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 녀석 맛나겠다 - You are Umas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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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일본에서만도 150만부 이상 팔린 미야니시 다쓰야의 그림책을 원작으로 하고 있습니다.
초식공룡이 우연하게 발견한 알에서 육식공룡이 태어나지만 아들처럼 키우고 그 육식공룡은 자신의 정체성으로 괴로워하다가 성장하여 우연한 기회에 초식공룡을 자식으로 두게 된다는 이러한 설정은 사뭇 황당하게 느껴질 수 있지만 이만큼 가족애를 강하게 표현하기에 적절한 것은 없을 것 같네요.

이렇게 전혀 어울릴 것 같지 않은 다른 종이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친구로 또 가족으로 지내는 이야기는 솔직히 아이들 책을 서점에서 좀 둘러본 사람이라면 그리 낯설지 않은 이야기일 수도 있습니다.
예를 들어 기무라 유이치의 <폭풍우 치는 밤에>라든지 천즈위엔의 <악어오리 구지구지> 등이 그렇습니다.

그건 그렇고 이 영화는 원작이 담고 있는 미덕을 좀 더 확장시켜 이야기의 밀도라든지 그림체라든지 기타 여러 가지 요소들에서 아주 멋진 것들을 선사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원작에는 없는 하트의 어린 시절이야기를 새롭게 짜맞추어 영화의 앞뒤 상관관계의 고리를 잘 만들어주면서 내용적으로 물 흐르듯 풍성하게 잘 흘러가게 하고 하트를 향한 엄마의 모성애에서 맛나를 향한 하트의 부성애로 자연스럽게 이어지는 전개는 이 영화가 단순히 아동물에만 머물지 않고 어른들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는 장을 열어주고 있습니다.

특히 마지막에서 하트가 자신의 친 아버지일지도 모르는 공룡과 가족의 생사를 놓고 일전을 벌이는 장면에서는 긴장감 뿐 아니라 마음 속에 묘한 애절함까지 느껴지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3D 애니메이션이 결코 따라갈 수 없는 셀 애니메이션의 정성과 따뜻한 감성을 이 영화를 통해 충분히 느낄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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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이: 죽음을 보는 두개의 눈 - The Cat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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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들어 국내에서 제작하여 개봉한 공포영화는 <화이트> 이후 두 번째인 것 같습니다.
포스터나 여러 광고 문구를 접했을 때는 사람들에게 확실한 어떤 인상을 지워줄 수 있는 그런 영화처럼 보였습니다.
게다가 반려동물의 1, 2위를 다툰다고 할 수도 있을 정도로 친근한 고양이가 주는 왠지 오싹하고 섬뜩한 느낌은 일상과 인물의 심리를 예민하게 잘 포착한다는 평을 듣고 있는 변승욱 감독이
어떻게 자기만의 방식으로 풀어나갈 지도 흥미로울 것 같았습니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본 이 영화에 대한 평은 그다지 좋게 줄 수가 없을 것 같습니다.
기본 줄거리가 되는 이야기는 이미 어디선가 듣고 보았음직한 것이고
주인공 소연이 어렸을 적 충격으로 생긴 폐소공포증이 만들어낼 수 있는 분위기는,
굳이 설정을 그렇게 하지 않았어도 되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크게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있으며, 특히 2002년 조디 포스터가 주연한 <패닉룸>에서 전해진 그 긴장감에 훨씬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이 영화는 텔레비전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과 <시티 헌터> 등으로 요즘 나름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박민영이라는 배우에 철저하게 의존하는 그런 영화가 아닌가 싶을 정도로 김동욱이라든지 앞으로 연기가 기대된다는 아역 배우 김예론의 존재감도 그닥 강하게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공포영화로서 좋은 소재들을 갖고도 아주 지극히 평범한 공포라는 옷을 입은 그 정도의 영화로 만들어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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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산개 - Poongsan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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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북을 3시간만에 장대 하나로 오가며 이산가족들의 소식이나 유품들을 전달하는 주인공은
어느날 국정원 요원의 의뢰로 인옥을 데려오는 과정에 묘한 감정을 느끼게 되고
이것이 일종의 사랑으로 발전하면서 이야기는 복잡하게 얽히기 시작합니다.

이 영화는 김기덕 감독이 직접 각본과 제작을 맡았고 그의 문하에 있는 전재홍 감독이 연출을 맡아서 만들었습니다.
솔직히 김기덕 감독의 영화는 2000년 초반 이전의 영화들을 주로 보아왔고
그 이후에 본 영화는 별로 없는 데다가 전재홍 감독의 <아름답다>를 보지 않았기에
이번 영화에서 그들의 색채가 어떻게 스며들어 있는지 지금 이야기하는 것은 어불성설인 것 같네요.

그냥 이 영화만 놓고 본다면, 남북한의 관계를 기존과는 좀 다른 방향에서 바라보고 있다는 점에서
김기덕 감독의 사단이었던 장훈 감독의 <의형제>와 비슷한 분위기가 나는 듯하지만
그보다는 훨씬 더 액션도 살아 있는 것 같고 무엇보다 블랙 코미디적인 요소가 무척이나 강합니다.
여기에 주인공을 맡은 윤계상의 대사 없는 표정과 몸짓 연기는 그를 달리 보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그만큼 배역에 대한 깊은 인상을 심어주었다고나 할까요?

게다가 저예산 영화인 이 영화에서 배우들과 스태프 모두 노 개런티로 작업을 하기도 했지만
이 영화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 크기 때문에 개봉 첫 주만에 손익분기점을 넘었다는 기사도 나올만큼 확실히 이 영화가 어느 정도 대중성도 갖추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다만 대작들의 틈바구니에서 좀 더 롱런하지 못하는 것이 참 아쉽네요...그래도 선전에 박수를 보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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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날의 꿈 - Green Days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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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간 국산 장편 애니메이션이 없었다고는 결코 말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그만큼 기억에 남아 있는 작품은 별로 없다고 할 수 있겠네요.
그러던 차에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평소 일본의 지브리 스튜디오의 감성 애니메이션을 좋아하고 꼭 챙겨보려고 하는 관객으로서
순수 국내 기술로 10여년에 걸쳐 만들어진 이 영화를 접할 수 있었던 것은 큰 행운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담백하면서도 편안한 그림체와 70년대 혹은 80년대를 사실감 있게 표현한 연출력이 참 정감있게 다가왔습니다.
애니메이션으로 옮겨진 영화 <러브 스토리>와 김일 선수의 레슬링 경기 장면...정말 똑같았습니다.
그리고 단연 압권은 차범근 씨를 닮은 육상 선생님의 아우라가 아닐런지요.
이것은 아마도 일일이 손으로 10만장의 그림을 직접 그린 장인의 결과물이기 때문에 가능한 것 같습니다.

영화는 꿈도 많고 하고 싶은 것도 많은 그런 사춘기를 지내는 주인공들의 사랑과 우정 그리고 꿈에 대한 성장기라고 할 수 있습니다.
육상 선수 이랑은 계주에서 그 누구에게도 추월당하고 싶지 않아 일부러 넘어진 뒤 육상을 멀리하고 학교에서 비행실험을 하다가 추락해 다치는 소동을 일으킨, 전파사에서 삼촌 대신 수리를 돕고 있는 철수 그리고 어딘지 모르게 성숙해 보이는 서울에서 전학온 학생 수민...
이들은 서로의 이야기에 가슴 설레하며 서로의 꿈을 함께 꾸기도 하고 자신의 미래를 향해 한 걸음씩 나아갑니다.
그리고 지금의 이 순간이 아무것도 없는 것처럼 보여도 얼마나 자신들에게 소중한 추억이 될지 흐믓해합니다.

텔레비전에서는 <나는 가수다> 등과 같은 연예 프로그램을 통해 그 시대의 노래들이 다시 새롭게 주목받고 극장에서는 <써니>의 최근 흥행질주로 복고풍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이 무척이나 높아진 이때 우리들의 옛날을 추억하고 꿈꾸게 하는 그리고 또 미소짓게 하는 한 편의 복고풍 애니메이션이,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 와이드 앵글 부문 초청작이었던 이 영화가 얼마나 사람들의 마음에 큰 울림을 줄지 국내 애니메이션계에 또 어떻게 조명되어 비쳐질지 사뭇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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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앤 프렌즈 - Something Borrowed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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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영화는 영어 원제와 동명인 에밀리 기핀의 2004년 인기 소설을 원작으로 만들어졌습니다.
국내에는 이 소설이 영화 개봉명과 같이 하여 최근에 포레에서 출간되었습니다.

이 영화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류의 영화와 그 궤를 같이 합니다.
어쩌면 거의 한 치의 오차도 없이 그런 영화의 방식과 룰은 그대로 따라가고 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뉴욕의 잘 나가는 변호사이지만 홀로 서른 살이 된 차분한 레이첼과 그와 20년 지기 절친인 그러면서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대놓고 다하는 자유분방한 다시 그리고 이 둘 사이에 끼어 그들의 사랑과 우정의 묘한 대상 혹은 방해꾼이 되어 버린 덱스...
여기에 레이첼의 고민을 솔직하게 다 들어주는 짝사랑남 에단의 관계가 더더욱 그렇습니다.

이 영화에서 다시 역을 맡은 케이트 허드슨이 직접 제작에 참여할 정도로 애정을 보인 영화인데 그래서인지 그가 제작과 주연을 겸했었던 2009년 작 <신부들의 전쟁>과 이 영화가 계속해서 겹쳐 보이는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닌 듯 합니다.

이 네 명이 펼쳐놓는 이야기는 때로 심각하지만 웃음을 유발하고 이리 저리 서로 엉켜 엉망이 되어 가지만 우연한 곳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아 자연스럽게 풀리고...가벼운 로멘틱 코미디 영화를 기대하고 좋아하는 관객이라면 충분히 만족할 만한 영화가 되겠네요.

그리고 한 가지...엔딩 크레딧이 좀 올라가고 난 다음에 짧은 영상이 나오고 대놓고 'To Be Continued'라는 안내가 나오던데 아마 머지않아 속편도 나오지 않을까 싶네요.
실재로 원작자 에밀리 기핀이 쓴 소설 중에는 뉴욕의 잇걸인 이 영화의 주인공 다시의 이야기를 담은 <섬싱 블루>라는 것이 있는데 아마도 이것을 염두에 둔 포석인 것 같습니다.
참고로 이 영화의 원제목은 빅토리아 시대의 구전 라임에서 따온 것인데, ‘Something Old'(행운을 가져다주는 오래된 것), 'Something New'(미래에 대한 희망), 'Something Borrowed'(빌려주는 사람과 행운을 함께 한다), 'Something Blue'(파랑색은 행운의 물건)...이런 의미입니다.

다시 말해 ‘Something Borrowed’는 신부의 가족이 그들의 사랑에 대한 증표로 그녀에게 무언가를 주는 행운이고, (그것은 틀림없이 행운을 빈다는 것을 확실히 하기 위해 답례하는 것이고), ‘Something Blue’는 파란색이 정절과 절개를 나타내기 때문에 운이 좋다고 여긴다는 것이지요.

이런 내용을 사전에 알고 본다면 영화에서 이야기하는 내용의 또 다른 작은 재미를 느낄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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