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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생존전략 - 대체 불가능한 법무팀을 만드는 실무 가이드
권희성 지음 / 미다스북스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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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생존전략』 서평 ― 인간의 역할을 묻다



『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생존전략』은 제목만 보면 마치 법조계 내부를 대상으로 한 실무적 지침서처럼 보인다. 특히 사내변호사를 주요 독자로 삼은 듯한 표지와 제목은 이 책이 특정 분야의 전문성을 다룬 실용서임을 드러낸다. 하지만 이 책은 법조계를 넘어 더 넓은 지평으로 독자를 이끈다. 기술 변화와 AI 시대라는 거대한 흐름 속에서 인간의 본질적인 역할에 대해 함께 고민하게 만드는 점에서, 저자 권희성 변호사가 던지는 화두는 모든 직업인에게 유효하다.


법학 전공자이지만 다른 업계에서 일하고 있는 나는 이 책을 법조계 인사이트를 기대하며 집어 들었으나, 책을 덮을 때쯤에는 완전히 다른 질문을 품고 있다. "AI 시대, 인간은 어떤 역할을 맡아야 하는가?"라는 근본적인 물음이다. 그리고 이 물음은 단지 법조계에 국한되지 않았다. 사교육 강사로 살아가는 내 현실에서도 충분히 와닿는 질문으로 다가왔다.



법학은 논리와 인과관계의 학문이다. 사실관계를 명확히 한 뒤, 이를 근거로 케이스에 맞는 법률을 적용해 결론을 도출하는 체계적인 절차의 학문이기도 하다. 하지만 이러한 논리적 구조는 때로 인간적 판단보다 효율성에 치중하도록 만든다. 저자 역시 이 점을 지적하며, 법률가가 기계적으로 판단할 위험에 빠지지 않으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한다.  


AI가 이 문제의 대안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하다. 인공지능은 법률가들이 소모하던 수많은 반복적 업무를 대신 수행하며, 시간과 노력을 획기적으로 절감시켜주고 있기 때문이다. 판례 검색, 계약서 초안 작성, 법률 리스크 예측 같은 작업은 이미 AI가 인간보다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고 있다. 저자가 서술한 현실은 법조계에만 해당되지 않는다.  


사교육 강사로서의 내 일상도 그러하다. 기출문제 분석, 학교별 출제 경향 예측, 학부모 상담 문서 작성, 학생 숙제 달성률 체크 등 이미 많은 일이 AI와 자동화된 프로그램으로 대체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생산된 데이터와 확보된 잉여 시간은 새로운 과제를 안긴다. "남는 시간을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저자는 이 질문에 대한 해답으로 단순한 반복적 노동에서 벗어나, 전략가로서의 인간이 되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AI 시대에 사내변호사가 살아남기 위해 가장 필요한 자질로 ‘전략적 사고’를 든다. 법 조문을 분석하고 계약서의 문구를 다듬는 스킬이 아니라, 법과 제도가 사회에 미칠 함의를 고려하고, 다양한 이해관계 속에서 균형점을 찾아내는 능력이야말로 인간 고유의 역할이라는 것이다. 윤리와 맥락, 관계의 조율을 통해 부가 가치를 만들어내는 능력을 보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리고 이 주장은 법조계의 경계를 넘어 모든 직업군에 유효하다.  


내가 종사하는 교육업 역시 비슷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알고리즘 기반 추천 시스템과 자동화된 데이터 분석이 교사와 학생 간의 상호작용을 대체할 무기로 등장했지만, 이 새로운 기술이 항상 바람직한 결과를 보장하는 것은 아니다. 예를 들어, AI가 학생 개인별 학습 데이터를 바탕으로 추천하는 학습 콘텐츠만으로는 학생의 창의성과 비인지적 능력을 충분히 고려하지 못할 수 있다. 특정 데이터만을 바탕으로 한 학습 추천은 학생을 지나치게 획일화하거나, 잘못된 학습 방향으로 나아가게 할 위험도 있다.  


저자는 법률가가 AI가 산출한 결론을 반드시 검증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는 단순한 기술적 오류를 점검하는 차원을 넘어, 산출된 결과가 사회적 정의와 윤리적 책임을 충족하는지 판단하는 작업이다. 마찬가지로 교육 현장에서 AI가 개인 맞춤형 콘텐츠를 제시한다 해도, 이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고 조율하는 것은 교사나 교육자의 역할이어야 한다. 기술이 할 수 없는 마지막 조율은 항상 인간의 몫이라는 점에서, 법조계와 교육계에서의 도전과 역할은 완전히 닮아 있다.



인공지능은 데이터를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는 데 탁월하다. 그러나 기술의 결과물을 어떻게 해석하고, 사회적 맥락 속에서 어떤 의미를 부여할지는 인간 고유의 영역이다. 특히 교육업계에서 윤리적 판단의 중요성은 점점 더 커지고 있다. 알고리즘이 추천하는 콘텐츠는 간편하고 효율적이지만, 이는 학생에게 단순히 표준화된 길을 제시할 뿐, 인간 고유의 창의적 가능성을 열어주지는 못한다.  


그렇기에 교사와 교육 현장의 인간적 개입이 더욱 빛을 발할 순간이 온다. 때로는 AI가 분석한 데이터와는 다른 판단을 내릴 용기와 책임도 요구된다. 예를 들어, 성적 데이터에만 기반한 교육 전략보다는 학생 개인의 특성과 잠재력을 고려한 조율이 필요할 수 있다. 이는 법조계에서 판결문과 계약서의 해석을 넘어, 그 문장이 사회에 미칠 파장을 고민해야 하는 법률가의 태도와도 닮아 있다. 윤리적 해석과 판단이 빠진 기술적 효율성은 진정한 가치를 만들어내지 못한다.



『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생존전략』이 법조계를 넘어 더 많은 직업인들에게 울림을 주는 이유는 명확하다. AI가 반복적이고 기계적인 작업을 대체할수록, 인간은 자신의 가치를 효율이 아니라 맥락과 윤리, 그리고 관계에서 증명해야 한다는 사실 때문이다.  


법조계의 판결과 계약서가 인간 사회의 기반을 형성하듯, 교육 현장에서 교사가 행하는 수많은 판단 역시 학생 개인과 사회 전체의 미래를 구축한다. 따라서 데이터와 알고리즘이 제안한 결론을 수동적으로 따르기만 하는 태도는 법률가에게도 교육자에게도 결코 적합하지 않다. 최종적으로 그 의미를 확정 짓고 책임지는 것은 언제까지나 인간이어야 한다.  


반복적 업무는 기계에 맡기되, 전략과 판단은 인간이 짊어진다. 데이터를 처리하는 것은 알고리즘의 일일지언정, 그 데이터로 무엇을 만들어낼지는 우리의 일이다. 이 책은 사내변호사라는 특정 직업군을 위한 실용서를 넘어, 인간과 기계가 공존하는 시대의 방식에 대한 깊은 성찰을 던진다.  


AI 시대의 인간은 윤리적 판단자이자, 맥락의 해석자, 관계의 설계자로 거듭나야 한다. 법학적 사고의 본질인 ‘판단의 책임성’은 더 이상 특정 직업군만의 가치가 아니다. 『AI 시대의 사내변호사 생존전략』이 전하는 메시지는 지금 이 순간 직업과 분야를 막론하고 모든 이들이 받아들여야 하는 생존 전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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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 멸종, 공존 그리고 자연의 질서에 관한 이야기
임정은 지음 / 다산초당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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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 우리가 공존해야 할 생명의 숲

 

보전생물학자 임정은 박사님의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는 우리의 생태적 책임과 인간과 자연의 공존 가능성을 동시에 탐구하는 에세이다. 저자는 이 책에서 국내 유일의 호랑이 연구자로서의 경험을 바탕으로 현대 사회가 직면한 생물다양성 위기의 현실을 진단하며, 이를 극복하기 위한 공감과 행동의 필요성을 설득력 있게 제시한다. 단순히 과학적 데이터를 나열하는 책이 아니라, 다양한 현장에서 몸으로 부딪히며 축적한 경험과 따뜻한 시선을 담아 독자들이 생태적 가치를 다시금 성찰하도록 돕는다.

 

책은 한국인이 가장 사랑하는 동물인 호랑이를 중심에 두고 이야기를 풀어간다. 호랑이는 한때 한국의 산과 숲에서 신성한 존재로 여겨졌으나, 개발과 도시화, 대규모 사냥으로 인해 서서히 우리의 생태계에서 사라졌다. 호랑이는 단순한 멸종 위기 동물 중 하나가 아니다. 그는 인간 중심의 활동으로 인해 파괴된 자연과 생물다양성 위기의 상징적인 존재라 할 수 있다.

 

저자는 단순히 한 종의 복원이 중요하다는 과학적 논리를 넘어, 인간으로 인해 사라져가는 생물종들의 이야기를 바탕으로 인간과 자연의 관계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이는 결국, 우리가 호랑이를 보호해야 하는 이유가 한 종의 생존을 도모하기 위함이 아니라, 우리가 속한 생태계 안에서 서로 연결된 삶을 지켜내기 위함이라는 메시지로 이어진다.

 

책 곳곳에 담긴 보존 생물학자이자 필드 과학자로서의 저자의 개인적 경험이 녹아들어 있다. 저자의 현장 경험은 이 책을 더욱 설득력 있고 생동감 있게 만든다. 암 연구자가 되기를 꿈꾸던 저자가 우연히 한 표범과 마주한 경험은 그의 인생 경로를 완전히 바꾸었다. 이후 보전생물학자로서의 길을 선택한 그는 영국과 미국 유학, 라오스, 인도네시아, 중국, 벨리즈 등의 다양한 현장에서 활동하며 생물다양성 보전을 위한 과업과 마주했다.

 

책에서는 저자가 현장에서 겪은 좌절과 실패, 그리고 이를 극복하고 다시 앞으로 나아가려는 이야기가 진솔하게 펼쳐진다. 국경과 문화를 넘어 야생동물과 인간의 공존을 위해 노력하며, 과학적 업적뿐 아니라 그 과정에서 얻은 인문적 통찰까지 담아낸 점이 매우 인상적이다. 이는 보전생물학을 단순히 과학 연구로 국한시키지 않고, 지구의 생명체를 향한 연대의 노력으로 확장시키는 데 기여한다.

 

이 책은 생물다양성의 파괴가 단순히 특정 종의 멸종으로 끝나지 않음을 강조한다. 자연을 구성하는 모든 생명체는 서로 밀접하게 얽혀 있으며, 한 종의 소멸은 생태계 전체에 연쇄적으로 영향을 미친다. 그런데도 우리는 생태계를 균형 있게 유지하려는 노력보다, 경제적 가치와 개발이라는 이름 아래 자연을 무분별하게 훼손해 왔다.

 

책에서 저자는 "알면 사랑하게 되고, 사랑하면 보호하고 싶어진다"는 단순한 진리를 언급한다. 이는 야생동물뿐만 아니라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모든 생명체에 적용된다. 저자가 강조하는 공감의 감각은 인간이 자연을 대상화하거나 통제하려는 태도에서 벗어나, 자연의 질서를 존중하며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데서 시작된다. 이는 단순히 생태계 보호를 넘어선 이야기다. 결국 이는 인간이 자연 속에서 하나의 구성원임을 인식하고, 서로를 이해하며 생태적 책임을 다하라는 메시지로 귀결된다.

 

이 책의 가장 탁월한 점은 추상적 메시지에 머무르지 않고, 독자들이 현실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을 촉구한다는 것이다. 저자는 "모든 좋은 것은 언젠가 멸종한다"는 체념적 태도를 경계하며, 느리고 작더라도 구체적인 노력이 이어질 때 미래를 바꿀 수 있다고 믿는다. 국립공원과 DMZ 같은 야생동물 서식지를 보호하려는 노력이나, 차량 속도를 줄여 로드킬을 방지하는 작은 행동조차도 공존을 위한 중요한 첫걸음이 될 수 있음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다시금 깨닫게 되었다.

 

또한 야생동물뿐 아니라 반려동물과 인간 사이에서의 공생 역시 생태적 감각을 키워가는 기회가 될 수 있다. 우리 삶 속에서 동물들을 감정 있는 생명체로 대하고, 그들과의 상호 작용을 통해 책임과 사랑을 실천하는 일 역시 생태계를 배우는 일종의 축소판이라고 할 수 있다. 이처럼 저자는 독자들에게 생태계 전체를 거대한 나와 연결된 공동체로 바라보도록 독려한다.

 

현재 인류가 직면한 생물다양성과 생태계의 위기는 기후 위기와 맞먹는 절박한 문제이다. 하지만 문제의 심각성에 압도되거나 체념하기보다는, 이 책은 작고 느리더라도 구체적인 행동과 용기로 변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단순히 보전생물학자의 전문적 활동이 아니라, 인간이 자연의 일부로서 생태적 관계를 바로 세워야 함을 강조하고 있다.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는 과학적 사실과 현장 경험을 바탕으로 자연과 인간 사이의 관계를 통찰력 있게 풀어낸 책이다. 이 책은 지구의 생태계가 우리가 함께 살아가야 할 공간임을 상기시키며, 우리의 일상에서 공존을 실천하는 방법을 일깨운다. 멸종 위기종을 지키는 일, 더 나아가 생태계를 보존하려는 노력은 사실 저자와 같은 생물학자들만의 과업이 아니다. 이 책은 우리 모두가 생태적 연대의 일부임을 상기시키며, 독자로 하여금 더불어 사는 삶의 방식에 대한 작은 용기를 불러일으킨다.

 

우리가 반드시 기억해야 할 것은 이 단순한 사실이다. 우리는 자연 없이는 존재할 수 없으며, 생태계의 균형과 조화는 곧 우리의 생존과 직결된다는 것이다. 호랑이는 숲에 살지 않는다는 우리 시대가 반드시 읽어야 할, 그리고 마음으로 새겨야 할 책이다. 생물다양성을 지키는 일이 곧 인간을 지키는 일이라는 이 책의 메시지가, 더 많은 사람들에게 울림으로 전해지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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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보다 2 - 역사의 변곡점을 수놓은 재밌고 놀라운 순간들 역사를 보다 2
박현도 외 지음 / 믹스커피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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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를 잃으면 미래를 잃는다>


  


나는 박물관 덕후이다. 유물 앞에 서면 그 시대를 상상하며 시간 속으로 빨려 들어가는 느낌을 좋아한다. 깨진 토기 조각은 그 시대에 살았던 한 사람이 만든 쓸모 있는 생활용품이었을 테고, 녹슨 청동검은 누군가가 손에 쥐고 자신의 운명을 걸었던 무기였을 것이다. 유물은 단순한 물건이 아니다. 그것은 과거가 현재의 우리에게, 그리고 미래 세대에게 보내는 메시지다. 나는 그 메시지를 읽고 싶어서, 박물관에서 유리 진열장 너머에 있는 유물의 설명문을 한 글자도 빠짐없이 읽곤 한다. 이 작은 조각에서 역사의 숨결과 사람들의 흔적을 느끼고 싶어서다.  


<역사를 보다 2>를 읽으면서 나는 마치 책으로 만들어진 박물관을 보는 기분이 들었다. 이 책은 역사 유튜브 채널을 통해 선보인 흥미로운 역사적 순간들을 풍부한 시각 자료와 함께 풀어낸 작품이다. 역사적 사건과 그 맥락을 풀어내면서도, 단순한 사실 나열에 머물지 않는다. 이 책이 던지는 가장 큰 질문은 유물이나 사건 자체보다 그것이 우리에게 어떤 의미를 가지는가에 있다. “그 사건이 왜 일어났는가? 그리고 그것이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어떤 메시지를 남겼는가?” 이 질문들은 단순히 과거에만 머무르지 않고, 현재와 미래를 깊이 생각하게 한다.  


책을 읽는 내내, 박물관에서 유물 앞에 서 있던 나 자신을 떠올렸다. 단지 오래된 물건을 눈으로 보며 지나치는 것이 아니라 “이 물건은 왜 만들어졌을까? 어떻게 사용되었을까?”를 상상하던 순간들. 그 상상은 과거 속 사람들과 나를 연결 시켰고, 유물은 생명력을 띤 채 내게 말을 걸어왔다. <역사를 보다 2>는 그와 비슷한 경험을 책 속에서 느끼게 만들어준다. 각 사건의 맥락과 자세한 해설은 독자로 하여금 단순히 재미를 넘어, 역사적 책임과 성찰로 나아가게 만든다.  


그런데 이 책을 읽으며 떠오른 또 하나의 감정은 ‘안타까움’이었다. 이것은 과거의 메시지를 통해 현재를 배우고, 미래의 방향을 모색하는 데 역사가 얼마나 중요한가를 절실히 깨닫게 하는 책이다. 하지만 오늘날 우리의 현실은 어떤가? 학교 교육에서 세계사와 같은 과목은 선택 과목으로 밀려나 있고, 청소년들은 역사가 “외울 것이 많고 시험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멀리하고 있다. 한때 나는 역사와 박물관을 좋아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이유를 단순히 개인적인 취향 차이로 치부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것이 단순히 취향의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와 교육 현실의 문제라는 생각이 점점 강해졌다.  

  


오늘날 한국의 교육 현실을 직시해 보면, 세계사 교육은 이제 필수 과목이 아니다. 선택 과목으로 축소된 결과, 많은 학생들이 세계사를 배우지 않고도 학업을 마칠 수 있다. 물론 교사와 학생의 입장을 고려하면 선택 과목으로 만든 정책적 이유는 이해되지 않는 것도 아니다. 세계사는 외울 것도 많고, 교과서 한 권에 축약된 세계의 역사를 깊이 이해하기란 쉬운 일이 아니다. 게다가 입시에 빨리 답을 써야 하는 시험 구조 속에서는 역사를 깊이 알려고 하기보다 외워서 ‘통과’하는 데 집중할 수밖에 없다. 이런 현실에서 세계사는 가장 우선순위에서 밀리는 과목이 되어 버렸다.  


그러나 나는 묻지 않을 수 없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청소년들이 세계사적 관점 없이 어떻게 현재를 이해하고, 미래를 설계할 수 있단 말인가? 오늘날 기후 위기, 난민 문제, 신자유주의로 인한 빈부격차, 지정학적 갈등 같은 문제들은 모두 국경을 초월한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역사를 공부하지 않은 채 이 문제들을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 지금 눈앞에 놓인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조차 우리는 역사를 참고하지 않으면 안 되는 상황임을 외면해서는 안 된다.  


 고려 대장경판의 사례를 통해, 세계사와 한국사의 연결성을 우리에게 말해준다. 고려의 대장경판은 단순히 한 민족이 남긴 위대한 성취로만 볼 수 없다. 그 판을 제작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동아시아 불교 네트워크를 통한 지식 교류와 중세 인쇄술의 발전이라는 커다란 맥락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것이 역사의 본질이다. 역사는 단절되지 않는다. 우리 주변의 한 사건은 곧 세계사의 거대한 흐름으로 얽혀 있다. 이를 이해할 때, 우리는 비로소 자신의 현재를 더 정확히 읽고, 세계 속에서 자신의 위치를 찾아갈 수 있게 된다.  



아이들은 자주 이렇게 말한다. “역사는 외울 게 많아서 싫어요.” 하지만 역사는 시험 과목이 아니라, 우리가 현재 살아갈 길을 안내하는 지침서와 같다. 역사를 아는 것은 단순한 상식이 아니라, 인간됨을 배우고, 더 나은 길을 선택할 힘을 기르는 일이다. 과거의 시간들을 단순히 ‘옛날 이야기’로 묶어버리는 순간, 우리는 현재를 이해할 틀을 잃고 만다.  


제국의 흥망을 이해하면 오늘날 초강대국의 부상과 쇠퇴를 설명할 수 있다. 고대 종교와 사상의 흐름을 배우면 현대의 갈등과 연대의 뿌리를 이해하게 된다. 한국사의 작은 장면조차 세계사적 맥락 속에서 재조명될 때 비로소 그 진정한 가치와 의미가 드러난다. 역사를 이해하는 일은 한 사회가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설계하는 데 놓아야 할 필수적인 초석과도 같다.  



다행히도 이 책은 역사적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작은 희망이 된다. 이 책은 깊이 있는 내용을 다루면서도 어렵지 않게 읽히며, 마치 박물관에 걸어 들어가 유물의 설명을 읽는 것 같은 흥미를 준다. 학교에서 모든 역사 교육이 축소되고 있는 현실 속에서도, 대중은 여전히 박물관과 책을 통해 역사와 만나고자 한다. 여전히 역사에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고, 더 깊은 성찰로 이끄는 힘이 있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역사란 무엇인가를 새삼 생각했다. 역사는 이미 지나간 시간이 아니다. 그것은 우리가 현재를 비추는 거울이자, 미래를 설계하기 위한 도구이다. 과거는 우리에게 생생한 메시지를 남긴다. 좋은 선택과 나쁜 선택, 번영과 쇠퇴, 평화와 갈등의 이야기를 통해, 역사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해야 하고 어떤 길로 나아가야 할지 가르쳐 준다.  


이제는 역사를 배울 기회를 되찾아야 한다. 역사를 외면하는 사회는 현재를 오해하고 미래를 잃는다. 역사를 보다 2는 박물관처럼 열린 교실로, 우리 곁에 숨 쉬고 있다. 우리가 역사를 잃지 않을 때, 우리의 미래도 올바르게 만들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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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 나라다운 나라를 어떻게 만들까
백낙청 지음 / 창비 / 2025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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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 


백낙청 선생님의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는 2016~2017년 촛불항쟁 이후 한국 민주주의가 나아가야 할 새로운 방향을 정치적·역사적 맥락에서 제시하는 정치 비평서이다. 이 책은 87년 민주화 투쟁 이후 제도화된 민주주의가 신자유주의의 물결 속에서 불평등과 분열, 혐오의 정치로 인해 어떻게 망가져왔는지를 냉철하게 분석한 뒤, 이를 극복하기 위한 실천적 대안으로 '변혁적 중도'라는 개념을 제안한다. 전통적인 진보와 보수의 대립을 뛰어넘는 변혁적 중도는 단순한 타협의 정치가 아닌, 근본적 변화를 열망하면서도 지속 가능하고 통합적인 사회 발전을 추구하는 새로운 민주주의의 비전이다.


저자는 촛불항쟁을 비롯한 한국 현대사의 주요 사건들을 거울삼아 이 개념을 뒷받침한다. 특히, 촛불항쟁을 변혁적 중도의 구체적 실천이라 규정하며, 이것이 민주주의 심화의 가능성을 열어주었다고 평가한다. 하여 나는 저자의 논지를 중심으로 변혁적 중도 개념이 촛불항쟁과 한국 민주주의의 맥락 속에서 어떻게 현실화될 수 있는지를 살펴보고자 한다.



1. 변혁적 중도란  단순한 절충이 아닌 통합적 비전이다


저자가 말하는 중도는 기계적 중립이나 온건한 타협과는 거리가 멀다. 진보와 보수라는 양 극단이 만들어 낸 소모적 대립을 초월하고, 근본적 사회 변화를 목표로 하면서도 지속 가능한 방식의 연대와 공존을 중시하는 개념이다. 변혁적 중도는 한국 사회를 오랫동안 옥죄어 온 양극화와 혐오를 넘어, 분열된 사회를 아우르는 실천적 패러다임이다. 특히 이 개념은 민주주의가 단순히 제도의 틀에서 머무는 것이 아니라 시민들과 함께 일상 속에서 내면화되고 강화되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저자는 한국 민주주의의 역사를 통해 변혁적 중도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1987년 항쟁 이후 민주주의는 제도적으로는 정착되었지만, 신자유주의적 경제 재편 속에서 민주주의의 본질적인 가치인 평등과 연대는 약화되었다. 보수 정권은 효율성과 경쟁의 논리로 권위주의적 통치를 정당화해 왔으며, 진보 진영은 급진적 구호와 분열적 투쟁으로 효과적인 사회적 합의를 이루는 데 실패하였다. 이러한 정치적 현실 속에서 저자는 새로운 형태의 민주주의적 도전이 필요하다고 주장하며, 이 도전의 핵심을 변혁적 중도에서 발견한다.


2. 촛불항쟁 ― 변혁적 중도의 대표적 구현


저자는 촛불항쟁을 변혁적 중도를 상징적으로 구현한 대표적 사건으로 평가한다. 2016년부터 약 4개월간 진행된 촛불 항쟁은 박근혜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하며 수백만 명의 시민이 자발적으로 참여한 평화적 저항운동이었다. 이는 단순한 정권 교체 요구를 넘어, 한국 민주주의를 한 단계 진화시키고자 하는 시민적 열망의 표출이었다.


촛불항쟁은 급진성과 평화성이 공존했다. 시민들은 권위주의적 권력의 퇴진이라는 급진적 요구를 비폭력적이고 절제된 방식으로 관철하였다. 이는 저자가 강조한 변혁적 중도의 핵심적 특징인 급진적 변화와 지속 가능성의 조화를 잘 보여준다. 또한 촛불항쟁은 진보와 보수라는 기존의 이념적 틀을 초월한 범시민적 연대의 장이었다. 학생, 노동자, 중산층, 노년층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계층의 시민들이 광장에서 함께한 것은 구체제에 대한 광범위한 거부와 동시에 새로운 연대를 향한 열망을 상징한다.


3. 신자유주의와 민주주의의 위기 ― 촛불의 사회경제적 기반


촛불항쟁은 단순한 정치 부패에 대한 반발이 아니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확산된 신자유주의는 비정규직 노동의 증가, 사회적 양극화, 중산층의 붕괴를 초래하였다. 청년 세대는 고용 불안과 취업난에 시달렸고, 경제적 불안정성은 기존 권위주의 정권을 지지하던 계층마저 광장으로 이끌었다. 이처럼 촛불항쟁의 배경에는 신자유주의적 질서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가 자리하고 있었다.  


시민들은 단순히 부패한 정권의 교체를 넘어, 더 나은 삶을 위한 사회적 변화를 요구하였다. 이는 곧 변혁적 중도가 추구하는 정치적 상상력, 즉 기존 체제의 구조적 개혁과 모든 시민이 배제되지 않는 사회를 향한 지향과 일치한다.



4. 촛불 이후의 우리의 과제는 분열과 혐오의 정치를 넘어선 연대이다


촛불항쟁은 권위주의적 정권을 탄핵하고 정권 교체를 이루어냈다. 그러나 저자는 이를 최종적 목표로 보지 않는다. 촛불항쟁은 새로운 민주주의의 시작점이었을 뿐이다. 이후 한국 사회는 정치적 분열과 혐오의 확산, 신자유주의적 불평등의 고착화라는 과제에 직면하고 있다. 이는 촛불항쟁이 제기한 근본적인 질문이 아직 온전히 해결되지 않았음을 보여주는 것이다. 따라서 변혁적 중도의 실천은 여전히 현재진행형이며, 이는 제도적 변화와 시민적 참여의 심화를 통해서만 완성될 수 있다.


저자는 오늘날의 민주주의가 권위주의적 리더십과 혐오의 정치로 퇴행하지 않기 위해, 또다시 촛불이 불타오르지 않도록, 촛불의 연대 정신을 제도와 사회 전반에 뿌리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 경제적 불평등을 완화하고, 대립을 넘어서는 포용적 정치 문화를 만드는 것, 그리고 시민들의 일상적 참여를 제도화하는 과제를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이다.



5. 글을 마치며


『변혁적 중도의 때가 왔다』는 한국 민주주의의 변곡점에서 촛불항쟁을 새로운 방향의 모범적인 사례로 제시하며, 우리가 나아가야 할 길을 제안한다. 급진성과 평화성의 공존, 특정 이념을 초월한 연대, 그리고 시민적 각성은 1987년 체제 이후 공고화된 민주주의의 한계를 넘어서기 위한 실마리를 제공한다. 저자가 제시한 변혁적 중도는 단지 정치와 경제에 국한되지 않는다. 이는 한국 사회 모든 영역에서 배제와 대립을 넘어 연대와 통합을 이루기 위한 새로운 시대정신이다.


이 책을 대한민국 현대사의 전환점을 이해하고, 민주주의의 새로운 가능성을 고민하는 모든 독자들에게 강력히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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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십 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
권희린 지음 / 생각학교 / 2025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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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칠한 십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은 학생들이 흔히 겪는 고민과 혼란에 귀 기울이며, 책을 통해 답을 찾도록 돕는 독서 지도서이다. 저자 권희린은 청소년의 심리적 위기를 중심으로 맞춤형 책을 추천하고, 이를 통해 아이들이 자기 삶을 재해석하고 내면의 자아를 탐구하도록 안내한다. 이 책은 전통적인 교양도서 목록이나 필독서 추천서와 본질적으로 다르다. 저자는 독서를 지식 축적이나 성취의 도구가 아닌, 마음을 돌보고 공감하는 수단으로 바라본다. 독서가 청소년 독자를 따뜻하게 감싸줄 수 있는 처방전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하며, 서툴지만 책 속 이야기를 통해 현재를 살아갈 용기를 북돋아 준다.


책은 총 18가지 사춘기 고민을 네 가지 큰 주제로 나눠 다룬다. 각각의 섹션은 감정, 관계, 정체성, 미래라는 축을 중심으로 구성되어 있다. 학생들이 매일 느끼는 고민을 예리하게 짚어내고, 고민과 닮은 책을 처방해주며 공감과 위로를 건넨다. 나는 이 책을 읽으며 내가 수년간 강사로서 마주했던 학생들의 표정과 목소리가 떠올랐다. 교육현장에서 아이들을 지도하다 보면, 이 책에서 다룬 고민들이 교실에서 얼마나 구체적으로 드러나는지 체감하지 않을 수 없다.


1. 비교하며 초라해질 때


학생들이 자주 토로하는 공통적인 고통 중 하나는 비교로 인한 열등감이다. 이 문제는 우리 교육 시스템과 SNS 문화에서 더욱 심화된다. 아이들은 성적, 외모, 가정환경 등 모든 면에서 자신을 끊임없이 타인과 비교한다. SNS를 통해 친구와 지인의 "편집된" 삶을 보며 자신을 초라하게 여기는 아이들은 스스로를 충분치 않다고 느끼곤 한다. 이는 단순한 개인의 성격 문제가 아니다. 현대의 문화와 시스템이 만들어낸 고질적인 문제이다.


『토닥토닥 책 처방전』의 "비교하며 초라해질 때" 파트는 이 문제를 다룬다. 이 섹션에서 소개된 『나를 팔로우하지 마세요』는 SNS 상의 비교로 인한 악순환을 반영하며, 성취와 우월성을 넘어 존재의 고유성을 드러내도록 돕는다. 학생들에게 단순히 “너는 충분한 사람이야”라고 말하는 선생님의 말은 공허하게 들릴지도 모른다. 하지만 책 속 인물의 이야기를 통해 스스로 깨닫는 자각은 훨씬 강력하다. 책은 아이들의 자아를 지탱할 든든한 토대가 되어줄 수 있다.


2. 무기력할 때


최근 내가 교실에서 가장 많이 듣는 말은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말이다. 종종 이 표현은 단순한 습관처럼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무기력과 탈진은 결코 가볍게 여겨서는 안 된다. 아이들은 게으르거나 무책임하지 않다. 그들이 느끼는 무기력은 현실적으로 숨 쉴 공간 하나 허락되지 않는, 지나치게 성취 지향적인 교육 시스템 속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 책에서 소개하는 『기억전달자』는 무기력함 속에서도 스스로 작은 변화를 만들어내는 힘을 발견하게 해준다. 책 속 주인공이 사소한 선택과 실천을 통해 자신의 삶을 변화시키는 이야기는, 힘들어하는 아이들에게 말없이 큰 용기를 준다. 학생들이 이 책을 통해 하루하루의 소소한 순간들이 가진 가치를 깨달을 수 있다면, "아무것도 하기 싫다"는 말 끝에 잠재된 희망을 마주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3. 시간에 쫓길 때


입시, 수행평가, 각종 활동에 치이는 학생들에게도 시간은 절대적으로 부족하다. 이럴 때 많은 어른이 시간 관리 기술이나 효율적인 공부법을 전수하려 하지만, 이는 한계가 분명하다. 학생들에게 진정으로 필요한 것은 남는 시간을 만들어 내는 방법이 아닌, 쫓기는 마음을 다스리는 능력이다.


『토닥토닥 책 처방전』의 "시간에 쫓길 때" 파트는 이러한 고민에 가장 적합한 해결책을 제시한다. 특히 『시간을 파는 상점』은 목표와 생산성에 매몰된 현대의 삶에서 시간을 어떻게 바라볼 것인지 독특한 관점을 제공한다. 시간을 단순히 통제나 관리의 대상으로 삼는 대신, 삶의 리듬을 회복하는 자원으로 여기는 태도는 학생들에게 새로운 시각을 열어준다. 이 책은 기존의 틀에 갇힌 시간 개념을 깨고, 학생들에게 숨통을 틔워주는 역할을 할 것이다.


4. 지금 내 상황이 싫을 때


십대의 본질적인 고민은 대부분 정체성의 위기와 불안으로 집약된다. 아이들은 종종 "지금 내 상황이 싫다", "내가 왜 이런 삶을 살아야 하냐"는 말을 하며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려 한다. 그러나 이것은 단순한 짜증이나 충동적인 발화가 아니다. 이는 현재를 버리고 싶다는 깊은 갈등의 표현이며, 학생들이 자신의 삶을 이해하려는 몸부림이다.


이 책은 "지금 내 상황이 싫다"는 마음에도 다정하게 응답한다. 『위저드 베이커리』와 『그리스인 조르바』는, 현실의 고통 속에서도 현재를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는 법을 가르쳐준다. 두 책 속 주인공은 현재의 고난을 허투루 넘기지 않고 삶의 소중한 의미로 바꿔 놓는다. 이를 통해 아이들은 지금의 자신도, 있는 그대로 의미가 있음을 깨닫게 될 것이다.


『까칠한 십대를 위한 토닥토닥 책 처방전』은 단순히 책을 추천하는 데 그치지 않는다. 청소년들이 고민을 넘어 자신의 삶을 해석할 수 있도록 다리를 놓는다. 오늘날의 문해력 위기는 단순히 기술 부족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이야기와 삶을 연결하는 통로가 부재한 데서 발생한다. 이 책은 학생들이 책 속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문제를 재해석하고, 스스로 해결의 실마리를 찾도록 도와준다.


강사로서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금 깨달았다. 독서는 학습의 도구가 아니라 삶의 동반자가 될 수 있다. 아이들과 책을 매개로 소통할 때, 교사는 더 이상 지식 전달자가 아니다. 교사는 아이들의 삶을 함께 들여다보는 이야기를 나누는 동반자가 된다. 『토닥토닥 책 처방전』은 학생과 교사 모두를 위한 소중한 안내서이다. 이 책이 아이들과 소통하기 위한 새로운 길을 찾는 모든 사람들에게 작은 나침반이 되리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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