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야기가 세상을 바꾼다 - 아이디어뱅크 홍사종의 스토리 마케팅
홍사종 지음 / 새빛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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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들어가서 처음 과제로 받은 것이 서평이었는데, '정보사회'라는 생소한 용어가 들어갔었다. 제목조차 정확하게 기억나지 않는 것을 보면 오래되기도 했고, 전공 과목이었던만큼 단순히 과제로만 생각했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농경사회와 산업산회를 이어서 나타난 정보사회에서는 단순한 정보를 확보하는 능력만이 아니라 그 정보를 가공하여 만든 ''지식'과 자신만의 경험이 가미된 다른 사람과의 차별성을 나타내주는 '지혜'가 더 중요하다. 그리고 지금의 사회는 거기에 이야기가 추가된다. 보통의 이야기가 아니고 '창의적'인 이야기.

이 책은 현재 미래상상연구소 홍사종대표가 '이야기경제가 세계를 바꾼다'시리즈로 신문에 연재한 것을 다시 엮은 것이다. 홍대표가 강조하는 것은 '이야기'다. 하나의 물건이 아니라 사람에게도 다양한 이야기가 있다. 가치 여부를 떠나서 이야기가 없는 것은 없다. 그만큼 새로운 것을 창조할 수 있는 씨앗은 얼마든지 있다는 것이다. 거꾸로 보고, 멀리 보고, 상식을 파괴하는 여러가지 발상들을 중요하시는 홍대표가 정동극장 재임 당시에 실시했던 다양한 문화행사로 알 수 있다. 주부들을 위한 메주판매, 직장인들을 위한 점심시간 극장 개방(비록, 수면의 용도라고 해도)은 금방 수긍이 갈 정도로 수요자의 요구를 잘 읽은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당장 부산에 실시하는 곳이 있다면 직접 경험해보고 싶을 정도였으니까.

딱딱할 수 있는 주제지만 저자는 확실히 이야기꾼이다.  볼링장이라는 시끄러운 곳에 있었지만 전혀 개념치 않을만큼 2시간을 집중해서 책을 다 읽을 수 있었다. 그만큼 흡인력이 대단하는 것이다.

민감한 이슈이기도 한 한반도 대운하와 관련하여 물과 권력을 조명한 이야기, 거대정책에 초점을 맞추기보다는 아름다운 화장실꾸미기나 버스정류장 선풍기 설치와 같은 소소한 것들을 실행하는 것의 중요성, 소외되고 있는 농촌에 대한 안목, 웃음거리 소재로 자주 애용되는 앙드레김의 이야기 등 우리 주변에서 흔히 접하지만 새롭게 보는 저자의 시각이 신선하고 좋았다. 4장에 나오는 이 이야기들은 생각만 있다면 응용하기도 쉬운 것 같다.

저자가 말하는 세상을 말하는 이야기. 어려운 것이 아니다. 남들이 안하는 생각을 한다는 것은 타고난 창조성도 있겠지만 주변의 사물과 사건을 주의깊게 관찰할 때 나올 수 있는 것이다. 그리고 그것을 먼저 실천하는 사람이 그 창조성의 주인공이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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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른이 되기 전에 알아야 할 것들
레슬리 가너 지음, 이민주 옮김 / 브리즈(토네이도) / 2009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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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제는 'life lessons'다. 이 책은 저자가 칼럼리스트로 활동하면서 만난 사람들과 인생을 같이 고민하고 상담하면서 얻은 결과물이다. 그래서 제목처럼 딱히 서른에 한정하지 않고 평생 받아야 할 인생수업-한 사람의 인생은 죽을 때가 되어서야 그 평가를 할 수 있다고 한다-에 관한 저자 나름의 다양한 조언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서른이 된 나에게 맞는 책이라고 선택한 것에 비하면 서른에 한정되지 않은 이 책은 오히려 기대치에 못 미친다고 할 수 있다. 하지만 머리말에서 저자가 정의한 서른살에 혹한 나머지 그런 것은 아무래도 좋았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감상이다.

이전에 저자는 서른을 눈앞에 두기까지의 시간을 '인생의 11월'이라 불렀다고 한다. 한해의 마무리를 한달 남겨둔 시점에서 빠르게 지나간 시간에 놀라워하며 분주하게 보내는 사람들의 모습과 서른살이 되기 전까지 인생에 있어서 뭔가 그럴듯한 것을 완성하려는 사람들의 강박관념,그것을 같이 보았다. 그러다가 아프리카의 아라파호족에서는 11월을 '모두 다 사라진 것은 아닌달'로 부른다는 것을 알게 된다. 11월은 모든 것이 사라진 것이 아니라 내일을 위해서 모든 것을 비축하는 달이며, 우리 삶에서 서른살이라는 것은 모든 기회가 사라진 -더이상 젊지 않은- 나이가 아니라 새로운 내일을 준비하는 시간이며, 그전까지 준비를 제대로 하지 못했다면 이제라도 다시 시작할 수 있는 나이인 것이다. 변화를 감지하고 적응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것을 응용할 수 있는 혜안을 가지는 것, 마음의 평안을 유지하는 것, 앞으로 나아갈 인생에서 자신만의 기준을 세우는 것. 이 종합적인 것들이 바로 서른살에 이루어져야 하는 것이다. 그렇게 보면 인생의 터닝포인트라는 관점에서 서른살이라는 것은 뭔가 새로운 것을 시작하고, 이전의 나의 모습과 달라진다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딱히 서른살에 한정하는 않은 이 책의 여러 조언들은 서른이라는 것을 숫자의 개념이 아니라 새로운 시작이라는 관점에서 보면 맞아떨어진다. 그리고 30가지 조언들은 어느 하나 버릴 수 없을 정도로 가슴에 와 닿았다. 평생 연습하고 습관화해야 할 이야기들이었기 때문이다.

30가지 조언들 중에서 가장 와닿은 부분은 총 2가지다.

'어느 순간도 늦은 때라는 것은 없다'는 첫번째 조언에 보면 고민 해결책으로 '3B(Bed, Bus, Bath)'라는 것이 나오는데 이 유용한 3가지 방법은 실제로 내가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그리고 내가 하나 더 추가하는 것은 바로 'Book'. 그런 게 있다. 심각한 일이라고 하지만 다른 사람에게도 똑같이 일어나는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는 순간 그 고민이 시시하게 느껴지는 것. 나만 힘든 것이 아니라 나에게도 일어날 수 있는 일이라 것을 깨닫게 되면, 지금 이렇게 죽을 것 같이 힘든 일도 곧 지나가리라는 것을 경험으로 알게 된다. 스트레스를 해결하는 방법을 보면 스트레스를 받지 않을 수는 없기때문에 오히려 억눌린 스트레스로 스스로 해하기 전에 해소하는 방법을 찾기를 권하고 있다. 소리지르기, 걷기, 잠자기, 울기 등 정해진 것은 없고 자신에게 맞는 방법을 스스로 터득하면 된다. 어쩌면 살아오면서 무의식적으로 체득한 이미 자신만의 방법을 하나둘은 다 갖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여섯번째 '잘살아라, 그게 복수다'라는 항목이 어쩌면 30가지 중에서 나에게 제일 중요했는데, 복수보다는 용서를 권하고 있다. 머리 속으로 알지만 -그 복수의 칼날이 부메랑이 되어 나에게 돌아오는 것을 알지만 - 타인이 자신에게 잘못한 일은 잊을 수가 없기 때문에 도무지 용서할 마음이 들지 않는다. 실연을 당하고 나서 극단적으로 매일 그사람이 죽어버렸으면 좋겠다고 되놰이고 무기력하던 그 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음식에서 위안을 얻는 것 뿐이었다. 그러다가 폭식증으로 미친듯이 살이 쪘을 때는 자신에 대한 혐오감으로 2년간 사람을 만나지 않았다. 나 스스로 나를 망친 거였다.  복수는 증오심을 키우지만 용서는 그 증오심으로부터 우리를 자유롭게 해준다. 용서는 자신을 위해서 하는 것이다. 과거에서 벗어나 새로운 삶을 살기 위함이다. 그러니 그대로 잘 살아라. 그것이 최고의 복수다. (64p.) 상대방을 원망하며 증오하며 보낸 시간이 얼마나 부질없는지, 그리고 그것이 오히려 자신에게 얼마나 해가 되는 행동이었는지 나는 이제 안다. 잊을 수는 없다고 해도 나 자신을 위해서 용서해야한다. 이제는 그 사람을 용서한다. 그리고 기억하고 싶지 않은 나의 그 2년도 이제는 용서한다. 나는 다시 행복해질 수 있는 사람이기 때문이다.

그 외에도 두려움을 이기는 대신 '감싸안으라'는 표현, '사랑하지 않는 것은 삶에 포함시키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 '모든 것이 나에게 일어난 가장 좋은 일'이라는 긍적적이고 개방적인 시선, 자아재발견을 위해서 관심을 갖고 평생 지속할 수 있는 일을 찾으라는 과제를 제시해준 것, 이 모든 것들을 알게 해준 이 책이 참 고맙다.

3월이면, 봄. 흔히 봄을 새롭운 것을 시작하는 계절로 많이 생각한다. 이 계절에 딱 맞는 그런 책이 아닐까 하고 생각해본다. 새로운 의지를 다지고, 이전과 다른 나를 만들기 위해 자신을 채근하고, 뭔가를 새롭게 배우기 시작하는 3월. 비록 작심 3일이 될지라도 마음만은 '작심365일'로 자신을 채찍질한다면 올해 11월에는 만족스럽게 12월과 내년을 준비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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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cm 예술
김점선 지음, 그림 / 마음산책 / 2002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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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녀를 생각하면 이상하게 화투장이 떠오른다. 친근하지만 당당하게 좋아한다고 말할 수는 없는 점, 그 자체로는 아무 의미가 없지만 받아들이는 사람에 따라 호불호가 나뉘는 점, 조잡해보이지만 우리 생활과도 같은 화투장. 내가 봤던 그녀의 그림들의 원색적인 강렬함때문에 그렇게 기억되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이 책은 오십견에 걸려서 그림을 그리지 못해 엉엉울고 있는 그녀는 위해서 아들이 컴퓨터를 사오면서 시작됐다. 처음에는 글을 쓰기 위해서 글자 연습을 했으나 그녀는 곧 마우스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한다. 간단한 도구로 그림을 만들어내는 그녀를 위해 이번에는 아들이 포토샵 프로그램을 깔아준다. 제목이기도 한 '10cm'예술은 바로 가로세로 10cm 타블릿에 펜으로 그려낸 그녀만의 세상이 된다.

아무렇게나 자른 듯한 머리에, 챙겨입지 않은 옷차림의 그녀를 두고 깃털만 꽂으면 인디언 추장이라는 지인의 평도 있다. 사진상으로 그림의 자화상으로 본 그녀는 어딘가 슬퍼보였다.자신의 작품에 생활에 가치관에 당당할 수록 편견에 싸인 세상과 부딪힐 일이 많으니 어쩌면 당연할지도 모르겠다.

세개의 눈을 가지고 세상을 본다는 그녀는 사람들의 선입견을 깨고자 빨간색으로 글씨를 쓰기도 하고, 초등학교 시정 교과서에서 읽었던 우화를 사람은 내면이 중요하다는 교훈을 새겨서 철이 들면 거적만 쓰고 다니길 다짐을 했다고 한다. 부모에게 돈으로 그림을 그리는 기생충 예술가가 되지 않기 위해서 가난한 남자와 결혼하고 작품이 팔리기 전까지는 정말 징그럽게 가난하게 살기도 한다. 우직해보일 정도의 예술가로서의 고집을 갖고 있으면서도 다른 사람의 말을 곧이곧대로 따라했던 그녀 (나쁜 친구들을 만났을 때는 도둑질까지 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상하게도 그녀의 주변에는 좋은 친구들이 많아서 많은 것을 배웠다고도 한다.)의 모습에서 어린애와 같은 맑음을 보기도 한다.

그녀와 그(남편), 그녀가 사랑하는 동물과 꽃에 관해 이야기와 함께 실려있는 이 책은 그녀가 줄곧 생각해온 '사람이 언어를 떠나서 시각만으로도 사고할 수 있을까'하는 의문에서 시작된다. 그녀의 작품세계보다는 사람에 집중해서 알고 있었던 나에게 그녀와 그녀의 작품을 이해하게 해주는 하나의 계기가 되었다. 나는 이런 의도로 이런 그림을 그렸다가 아니고 그녀가 좋아하는말과 코끼리에 관해 얘기를 하면 그 옆에서는 웃고 있는 (선이 정말로 단순한데 어느새 따라 미소짓고 있었다...) 말과 코끼리의 그림이 있다. 물을 무서워한다는 그녀가 병안에 갇혀서 혹은 그대로 물 속에 침잠되어 있는 그림도 있고, 고양이의 입장에서 얘기하는 글 옆에서는 정말 고양이가 그녀의 그림을 빌어서 나에게 말하는 듯한 그림이 있다.

그녀의 단순할 정도로 고지식한 유년시절을 넘어 남편을 만나고, 같이 가난하게 살다가 결국은 남편이 폐암으로 세상을 뜨게 되는 일년의 과정도 역시 그림으로 모두 보여준다.  같은 공간에 있지만 다른 방향에 있는 두 마리의 말을 통해 죽은 아비가 살아있는 아들이 눈치챌 때까지 텔레파시를 보내는 그림은 왠지 뭉클하게 했다.

백수에다가 선배와의 내기에 이기기위해 그녀와 결혼을 하고, 죽을 정도로 술을 마시다가 통금에 걸려서 당시 임산부였던 그녀가 담을 넘게 만들고, 정부미 먹는 것이 부끄럽다며 20kg쌀을 혼자서 운반하게 만들었던 그녀의 남편. 그리고 폐암이 걸린 남편에게 직접 운전을 시켜서 병원에 가는 길에 나팔꽃을 세는 그녀. 그녀가 담담하게 얘기하는 만큼 그리고 둘만의 사정이 있는 만큼 뭐라고 판단할 수는 없지만 그냥 단순한 선으로 많은 것을 보여주는 그녀의 그림만큼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남편이 죽은 뒤 49일 동안 밤에 자다가 성당으로 달려갔다는 그녀. 무서울 때는 그 나팔꽃을 봤다는 그녀. 그 어디에도 직접적인 애정 표현은 없지만 자신이 그린 포도 그림 앞에서 남편이 낫길 바라는 마음으로 포도를 먹이곤 했다는 그녀의 사연은 그렇게 감동적이다.

감정에 솔직한 만큼 당당해보이는 만큼 그녀는 많이 외로운 것 같기도 한다. 그녀는 변온동물이라 자신을 포근하게 감싸줄 정온동물을 그리워한다. 새를 유독 좋아해서 새를 안고 가는 그녀가 새에게 안겨가는 그녀의 그림도 많다. 움직이지도 못할 정도로 어깨가 아파서가 아니라 어깨가 아파 그림을 그릴 수 없어서 엉엉 우는 그녀도 있고. 다친 새를 어쩌지 못해서 그 앞에서 엉엉 우는 그녀도 있다. (표현그대로 그녀는 정말 엉엉 울 것만 같다.) 딸아이에게 대학 등록금을 주지 않는 부모님 몰래 동생들을 모아놓고 공부못하는 너희는 한글만 깨우쳐도 되지만 머리가 좋은 나는 대학에 가야 하니 학교를 그만두라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의 모습과는 대조적이다. 쓸모없는 파리가 있는 세상에 자신을 낳았다고 부모님에게 항의하는 그녀와 자는 사람을 깨우는 데 파리가 유용하다는 그녀의 부모님의 일화는 원색적인 그녀의 그림처럼 단순하지만 왠지 따뜻하다.

나는 그림을 잘 모른다. 어떻게 보면 조잡하게도 보이는 그녀만의 작품의 가치도 모른다. 하지만 뭔가 느끼게 해주고, 그녀에 대해 알게 해주고, 주변의 사물을 (닭의 눈을 제대로 봐야겠다고 생각하게 되었다.) 관찰하게 하는 시선을 준 것만으로도 그녀의 그림은 가치가 있다. 적어도 나에게는 말이다. 그녀가 삽화 작업을 많이 한 것으로 알고 있는데, 작품뿐만이 아니라 화가가 아닌, 사람- 김점선에 대해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읽어보라고 권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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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셸 오바마 - 변화와 희망의 퍼스트 레이디
엘리자베스 라이트풋 지음, 박수연 외 옮김 / 부키 / 2008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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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바마 당선 직후 여기저기에서 제작한 오바마와 관련된 동영상에서의 미셸의 모습은 오바마와 같은 흑인이라는 것 외에는 별로 나의 관심을 끄는 점이 없었다. 변호사의 길보다는 보수가 적은 봉사활동을 하는 오바마를 이해할 수 없었지만, 같이 동행했던 한 지방의 어느 곳에서 오바마의 연설에 감동을 받아서 그의 프로포즈를 승낙했다는 그녀의 인터뷰에도 그냥 오바마에게 선택된 부러운 여성이 다였다. 그 외에 느낌이라는 부릅뜬 눈 때문에 드세게 보인다는 첫인상 정도?

이 책의 단점이자 최대의 맹점은 미셸오바마가 직접 쓴 책이 아니라는 것이다. 나의 기대와는 달리 이제 퍼스트레이디가 된 그녀의 가치관의 생각에 대해 직접 들을 수가 없었다. 거기다가 저자가 밝히고 있다시피 그녀와 인터뷰조차 하지 못했다. 이 책은 여러 매체와 저자 자신이 오바마지지자로서 가입한 사이트를 통한 정보 등을 취합하고 방송인터뷰를 통해 살펴본 미셸에 관한 정보모음집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 미국에 살고 있는 사람이라면 방송매체를 통해서 익히 알고 있는 내용일 수도 있을 거라는 점이 아쉽다.

그런 아쉬움이 있지만 미셸오바마에 대해 새롭게 알게 된 계기가 되었다는 점에서는 점수를 주고 싶다. 오바마가 당선이 되면서 힐러리 클린턴이 대통령이 될 기회는 없어졌다고 할 정도로 -왜냐하면 오바마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이제는 미셸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을 보고 있기 때문에-저자는 그녀에게 후한 점수를 주고 있다. 프롤로그에서 이미 밝혔듯이 같은 학교 출신의 그녀에게 많은 애정과 자긍심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정보가 취우친 감이 없진 않지만 (가령, 그녀의 가족이 미셸이 욕심이 많고 자기 자신을 표현을 잘하는 성격이라고 한 일화-교사에게 미셸의 성격이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고 당당하게 말하는 그녀의 부모-) 대부분의 자서전이나 평전을 그러지 않을까 싶다. 그렇게 칭찬할 수 있을 정도의 사람이기 때문에 책으로까지 낼 수 있지 않을까.

그녀의 키가 180cm나 된다는 것, 하루를 새벽 4:30에 실시하는 강도높은 운동과 함께 시작한다는 것, 그녀가 오바마의 첫 직장의 사수였다는 것, 스타킹을 신지 않고 팔을 드러내는 것이 비난의 여지가 될 수 있다는 것, 그녀가 입은 의상이 매진이 되었다는 것, 그녀가 입었던 보라색드레스를 다양하게 해석할 수 있다는 것(그래서 띠지가 보라색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단순히 내가 좋아하는 색이라서 책이 더 좋아보였는지도 모르겠다.), 오바마도 결국은 우리들 아버지의 모습과 다르지 않다는 것 (양말을 벗어서 치우지 않거나 가방을 들어오는 입구에 그냥 내려놓거나 코를 곤다는) 등 다양한 정보를 접할 수 있어서 좋았다.

내가 이 책을 통해서 느낀 것은 미셸에 대해 쓴 이 책의 의도와는 다를지도 모르겠다. 긴박하고 치졸한 선거전에서 흑백논리와 정보조작으로 비난하는 사람들의 이야기가 나의 시선을 끌었다. 유명해진다는 것은 자신의 편을 만드는 것과 동시에 비난을 동시에 받을 수 있다는 것, 자신이 하지 않는 일로도 공격을 당하는 억울한 상황이 자주 발생한다는 것, 상대방의 편견에 대항할 때 그 대상이 전보다 커지고 공격의 강도도 세어진다는 것. 그녀는 당당하고 자신의 의견을 조리있게 설득력있게 (변호사 출신이니까) 말하고 모든 여성의 우상이 되고 있지만, 허물어지는 것도 한순간이라는 것을 배웠다. 왠지 그런 상황에 지지말라고 응원하고 싶은 마음이 든다.

오바마는 그녀에게 부자가 되게 해주겠다는 약속 대신 '흥미진진한 인생'을 살게 해주겠다는 약속을 했다(156p.)라고 한다. 그의 언변과 더불어 한번더 그의 생각에 반했다. 똑똑하고 잘생겨서 선택했는데 정치인이 되려고 하는 오바마를 바보라고 생각했다는 그녀의 농담같은 인터뷰와 항상 그녀에게 조언을 구한다는 오바마의 인터뷰를 비교해보며 그의 사랑에 당당하고, 그녀의 믿음에 기대는 그들의 완벽한 조화를 보았다. 나역시 그런 사람이 되도록, 그런 사람을 만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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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마감시간을 정하라 - 일의 능률을 10개 높이는 데드라인 업무술
요시코시 코이치로 지음, 정정일 옮김 / 원앤원북스 / 2008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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느낌은 작년엔가 읽었던 [불켜진 사무실 법칙]과 비슷하다. 야근과 업무의 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 오히려 습관적인 야근이  일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이 바로 야근을 강요하는 관리자가 과연 이 책을 읽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개인이 아무리 야근이 필요없다고 생각해도 모두 야근을 하는 분위기라면 자신의 할 일을 다 끝냈다고 해서 혼자서 퇴근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네  회사생활이 아닌가.

이 책의 차이성이라고 하면 바로 관리자의 입장에서 쓴 책이라는 점이다. 우리와 비슷한 풍토의 일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홍콩, 싱가폴과 같은 외국계 회사에 입사한 경험을 토대로, 쓸데없는 야근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버리고 있는지 자신이 도입한 야근금지 (퇴근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회사의 전원이 차단되는 시스템도 우리돈으로 1억을 넘게 들여서 구축했다고 한다.)의 실제적용 사례를 토대로 아주 설득력있게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저런 자기 계발서에 비해 생각보다 얇은 책이지만, 신문기사 스크랩이나 자리만 차리하는 통계자료보다는 회사를 운영했던 저자의 실제 경험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어서 더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다 관리자가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고 좋은 것 같다.

저자의 회사에서 도입했거나 제시했던 시스템 중에서 감탄했던 것이 3가지 정도 있다.

첫번째는 관리직의 정보공유를 위해서 오히려 관리직 사람들의 사무실을 오픈하고 개별 사원들은 일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개별방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사무실은 집중력을 뺐지만, 임원들의 경우는 오히려 시끌벅적해서 부서끼리 정보 공유도 하고 현장과도 긴말한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회사는 반대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두번째는 12시와2시사이에는 직원들의 집중력을 위해서 일체의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거래처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실제 적용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조용히 모든 사람이 집중해서 일하는 분위기는 게으른 사람도 덩달아서 몰입하게 할 것 같기는 한데, 실제 점심시간에도 업무를 보는 회사가 있는만큼 이 방법을 적용할 회사가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더 아쉬웠다.

세번째는 집중력 향상을 위해 쓸데없는 전화보다는 메일로 의견교환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중에서 세번째 방법이 제일 내가 열광했던 것이다. 요즘 광고전화오는 것도 많고, 전화를 받다가 보면 일의 속도가 늦춰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구두상의 발주는 나중에 책임소재도 불분명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회사 여건상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거래처도 있기 때문에 모든 회사에 적용은 무리라고 생각은 하지만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한다.

그외에도 저자가 현장에 적용했던 여러가지 일들 -쓸데없는 회의보다는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관용적인 리더보다는 팔로워십이 강한 리더가 좋다. 부하직원의 거짓말은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되지만 직원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일일이 간섭하지 말고 맡겨둬라...-을 보면서 엄격하기는 하지만 이런 마인드를 가진 리더의 밑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서 권하는 것은 자신만의 독립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시간이 많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나중에 하자' 즉, '지금은 하기 싫다'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과연 그 순간을 지난다고 해서 바뀔까? 같은 오늘은 아니지만 내일은 또 오는데 말이다. 모든 일에 마감시간을 정해서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미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항상 마감에 시달리는 것이 보통의 사람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것이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말이다.

올해 계속 세운 것 중에 매주 한편씩 서평을 쓰는 것이 있는데, 1주일 단위인만큼 마감은 매주 일요일까지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세운 마감은 매주 수요일이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정함 규칙을 지킨 자부심도 있고, 일을 빨리 끝내서 스트레스도 덜하고, 마감을 걱정하며 버린 시간을 그만큼 다른 일에 쓸 수 있다. 아직은 정확하게는 못 지키지만 올해의 목표인만큼 그리고 이런 책을 읽은만큼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한해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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