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은다는 게?"
"그래, 컬렉터는 모으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니 모으는 것 자체가 재미있을 뿐 실은 마음속에서는 컬렉션의 완성 그 자체는 바라지 않아. 모은다는 행위와 모은 것 하나하나가 내가 여기 있다는 존재 증명 같은것이야. 내가 사라져도 물건은 남아. 내가 모은 것의집합체가 내 인생의 덩어리 같은 거지."
- P386

"네 풍경 소인을 보고 생각했어. 스탬프 랠리는 저도 모르게 모으고 싶잖아? 스탬프 수접에 공백이 있으면 어떻게든 메우고 싶어져. 그것도 마찬가지야. 그공백은 존재의 공백이야. 자신이 그곳에 없었다는 공백이 무서운 거야. 그러니 네가 말하는 느슨함이 부러운 이유는 그 공백이 무섭지 않은 점, 공백을 개의치 않는 점이야."
- P386

"애초에 난 ‘고독사‘라는 단어의 의미를 잘 모르겠어. 사람은 누구나 죽을 때는 혼자잖아. 더할 나위 없는 개인적인 체험이지. 누군가가 대신할 수도, 같이할 수도 없어. 공감조차 할 수 없어. 죽음 그 자체가고독이고 개인적이잖아. 무엇보다 ‘고독사‘가 아닌 죽음이 있을까? 그런 말을 하려면 죽을 때 주위에 아는사람이 있느냐, 없느냐 아니야? 오히려 나는 죽을 때주위에 사람이 잔뜩 있고 그 순간을 가만히 바라보고있다니 어쩐지 싫어. - P3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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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밀감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지는 잘 모르겠다.
어쨌든 갑자기 그녀가 아주 가깝게 느끼졌다.
오래전부터 나는 이 아이를 알고 있다.
그 아이는 우리와 어디선가 이어져 있다.
앞으로, 언젠가 반드시, 우리가 있는 곳에 나타난다. 그런 인연 비슷한 것을 직감했다.
동시에 뜻밖의 가설이 머릿속에 떠올랐다.
어쩌면 그녀는 그 타일‘이 있는 곳에 나타나는 것이아닐까?
- P272

"도시 전설은 대중이 느끼고 있는 무의식적인 불안감이 형태가 된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까 세상의 구조라든가 사람들의 습관 등이 변할 때 나오는 일이 많지. - P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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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쎄다. 굳이 말하자면 사람의 기억일까."
형은 생각하며 대답했다.
예상한 대답과 달라서 나는 당황했다.
"기억에 깃들다니, 어떻게?"
"지금 이야기처럼."
형은 수수께끼 같은 미소를 지으며 나를 보았다.
"사람과 사람의 기억 사이에 깃드는 거야."
- P31

오래된 건물에는 독특한 정적이 감돈다. 신기하게도 인간다운 면이 있고, 정말로 ‘침묵하는 존재를 건물 전체에서 느낀다.
- P53

수집욕은 논리가 아니다. 어쨌든 가지고 싶다. 아무리 많아도 가지고 싶다. 모으는 것 그 자체가 목적이다.  - P94

"들은 적은 있지만 실제로 그런 일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어. 그것도 내 동생이."
"그런 거라니?"
나는 되물었다.
"물건에 남아 있는 사념을 읽는 사람이 있다는 말"
"사념이 뭐야?"
그렇게 묻자 형은 잠깐 생각에 잠겼다.
"사람의 기분이나 생각이 떠오르는 것이라고 할 수있을까."
- P1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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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 지는 걸 보러 가는 어린 왕자를 만난다면, 나는기꺼이 그의 장미 옆에서 가로등을 켜고 그가 돌아올때까지 기다리겠다. 왜 슬픈지 캐묻지 않고, 의자를당겨 앉은 게 마흔세번째인지 마흔네 번째인지 추궁하지도 않고, 1943년 프랑스프랑의 환율도 물어보지 않는 어른이고 싶다. 그가 슬플 때, 당장 해가 지도록 명령해줄 수는 없지만, 해 지는 것을 보려면 어느 쪽으로 걸어야 하는지 넌지시 알려주겠다. 천문학자가 생각보다 꽤 쓸모가 있다.
- P242

계에 도킹해 있었다. 친구의 오디션에 따라갔다가 캐스팅된 배우나 세찬 장맛비에 우산을 빌려주었다가연인으로 발전한 커플에게도 그런 환상적인 랑데부가있었을 것이다. 혹여 그런 일이 좀처럼 일어나지 않는다고 해도 실망할 필요는 없다. 별에서 태어나 우주먼지로 떠돌던 우리가 이 지구를 만난 건 그야말로 우주적으로 멋진 랑데부였으니까.
- P249

얼마나 음악을 사랑했으면 덜 성공한 경우를 상상할때조차 음악에 관련된 장비를 다루는 자신을 떠올리는 것일까? 고장난 스피커‘를 고치는 사람이라니, 음악을 사랑하며 실천하는 실로 멋진 방법이다.
- P251

그리고 자신들이 낸 세금을 기꺼이 우주 탐사에 쓰도록 허락하고, 공감하고, 지지하고, 애정 어린 눈길로 지켜봐주는 국민이 필요하다.
당신이 꼭 필요하다. 천문학자가 아니라도 우주를 사랑할 수 있고, 우주 탐사에 힘을 보탤 수 있다. 우주를사랑하는 데는 수만 가지 방법이 있으니까.
- P26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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촌극은 그렇게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주 뒤 인터뷰가 실린 호가 출판되자 국내 여러 언론과 매체에서연락을 해왔다. 내가 『네이처』가 선정한 젊은 달 과학자 다섯 명에 들었다나.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니 흥미로웠다.  - P210

나를 더욱 곤란케 하는 것은, 내가 어떤 대단한 계기로 천문학을 선택한 것도,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천문학자가 되기만을 그리다 마침내 꿈을 이룬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각자 인생의 흐름이 있는 것이고, 나는 삶을 따라 흘러 다니며 살다보니 지금 이러고 있다. 어느 분야로 가든 대학원은 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평행우주 속 나는 지금쯤 생물학자거나 영문학자거나 고고학자일 수도 있다. 아니면 ‘박사네 떡볶이‘ 가게 사장일 수도 있다. 그 모든 나들도 사람들에게 들려줄 그럴듯한 전공 선택 계기가 없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 P213

그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어지러웠지만, 어쨌든나는 나를 향한 부름에 상당히 많이 응했다. 아직 탐사선 발사도 하지 않았는데 세계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한국의 달 탐사 관계자들이 열심히, 잘, 하고 있다
는 것이 자랑스러워서였다. 한국형 달 탐사에 사람들이 더욱 관심 갖고 지지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유학을 가지 않은 국내파도, 맞벌이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다 괜찮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였다.  - P216

부모님은각자 나름의 인생에서 대가이시지만, 내가 가는 길은그 방향이 아니다. 지구를 떠난 탐사선처럼, 내가 나의 삶을 향해 가열차게 나아갈수록 부모님과 공유할수 있는 것은 줄어든다. 그렇게 점차 멀어져만 가는것이다.
- P226

빛조차도 너무 희미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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