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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불꽃의 불꽃 튀는 성인식 - 성(性) 상식 없는 새끼들 때문에 열 뻗쳐서 쓴
김불꽃 지음 / 한빛비즈 / 2019년 12월
평점 :
일단 성교육 책인데 엄청 웃긴다. 엄청 발라당 까진 동네 백수가 말해주는 것 같은 기분이랄까. 고리타분하고 어려운 성교육 책 말고 우리나라에도 이렇게 과감하고 친근한 책 한 권은 있어줘야지. 끄덕끄덕!
역시 청학동 에미넴이라는 별명이 잘 어울릴 정도로 따다다 쏴붙이면서도 옳은 말만 한다. 반박할 수 없는 매력의 소유자.
네이버 지식인을 필두로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SNS를 들여다보고 있으면 십대들은 두말할 것 없고 20, 30대들도 성에 대한 개념이 정말 부족하구나 탄식하게 된다. 아마 제대로 된 성교육을 받지 못했기 때문에 음지에서 벌어지는 일들에 대한 무지와 안일함으로 각종 성범죄나 폭력에 쉽게 노출되는 것은 아닐까 싶다. 내가 십 대 때만 해도 학교에서 일 년에 한 번 만 성교육을 했었는데 양호선생님이 반에 들어와 비디오를 보여주던 게 거의 전부였다. 선생님도 민망해하는 것 같기도 하고 그래서 그런지 아이들도 더 부끄러워했었다. 미국이나 유럽과 비교했을 때 우리나라 성교육이 얼마나 질 떨어지고 후진적인지 새삼 느끼게 된다.
지금의 성교육은 어떨지 잘 모르겠지만 인터넷에 올라오는 글들만 봐도 그때나 지금이나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때로는 부모님이나 선생님의 진지한 훈계와 교육도 중요하지만 「김불꽃의 불꽃튀는 성인식」처럼 솔직하고 거침없는 정보 전달이 진실로 필요하지 않나 생각해 본다.
사춘기 아이들이 가장 궁금해할 생리, 몽정과 같은 이차 성징과 피임, 성관계, 너무나도 미화되어 있는 임신과 출산에 대한 이야기, 심각한 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성범죄 (성폭행, 약물 강간, 성매매, 몰카, 스토킹, 데이트 폭력 등) 그리고 잘 못 알고 있는 성상식 오류에 대해 아동, 청소년, 부모의 입장에서 얘기하고 있다.
학교에서 나오는 초등학생들을 보면, 고학년은 나보다 더 큰 애들도 엄청 많다. 화장도 하고 옷도 어른들처럼 입는 아이들이 많아지면서 밖에서는 나이를 가늠하기 어려어진 요즘이다. 라떼는 말이지.. 초등학생이면 초딩 티가 팍팍 나고 중딩, 고딩도 구분할 수 있을 정도였는데 요즘 아이들은 우리 때와는 달라도 너무 다르다. 그렇기 때문에 성교육의 질과 양도 더욱 풍성해져야 한다.
무지에서 오는 소소한 사고들은 물론이거니와 아이들이 한 짓이 맞나 싶을 정도로 어른 못지않은 잔혹성을 보이는 각종 범죄에 노출되지 않고 자기 몸을 스스로 지킬 수 있는 힘을 길러줘야 한다. 「김불꽃의 불꽃튀는 성인식」은 우리에게 이런 문제와 교육 개선의 필요성을 알리고 있다.
최근 한 유치원에서 남자아이가 여자아이에게 유사 성행위를 한 게 드러나면서 사회적으로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더 놀라운 것은 반성은커녕 오히려 피해 자녀의 부모를 모함하는 가해자 부모의 태도였다.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 건지, 내가 지금 뭘 보고 들은 건지 혼란스러웠다. 아무리 내 자식이 중요하다고 해도 어쩜 이렇게 감싸고만 들 수 있는지, 집에서 어떤 모습을 보여주는 부모인지 경악스럽다.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다. 아이는 커서 어른이 되고 또 아이의 부모가 된다. 어른들의 올바른 성 인식과 타인을 대하는 성숙한 태도가 절실히 필요한 때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