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만든 가난 - 가장 부유한 국가에 존재하는 빈곤의 진실 Philos 시리즈 25
매슈 데즈먼드 지음, 성원 옮김, 조문영 해제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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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직설적이고 확고한 느낌의 책 제목에 이끌려 펼친 이 책은 '가장 부유한 국가인 미국에서 빈곤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를 말하고 있지만 이 책을 읽으면서 한국이라고 이름을 바꿔 읽어도 큰 맥락에서는 다를 게 하나 없음을 느꼈다.

 <미국이 만든 가난>에 의하면 미국인 아홉 명 가은데 약 한 명이 가난하다.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 가운데 3800만 명 이상이 기본적인 생필품을 감당할 능력이 안 되고, 1억 800만 명 이상이 1년 에 5만 5000달러 미만으로 생활한다. 하지만 우리가 알고 있는 미국은 테일러 스위프트가 콘서트로 10억 달러(1조3000억 원) 이상의 수익을 올렸다거나, 1초에 150불을 버는 빌게이츠는 길가에 떨어진 돈을 줍는 게 손해라는 등 미국의 부에 관한 이야기들 뿐이다. 

하지만 정말 많은 수의 미국인들이 기회의 땅 미국에서 가난의 고리를 끊지 못하고 마약과 질병과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간다. 

저자는 어떤 이들의 삶을 살찌우기 위해 어떻게 다른 이들의 삶을 위축시키는지 이 책을 통해 설명하고 있다. 질 높은 서비스, 엄청난 특가, 새벽 배송, 로켓 배송, 빠른 배달에 열광하는  '우리'가 가난의 원인일 수 있다는 깨달음을 얻기까지는 그렇게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는다. 

 

하지만 빈곤이 유지되어야 이득을 보는 수많은 '우리'와 '권력'이 존재하는 한 빈곤은 사라지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도 함께 든다. 빈곤은 자본주의가 만든 최고의 발명품이라고 누군가가 그랬다. 빈곤은 종식될 수 있고, 빈곤을 없애려면 아주 똑똑해야 할 필요도 없다. 빈곤을 충분히 싫어하는 마음만 있으면 된다지만 과연 빈곤은 종식될 수 있을까? 하는 물음표가 함께 했던 시간이다. 


올해 읽은 책 중 가장 의미있는 책이 되지 않을까 싶을 정도로 밀도 높은 독서였다. 

새로 구입한 인덱스의 1/3을 여기에 다 쓴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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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덱스 - 지성사의 가장 위대한 발명품, 색인의 역사 Philos 시리즈 24
데니스 덩컨 지음, 배동근 옮김 / arte(아르테)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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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마치 원래부터 정해져 있었던 듯 그 자리에 있어서 

너무 당연하게 여겨지는 것들이 있다. 

부모님의 보살핌,

핸드폰 속 카메라 기능,

숫자

책의 인덱스


나에겐 이런 것들이 그렇다.


 그 자리에서의 역할이 익숙하고 당연하게 여겨질 수록

부재를 맞딱뜨렸을 때 얼마나 당황스럽고 어색할지 상상하기 어려울 정도다. 

<인덱스>를 읽으면서 아 맞네, 책의 인덱스(색인) 또한 누군가가 발명하고 발전시켜 지금의 것의 된 거겠지! 생각하니 책에 대한 많은 것들이 궁금해졌고 그만큼 감사한 마음이 커졌다.


 색인은 '본문 중의 중요한 것을 뽑아 한 곳에 모아 이들의 본문 소재의 페이지를 기재한 것'이다. 세상에 똑똑한 사람은 얼마나 많은지, 어떻게 이렇게 정리하고 기재할 생각을 했을까.

고대 이집트에서 중세의 수도원, 현재의 실리콘밸리에 이르기까지 읽기 문화의 혁명을 가져온 이 발명품의 역사를 따라가다 보면 '이게 이렇게 된다고?'하는 놀라움과 재미가 쏠쏠하다. 


 내가 원하는 지식을 찾으려면 어디로 가야 할지 아는 것

그리고 기꺼이 그 여정을 떠날 준비가 되어 있는것

"찾고자 하는 지식이 어디 있는지를 아는 자는

그것의 쵝득에 근접해 있다"는 문장을 명료하게 이해시켜준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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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의 유전학
임야비 지음 / 쌤앤파커스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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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프로필을 보면 작가 임야비는 의과대학에서 의학을 전공했고 대학로 극단 연출부에서 비평가로 일하고, 총체극과 클래식 연주회를 기획 및 연출하고 있다. 소설도 출간했고, <그 의사의 코로나>라는 증언 문학은 영화화 계약을 완료 했다고 한다.

 한 마디로 팔방미인. 

이성적인 의학 전공자가 소설도 쓸 줄 안다고라고라고라? 세상 불공평하다고 생각하며 <악의 유전학>을 읽기 시작했는데 진짜 불공평하다.. 글이 그냥 술술 넘어가서 엄청난 몰입도로 한 번에 읽었다. 

소설은 '인간의 유전자 중 우수한 것만 선별, 개량하는 '우생학'을 통해 강한 나라를 만들 수 있을 것이다.'라는 신념을 가진 한 사람의 무책임한 실험을 중심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19-20세기 과학적 논쟁과 역사적 사실에 상상력을 가미해 <악의 유전학>이라는 SF소설이 탄생됐는데,

작가가 한국인이지만 이 소설의 배경이 한국이라면 '아 정말 소설같다, 재밌네'하고 말텐데 배경, 주인공 모두 러시아와 변방의 이야기다. 

진짜... 작가 똑똑해.. 천재세요?

소련의 탄생과 레닌과 스탈린을 이렇게 엮어 버리다니.

박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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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장아미 지음 / 자이언트북스 / 2023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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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친숙함과 새로움. 

장아미의 소설은 옛 것과 새로운 것이 공존해 있는, 익숙함 속에 낯섦이 스며들어 있는 독특한 매력이 있다. 천 개의 그림자에는 만 개의 이야기가 깃들어 있다는 걸 깨달은 사람만이 쓸 수 있는 이야기다. 

 삼십 대 중반의 아줌마가 되었지만 종종 성장 소설을 읽곤 한다. 기승전결이 확실하고 소설이라 허용되는 과장과 허구가 좋다. 약간은 말도 안 되는 설정들은 소설 읽기가 질리지 않게 해준다. 이야기가 주는 메시지도 명확한 것도 좋다. 그리고 무엇보다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그야말로 해피엔딩인 것이 마음에 든다. 

거기에 판타지까지 가미된다면, 세상에 너무 귀엽고 사랑스러운 성장 소설이 완성된다. 그렇기에 <별과 새와 소년에 대해> 속의 갈등과 위기의 상황에서도 느긋하게 책장을 넘길 수 있었다. '마, 이게 30대의 성장 소설 읽기다!'


 대체로 해피엔딩을 좋아한다. 그러나 이야기 속의 모든 등장 인물이 해피엔딩으로 마무리 되는 것은 아니다. 덩그러니 남겨진 인물들을 생각하고 또 다른 이야기를 지어내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상상을 하게 되는 밤엔 이만한 소설이 없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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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 - 삶을 질적으로 변화시키는 글쓰기의 쓸모
김종원 지음 / 서사원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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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로 글을 잘 쓰는 방법을 배웠다면, 수많은 이유에도 불구하고 글을 써야만 하는 이유에 대해선 김종원의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를 통해 찾았다. 

 <유혹하는 글쓰기는> 대략 14년 전 대학생 때 읽었는데 한 권의 책이 지금까지도 글을 쓰는데 얼마나 큰 힘이 되는지 모른다. 하지만 가끔 무언가를 쓴다는 것에 대한 물음들이 생기곤 한다. 그런 내게 ~함에도 불구하고 왜 꾸준히 글을 써야 하는지에 대한 해답을 <글은 어떻게 삶이 되는가>가 주었다. 

결국 글은 나를 위해 쓰는 것이자 내가 사랑하는 사람, 도움을 주고 싶은 사람을 위해 쓰는 것. 

 

 김종원 작가가 이 책을 쓰기 위해 걸린 시간은 15년이다. 이 시간 동안 매년 괴테의 책 한 권을 깊게 읽으며 터득한 독서 방식으로 글쓰기의 깊이와 수준이 얼마나 달라졌는지 말한다. 나아가 그걸 독자에게 전해주려는 이 사람은 정말 글쓰기와 독자를 사랑하는 사람이구나 느낄 수 있었다. 

꾸준히 잘 되는 사람에겐 그럴만 한 이유가 있다. 


 함께 읽으면 좋은 책으로

괴테의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과 

스티븐 킹의 <유혹하는 글쓰기>를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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