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인간 - 인공지능이 인간을 낳는 시대, '인간다움'에 대한 19가지 질문
이미솔.신현주 지음, 이성환 감수 / 한빛비즈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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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차 인간」은 EBS 다큐프라임 <4차 인간>을 바탕으로 한다. 주제는 크게 '과학'과 '인간다움' 그리고 '관계'를 다루며 인간과 인공물이 앞으로 만들어갈 관계에 대해 이야기한다. 늘 궁금했던 '기계가 인간을 지배할까?', '기계는 얼마나 똑똑해졌을까?'와 같은 물음부터 영화 <HER>를 보며 의문을 품었던 '인간은 로봇에 감정을 느낄까?', '인간은 기계와 친구가 될 수 있을까?'와 같은 물음까지 총 19가지의 질문을 던지며 현재 인공지능이 얼마나 발전했고 앞으로 우리가 어디까지 활용할 수 있으며 그 가능성이 얼마나 큰지 직접 실감할 수 있게 접근하고 있다. 하지만 분명 High Risk High Return, 명이 짙으면 암도 짙은 법이다. 인공지능을 예찬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우리가 미처 예상하지 못하는 위험이 도사리고 있음을 경고하는 사람도 존재한다.
개인적으로 에릭 슈미트 구글 회장은 비교적 좁은 시야로 인공지능에 대해 얘기하고 있는 느낌이다. 아직까지 인공지능은 어린이 수준이지만 점차 발전해 인간의 도움이 필요 없게 되거나 인간의 통제를 벗어났을 때를 생각해본다면 무조건 긍정적으로만 생각할 순 없다. 반면  일론 머스크 테슬라 모터스 최고경영자는 인공지능을 '악마의 소환'이라며 매우 주의 깊게 연구할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빌 게이츠 또한 일론 머스크의 의견에 동의하며 현재는 기계가 우리를 위해 많은 일을 하지만 인간의 지능을 뛰어넘는 초지능이 과연 단순한 인간의 업무만을 봐 주는 데 만족할까 하는 의심이 들게 하는 의견을 내놓고 있다. 무조건적인 비판과 거부는 정당하지 않지만 인간의 삶과 행동에 큰 영향을 끼치는 분야에 대해선 충분한 논의와 부작용에 대해 더욱 깊이 생각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렇기에 「4차 인간」을 읽으면 읽을수록 인간만이 느낄 수 있는 '인간성'이 더욱 중요하고 특별하게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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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
리처드 스티븐스 지음, 김정혜 옮김 / 한빛비즈 / 2016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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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왜 위험한 것에 끌리는가」의 원제목은 'Black Sheep: The Hidden Benefits of Being Bad'이다.  블랙 쉽은 그룹 내에서 이상하거나 평판이 좋지 않은 사람을 나타낼 때 쓰는 관용어로, 우리 모두 나쁜 줄 알면서 혹은 적정선을 유지해야 하는 것을 알면서도 계속하게 되는 심리와 그 이면을 탐구하는 이 책의 제목과도 잘 어울린다. 책에서는 성생활, 음주, 욕, 질주 본능, 사랑, 스트레스, 시간 낭비 등에 대해 다루고 있는데 성경에서 말하는 7가지 죄악 즉 탐식, 탐욕, 나태, 음란, 교만, 시기, 분노와도 겹치는 주제가 있어 흥미로웠다.


Don't go too far. 무엇이든 적당한 게 좋다.
어느 정도의 적당한 일탈은 때로는 삶의 활력소가 되기도 하며 자극제가 되어 나를 더 성장시키게 만들기도 한다.
이 책에서 다루고 있는 여러 가지 일탈 중 특히 '스트레스'가 그런 것 같다.
오래전 바닷가재가 스트레스를 어떻게 극복하고 성장하는지에 관련된 영상을 본 적이 있는데 굉장히 신선했다.
바닷가재는 연하고 흐물흐물한 동물이지만 아주 딱딱한 껍질 안에서 산다. 이 껍질은 바닷가재가 커질수록 함께 크기가 커지는 게 아니기 때문에 '그렇다면 바닷가재는 어떻게 자랄까?'하는 궁금증이 생기는데 바닷가재가 커질수록 점점 조여오는 껍데기의 압박에서 해방되고자 새로운 껍질을 만들고 탈피하고 또 만들기를 반복한다. 바닷가재가 자랄 수 있도록 자극을 주는 것은 '불편함', 즉 '스트레스'라는 것이다.
바닷가재에게 스트레스란 '성장할 때가 되었음'을 의미하는 것이다.
살면서 한 번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면 얼마나 좋을까 싶지만 돌이켜 생각해보면 적당한 스트레스는 나를 자립심 있는 사람으로, 건강한 사람으로 성장시켜 줬다. 이 책에서 말하는 일탈의 이로움이란 게 이런 걸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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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의 탄생 - 뇌과학으로 풀어내는 매혹적인 스토리의 원칙
윌 스토 지음, 문희경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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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텔링의 모든 원칙이 대화의 기술로 통합된다. 대화는 변화무쌍해야 하고 무언가를 원해야 하며, 인물의 개성과 관점을 풍부하게 담아야 하고 의식과 잠재의식 두 차원 모두에서 작동해야 한다. 대화는 우리가 인물에 관해 알아야 할 모든 정보에 대한 단서를 제공할 수 있다.
인물이 누구이고, 무엇을 원하고, 어디로 가고, 어디에 있었는지 말해준다. 그리고 인물의 사회적 배경, 개성, 가치관, 지위에 대한 감각, 진정한 자아와 겉으로 드러난 거짓 사이의 긴장, 다른 인물들과의 관계, 서사를 전개시키는 은밀한 고뇌를 알려준다.
<이야기의 탄생> 中 P.174

 

소설은 우리의 마음을 만지는 분야고 과학은 이성을 다루는 분야다. 양극의 두 분야가 만나 만들어내고 있는 이야기들이 꽤나 설득력 있다.

대단한 이야기, 엄청난 스케일의 영화, 자극적인 주제가 넘쳐나는 세상 속에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시' 고전을 찾게 되는 이유가 무엇일까 궁금하다면 우리의 머릿속에서 일어나는 자극과 본능에 대해 말하고 있는 「이야기의 탄생」이 그 실마리를 제공해 줄 것 같다.

드라마나 영화 시나리오 작가나 소설 작가가 되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떤 서사와 플롯이 본능적으로 사람들의 뇌를 자극하는지를 잘 알아야 하는데 유용한 정보들과 정말 다양한 소설과 대사가 예시로 사용되고 있는 이 책이 많은 도움이 될 듯싶다.

글쓰기에 대한 접근법이 생소하다 보니 한 번에 술술 읽히는 책은 아니지만 어떤 스타일의 서사와 전개, 갈등 양상과 해결 방법이 우리의 뇌를 자극하고 본능을 건드리는지 알게 돼 유익했다. 잘생기고 예쁜 주인공이 나온다고, 스케일이 엄청나다고, 막대한 자본을 투자했다고 요즘 시대에 대박 나는 작품은 드물다. 그만큼 소비자들의 안목이 많이 까다로워진 동시에 작품을 보는 시선이 엄격해졌음을 깨닫는다.

어떤 글이 사람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까, 어떤 플롯이 시대가 흐름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인기 있을까 궁금하다면 「이야기의 탄생」을 펼쳐보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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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 - 전쟁, 질병, 불황의 위기를 승리로 이끄는 설계의 힘
사피 바칼 지음, 이지연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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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룬샷」은 '미친' 아이디어라고 손가락질 받던 '룬샷'이 어떻게 전쟁, 질병, 비즈니스의 위기를 성공으로 바꿨는지 과학자와 경영자의 눈으로 탐구한 책이다. 룬샷은 어쩌면 우리 모두가, 특히 경영인이라면 확실히 알아야 할 용어다.  상전이라는 과학을 인간 행동 연구에 접목해 뇌 활동, 투표 성향, 범죄 행동, 뉴스 전파, 질병 발발, 생태계 붕괴 등을 설명할 수 있으며 우리가 사는 세상 속 사건의 원인과 결과를 과학적 방식으로 도출해내기 때문에 그 어떤 실용 서적 또는 경영 관리 서적보다도 냉철하며 한 방이 있다.

저자 사비 바칼은 물리학자 출신으로 부모 모두 물리학자인 집안 환경에서 자랐다. 이런 사람이 경영서를 내다니 굉장히 신선하면서도 인문학자의 눈이 아닌 과학자의 날카로운 통찰력을 볼 수 있을 것 같아 호기심이 일었다. 기대에 부응하듯 「룬샷」은 '상전이'의 과학적 원리를 이용해 우리 주변의 세상, 그리고 집단행동의 미스터리에 대해 완전히 새롭게 통찰하는 방법을 제시한다.

훌륭한 팀들이 왜 위대한 아이디어를 사산시키려고 하는지, 많은 것이 걸려 있을 때 '군중의 지혜'는 왜 '군중의 폭정'이 되는 지도 볼 수 있다.

온도의 변화가 얼음을 물로도, 수증기로도 바꾼다. 이처럼 '문화가 아닌 구조(시스템)의 작은 변화가 조직의 행동을 바꾸는 이유를 상전이를 통해 설명하고 있는데 이러한 과학적 원리가 어떻게 집단행동에 적용되는지, 룬샷을 더 잘 키워내는 실용적 법칙을 도출할 수 있는지 2차 세계대전, 제임스 본드, 아이작 뉴턴과 스티브 잡스 등 위대한 사건과 인물을 예로 들어 아주 쉽고 재미있게 설명하고 있다.


인간의 행동 분석에 과학 원리를 접목하면 생각보다 훨씬 더 놀라운 것을 발견할 수도 있다. 책에서는 산불 모델을 기초로 테러 조직의 제어 변수를 통해 언제 테러가 일어날지를 추정한 사례를 제시하고 있는데 전략이 노출되면 또 다른 버그가 생길 수 있어 구체적 언급은 어렵지만 온라인상의 슈퍼 전파자를 찾아 무력화 시키는 것이 테러 네트워크의 확산을 막는 하나의 전략이 될 수 있다는 걸 알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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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룡 사냥꾼 -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페이지 윌리엄스 지음, 전행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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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출토된 티렉스, '티라노사우루스 바타르' 화석이 2012년 뉴욕의 경매장에 출품됐는데 당시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이후 몽골 정부는 국내에서 발굴한 화석은 몽골 소유이기 때문에 외부로 반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화석 반환 요청을 했고 결국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공룡 화석의 판매자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자연사 수집품에 집착하는 인간의 욕망과 돈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밀수꾼들, 공룡 화석을 통해 지구의 미스테리를 풀어 과학 발전에 헌신해 온 고생물학자의 입장과 소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몽골의 국제분쟁까지..

한 권의 책에 여러 직업과 국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의 스토리가 어우러져 한 편의 소설 혹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연의 역사를 누가 소유해야 하는지 또는 누가 그것을 소유하게 해야 할지를 가리는 논쟁의 암묵적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다. 저자가 일련의 사건들을 파헤치고 추적하면서 직접 목격하고 느낀 점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공룡 사냥꾼」에는 화석 밀수업자와 밀렵자, 고생물학자, 그리고 그걸 즐기려는 수집가들의 첨예한 입장 대립을 긴장감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부패하고 파괴적인 존재로 화석 거래상을 인식하는 고생물학자들과 파괴가 아닌 창조를 한다고 생각하는 화석 거래상의 극명한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인 "공룡 사냥꾼"과 영문판 제목인 "The Dinosaur Artist"가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서 흥미롭기도 했다. 이 책을 발간한 출판사와 국내 학자의 입장에선 '공룡 사냥꾼'에 좀 더 힘이 실리는 것 같고 미국과 같은 경우엔 'The Dinosaur Artist'에 긍정적인 걸까 싶기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공룡 화석이 발견되고, 사냥꾼이나 밀수업자, 개인 수집가가 없거나 드물다는 것과 '수탈의 역사'로 아직까지 고국으로 반환되지 못하고 있는 유물들이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몽골과 고생물학자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환경 보호가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마저 공룡 화석의 열렬한 개인 수집가로 이를 위한 공간이 집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걸 보면서 인간의 욕심과 모순에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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