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 동그라미 육아 - 하버드대 아동 발달 전문가가 알려주는 다양성 육아 로드맵
지니 킴 지음 / 웨일북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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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버드 동그라미 육아

 



아이의 유치원 선생님이 이런 말씀을 하셨다. 그림으로 표현하는 걸 어려워해서 아예 시도를 잘 안한다고. 또 어떤 활동을 진행할 때 다같이 다음 과정으로 넘어가야 할 시간에 자신만의 진도 속도에 맞춰 완성하느라 수업을 따라오지 않는다고. 상담내용에 마음이 답답해져왔다. 하지만 오늘 하버드 동그라미 육아를 읽고 일정 부분 고민스러웠던 마음이 해소되었다. 책에서 나온 예시(4세반 아이들에게 이름을 스스로 쓰도록 지도하는 시간)에서 어떤 아이는 소근육 발달이 뛰어나 이미 자기 이름을 쉽게 쓰고, 또 다른 아이는 알파벳 몇 자를 따라 쓰는 정도이며 어떤 아이는 자기 이름은 알지만 연필을 바르게 잡지 못하고 색칠하기도 힘들어하기도 한단다. 이럴 때 각기 다른 세 아이에게 모두 똑같은 종이를 주고 줄을 맞춰 이름을 쓰라는 것은 각 아이의 발달을 고려한 수업이라고 할 수 없다. 첫 번째 아이는 종이에 위치만 알려줘도 잘 쓸 것이며 두 번째 아이는 자기 이름을 구성하는 알파벳과 순서를 헷갈리기에 샘플을 보여주고 그대로 따라쓰라고 하면 그렇게 할 것이며 마지막 아이는 연필 사용이 서투르니까 바르게 잡을 수 있는 도구를 제공해주며 이름 칸을 조금 크게 늘려주면 좋을 거라는 조언을 했다. 앞서 말한대로 모든 아이에게 똑같은 방법으로 이름을 쓰라고 했다면 어떤 아이는 자기보다 잘쓰는 친구를 보며 자존감이 떨어졌을 것이고 연필조차 제대로 잡지 못하는 아이는 쓰기 자체를 포기하거나 싫어하게 되었을 지도 모르는 일이라며 말이다. 우리 아이가 떠올랐다. 친구들처럼 미술학원을 다닌 경험도 없고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보다 색칠하는 것을 더 좋아하는 아이는 엄마인 나에게 직접 엄마, 난 그림으로 표현하는게 어려워라고 말한다. 마치 책에 나온 두 세 번째 아이처럼 개별적인 지도가 들어갔다면 수업을 어려워하진 않았을텐데 아쉬움이 남는다.(물론 단체생활에서 선생님 지도에 한계는 있겠지만)

 

저자는 말한다. 부모가 아이의 발달을 바라볼 때 가장 기본은 다양성이라고. 100명의 아이가 있다면 100가지의 발달양상이 존재한다고. 그동안 부모 입장에서 평균과 기준에 우리 아이를 가두고 있진 않은지 지레 겁먹고 조급한 모습을 보이진 않았는지 반성하게 된다. 우리 아인 자신이 속한 세상을 알아가는데 시간을 조금 더 두고 신중하게 대응하는 아이, 적응이 느린 아이일 뿐인데 마치 발달이 느린 것처럼 대하진 않았는지 말이다. 아이의 기질을 바라보는 시선을 바꾸어야 될 필요성을 느꼈다.

 

책에선 내가 평소에 궁금해했던 고민들에 대한 저자의 따스한 조언이 담겨있다. 특히 이중언어 구사에 대한 편견이 있었는데 오히려 장점(뇌기능 강화, 이해력과 문해력 등 증진, 다름을 존중)이 많다니 한글 못지않게 영어도 많은 노출을 시켜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제목처럼 동그라미답게, 아이를 360도로 최대한 세심하게 관찰하며 중심이 단단하고 다양한 방향성을 가진 아이로 자랄 수 있도록 부모로서 노력해야겠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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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I LOVE 그림책
잭 웡 지음, 신형건 옮김 / 보물창고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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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내년에 학교에 들어가는 첫째가 제법 또래보다 어깨가 벌어지고 발육이 빠른 편이라 수영을 배워봤으면 하는 생각을 했었다. 아니나다를까 아이가 먼저 수영을 배우고 싶다고 말하길래 집 근처 체육센터의 수영장을 한번 보여주었다. “여기서 배우는거 어때?” 그러더니만 자신이 생각한 장소가 아니었나보다. “여긴 미끄럼틀도 없네?” 아마도 워터파크를 수영장이라고 생각한 모양이다. 어쨌든 이번 여름엔 워터파크에서 물과 친숙해진 다음 수영을 진지하게 권유해볼 생각이다. 그러던 차에 읽은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은 자연 속에서 수영이라는 행위를 통해 즐거움과 자유를 누리고 있는 주인공을 만날 수 있어서 더욱 좋았다.

 

저자는 캐나다 이민자의 자녀로서 소수 인종이기에 눈에 띄는 피부색 때문에 수영을 하는 것에 거부감을 가졌었다고 말한다. 단순히 물을 두려워해서가 아니라 사회적인 요인이 포함되어 있었다. 하지만 책 속에선 저자가 수영을 통해 미지의 공간을 탐험하고 느끼며 자신감과 기쁨을 느꼈다는 것을 어필했다. 실로 경이로운 경험이었다. 일러스트도 눈에 띄게 예뻤지만 그림책의 글밥들이 시적이라 독자의 감성을 건드리며 충만한 느낌을 주었다. 이를테면 네가 수영을 할 수 있게 되면 달처럼 낯선 풍경에 다다르게 될 거야 우주선은 필요 없단다라든지 세찬 물살이 상류에서 우리들 어깨까지 한낮의 태양을 실어 나르면 우리는 완전히 둥글둥글해질 거야.’ 같은 표현들이 정말 마음에 들었다.

 

나도 수영을 배우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물에서 느낄 수 있는 자유로움을 만끽하고 싶다. 이번 여름에 시작해볼까?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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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 4
미셸 푸코 지음, 오트르망 외 옮김 / 동녘 / 2024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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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푸코 미공개 선집_자기 자신에 대한 진실 말하기



 

책을 통해 미셸 푸코가 행한 일련의 강연과 세미나를 접하면서 오랜만에 대학 강의를 듣는 듯한 지적 충만함을 느꼈다. 제목과도 관련된, 주체성의 근간이 되는 진실을 말하는 행위를 통해 자기 자신과 관계를 스스로 구축하고 자신이 발화하는 진실에 자신을 연루시켜 관계를 변화시키는 것인데 과오의 고백과 (그리스도교의 죄의 고백과 파레시아), 위험을 감수한 불손한 진실 말하기가 핵심요소였다. 특히 파레시아를 언급할 때 정치 영역으로 확장하여 위험 개념을 도입했는데 윤리과 정치 영역에서 진실을 말하는 자유이자 의무인 이 개념을 세 종류의 상이한 맥락에서 푸코는 연구했다. 주체와 진실이 맺는 관계 형식은 그의 마지막 연구의 독점적 주제이기도 했는데 1982년 그가 죽음을 앞둔 2년 전의 시점에서 행해진 강의와 세미나였기에 푸코의 후기 사유를 이해하는 중요한 자료임에 틀림없다.

 

삶의 조언자였던 철학자들에게 자기 자신을 돌보기는 보편적이었음을 상기시켰다. 그것은 교양있는 계층에 확산된 실천이었고 세네카나 플리니우스의 서신이 그 예가 될 수 있다. 글쓰기라는 행위 역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었다. 자기 자신을 돌본다는 것은 하루 동안 자기 자신에게 일어난 바, 느끼고 경험한 바를 메모하는 것을 포함하니까. 글쓰기가 자기 수양의 중요한 특질이었음을 다시금 깨닫는다.

 

푸코의 세 번째 세미나에서 언급한 파레시아 개념을 유심히 읽었는데, 4세기 에우리피데스를 참조하여 그의 비극에 제시된 파레시아의 4가지 경우를 살펴보았고 청강생의 질문이 함께 수록되어 있어 마치 그 자리에서 함께 대답을 듣는 듯한 기분이 들어 만족스러웠다. 한번만 읽어선 익숙하지 않아 여러번 곱씹어 읽고 정독해볼만한 책이다. 그의 비판적 사유를 배우고 싶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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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거죠? - 우울과 불안에서 나 자신을 구하는 인생 심리 기술
줄리 스미스 지음, 권혜림 옮김 / 지식서가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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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아무도 알려주지 않은 거죠?




최근 들어 감정의 기복에 휘둘려 고통받는 주변 사람들을 많이 본다. 가까이로는 가족까지. 불안과 우울같은 부정적인 감정 패턴을 어떻게 조절할 수 있을까? 심리학 박사인 저자 줄리 스미스는 우울한 나행복한 나로 바꾸는 36가지 심리 치료 도구를 이 책을 통해 소개했다.

 

목차를 살펴보면 어둠, 동기부여, 감정적 고통 등 8부로 이루어진 챕터와 그것과 관련된 36가지 장을 세세하게 제시하며 독자에게 유용한 기법과 기술을 실었다. 오늘도 직장동료의 업무에 관한 푸념을 들으며 동기부여에 관한 부분을 유심히 읽어보았다. ‘하기 싫은 일을 하는 법에 대한 내용에서 강렬한 감정 상태를 동반하는, 몸에 깊이 밴 행동양식에 대한 훨씬 더 강한 충동에 맞서고자 할 때 도전은 더욱 어려워진다. 의도적으로 감정이 지시하는 것과 반대되는 행동을 시도하는 것이 반대 행동 기술로서 마음 챙김이 이 기술의 핵심요소이다. 따라서 우리는 감정보다 가치관에 따라 행동할 수 있음을 알 수 있다. 하기 싫은 일을 장기적으로 지속하기 위해선 노력하면서 얻는 스트레스를 휴식으로 상쇄하며 균형을 맞춰야한다. 그리고 작은 보상을 활용하고 미리 계획하는 것이 필요하다. 책은 챕터 말미에 요약이 잘 되어 있어 핵심부분이 일목요연하게 눈에 들어온다.

 

한편, 비판과 비난에 대처하는 방법도 유용했는데 기억나는 것은 비판과 그에 따른 모든 판단에 대한 현실 점검하기다. 판단과 의견은 사실이 아니라는 것을 꼭 명심하는 것이 좋겠다. 비판에 대처하는 훈련으로써 도움이 될 수 있는 비판은 수용하고 자존감은 유지하면서 그것을 자신의 상황에 유리하게 활용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 자신의 발전에 도움이 되는 부정적인 피드백으로부터 무언가를 배우기 위한 열린 태도를 갖는 것 등이 인상적이었다. 더불어 일부 사람들이 혹독하게 비판을 하는 이유를 이해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고 한다.

 

이 밖에도 불안을 키우는 행동이 무엇인지, 누군가에게는 적절한 균형이 다른 이에게는 비현실적인 처방일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신체 건강을 극대화하는 방법을 다룬 책이 이 아닌 것처럼 이 책 자체로 치료가 되진 않겠지만 다양한 문제를 위한 도구로 가득한 도구 상자로써 잘 활용한다면 나에게 유난히 어려운 과제를 극복하는데 도움이 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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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하는 자기애 - 스스로를 상처 내는 사람을 위한 심리학
사이토 타마키 지음, 김지영 옮김 / 생각정거장 / 2024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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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해하는 자기애



 

이 책을 통해 자상적 자기애라는 뜻을 알게 되었다. 자존심은 강하지만 자신감은 없는 상태가 가장 적합할 것 같다고 저자는 말했다. 강한 자존심과 약한 자신감 사이에 생기는 격차가 바로 핵심 구조다. 이상적 자기 이미지의 요구 수준이 높아 현실의 자신을 부정할 수 밖에 없는 것. 하지만 그 모습은 누구보다 객관화할 수 있기에 타인 앞에선 자기비하를 계속하는 형태. 자신을 괴롭히며 멀쩡함을 증명하는 것은 타인에게 해를 주지도 않고 한편으론 쾌감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자기 부정은 사실 인정을 바라는 호소라고도 할 수 있다. 스스로를 제어하면서도 자신과 화해하는 것은 타인과의 관계를 회복하는 일보다 훨씬 더 어렵다. 누구든 빠질 수 있는 뒤틀린 자기애를 통해 자기비판을 계속하는 사람은 타인의 호의와 애정에 둔감하기 쉽고 그것을 부정해버리곤 한다. 반대로 모순되게도 자상적 자기애에 빠진 사람은 타인의 호의를 과대평가하여 집착을 보이기도 한다니 공격적인 스토커가 될 수도 있음을 인지해야겠다.

 

자신을 평가할 때 타인의 인정에 압도적으로 의존하는 경향은 자기 인정이 서툰 젊은이들에게 나타나곤 한다. sns을 예로 들면 타자의 주관을 집합적이며 정량적으로 가시화하기 때문에 주관에 지나지 않은 사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게 된다. 인정 의존은 행복감을 주기도 하지만 불안과 불행을 안겨주기도 함을 깨달아야 한다. 불안을 막연히 부정적인 감정으로만 치부할 것이 아니다. 자기긍정감 없이도 열심히 살며 성공한 사람들이 넘쳐난다. 자기긍정감과 자기애는 분명히 다르다. 건강한 자기애의 성숙을 위한다면 성급한 자기긍정감의 추구는 오히려 방해가 될 수도 있음을 알게 되었다.

 

나를 보호하기 위해 스스로를 파괴하는 아이러니. 자신을 부정하고 비난하는 것의 이면엔 자기애가 존재하고 있음을 안다면 좀 더 자신을 파괴적이 아닌, 건강한 시선으로 바라볼 수 있을 것이다.

 

[출판사로부터 도서 협찬을 받았고 본인의 주관적인 견해에 의하여 작성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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