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생님이 가르쳐준 거짓말 -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미국사의 진실, 개정판
제임스 W. 로웬 지음, 남경태 옮김 / 휴머니스트 / 2010년 10월
평점 :
절판


어떤 민족 어느 나라이건 자신들의 역사를 미화하고 긍정적으로 서술하여 다음세대에게 전해가는 것은 오늘날 극히 상식화 된 일일 것이다. 그러나 이것이 과연 심히 왜곡되어 역사의 사실에서 크게 벗어나거나 그릇된 인식으로 점철되어 역사를 바라보는 후대의 세대들에게 그 본질을 바르게 볼 수 없게 만들고, 가치관의 정립을 혼란스럽게 하는 경우라면 이는 분명 고려되어야 하는 것은 아닌지 한번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많은 나라의 역사서에서 보듯 대체적으로 자국의 부끄러운 역사적 진실들은 그것이 의도적이든 의도적이지 않던 여러 부분에서 감추어지거나 잘못 서술된 경우가 보통 있게 마련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것을 지적하거나 바로 잡으려는 역사가들은 그리 많지 않은듯하다. 과거 우리나라에서 행해진 일제의 강압적인 한일합방의 예를 보면 일본이 우리 고유문화와 언어의 말살은 물론이고 수많은 인명의 살상과 우리 국토를 무자비하게 유린한 사실에 대해, 만약 그들이 단순히 시대적 흐름에 의한 어쩔 수없는 불미한 사고라고 주장하며 오히려 근대화로 가는 길에 큰 도움을 주었다는 말도 안 되는 역설을 늘어놓으며 역사의 진실을 호도한다면 우리의 입장에서 결코 이를 대수롭지 않게 여기고 넘어 갈수만은 없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하는 일은 아닐까 싶다. 오늘날의 세계는 이미 글로벌화 되어 있고 각국은 정치, 경제, 문화적으로 다소 복잡하게 얽혀져 있다. 그러나 자국의 이익에만 근거한 서로의 이해관계가 설사 다르다하더라도 역사의 사실을 거짓으로 일삼거나 마치 사실이 아닌 양 다루고 있다면 이를 지적하고 올바르게 잡아야 함은 오늘 우리들이 해야 할 마땅한 일임에 틀림없는 사실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이를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깊이 알려고 하지 않는다면 역사의 진실은 어느새 우리 곁에서 사라져 버릴 것이며, 그릇된 역사가 우리의 후대에 전해져 이와 같은 똑같은 일을 번복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것이기에 이는 필시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시대적 사명감으로 머릿속에 깊이 각인 되어야 할 것으로 본다.

이 책은 미국 교과서에 실린 미국의 건국 역사에서부터 최근의 현대사에 이르는 많은 역사의 내용 중 그들의 부끄럽고 치욕적인 지난 과거사를 감추거나 미화하고 왜곡되어 있는 부분을 실제 역사적 사실을 토대로 이를 끄집어내어 바로잡고 현재 역사를 배우고 있는 학생들에게 어떻게 역사를 이해하고 받아들여야 하는지 그리고 앞으로 사회를 짊어지고 나갈 그들에게 있어서 근시안적인 시각을 버리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올바른 역사관을 심어주어 훌륭한 사회인으로 거듭나게 하기 위한 매우 유익한 역사 교육 지침서라고 하겠다. 자국의 역사를 배우는 학생들의 교과서가 근본적으로 잘못 서술되어 있고 많은 부분이 미화 혹은 왜곡되어 있다는 지적과 함께 역사의 진실을 보다 상세하게 밝힌 이 책에는 우리가 알고 있는 신대륙의 발견자 콜럼버스와 박애주의자로 알려진 헬렌 켈러의 생애를 통해 미국의 우울한 영웅 만들기가 얼마나 잘못 되어 있는지, 그리고 지금도 완전하게 해결되지 않아 보이는 인종차별의 문제나 오래전 노예제에 관한 잘못 서술된 역사의 내용과 더불어 현대사에 있어서 베트남과 이라크와의 전쟁에서처럼 미국이 과연 국제 사회에서 우호적이며 올바른 역할만 해왔는지에 대한 맹목적이고 강요된 역사 교과서 서술에 따끔한 일침을 가하는 한편 지금까지 우리에게 알려진 미국 역사의 많은 부분에 상당한 오류와 문제가 있음을 실제 자료를 근거로 알기 쉽게 나타내어 우리의 무지를 일깨워 주고 있기도 하다. 그러나 생각해 볼 것은 저자가 이런 자국의 왜곡되고 그릇된 역사를 비판함으로서 미국 이외의 다른 여러 나라의 역사서에 대한 내용을 어떻게 인식하고 받아들여야 할지 그리고 우리나라의 역사교과서 역시도 분명 이러한 비판적 사고에 결코 자유롭지 않다는 것이고, 참된 역사 서술을 위해서라도 언젠가는 누군가에 의해 이런 부분이 올바르게 지적되어져 바로잡아져야 한다는 것이다.

부끄럽게도 나는 이 책을 읽으면서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미국 역사의 상당 부분이 잘못 알고 받아 들여왔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이러한 사실에 구체적으로 알려고 하지 않았던 무엇보다 우선하여 나의 무지하고 게으른 자세를 탓해야겠지만, 역사의 사실에 대해 일방적이고 강요된 주입 교육만을 일관되게 유지하려 했던 근시안적인 우리 교육제도의 문제점과 실용적인 학문에만 너무 치중한 나머지 중요하게 다루어져야 할 역사교육이 안일하게 여겨져 버리고 마는 우리의 보수적인 사회시각과 인식에도 이제는 조금 진보적으로 고쳐져야 하지 않을까 싶은 생각이다. 현재 우리의 일부 세대들은 아직도 미국이라는 나라가 우리의 영원한 우방국으로만 생각한 나머지 미국의 실제 역사를 제대로 알지 못하고 모든 것을 비판 없이 그대로 수용하려는 잘못된 습관에 젖어 있는 듯해 보인다. 역사를 주도하고 있는 권력의 힘에 의해 교묘하게 가려져 그 동안 숨겨져 있던 많은 새로운 역사의 사실들이 오늘날 속속들이 새로이 밝혀지고 있고 아직도 그늘에 가려 빛을 보지 못하는 진실들이 얼마나 많을지 쉽게 가늠할 수는 없지만, 그렇다고 하여 이제껏 잘못되고 왜곡된 역사서술을 언제까지나 이대로 방치할 수만은 없는 노릇이다.

조지 오웰은 현재를 통제하는 자가 과거도 통제한다고 말했듯 우리가 지금까지 알아 왔던 모든 역사가 진실일 것이라고 함부로 단정해서는 안 될 것이다. 그렇기에 우리는 가급적 진실을 보려 하는 눈을 애써 감으려 하기보다 더욱더 크게 뜨고 무엇이 옳고 그른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의 근거를 스스로 깨우칠 필요가 있다. 그래야만 우리는 편협하고 경직된 사고에서 벗어나 논리적이며 유연하고 이성적인 자기 자신을 만들어 갈 수가 있을 것이다. 역사의 진실을 호도하고 왜곡한다고 해서 그것이 언제까지나 유지된다고 착각하거나 거짓을 진실이라고 가르치는 것은 분명 잘못된 일이다. 부끄럽고 치욕스런 역사일지라도 그것이 왜 발생되었으며 그것이 우리에게 끼친 영향이 진정 무엇인지를 제대로 알려하지 않는다면 역사는 반복된다고 하는 말에 의하듯 언제 그와 똑같은 일에 우리가 다시 직면하게 될 수 있을지를 이제 각자 곰곰이 냉정하게 판단하여 따져 봐야 할 것으로 본다. 그리고 영국의 대문호 셰익스피어가 “과거는 머리말이다.” 라고 말했던 것처럼 지나온 과거 역사를 과거사대로 그냥 무심코 덮고 넘어 갈 것이 아닌, 그 인과관계를 정확하게 인식하고 판단하여 이를 바탕으로 미래를 예측하는 좋은 본보기의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을 우리는 다시 한 번 가슴깊이 새기며 오늘의 현실에 임해야 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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