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댓 코스메틱 - 화장품 연구원의 똑똑한 화장품 멘토링
김동찬 지음 / 이담북스 / 2018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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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댓 코스메틱

 

티비 광고 중 유난히 갖고 싶다고 느꼈던 제품이 LED마스크였다. 고가의 기가 그림의 떡이긴 하지만 건조한 겨울이 될 때마다 피부가 이상해지는(?) 난 이 마스크에 눈을 떼지 못했다. 듀얼모션 클렌저, 토탈리프트업케어 등이 있었는데 피부과에 가서 관리를 받느니 제품으로 스스로 성실하게 관리하는 게 낫지 않을까라는 생각도 든다. 몇 년 전 휴대용 쿨링 마사지기를 사용해보기도 했는데 피부 진정 냉동요법이 주된 내용이라 알류미늄 카트리지만 냉동실에 넣었다가 사용하면 쿨링 효과를 줘서 트러블이 있는 예민한 피부에 좋았다. 각설하고 화장품과 그것의 유효성분 흡수를 높이는 미용기기는 피부와의 끊임없는 싸움을 통해 발전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스무살이 되던 해 부모님께 색조화장품과 기초화장품세트를 선물 받았던 기억이 난다. 스킨, 에멀전, 클렌징 등 다양한 제품의 용도를 몰라 헤매던 시간들이 있었다. 오늘 읽은 <올 댓 코스메틱>은 국내화장품연구원의 목소리로 화장품의 과학적 지식부터 화장품의 미래까지 그것의 모든 것을 이야기한 책이다. 화장품은 여러 종류의 화학물질을 혼합한 것이다. 아무리 정교하게 짜 맞춘다 해도 오랜 시간이 지나면 서서히 제품이 분리되거나 변형되고 만다. 이럴 때 뼈대의 외관을 결정하고 내부를 보호하여 제품이 제 역할을 충실히 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바로 폴리머이다. ‘셀룰로오스’, ‘히알루론산등이 대표적인 폴리머다. 이것은 과량의 수분을 오래 잡기 때문에 마스크 제품의 단골원료이기도 하다. 폴리머는 흡수가 안되고 얼굴 표면을 덮고 있는 것이라 피부가 아닌 폴리머 위에 메이크업을 하면 화장이 들뜰 수 있으니 주의.

 

난 스킨과 에멀전이 매우 유사하다고 생각했었는데 사실 스킨을 제외한 에센스, 로션, 크림은 유화시킨 에멀전이었다. , 수상과 유상이 혼합된 제품이며 마요네즈를 만들 때 사용되는 기술이기도 하다. 발림성이 좋아 기초 제품의 대부분은 O/W제형이나 W/O제형은 선크림이나 액상 파운데이션에 사용되어 발림성이 뻑뻑하고 피부의 수분 증발을 막아준다. 이번 서평도서를 통해 화장품을 구성하는 요소와 구분법을 제대로 알게 되어 만족스럽다.

 

남녀의 피부는 차이가 있게 마련인데 신랑을 보면 화장품을 거의 바르지 않아 피부관리를 제대로 하고 있는지 의심스럽다. 남성의 피부는 두텁고 단단하기에 여성보다 건강하게 보이기도 하지만 내부를 보면 오히려 여성보다 취약하여 젊었을 때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피부를 가꾸어야 노화를 방지할 수 있다고 하였다. 학창 시절을 생각하면 여드름을 가진 남학생이 여학생보다 많은 이유도 피지선이 더 발달해서인 것 같다. 남성호르몬의 영향을 강하게 받는 남성의 피부는 면역력이 강화되어 염증이 잘 일어나지 않는 반면 감염이 쉽게 일어나 상처치유 능력이 떨어진다. 에스트로겐의 비율이 높아야 상처가 잘 아문다.

 

화장품 만드는 남자의 화장품에 대한 모든 것. 매일 사용하는 화장품에 대해 정확한 정보를 알게 되어 감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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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아침에 태양의 꽃을 장식하다
홍승훈 지음 / 젤리판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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런던의 아침에 태양의 꽃을 장식하다

 

저널리스트 출신 에디터로, 꿈과 열정의 강연자로 자신의 일을 사랑하며 미래전략가로 정진하기 위해 그 누구보다 바쁘게 살아가고 있는 저자 홍승훈님의 희망 메시지. 처음에 책 제목만 보고는 런던이란 문구 때문에 여행 에세이인가 싶었다. 20년 넘게 경제 심리 전문가로 활동해온 저자는 그동안 만난 사람들의 사례와 자신의 경험을 바탕으로 삶의 아픔을 껴안는 심리적, 정신적인 치유법을 이 책을 통해 제시해주었다.

 

자기계발서의 함정은 읽는 것만으로 독자가 작가의 주장이나 실천을 따라 한 것 같은 기분을 느끼는 것 같다. 하지만 눈으로 읽는 것과 행동으로 옮기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 저자는 칭찬에 춤추는 고래가 되지 말라고 했다. 그 칭찬이 자신이 바라는 성공은 아니지 않냐고 반문하면서. ‘위로라는 코드도 마치 과잉 긍정에 빠진 피로한 사람들에게 투여되는 물약에 불과하다고 말하며 그것은 잠시 아픔을 잊게 해줄지언정 현실을 조금도 바꾸지 못한다고 일침을 가했다. 그는 의지의 힘을 중요하게 여기며 독자들에게 설득했다. 우리가 현재 겪고 있는 어려움이나 시련은 나에게 어울리지 않는 목표이거나 무작정 남을 따라 해서 생긴 결과일 수 있다고. 의지와 끈기가 합쳐진 신념을 가지고 자신만의 색깔을 발견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않았고 주변에 반대하는 사람이 많아도 흔들림 없는 신념을 가졌던 철도왕 스티븐슨을 언급하며 의지의 힘이 습관을 바꿔 인생을 결정하고 나아가 세상을 바꿀 수 있다고 했다.

 

우린 종종 아무것도 되지 않으려는 태도를 지니기도 한다. 이 세대의 젊은이들을 질타하는 문장이었다. 아무것도 아닌개념은 인간의 본성을 거부하는 잘못된 개념이라 말하는 저자는 자신을 속이지 말고 솔직하고 뜨거운 승부욕을 만드는 것을 삶의 기본자세로 취하라고 조언했다. 멍하니 하늘을 바라보는 것과 좋아하는 책을 읽는 시간의 깊이가 같을 수는 없다며 자신에게 주어진 시간이라는 인생을 충실한 순간들로 채워나가길 당부했다. 구구절절 옳은 말씀이다. 저자의 성향이 진취적이란 생각이 들었다. 그가 영국에서 성공할 수 있었던 삶의 비결이리라.

 

무엇보다 자기 삶에 대한 확신을 가지고 타인의 평가에서 자유로워지라는 말이 와닿았다. 자존감을 갖자는 말이나 긍정적인 마음을 갖자는 위로나 격려의 말보다 저자가 진짜 하고 싶은 말은 무언가 하고자 하는 노력을 타인의 평가로 채우려 하지 말라는 것이었다. 인정 욕구가 강한 나에게 타인에게 휘둘리지 말라는 뼈아픈 조언을 마음에 잘 새기리라. 저자가 경험한 삶의 중요한 통찰을 이 책을 통해 함께 나누고 싶다. 우리의 모습을 인정하고 자신에게 맞는 변화의 방법을 찾아 행동으로 옮기는 용기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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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 나의 자발적 비대면 집콕 생활
정재혁 지음 / 파람북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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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혼자라는 즐거움

 

활짝 열린 문과 문밖으로 엿보이는 출렁이는 바다,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나는 좋아한다. 오늘 읽은 책의 표지디자인이 그의 작품이었다. 작가의 인터뷰기사를 읽다가 책 표지에 대한 부연설명이 나왔는데, 에드워드 호퍼의 그림을 제안했던 건 담당 편집장이셨다고 하며 자신의 글과 잘 어울린다고 판단하셨다고 한다. 담당 디자이너가 그림들을 살펴보다가 다른 그림으로 바뀌었고 제작 막판에 저작권과 비용으로 곤욕을 치웠다는 에피소드까지 전해주었다. 그래도 나같은 독자는 그 어려운 과정 끝에 탄생한 이 책이 마음에 들 뿐이다.

 

요즘 같은 코로나 시대에 이 그림이 위안을 주고 나의 바람을 담고 있기도 하다. 멈추고 바라보면 놓쳤던 것들을 좀 더 자세히 보고 이해할 수 있다. 도태하는 것이 아니다. 나아가지 않지만 멈춤으로 인해 가장 나다운 나를 만날 수 있지 않을까? 저자는 5년 전 불의의 병원 신세를 지고 난 후 서울의 직장생활을 정리하고 인천의 본가로 들어가 가족과 살면서 비대면 집콕 생활을 시작했다. 비자발적인 상황이 능동적이며 자발적인 생활로 어떻게 바뀔 수 있었는지 궁금했다.

 

혼자가 되어 지냈던 지난 5년간, 그는 늘 움직였다. 자신이 가장 일 수 있는 자리를 찾으며. 틈을 내 동네 카페를 찾고, 3시간이 넘는 영화를 만반의 준비를 갖춘 뒤 방구석에서 보고, 가장 좋아하는 옷을 때론 동네 슈퍼에 갈 때 걸쳐 입는 등. 그는 드라마 <렌탈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을 보면서 아무것도 하지 않음으로 다른 이의 무언가가 될 수 있다는 걸 느꼈다. 실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이 드라마는 맛집 번호표 받기부터 꽃놀이 자리 맡기 등 자신을 필요로 하는 사람에게 자신을 빌려준다. 아무것도 하지 않는다고 하면서, 남을 대신해 실은 아무거나 하고 있는 걸 보면 모순 같기도 하다. 어쨌든 드라마는 주인공 렌탈씨를 통해 가장 중립적이고 객관적인 자리에서 우리의 일상을 돌아보게 하며 본심을 바라보게 했다. 인간은 웬만해선 무언가를 하려는동물인 듯하다.

 

좀처럼 가지 않던 길, 지나치고 뒤로 했던 샛길에서 만나는 이러 저러한 것들에 대해 저자는 이야기했다. 빵을 좋아하는 저자는 집에 빵이 떨어진 날, 계단 너머 파리바케트로 향하며 평소와 다른 자신의 템포, 어쩌면 설렘을 느꼈다. 영화 <요코미치 이야기>를 떠올리며. 요코미치 요노스케는 세상 어디든 숨어 있는 샛길을 닮은 한 남자의 인생담이었다. 저자는 자신의 동네를 떠올리며 5년이 지나서야 처음 보는 풍경들을 언급했다. 가끔 이유 없이 빠른 걸음에 동네의 샛길을 놓치곤 했다고. 샛길은 사실 인생에 숨은 가장 가까운 복선인지도 모른다고 말하며.

 

<씨네21>, <보그>, <> 등 오랫동안 다양한 잡지에서 일해온 저자답게 개인적 일상을 담은 에세이도 참 잘 읽혔다. 나를 관찰하는 를 보기 시작하며 그 고독마저 기꺼이 즐긴 저자의 모습이 멋지다! 외로움과 고독은 한끗 차이인 것 같다. 난 저자처럼 고독을 즐기는 사람이 되고 싶어졌다. 더욱이 요즘 같은 때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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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초의 것들 -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2021 세종도서 교양부문 잘난 척 인문학
김대웅 지음 / 노마드 / 2020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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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 최초의 것들

 

몇 년 전 호주의 동물원 타롱가주를 방문한 적이 있었다. 우리나라에선 흔히 볼 수 없는 코알라와 캥거루, 왈라비는 물론이고 오세아니아 대륙에서만 서식하는 동물들을 볼 수 있어서 신기했다. 게다가 시드니 하버 풍경과 탁 트인 스카이라인은 뷰 맛집이라 할 수 있을 정도로 멋졌다. 특히 거대한 독수리 같은 새가 수신호에 맞춰 날아다녔던 버드쇼도 인상 깊었다. 동물원은 처음부터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공간이지만 그것이 동물에게도 좋은 일인지는 의문이다. 사실 자본주의의 경제적 지원으로 고상한 지식의 사원을 건설한다는 부르주아적 허영심을 충족시켜주기 적합한 것이기도 했다. 먼 이국땅에 사는 동물들을 보존한다는 역할을 내세우는 것도 제국주의적 시각으로 식민지를 합리화하는 것과 다를 바 없으니까. 고대의 동물원은 돈과 계급을 갖춘 개인이 수집해 기르는 소규모 수준의 공간이었다면 근대에는 대중에게 공개하며 그 목적이 어디까지나 소유자의 부나 능력을 과시하는 데 있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창경궁을 개조하여 창경원의 동물원을 처음 만들었고, 창경궁 복원사업으로 인해 그곳에 있던 129, 880마리의 동물은 과천 서울대공원으로 옮겨졌다.

 

오늘 읽은 책은 세상의 온갖 것들 중 인간생활의 기본이 되는 의식주의 처음을 파헤쳤다. 인류가 누리고 있는 모든 것들이 언제 어디서 시작되었는지 알 수 있는 좋은 내용이 담겨있다. 제목대로 알아두면 잘난 척하기 딱 좋은최초의 것들이다. 인간이 족보를 만들며 조상의 뿌리를 찾듯 역사적으로 의식주에 관한 것의 처음을 찾는 건 본능과도 같다. 고래수염에서 탄생한 브래지어, 악취가 탄생시킨 향수 등 우리 몸에 걸치는 것들의 유래와 에피소드가 에 관한 것이라면 황태자의 낙마로 생겨난 햄이나 게르만족이 문어, 오징어를 먹지 않는 이유, 로마 시대에 봉급으로 주었던 소금 등 주식과 먹거리에 얽힌 이야기는 을 대변한다. 마지막으로 생활하고 일하는 곳, 문화공간의 변천사를 알 수 있는 는 처음 언급한, 제국주의 식민지가 만들어준 동물원, 열강들의 잔치였던 만국박람회, 로마 시대에도 존재했던 아파트 등을 다룬다.

 

동양에서는 지혜가 뛰어나고 인간에게 호의적인 동물로 여겨진 문어와 오징어가 왜 게르만족에겐 기피 대상이 되었을까? 그 이유 중 하나는 종교적인 배경에 있었다. 유대교에서는 매우 복잡하고 광범위한 음식에 대한 금기가 있었다. 어류는 지느러미와 비늘이 있는 수중 동물로만 한정했기 때문에 이 기준을 충족하지 못하는 어패류는 모두 금기 대상이었다. 때문에 문어, 오징어뿐만 아니라 새우, , 조개류 또한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유럽의 기독교에서는 새우, , 조개 등은 그 달콤한 맛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아 구실을 붙여 금기 대상에 제외되었다. 그로테스크한 생김새 때문에 여전히 오징어와 문어는 색안경을 끼고 보게 된 것 같다. 이미지도 호색한, 난폭한 동물이라고 부각되었고 노르웨이에선 크라켄이라고 하여 대형 문어의 모습을 한 괴물을 전설에 등장시키기도 하였다. 이런 문화적 차이가 흥미롭다.

 

요즘은 하루종일 마스크를 쓰고 있어서 출근할 때도 스킨, 로션 외에 색조화장품은 전혀 사용하지 않고 있는데, 과거의 화장과 멋내기는 모두 종교의식과 전투의식에서부터 시작되었다고 한다. 고대의 기록을 보면 그리스인들을 제외하고 모든 민족이 파우더, 향료, 안료로 열심히 몸을 치장했단다. 특히 눈은 마음의 창이란 말대로 정성스럽게 화장하기로 유명했다. 이집트의 상류층은 눈 주위를 반짝거리게 하는 아이 글리터를 붙였고, 이집트 여성들은 눈썹을 밀고 코르를 사용해 떨어져 있는 눈썹을 하나로 이었다고 한다. 이집트에서 그리스로 조금씩 들어온 화장술은 고급 창녀에 의해 정착했으며 그녀들은 진한 화장을 하고 몸에 향료를 바르며 입의 구취를 없애기 위해 방향유를 입에 머금고 혀로 굴리다 뱉어내어 좋은 냄새를 풍겼다고 한다. 최초의 구취 방지제인 셈이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은 본능인 듯하다.

 

간략하면서도 재밌게 설명해주어 읽는 독자들의 눈을 이끌어 주는 것 같다. 게다가 삽입된 250여 개의 도판은 시각적인 즐거움을 더해주었다. 알아두면 좋을 의식주의 처음들을 살펴볼 좋은 기회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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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7주년 기념 양장 에디션) - 쉽게 상처받고 주눅 드는 사람들을 위한 자기회복의 심리학
롤프 메르클레 지음, 유영미 옮김 / 생각의날개 / 2020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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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왜 나를 사랑하지 못할까

 

오랜만에 시인과 촌장의 가시나무를 들었다. ‘내 속엔 내가 너무도 많아서 당신의 쉴 곳 없네로 시작하는 가사는 마치 시와 같이 느껴졌다. 계속 곱씹어보니 내 속엔 나도 모르는 내면의 비판자가 있었다. 그 목소리는 나를 갉아먹고 위축시켰다. 남의 인정을 갈구하는 가 비판자로 인해 진실된 로 대면하기 어렵게 만들었다.

 

며칠 전 부부싸움을 하고 배우자의 말과 행동을 지나치게 확대해석하여 날 거부하고 비판한다고 생각했다. 자존감이 낮아졌던 것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니 갑자기 소화가 안 되고 심장이 크게 뛰었다. 고혈압과 위장 장애, 심혈관 장애 등 자존감이 낮아질 때 내 몸이 어떻게 변하는지 적나라하게 드러났다.

 

몇 년간 준비하던 시험에 결국 합격하지 못하면서 그 실패와 좌절이 나를 더욱 낮아지게 만들었다. 어린아이는 부모가 과하게 제지하거나 과잉보호를 할 경우 모두 약하고 무력하며 열등하다는 느낌을 갖게 된다. 후자인, 부정적인 상황을 아예 차단해주는 과잉보호는 실패라는 좌절과 실망은 겪지 않았지만 성공 경험도 없으므로 건강한 자신감이 형성되지 못하는 것이다.

 

여러 경험을 통해 나를 사랑하고 싶지만 방법을 몰랐던 지난날을 떠올리며 이 책에서 제시한 자기존중, 내면의 비판자를 다루는 법을 익힐 수 있었다. 우린 태어났을 때 부모님이 그랬듯 나 스스로를 사랑스럽고 가치 있는 인간으로 여기고 대한다면, 즉 조건 없이 받아주며 사랑한다면 난 안정감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굳이 지금보다 더 나은 사람이 될 필요는 없다. 스스로를 가장 좋은 친구로 대하며 좋아하는 것. 나에 대해 긍정적이고 따뜻한 마음을 갖는다면 실패와 좌절, 또는 상대의 인정 여부와 관계없이 나는 나를 사랑할 수 있다!

 

책은 나 자신과 진정으로 화해하는 방법으로써 내면의 비판자를 길들이는 26가지 연습을 자세히 제시해주었다. 나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중단시키고, 존중하되 무시하는 방법, 나의 부정적인 면과 화해하고 장점을 발견하는 법 등을 알려주었다. 비판자는 이식된 존재라는 것, 어린 시절 내 안에 눌러앉았다는 것을 인식하는 것이 중요했다. 내 안에 들려오는 비판자의 목소리에 대꾸하지 말고 설득하려고도 하지 말자. 때로 나의 부정적인 면을 발견하더라도 이런 특성이 언제나, 어디서나 나타남이 아님을 주의하자. 비판자는 늘 나의 결점과 실수를 질타할 테니 나 스스로 약점과 실수를 용서한다면 비판자의 권력은 줄어들 것이다. 여러 가지 연습 중에 나의 강점과 긍정적인 면을 의식하는 것, 두 세 살적 내가 환하게 웃고 있는 사진을 찾아 그 꼬마가 내 안에 있음을 깨닫고 연대감을 느끼는 것, 마음에 들고 입었을 때 기분 좋은 옷을 입으며 외모에 신경을 쓰는 것만으로도 자존감을 높일 수 있다는 것 등을 실천해보기로 했다. 난 불완전하지만 사랑받을 만한 사람임을 알게 되었다. 쉽게 주눅 들고 상처받지 않도록 내면의 비판적 목소리에 귀 기울이지 말자. 무엇보다 내 가장 친한 친구는 나 자신임을 깨닫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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