문에. (물론 상대방에겐 내가 해당될 수도 있다.) 이런 사람들은 나를 힘 빠지게 만들고 서운하게 만든다. 주변엔 아랑곳없이 무신경하고 시큰둥한 것 같다. 하지만 이것이 의도적이거나 성향이 나빠서가 아니라 가 인식하는 기능의 일부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이라 하니. 그동안 나 혼자 속앓이를 했던 것이 억울할 정도다. 저자는 이야기한다. 공감장애는 지금껏 아무도 지적하지 않았던 뇌의 상태라고. 외곬으로 진지한데 게으르고 오만하다고 평가받는다.

 

  남녀 간의 생각차이는 알고 있다시피 너무 고전적이고 전형적이다. 이를테면 사소한 이해와 공감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여자는 상대의 생각과는 관계없이 신속하게 결론을 이야기하는 남자를 보고 상처받고 화가 난다. 마치 나에게 일어난 일이나 나의 생각 따위는 중요하지 않다고 이야기하는 것 같기에. 하지만 이런 남녀 간을 포함하여 모든 사람의 뇌는 다르다. 그래서 받아들이는 기준 또한 다르기 때문에 당연하다고 생각하여 언급조차 하지 않았던 내용이 정반대로 해석되기도 한다. 이럴 수가!

 

  1장에서는 인식프레임에 따라 사람들이 세상을 바라본다고 설명한다. 공감장애를 가진 사람은 이 차이를 감지하는 능력이 부족해서 상대의 의식이나 태도를 느낄 수 없다. 의식의 채널을 연결할 수 없는 것이다. 2장에선 공감장애의 정체를 낱낱이 파헤치고 마지막 3장에선 그것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모색했다. 아인슈타인은 범인들의 전형적인 인식프레임이 부족했던 반면 독자적인 인식프레임은 풍부했다. 누구나 이 둘을 겸비하고 있지만 아인슈타인은 후자에 치우쳤던 것 같다. 다행히 인식프레임 성장 능력이 높아 약간은 넋이 나간 개성적인 아이에서 조금 색다르고 사랑스러운 젊은이로, 그리고 창의성이 넘치는 매력적인 천재로의 길을 걸었다. 우리가 바라 않는 공부와 배우는 것에 강한 전형적인 인식프레임을 갖고 있는 모양은 자신의 상식이 통용되지 않는 상황에선 극단적으로 약하다는 단점이 있다. 아인슈타인같은 괴짜 친구를 사귀는 것도 한 방법이다.

 

  책은 자폐증, ADHD, 언어습득 메커니즘, 뉴런, 뇌과학 등을 언급하였고 오늘날 늘어가고 있는 공감장애에 대해 인사와 같은 태도가 수반되는 개념의 중요성, 타인의 태도를 잘 인지하지 못하여 풍경의 일부로 보는 상황에 대해 어떻게 인식해야 하는지 또한 이과계열의 센스도 공감력에서 비롯된다는 사례들을 보여주었다. 눈치와 공감장애의 상호관계를 통해 우리가 풀어가야 할 인간관계, 나의 정답이 누군가에겐 오답이 될 수 있다는 인정, 다름의 이해 등을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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