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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일에 마감시간을 정하라 - 일의 능률을 10개 높이는 데드라인 업무술
요시코시 코이치로 지음, 정정일 옮김 / 원앤원북스 / 2008년 12월
평점 :
절판
느낌은 작년엔가 읽었던 [불켜진 사무실 법칙]과 비슷하다. 야근과 업무의 성과는 관련이 없다는 것, 오히려 습관적인 야근이 일의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것이 주요 내용인 책이었는데 그 책을 읽으면서 아쉬웠던 점이 바로 야근을 강요하는 관리자가 과연 이 책을 읽을까 하는 의구심이었다. 개인이 아무리 야근이 필요없다고 생각해도 모두 야근을 하는 분위기라면 자신의 할 일을 다 끝냈다고 해서 혼자서 퇴근할 수 없는 것이 현재 우리네 회사생활이 아닌가.
이 책의 차이성이라고 하면 바로 관리자의 입장에서 쓴 책이라는 점이다. 우리와 비슷한 풍토의 일본 회사에서 근무하다가 홍콩, 싱가폴과 같은 외국계 회사에 입사한 경험을 토대로, 쓸데없는 야근으로 얼마나 많은 시간을 버리고 있는지 자신이 도입한 야근금지 (퇴근시간이 되면 자동적으로 회사의 전원이 차단되는 시스템도 우리돈으로 1억을 넘게 들여서 구축했다고 한다.)의 실제적용 사례를 토대로 아주 설득력있게 일을 효율적으로 하는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이런저런 자기 계발서에 비해 생각보다 얇은 책이지만, 신문기사 스크랩이나 자리만 차리하는 통계자료보다는 회사를 운영했던 저자의 실제 경험을 위주로 글을 쓰고 있어서 더 설득력이 있다. 무엇보다 관리자가 이런 사고를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혁신적이고 좋은 것 같다.
저자의 회사에서 도입했거나 제시했던 시스템 중에서 감탄했던 것이 3가지 정도 있다.
첫번째는 관리직의 정보공유를 위해서 오히려 관리직 사람들의 사무실을 오픈하고 개별 사원들은 일의 집중력 향상을 위해 개별방을 제공하라는 것이다. 시끌벅적한 사무실은 집중력을 뺐지만, 임원들의 경우는 오히려 시끌벅적해서 부서끼리 정보 공유도 하고 현장과도 긴말한 정보 교환이 이루어져야 한다. 하지만 현재 대부분의 회사는 반대의 포지션을 취하고 있다.
두번째는 12시와2시사이에는 직원들의 집중력을 위해서 일체의 외부와의 접촉을 피하고 있다. 거래처의 양해를 구하고 있다고는 하는데 실제 적용이 가능할지는 의문이다. 조용히 모든 사람이 집중해서 일하는 분위기는 게으른 사람도 덩달아서 몰입하게 할 것 같기는 한데, 실제 점심시간에도 업무를 보는 회사가 있는만큼 이 방법을 적용할 회사가 있을지는 의문이 들었다.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해서 더 아쉬웠다.
세번째는 집중력 향상을 위해 쓸데없는 전화보다는 메일로 의견교환하는 방법을 제시한 것이다. 중에서 세번째 방법이 제일 내가 열광했던 것이다. 요즘 광고전화오는 것도 많고, 전화를 받다가 보면 일의 속도가 늦춰지거나 집중력이 떨어지는 것이 사실이다. 그리고 구두상의 발주는 나중에 책임소재도 불분명하여 문제가 발생했을 때 힘들었던 경험이 있다. 회사 여건상 인터넷을 사용할 수 없는 거래처도 있기 때문에 모든 회사에 적용은 무리라고 생각은 하지만 좋은 방법이라고는 생각한다.
그외에도 저자가 현장에 적용했던 여러가지 일들 -쓸데없는 회의보다는 결론을 내는 것이 중요하다 .관용적인 리더보다는 팔로워십이 강한 리더가 좋다. 부하직원의 거짓말은 절대로 허용해서는 안되지만 직원이 하는 일에 대해서는 일일이 간섭하지 말고 맡겨둬라...-을 보면서 엄격하기는 하지만 이런 마인드를 가진 리더의 밑에서 일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이 책에서 권하는 것은 자신만의 독립이기는 하지만 말이다.
시간이 많으면 제일 먼저 드는 생각이 '나중에 하자' 즉, '지금은 하기 싫다'이다. 그런데 그 생각이 과연 그 순간을 지난다고 해서 바뀔까? 같은 오늘은 아니지만 내일은 또 오는데 말이다. 모든 일에 마감시간을 정해서 체계적으로 효율적으로 미리하는 것이 중요한 것은 알지만 항상 마감에 시달리는 것이 보통의 사람이다. 역시 중요한 것은 머리로 아는 것이 아니라 실천하는것이다. 그것도 지속적으로 말이다.
올해 계속 세운 것 중에 매주 한편씩 서평을 쓰는 것이 있는데, 1주일 단위인만큼 마감은 매주 일요일까지다. 하지만 내가 스스로 세운 마감은 매주 수요일이다. 이렇게 하면 스스로 정함 규칙을 지킨 자부심도 있고, 일을 빨리 끝내서 스트레스도 덜하고, 마감을 걱정하며 버린 시간을 그만큼 다른 일에 쓸 수 있다. 아직은 정확하게는 못 지키지만 올해의 목표인만큼 그리고 이런 책을 읽은만큼 스스로와의 약속을 지키는 한해를 만들어야겠다는 다짐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