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사람들이 좋았다. 남들이 보기엔 저게 대체 뭘까 싶은 것에 즐겁게 몰두하는 사람들, 남에게 해를끼치거나 정치적 싸움을 만들어내지도 않을, 대단한명예나 부가 따라오는 것도 아니요. 텔레비전이나 휴대전화처럼 보편적인 삶의 방식을 바꿔놓을 영향력을지닌 것도 아닌 그런 일에 열정을 바치는 사람들, 신호가 도달하는 데만 수백 년 걸릴 곳에 하염없이 전파를 흘려보내며 온 우주에 과연 ‘우리뿐인가‘를 깊이생각하는 무해한 사람들, 나는 그런 사람들을 동경한다. 그리고 그들이 동경하는 하늘을, 자연을, 우주를함께 동경한다.
- P19

나는 그 친구가 무엇이어도 좋았지만, 열정적이고 무해하고 아름다운화가라는 점이 특별히 마음에 들었다. 숨막히게 아름다웠던 잡지 속 우주로부터 한 사람은 아름다움을 향해, 한 사람은 우주를 향해 날아가고 있다.
- P20

물론 모든 박사는 유일무이한 존재다. 남의 연구를 그대로 따라 하는 사람에게 주는 학위는 없기 때문이다.
다만, 내가 유일무이하다고 감히 말할 수 있는 이유는한국에서는 타이탄에 관심을, 학위논문 주제로 삼을만큼의 관심을 갖는 자가
나 이후로는 아직까지 아무도 없기 때문이다. - P32

도 없기 때문이다. 내 연구가 그렇게 지루해 보였나.
하하. 난 괜찮으니 혹시 지금 안쓰럽다는 표정을 하고있다면 거두길 바란다. 국내 천문학계는 대단히 좁은데, 천문학의 범위는 천문학적으로 넓어서 관심을 줄대상이 너무 많다. 그리고 유일무이한 존재가 되는 것은 외롭지만 아주 흥미로운 일이다.
- P32

슬럼가에서 나고 자란 소년 자말이 퀴즈쇼에 나가우승하는 영화 <슬럼독 밀리어네어>는 이렇게 시작한다.
"자말은 어떻게 퀴즈쇼 결승에 올랐을까?"
A. 부정행위를 했다.
B. 운이 좋았다.
C. 천재다
D. 모든것은 운명이었다 - P35

전업 박사 수료생. 필요한 학점은 다 이수했으나 방학도 없이 학교에 나오며, 언제졸업할지는 누구도 모르는 상태. 그만두기엔 아깝다고 생각할 때가 제일 덜 아까울 때일까 늘 궁금해하며, 남은 경제력과 남은 정신력을 자꾸만 저울에 달아보는 시기. 지금 그만두면 분식집을 차려도 ‘박사네떡볶이‘ 간판을 못 다니까 억울해서 안 된다고 농을치며, 그런데 법적으로 정말 안 되나?‘ 하고 비눗방울같은 물음표를 달아보던 그때, 아직 ‘심 박사‘가 아니라 박사 수료니까 심박수‘ 라며 2PM의 노래 후렴구
‘리슨 투 마이 핫비트‘를 흥얼거리던, 그런 어느 날의 - P40

오늘 내가 할 일은, 애써서 받은 그 ‘연구 면허‘가별무소용인 종잇장이 되지 않도록 연구자로서 할 일을 다 하는 것뿐이다. 평가하고 평가받는, 누구나와같은 그 삶 속을 묵묵히 걸어가는 것뿐이다. 내일도,
그리고 모레도,
- P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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