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이 나에게 - 내 머릿속 원숭이들과 잘 지내는 법 나에게
이근상 지음 / 몽스북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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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명상이 나에게



 

온라인 커뮤니티에서 어떤 글을 읽었는데 제목이 <지하철에서 너무 좋은 아빠를 보았다> 였다. 아이가 지하철과 플랫폼 사이에 카드를 떨어뜨렸는데 아빠가 화를 내지도 야단을 치지도 않고 담백하고 다정하게 어쩔 수 없다고 아이에게 대했다는 것이다. 오히려 아이가 속상해하며 우니 애써 요란스럽게 달래지도 않고 토닥이니까 금새 울음을 그쳤다. 차분한 아빠에게 자란 아들은 역시 아빠를 닮을 것이다. 아빠의 반응처럼. 배우고 싶은 자세다. 나 같았으면 뭐라고 했을 텐데. 아이의 실수로 혼내는 내가 그릇이 작다. 참 작다...

 

마음을 다스리기란 참 어려운 일 같다. 오늘 읽은 책 <명상이 나에게>는 저자가 명상을 실천하며 겪은 10년의 기록이라 할 수 있겠다. 부정맥 판정을 받은 후로 커피대신 차를 마시고, 명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고. ‘무언가를 하고자 하는 의지가 강하면 그 일에 필요한 것들이 눈에 들어온다는 말이 맞다. 저자는 아잔 브람의 유튜브 영상을 시작으로 일상 명상을 시작한다. 득도와 같이 거창한 것이 아니라 건강한 뇌로 살기 위한 이유에서였다. 그래서 호흡에 집중하는 것이 피곤한 뇌를 편안하게 만드는 최고의 기본기라고 이야기한다. 일반적으로 호흡은 무의식적으로 하며 사는데, 이것을 의식적으로 한다는 것은 바로 자신이 지금 여기 살아있음을 확인하는 소중한 작업이기도 하다. 명상 중에 머릿 속 원숭이로 불리는 잡념이 떠올라도 그것을 평가하거나 판단하지 않고 그냥 다시 호흡으로 돌아오면 된다. 특히 마음이 지하실에서 나오지 않는 날같이 우울할 땐 일단 넘어진 것을 인정하고 실제로 뺨을 바닥에 대고 엎드리며 막스 브루흐의 콜 니드라이를 플레이하라고 추천했다. 우울의 뒷면에 차분함이라는 덕목이 공존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고. 그리고 대부분 침잠의 상태에서 나온 언어들을 볼 수 있는 시집을 읽으며 우울을 침착으로 정착시키길 권하고 있었다. 조타 기능을 상실한 채 깊이 가라앉는 우울에서 바닥에 붙어 있는 모양새지만 부유하지는 않는 침착의 상태로 훨씬 안정적인 사고를 할 수 있다고.

 

자기 돌봄의 첫걸음을 고민하는 이에게 마음의 호신술인 명상을 권하는 이 책, 참 유의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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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과 다르게 살기
이주현 외 지음 / 좋은땅 / 2025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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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이전과 다르게 살기



 

요즘 내가 추천받아 읽고 있는 책이 있다. 줄리아 캐머런의 <아티스트 웨이, 마음의 소리를 듣는 시간>인데, 듣기 습관을 위한 세 가지 도구로 모닝 페이지, 아티스트 데이트, 걷기를 추천하고 있었다. 세상의 모든 소리에 귀 기울여 나를 바꾸는 방법으로 마음에 귀 기울여 묻고 답할 때 6주 후 내가 얼마나 달라져 있을지 워크북 형태로 읽고 실천할 수 있었다. 듣는 습관도 만들고 연습해야 하듯 작은 반복이 모이다보면 매일 조금씩 나아질 수 있고 이것이 습관이 되어 운명마저 바꿀 수 있다는 결론은 전혀 이상하지 않아 보인다. 오늘 읽은 <이전과 다르게 살기>8명의 작가분들이 매일 각자가 실천하고 있는 습관을 공유하여 달라진 삶을 기록하고 있었다. 행동 관찰일지를 쓰는 초등학교 선생님부터 매일 30쪽 이상 읽고 기록하는 선생님, 감사일기를 3줄씩 쓰는 선생님 등 8가지의 따라하고픈 습관이 적혀있다. 나는 심리상담가인 아빠 덕분에 가족 단톡에 매일 고감사를 실행하고 있다. 고감사는 고맙습니다, 감사합니다, 사랑합니다의 줄임말인데 아빠가 매일 아침 일어나자마자 이 말을 사랑하는 사람과 지인, 그리고 미워하는 사람에게도 마음속으로 외치라고 조언했다. 지금 37일째인데 66일째 되는 날까지 매일 실천하면 선물을 주신다고 했다. 서신영 작가님도 자신의 습관 만들기 주제인 하루 세 줄 감사일기 쓰기를 공유하며 그 결과 일상 속 사소한 부분에서 조금씩 행복을 찾게 되었다고 기술하고 있었다. 언뜻 보면 감사가 입에 밴 사람이라 감사일기 쓰기는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는데 감사할 일 찾아 적기는 호락호락하지 않았다고 한다. 모든 일에서 감사 거리를 찾는 것은 생각보다 쉽지 않다. 나쁜 일에도 감사하는 습관을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선을 긍정으로 바꾸면 자신에게 다가오는 시련이나 고통은 훨씬 가벼워지지 않을까라는 예상을 하게 된다. 이 외에도 매일 지인과 통화하기와 매일 수채화 그리기는 도전해보고 싶은 생각이 든다. 하루에 한 번 이상 주변 사람들에게 전화로 안부를 묻는 건 친밀하게 교류하지 않은 이상 쉽지 않은데 문자가 아닌, 직접적인 목소리로 안부를 전하는 게 부담이 되긴 하다. 하지만 한 통의 전화로 인간관계가 밝아지고 심리적 공감을 주고받을 수 있다면 소통하는 삶이 성공한 삶이라는 만족을 얻을 수 있을 것 같다. 매일 수채화 그리는 것도 그림을 그리는 과정을 통해 몰입과 스트레스 해소를 얻을 수 있어서 실천해볼 만하다. 아이에게 그림책을 보여주다 보면 어른인 나도 감동을 받는 일러스트를 종종 만나게 되는데 수채화가 그런 느낌을 많이 준다. 매일 수채화 한 장 그리기, 나도 해보고 싶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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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스칼의 팡세
블레즈 파스칼 지음, 강현규 엮음, 이선미 옮김 / 메이트북스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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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파스칼의 팡세


 


1 아들이 며칠 전 이런 질문을 했다. “엄마, 사람은 살아가는거야? 죽어가는거야?” 너무 심오한 질문이라 놀랐는데 어떻게 그런 질문을 할 생각을 했어?” 라고 물어봤더니 아이들 애니메이션 프로그램인 뚜식이에서 나왔다고 한다. 아들 생각은 이랬다. “엄마는 나보다 나이가 많으니까 죽어가고 있고, 나는 8살이니까 살아가고 있는거 아니야?” 그래서 내가 답했다. “나이랑 상관없이 모두 살아가면서 동시에 죽음을 향해 죽어가고 있는거야.” 어쨌든 아이가 던진 화두에 생각이 깊어졌다. 오늘 읽은 파스칼의 <팡세>를 읽으면서 더욱. 무너지는 육신과 싸우면서도 신과 인간, 존재와 구원, 고통과 욕망에 관한 필사적 사유를 남긴 파스칼의 단상, 파편의 기록들이 팡세라는 흔적으로 남았다. 엮은이에 의하면 이 책은 위대한 고전이나 단상 특유의 불연속성과 종교적 맥락의 난해함 때문에 독자가 끝까지 읽기 쉽지 않은 책이라 한다. 하지만 이 편역서는 그것을 뛰어넘고자 했다. 7장의 흐름으로 재구성되어 유기적으로 연결된다. 파스칼 특유의 날카로운 문체로 폭로하는 인간의 비참함과 덧없음을 필두로 현재의 자기과 어긋나는 인간, 소유, 사회적 질서와 윤리의 허상, 존엄하지만 휘둘리는 존재, 인간, 이성에 대한 회의, 종교적 신념과 구원을 순서대로 다룬다. 단상이기에 페이지별로 제목과 문장이 짤막하게 표현되어 있다. 이를테면 <권세를 추구하는 것이 이상하지 않은 사회> 라는 제목의 글은 이것이다.

이 세상이 헛되다는 너무도 명백한 사실은 좀처럼 인정받지 못하고, ‘권세를 좇는 일은 어리석다고 말하면 오히려 이상하고 낯설게 느껴진다. 이것이야말로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파스칼을 떠올리면 인간은 생각하는 갈대라는 말이 제일 먼저 떠오른다. 인간의 모든 존엄은 사유에 있다고 말하는 그였다. 우주가 인간을 짓누른다 해도, 우주가 인간보다 강하다는 것도 인식하지만 아무것도 알지 못하는 우주보다 인간이 더 고귀하다. 이 책의 핵심이 5장에 들어있다. 물론 존엄하지만 품고 있는 결함도 크다고 사고에 대해 언급한다. 본성은 위대하지만 그 결함을 본다면 얼마나 저속한지 밝히고 있는 것이다. 파스칼의 사색을 통해 시대를 초월한 질문을 팡세를 통해 던진다. 여전히 유효한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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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 서방, 사랑해
박현진 지음, 주리 그림 / 바우솔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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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송 서방, 사랑해



 

기억보다 오래 남는 마음, 사랑의 본질에 대해 말하는 그림책. 이 책을 읽고 여운이 길게 남았다. 주리 화가의 일러스트가 작가의 감정을 정확하게 담아냈다는 느낌이 든다. 기억 속 엄마를 그리는 딸의 마음이 어머니의 눈빛에서 느껴졌다. 딸을 토닥이고 안아주고 알아보다가 점점 무표정으로 바뀌는 순간을 그린 그림은 마음을 아프게 했다. 마치 처음 보는 사람처럼 쳐다보는 모습은 독자인 나마저 눈물나게 만든다. 사위에게 송 서방, 사랑해.” 라고 말씀하신 엄마는 사실 사위뿐만 아니라 사랑받으며 살아가길 바라는 딸을 위해 하신 말씀일 것이다. 늦게 결혼한 딸을 위해 사위를 덥석 사랑해버린 엄마였다. 정말, 딸을 사랑한다는 말보다 더 깊고 진한 말임이 틀림없다.

 

단팥빵, 분홍색, 꽃 등 엄마를 떠올리면 생각나는 것들은 그리움을 커지게 만들지만 그림책을 통해 그것을 고요하고도 가슴 깊이 새겨냈다. 치매는 치료 방법이 없는 질병이라고들 말한다. 자신이 누구인지 알지 못하고 나이나 이름, 시간과 공간, 계절에 대한 혼동, 불안이 커진다. 방금 있었던 일도 잘 기억하지 못하기 일쑤지만 그림책 속 엄마는 큰아들의 이름은 단번에 대답하셨다. ‘얼마나 사무치게 새겨진 이름이기에라는 문장이 가슴 먹먹하다. 저자는 엄마가 돌아가시기 전날 엄마 손을 잡고 같이 주무셨나보다. 아주 평온한 모습으로 조용히 가신 엄마 곁에 끝까지 함께 할 수 있음은 행운이다. 나도 지금 곁에 있는 엄마에게 사랑한다고 말해드리고 싶다. 보고 있어도 그리운 존재, 우리 엄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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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래 모든요일그림책 20
최지예 지음 / 모든요일그림책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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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고래



 

올 여름부터 착용하고 있는 푸른 고래꼬리 모양의 펜던트 목걸이는 신비롭고 깨끗한 느낌을 준다. 청량한 무드로 여름감성 인테리어를 꾸며보고 싶어 검색한 액자포스터에도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것이 고래 일러스트다. 서점에서 처음 본 소설 모비딕의 표지도 바로 고래였다. 마지막으로 덧붙이자면 우리도 언젠가 흰수염고래처럼 헤엄쳐 두려움 없이 이 넓은 세상 살아갈 수 있길이라는 가사가 마음에 드는 윤밴의 흰수염고래도 참 좋아한다. 각설하고, 왜 이렇게 고래 이야기를 늘어놓느냐면 오늘 아이와 본 그림책이 바로 고래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이었다. 사실 고래를 실제로 본 적은 한 번도 없다. 사진이나 그림, 영상으로만 접해봤기에 더욱 그 끌림이 강하다. 이 지구 생명체는 바다에 서식하는 포유류 중에 내가 제일 좋아하는 생물이다. 그래서 다양한 고래 종류가 나오는 이 그림책이 더욱 마음에 들었다.

 

처음엔 쇠고래와 혹등고래가 등장한다. 처음으로 엄마 심부름을 떠나 바닷속 다양한 고래를 만나는 여정을 그렸다. 작가는 수많은 고래 중 이 두 고래를 주인공으로 선택한 이유가, 실제로 먼 거리까지 여행을 하는 고래였기 때문이었다. 혼자면 무섭고 힘들었겠지만 둘이라 서로를 의지하고 든든한 마음으로 모험을 떠난다. 그들은 대왕고래 할아버지에게 크릴새우 머핀을 전할 의무를 가지고 심부름을 시작한다. 그동안 벨루가와 향유고래, 범고래 등 여러 고래 친구들을 만난다. 특히 외뿔고래의 뿔이 송곳니라는 건 이 그림책을 통해 처음 알았다. 유니콘 같은 뿔이라 바다의 유니콘으로 불리기도 하는데, 마치 현실적이지 않은, 동화책에서나 나올 법한 모양새다. 드라마 이상한변호사 우영우에서도 우영우가 자신의 삶을 벨루가 사이에 혼자 살고 있는 외뿔고래같다고 이야기한 것이 기억난다.

 

이 그림책은 단순히 고래에 대한 정보를 주는 것을 넘어서 우리가 사는 이 세상이 서로를 이해하고 따뜻하게 안아주는 세상이 되길 바라는 마음을 담고 있다. 모습은 다르지만 이 책에 등장하는 모든 고래는 귀여움을 한도 초과한 것 같다. 사랑스럽고 친근하다. 따개비가 붙어 있는 쇠고래, 소라 목걸이를 걸고 다닌 혹등고래가 만난 낯선 세상은 호기심을 자극하며 마침내 세상에서 가장 큰 대왕고래를 만난다. 마치 우리네 아이들을 떠올릴 수 있는 한편의 성장 드라마같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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