촌극은 그렇게 끝이라고 생각했는데, 몇 주 뒤 인터뷰가 실린 호가 출판되자 국내 여러 언론과 매체에서연락을 해왔다. 내가 『네이처』가 선정한 젊은 달 과학자 다섯 명에 들었다나. 그렇게 해석할 수 있다니 흥미로웠다. - P210
나를 더욱 곤란케 하는 것은, 내가 어떤 대단한 계기로 천문학을 선택한 것도, 어릴 때부터 오매불망 천문학자가 되기만을 그리다 마침내 꿈을 이룬 것도 아니라는 사실이다. 누구에게나 각자 인생의 흐름이 있는 것이고, 나는 삶을 따라 흘러 다니며 살다보니 지금 이러고 있다. 어느 분야로 가든 대학원은 다닐 생각이었기 때문에, 평행우주 속 나는 지금쯤 생물학자거나 영문학자거나 고고학자일 수도 있다. 아니면 ‘박사네 떡볶이‘ 가게 사장일 수도 있다. 그 모든 나들도 사람들에게 들려줄 그럴듯한 전공 선택 계기가 없어 난처한 표정을 짓고 있겠지. - P213
그런저런 생각들로 머릿속이 어지러웠지만, 어쨌든나는 나를 향한 부름에 상당히 많이 응했다. 아직 탐사선 발사도 하지 않았는데 세계의 관심을 받을 정도로 한국의 달 탐사 관계자들이 열심히, 잘, 하고 있다 는 것이 자랑스러워서였다. 한국형 달 탐사에 사람들이 더욱 관심 갖고 지지해주기를 바라기 때문이었다. 유학을 가지 않은 국내파도, 맞벌이하며 아이를 키우는 엄마도, 다 괜찮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였다. - P216
부모님은각자 나름의 인생에서 대가이시지만, 내가 가는 길은그 방향이 아니다. 지구를 떠난 탐사선처럼, 내가 나의 삶을 향해 가열차게 나아갈수록 부모님과 공유할수 있는 것은 줄어든다. 그렇게 점차 멀어져만 가는것이다. - P226
빛조차도 너무 희미하다. 그래도 멈추지 않는다. 춥고 어둡고 광활한 우주로 묵묵히 나아간다. 그렇게 우리는 각자의 우주를 만들어간다. 그렇게, 어른이 된다. - P2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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