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만 사실 나는 이유가 있어서 이렇게 살아왔던 게 아닌가 싶다.
내가 선택한 고독의 수준이 어떤 면에서든 내게 좋았기 때문에, 나와 내가 잘 맞았기 때문에 그래 왔을 것이다.
- P46

내 경우, 가장 중요한 과제는 고독과 고립의 경계선을 잘 유지하는 것이다. 실제로 그 둘은 종이 한 장 차이다. 사회적 기술은 근육과도 같아서 위축될 수 있고, 내가 경험한 바로도 육체적 건강을유지하는 것처럼 사람과의 접촉을 유지하려고 애쓸 필요가 있다.
- P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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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고립으로 추락한다. 어둡고 비자발적인 추락은 가속이 붙어, 내가 저지하기 거의 불가능한 상태가 된다. 나는 혼자 있기를 선택하고, 그 선택을 연속 열 번이나 열다섯 번이나 스무 번쯤 하고 나면,
더는 다른 선택을 할 수 없는 상태가 되어버리는 것이다.
- P16

이것이 바로 고독과 고립의 차이다. 고독은 차분하고 고요하지만, 고립은 무섭다. 고독은 우리가 만족스럽게 찌는 것이지만, 고립은 우리가 하릴없이 빠져 있는 것이다.
- P19

고독은, 내 경험상,
자칫하면 미끄러지는 경사로다. 처음에는 안락하게 느끼지지만,
종종 아무런 경고도 자각도 없이 훨씬 더 어두운 것으로 변신할 수있는 상태다.
- P20

60세 이후 삶에 관한 에세이를 모은 《시간의 마지막 선물 TheLast Gitt of Tinne》에서 작가 캐럴린 하일브런은 자신이 삶에서 달성하고자 평생 애써온 이상이 무엇인지를 이야기한다. 그것은 "사적인공간이 충분하되 지속적인 교유가 있는 상태다. 하일브런에게 사적인 공간은 시골의 작은 집이라는 형태로 실현되었고, 교유는 가족과 소규모의 친밀한 친구들로 충족되었다.  - P23

하지만 나는 우리가 수줍음으로부터 개인의 책임에 관하여,
우리가 주변 사람들에게 미치는 영향에 관하여 깨달음을 얻어야한다고도 생각한다.  - P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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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바 분리형 원룸이나 투룸에 살 수 있기를 늘 바라왔다. 열심히 살다보면 언젠가는 정말로 그런 곳에살 수 있는 날이 오지 않을까?‘라고 막연히 희망 섞인기대를 해본 적도 있었고, 때로는 그날이 오긴 올까?
서른 될 때까지는 그른 것 같고 마흔쯤 되면 가능한걸까? 하고 아득한 기분에 빠지기도 했다. 실은 그런날이 더 많았다.
- P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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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니 어차피 무난하다는 말 들을 거, 왜 그렇게까지고생하며 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운이 쑥 빠져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나는 얼마 전 팀 송년회 때
‘올해의 야근왕‘ 부문에서 MVP에 선정되어 싸구려와인 한병을 선물로 받기까지 했다. 말로는 ‘잘했다‘
고생했다‘ ‘너 없으면 어쩔 뻔했니?‘ 해놓고서 정작평가는 ‘무난‘ 이라니. 이쯤 되자 ‘인정‘은 대체 누가받는 것인지, ‘인정‘ 받는 사람이 있기는 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부터는 대리진급 시기까지 ‘인정‘이 한개도 없으면 진급 대상에서누락된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었다.
- P29

이 기간이 끝나면 다시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취준생 신분으로 돌아가야했다. 그건 2,000자, 3,000자, 글자 수를 헤아려가며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우울한 글짓기를 또다시 기약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 P37

"간만에 연애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또 이런 얘기야? 강은상이 그렇지 뭐."
"난 연애 필요 없다. 연애가 밥 먹여주니?"
"그럼 그거, 이베리코인지 이더리움인지 그건 밥 먹여줘?"
- P71

 1980년대도 아니고 무려 2017년인데 아직도 이렇게 빡빡한 회사가 있을 줄은 몰랐다. 내가 이런 회사에 다니게 될 줄도, 멀리 갈 것 없이 주변 회사를 둘러봐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들었다. 이 동네에는국내 주요 제과회사 다섯개의 본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12시 50분부터 사무실을 향해 허둥지둥 뛰는사람들은 전부 샛노란 사원증을 목에 건 마론 사람들뿐이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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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냥 회사에 가면 좋은 점을 떠올려보기로 했다. 분명 좋은 점이 하나쯤은 있겠지. 있을 거야. 생각해내자. 정말이지 왜 이렇게 생각이 안 날까? 안 나오는 걸 쥐어짜느라 골머리가 빠질 것 같던 그때, 머릿속에 샛노랗고 납작한 박스 하나가 떠올랐다. 오늘 아침, 바로 옆 팀인 파이팀 팀장이 해외 출장을 다녀왔다면서 나눠준 바나나빵이었다.  - P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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