Q1. ‘유니버스universe‘ ‘코스모스cosmos, ‘스페이스space‘는 모두 우리말로 ‘우주‘라고 번역된다. 무엇이 서로 다른가? 각 단어를 어디에서 들어보았는가?
우리가 은하니 성단이니 얘기할 때 사용하는 ‘우주는 ‘유니버스‘다. 별과 먼지와 행성과 우리 생명체를 포함한 모든 것이 존재하는 시간과 공간과 상황과환경이다. 영화, 소설 등 예술작품 속에서 설정된 배경을 ‘시네마틱 유니버스‘ 라고 부르듯이, 유니버스는우리에게 주어진 자연 그 자체로서의 우주다.  - P56

 애초에 생일 밤에 제일 잘 보이는 것을 생일 별자리로 정해주었으면 좋으련만, 점성술은 그렇게 낭만적이지 않다.
- P63

귀신을 만난다면 어떤 원리로 걷지 않고도 빠르게 이동할 수 있는지 상세히 물어봐서 세계최고 학술지에 논문을 쓰겠다고도 하셨다. 하지만 한국어 원어민인 나도 한국어 문법 체계를 명확히 설명하지 못하는데, 귀신이라고 제 이동 원리를 알고 움직일까 싶다.
- P64

외계인이 존재한다면, 그들이 신호를 보내거나 찾아온다면, 부디 한국말을 좀 해줬으면 좋겠다. 미국에가서 영어 하는 외계인은 영화에서 충분히 봤다.
- P64

그중 누군가는 북두칠성이 나오는 <선덕여왕)이나 일식을 소재로 한 해를 품은 달> 같은 작품을 만들어주기를 바란다. 그중 누군가는 멋진 작품을 만들면 꼭알려달라는 나의 부탁을 잊지 않고 자랑하는 이메일을 보내주기를, 나는 가끔 욕심내어본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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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함께 동경한다.
- P19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이어도 좋았지만, 열정적이고 무해하고 아름다운화가라는 점이 특별히 마음에 들었다. 숨막히게 아름다웠던 잡지 속 우주로부터 한 사람은 아름다움을 향해, 한 사람은 우주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 P20

물론 모든 박사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남의 연구를 그대로 따라 하는 사람에게 주는 학위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유일무이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한국에서는 타이탄에 관심을, 학위논문 주제로 삼을만큼의 관심을 갖는 자가
나 이후로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 P32

도 없기 때문이다. 내 연구가 그렇게 지루해 보였나.
하하. 난 괜찮으니 혹시 지금 안쓰럽다는 표정을 하고있다면 거두길 바란다. 국내 천문학계는 대단히 좁은데, 천문학의 범위는 천문학적으로 넓어서 관심을 줄대상이 너무 많다. 그리고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것은 외롭지만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 P32

슬럼가에서 나고 자란 소년 자말이 퀴즈쇼에 나가우승하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이렇게 시작한다.
"자말은 어떻게 퀴즈쇼 결승에 올랐을까?"
A. 부정행위를 했다.
B. 운이 좋았다.
C. 천재다
D. 모든것은 운명이었다 - P35

전업 박사 수료생. 필요한 학점은 다 이수했으나 방학도 없이 학교에 나오며, 언제졸업할지는 누구도 모르는 상태. 그만두기엔 아깝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덜 아까울 때일까 늘 궁금해하며, 남은 경제력과 남은 정신력을 자꾸만 저울에 달아보는 시기. 지금 그만두면 분식집을 차려도 ‘박사네떡볶이‘ 간판을 못 다니까 억울해서 안 된다고 농을치며, 그런데 법적으로 정말 안 되나?‘ 하고 비눗방울같은 물음표를 달아보던 그때, 아직 ‘심 박사‘가 아니라 박사 수료니까 심박수‘ 라며 2PM의 노래 후렴구
‘리슨 투 마이 핫비트‘를 흥얼거리던, 그런 어느 날의 - P40

오늘 내가 할 일은, 애써서 받은 그 ‘연구 면허‘가별무소용인 종잇장이 되지 않도록 연구자로서 할 일을 다 하는 것뿐이다. 평가하고 평가받는, 누구나와같은 그 삶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뿐이다.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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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끄러워. 돌이켜보면 치기가 폭발한 어린 녀석이었지만 어쨌든 자신을 부끄러워한 적은 없었다는 말이다. 정상이 아니라서 정말로 유감이냐? 이 세상이멍청이로 가득찬 것이 유감일 뿐이지."
- P506

"아무도 내가 누구인지 모르고, 내가 나다워서 나를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한 곳‘, 그런 곳에 꼭 가고싶다고 했죠.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니 제가 찾게 될 그곳이 할아버지가 고른 곳과 같을 리는 없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다시 말해 그런 곳은 할아버지도, 다른누구도 저한테 줄 수가 없는 거죠. 스스로 찾아내기전에는."
- P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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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추악한 시대를 살면서도 매일 아름다움을발견해내던 그 사람을 닮았으니까. 엉망으로 실패하고 바닥까지 지쳐도 끝내는 계속해냈던 사람이 등을밀어주었으니까. 세상을 뜬 지 십 년이 지나서도 세상을 놀라게 하는 사람의 조각이 우리 안에 있으니까.
- P521

"낳지 않아."
화수가 결국 말해버렸다. 잠시 말들이 뚝 그쳤다.
사람이 사람에게 염산을 던지는 세계에 살러오라고 할 수 없어요. 도저히."
지수는 화수가 ‘남자가 여자에게‘를 사람이 사람에게로 순화시킨 게 순간적으로 불만스러웠다. 어른들과 지지부진한 토론을 하기 싫어서 그랬겠지만 더 정확히 말했으면 했다. 어느 대륙 어느 문화권에서건 투적자는 99퍼센트 남자였다. 

"할머니 덕에 중산층이 몰락하는 시대에 몰락하지않을 수 있었죠. 행운이란 걸 알아요. 그래도 요즘 여자들이 아이를 낳지 않는 걸 모조리 경제적인 이유로설명할 수는 없어요. 공기가 따가워서 낳지 못하는 거야. 자기가 당했던 일을 자기 자식이 당하는 걸 상상하는 것만으로도 견딜 수가 없어서. 혼자서는 지켜줄수 없다는 걸 아니까. 한국은 공기가 따가워요."

"네가 아니면 누가 낳아?"
" "나보다 덜 다친 사람. 나보다 세상을 덜 괴로워하 하는 사람이. 뉴스를 그냥 통과시킬 수 있는 쪽이."
거기까지 말하자 설득도 그쳤다. 뉴스는 화수에게와 독하게 고이곤 했다. 일곱 살짜리가 공원 화장실에서 강간당하고, 스물한 살짜리가 그저 이별을 원했단이유로 목이 졸렸다. 앞으로도 통과시킬 수 없을 거란걸 알았다. 명혜는 한숨을 폭 쉬며 방안을 시선으로훑었다.
"끝나겠구나, 이 아름다운 가계가."
"고모, 가계 같은 건 끝나야 해."
- P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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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리라고?"
"응, 제국주의는 일종의 처리 공정이었던 것 같아.
매번 같은 일이 벌어졌어. 질릴 정도로 똑같은 얼굴이야."
"그런 시절이었지. 지난 세기도 지지난 세기도 지지지난 세기도"
"안 끝났어."
"어?"
"계속되고 있어. 교묘할 뿐이야. 좀더 포장을 잘한제국주의 시대를 살고 있다고."
- P365

호모사피엔스사피엔스에겐 기본적으로 잔인함이 내재되어 있어, 함부로 굴어도 되겠다.
싶으면 바로 튀어나오는 거야. 그걸 인정할 줄 아는지모르는지에 따라 한 집단의 역겨움 농도가 정해지는거고"
"역겨움의 농도라니 재밌네."
"비슷한 일을 겪어놓고 여기 하하호호 하며 관광 오면 안 되었던 것 같아."
"큰누나한테 그렇게 말해봐."
"무서워서 못해…… 어쨌든 하와이를 좋아하면 하와이에 오면 안 되는 거였어. 제주도를 아끼면 제주도에 덜 가야 하는 것처럼."
- P367

은 사람들 때문이었다. 애도에서 다음 애도의 웅덩이로 텀벙텀벙 걸으면서도 다 놓아버리지 않은 것은, 내가 먼저 죽은 사람들의 기록관이어서였다. 남은 사람이 기록하지 않으면 아무 소용도 없을 테니까. 어떤의미로는 친구들에게 져 술래가 된 것이다. 편을 먹고 내게 미룬채 먼저들 가버렸다. - P374

누가 이 기록을 읽을 것인가? 문명은 결국 모조리흙에 묻힐 테니, 부질없는 일인지도 모른다. 우리는장미보다도 오래가지 못할 것이다. 사람은 이 땅에 이십만 년을 살았는데, 장미는 사천만 년을 살아왔다는걸 아는지? 물론 지금과는 아주 다르게 생긴 장미였겠지만 말이다.
- P375

일을 얼마나 사랑해야 하는지 여전히 감이 오지 않았다. 일을 사랑하는 마음이야말로 길들여지지 않는괴물 늑대와 같아서, 여차하면 이빨을 드러내고 주인을 물 것이었다. 몸을 아프게 하고 인생을 망칠 것이었다. 그렇다고 일을 조금만 사랑하자니, 유순하게 길들여진 작은 것만 골라 키우라는 것 같아 자존심이 상했다. 소소한 행복에서 의미를 찾자, 바깥의 평가보다내면이 충실한 삶을 택하자는 요즘의 경향에 남녀 중어느 쪽이 더 동의하는지 궁금했다. 내면이 충실한 삶은 분명 중요한데, 그것이 여성에게서 세속의 성취를빼앗아가려는 책략은 아닌지 의심스러웠다. 그런데성취를 하려니 생활이 망가지고, 일만 하다가 죽을 것같고… - P388

"엄마 죽으면 말이야."
"죽지 마."
"아니, 나중에 나중에 죽으면 말야. 너희가 생각하는 것보다 두 사이즈 큰 관 시켜."
"무슨 그런 다크한 요구를."
"절대 눈대중을 믿으면 안 돼. 홍씨 집안의 어깨란말야. 크고 두꺼워. 죽고 나서도 누가 나를 관에 넣을때, 그렇게 무지 곤란해하며 힘으로 밀어넣으면 민망할 것 같아. 아이고 아버지, 그게 제일 큰 관이었는데"
"알았어, 엄마. 제발 관 이야기 그만해. 벌써 여러번 강조했어" - P407

"여자도 남의 눈치 보지 말고 큰 거 해야 해요. 좁으면 남들 보고 비키라지. 공간을 크게 크게 쓰고 누가뭐라든 해결하는 건 남들한테 맡겨버려요. 문제 해결이 직업인 사람들이 따로 있잖습니까? 뻔뻔스럽게, 배려해주지 말고 일을 키우세요. 아주 좋다. 좋아. 좋을줄 알았어요."
- P422

"전형적인 집안에서 태어나 뭔지 알 수 없는 집안으로 장가를 왔지."
태호는 그렇게 자기 인생을 요약했다. 종잡을 수 없었던 장모를 태호는 인간적으로 좋아했고, 장모로부터 뻗어나온 기세 좋은 여자들에게 감탄하며 살았다.
아내와 딸들을 사랑했고 처제들이 행복했으면 했고해림이 가끔 자신을 새처럼 갸웃갸웃하며 쳐다보는것도 싫지 않았고.....
- P429

"은퇴부터 죽음까지는, 이제 우리 둘 사이의 경주야. 준비 땅, 하고 가다가 먼저 죽는 사람이 승자인 거지."
"왜 그런 이야기를 그렇게 유쾌하게 하는 거야?"
배우자가 막 위로되는 타입은 아니긴 해도, 어쨌거나 인생은 아직 순항고도에 있었다.  - P433

비록 화수가 다친 일이 가족 모두의 마음을 흔들었지만 태호는 시간이 지나면 곧 괜찮아지리라 믿었다. 비행기에 삼백 명이타면 몇 명쯤은 상종하기 싫은 사람일 수밖에 없었다.
태호는 그 사건을 그 정도로 이해하고 있었다.
아니야, 자네 또 틀렸어. 더 생각해봐. 세상은 그렇게 단순하지 않아....
가끔 장모님의 목소리로 머릿속이 까끌거리면 태호는 그 목소리를 애써 외면했다. 저에겐 복잡한 걸 세세하게 따져보는 형질이 없어요, 반박하면서,
- P434

여전히 깨닫지 못한 게 너무 많다는 생각이 듭니다.
어떤 날은 바람 한 줄기만 불어도 태어나길 잘했다 싶고, 어떤 날은 묵은 괴로움 때문에 차라리 태어나지않았더라면 싶습니다. 그러나 인간만이 그런 고민을하겠지요. 철쭉은 그런 것 따위 아랑곳하지 않을 겁니다. 오로지 빛에만 집중하는 상태에 있지 않을까, 도무지 짐작할 수 없는 철쭉의 마음을 짐작해봅니다. 바깥의 빛이 있고 안의 빛이 있을 터입니다.
밤 산책에서 또 근사한 것을 발견하면 꼭 전하겠습니다.
- P440

그러므로 만약 당신이 어떤 일에 뛰어난 것 같은데얼마 동안 해보니 질린다면, 그 일은 하지 않는 것이낫다. 당장 뛰어난 것 같지는 않지만 하고 하고 또 해도 질리지 않는다면, 그것은 시도해볼 만하다.
--『어쩌다보니 마지막으로 남은 사람』(2002)에 - P453

 보드 위에 앉아 떠 있기만 해도 좋았다. 우윤과 똑같이 물에 흠뻑 젖은 죽음이, 어린 시절 그렇게 두려워했던 대상이 투명한 팔을 우윤의 어깨에 잠시 두르고 기이한 격려를 해주었다.
- P457

 앤디는 자신의 세계를 우윤에게 성공적으로 전했다는 것에, 우윤은 생각할 수 있는 가장 두려운 행위 중 하나를 그럭저럭 해냈다는 것에 기쁨을 느껴서 서로 그것을 친밀감으로 착각했다.
"나의 가장 멋진 수강생. 포기하지 않았다고, 다음에 배우러 오는 사람들에게도 네 이야기를 할 거야."
"누가 여기 와서 서핑을 배울 거라고 하면 꼭 앤디를 추천할게."
- P458

"응, 안 울어, 얼른 다시 사러 갔어."
"왜 그런 걸로 울었지?"
사랑하는 사람에게 잘해주고 싶었던 거야. 그 사람이 죽고 없어도, 우윤은 말해주고 싶었지만 그보다는건조한 답을 택했다.
"속상하면 울 수도 있지."
- P466

넘어지지 않을 것 같은 사람, 그게 화수였다. 균형감각이 좋았다. 온화하면서 단호한 성격, 과거를 돌아보되 매몰되지 않고 미래를 계획하되 틀어져도 유연한 태도, 살면서 만나는 누구와도 알맞은 거리감을 유지하는 판단력, 일과 삶에 에너지를 배분하는 감각... 이를테면 요새 유행하는 명상 앱의 차분한 목소리를 닮았던 것이다.  - P471

상황이 나쁜데 섹스를 하고 싶은 게 아니었다. 화수에게 욕망의 대상이 되고 싶었다. 삶의 대상이. 그 요구를 이기적이지 않은 방식으로 하는 법을 찾지못해 자꾸만 덜 아문 곳을 덧나게 했다.
- P472

"그 새끼가 너한테 염산을 던졌다고, 왜 나를 미워해? 왜 나에 대한 사랑이 죽었어?"
보채고 싶지 않으면서도 보채고 말았다.
"그것 말고도 많은 게 죽었어, 내 안에서, 회복할 시간을 줘."
죽지 않았다고 말해줄 줄 알았는데 죽었다고 말해버려서 상처를 받았다.
"기다리면, 다시 살아나?"
그 물음에 화수는 대답하지 않았다. 헛된 약속은 하지 않는 사람이라 사랑했는데, 이제는 헛된 약속이라도 해주길 바랄 뿐이었다. 결혼에 대해 비이성적으로높은 기대를 했던 것은 아니다. 모든 것은 변하고 만다는 것을 알고 있었고, 그 변화의 폭까지 감당하려고했는데...... 감당 가능한 폭이 아니었다.  - P474

"상헌씨랑은 할머니가 인용한 글을 나도 인용해서말할 수 있을 것 같네. 사랑은 돌멩이처럼 꼼짝 않고그대로 있는 게 아니라 빵처럼 매일 다시,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거래, 여전히 그러고 싶어?"
(하늘의 물레, 어슐러 르 귄 지음)
"질문을 질문으로 받는 게 어딨어?"
"나는 원하지만...... 살면서 얻길 바라는 게 달라질것 같아. 다른 모양의 빵을 만들고 싶을 것 같아, 계획했던 모양이 아니라, 그래도 나랑 빵을 만들길 원해?"
- P478

결혼을 매 순간 갱신하는 계약으로 생각하는 집안의 딸과 결혼하는 게 아니었어. 알면서도 뛰어들었지, 바보였지. 속으로만 푸념했다.
- P481

 나이들수록 말이 짧아야 한다고 강조하던 사람 딸이니까, 저도 짧게 이야기하고 훌라를 추겠습니다. 각자 의미 있는 것들을 찾아즐거운 시간을 보낸 것 같아 기쁘고, 내년부터 평소대로 제사를 지내지 않는 집으로 돌아가겠지만 한 번 정도는 하길 잘한 것 같네요. 서로의 보물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시간과 엄마를 떠올리는 시간을 가지며오늘밤을 보냅시다. 원래는 하지 않는 출장 요리를 해주신 프로퍼 익스프레션 사장님께도 박수를 부탁드려요."
- P494

"유학가기 전에, 엄마랑 산책을 자주 했단 말이야.
그때 부암동에 개 키우는 사람들이 많았지. 여전히 개키우기 정말 좋은 동네고, 어느 날, 거의 곰만하게 커다랗고 북슬북슬한 개가 조그만 요크셔테리어가 오는걸 보더니 한 이십 미터 앞에서부터 납작 엎드려 꼬리를 살랑살랑하며 기다리더라고, 인사하고 싶은데 자기 덩치에 요크셔테리어가 겁먹을까봐 미리 몸을 낮춘 거지. 엄마가 그 장면에 감탄하면서 나한테 그런남자가 되어야 한다고 그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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