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룡 사냥꾼 - 집착과 욕망 그리고 지구 최고의 전리품을 얻기 위한 모험
페이지 윌리엄스 지음, 전행선 옮김 / 흐름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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몽골의 고비사막에서 출토된 티렉스, '티라노사우루스 바타르' 화석이 2012년 뉴욕의 경매장에 출품됐는데 당시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으로 판매됐다. 하지만 이후 몽골 정부는 국내에서 발굴한 화석은 몽골 소유이기 때문에 외부로 반출하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며 화석 반환 요청을 했고 결국 국제적 분쟁으로까지 이어지게 되면서 공룡 화석의 판매자를 비롯한 관련자들이 미국 법정에 서게 된다.

자연사 수집품에 집착하는 인간의 욕망과 돈 냄새를 맡고 몰려드는 밀수꾼들, 공룡 화석을 통해 지구의 미스테리를 풀어 과학 발전에 헌신해 온 고생물학자의 입장과 소유권을 둘러싼 미국과 몽골의 국제분쟁까지..

한 권의 책에 여러 직업과 국가, 가치관을 지닌 사람들의 스토리가 어우러져 한 편의 소설 혹은 영화를 보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기도 한다.

저자는 이 책을 통해 '자연의 역사를 누가 소유해야 하는지 또는 누가 그것을 소유하게 해야 할지를 가리는 논쟁의 암묵적 의미를 전달'하려고 했다. 저자가 일련의 사건들을 파헤치고 추적하면서 직접 목격하고 느낀 점을 통해 많은 것들을 생각해볼 수 있는 기회가 됐다.


「공룡 사냥꾼」에는 화석 밀수업자와 밀렵자, 고생물학자, 그리고 그걸 즐기려는 수집가들의 첨예한 입장 대립을 긴장감 있게 다루고 있다.

특히 부패하고 파괴적인 존재로 화석 거래상을 인식하는 고생물학자들과 파괴가 아닌 창조를 한다고 생각하는 화석 거래상의 극명한 입장차를 확인할 수 있었는데 이 책의 한국어판 제목인 "공룡 사냥꾼"과 영문판 제목인 "The Dinosaur Artist"가 주는 느낌이 확연히 달라서 흥미롭기도 했다. 이 책을 발간한 출판사와 국내 학자의 입장에선 '공룡 사냥꾼'에 좀 더 힘이 실리는 것 같고 미국과 같은 경우엔 'The Dinosaur Artist'에 긍정적인 걸까 싶기도 하다. 사실 우리나라에서도 공룡 화석이 발견되고, 사냥꾼이나 밀수업자, 개인 수집가가 없거나 드물다는 것과 '수탈의 역사'로 아직까지 고국으로 반환되지 못하고 있는 유물들이 많기 때문에 이 책을 읽으면서 몽골과 고생물학자의 입장에 공감할 수 있었던 것 같다.

환경 보호가로 유명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마저 공룡 화석의 열렬한 개인 수집가로 이를 위한 공간이 집에 따로 마련되어 있다는 걸 보면서 인간의 욕심과 모순에 쓴웃음이 나오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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