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니 어차피 무난하다는 말 들을 거, 왜 그렇게까지고생하며 일했을까? 하는 생각이 들면서 기운이 쑥 빠져버리고 말았다. 심지어 나는 얼마 전 팀 송년회 때 ‘올해의 야근왕‘ 부문에서 MVP에 선정되어 싸구려와인 한병을 선물로 받기까지 했다. 말로는 ‘잘했다‘ 고생했다‘ ‘너 없으면 어쩔 뻔했니?‘ 해놓고서 정작평가는 ‘무난‘ 이라니. 이쯤 되자 ‘인정‘은 대체 누가받는 것인지, ‘인정‘ 받는 사람이 있기는 한 것인지 궁금해졌다. 사실인지는 모르겠지만 올해부터는 대리진급 시기까지 ‘인정‘이 한개도 없으면 진급 대상에서누락된다는 흉흉한 소문도 있었다. - P29
이 기간이 끝나면 다시 어느 곳에도 소속되지 않은 취준생 신분으로 돌아가야했다. 그건 2,000자, 3,000자, 글자 수를 헤아려가며자기소개를 해야 하는 우울한 글짓기를 또다시 기약없이 반복해야 한다는 의미였다. - P37
"간만에 연애라도 하는 줄 알았더니. 또 이런 얘기야? 강은상이 그렇지 뭐." "난 연애 필요 없다. 연애가 밥 먹여주니?" "그럼 그거, 이베리코인지 이더리움인지 그건 밥 먹여줘?" - P71
1980년대도 아니고 무려 2017년인데 아직도 이렇게 빡빡한 회사가 있을 줄은 몰랐다. 내가 이런 회사에 다니게 될 줄도, 멀리 갈 것 없이 주변 회사를 둘러봐도 이 정도는 아니라고 들었다. 이 동네에는국내 주요 제과회사 다섯개의 본사가 옹기종기 모여있는데, 12시 50분부터 사무실을 향해 허둥지둥 뛰는사람들은 전부 샛노란 사원증을 목에 건 마론 사람들뿐이었다. - P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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