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 - 고전 표지 속 미술가의 생각법
최혜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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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책을 좋아한다고는 하지만

나에게 책은 마지막 교양의 끈이자

스스로에 대한 어떤 다짐과 같은 것이었다.

반복되는 무료한 일상 속에서

'그래도 무엇이라도 잡고 있다'는

스스로에 대한 위로이자 어떤 확신 같은 느낌.


무엇을 얻고자 함보다는 그 속에서 즐거움이나 보람,

그 속에서 시간을 보내는 스스로의 의미 있음을

확인하고 싶었던 것 같다.

그래서 이른바 '어려운' 책을 읽는 이들에 대한

자격지심이나 열등감이 있었다.

이름있는 작가와 이름있는 내로라하는 책들 사이에서

그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신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되려 피하고 외면했던 것이 현실이었다.


나에게 고전은 진입장벽이 높은 허들처럼 다가왔고,

민음사의 세계문학전집 작품들은

다가가고 싶지만 쉽게 친해지기 힘든 친구 같았다.


이런 고전에 대한 관심이나 애호가 깊지 않은

나와 같은 마음을 가진 독자들에게

자신의 실패담을 건네며 응급처방을 받듯

간결하게 고전의 지혜를 전하는 이가 있다.


중년이 된 어느 날, 간절한 것이 아무것도 없어졌던 때에

소설과 표지 그림이 말을 걸며

함께 앓아주는 환우 같은 느낌으로 다가왔던

고전과 고전 표지들의 이야기를 담은

〈아무것도 간절하지 않은 날의 기술〉이다.


간절함이 사라진 일상은

평생 호기심을 연료로 삼아 달려온 작가에게

처음 겪는 종류의 고장으로 다가온다.

보고 싶은 것도, 쓰고 싶은 말도

떠오르지 않는 날들 속에서

자신을 고쳐줄 수 있는 희망을 주었던 것은

바로 '고전'이었다.


시간을 이기고 오랜 시간 많은 이들에게

사랑을 받고 공감을 주는 고전.

그런 고전이라면 은은하게 오래 지속되는

힘이 무엇인지 알려주지 않을까라는 기대 속에서

작가는 고전들을 들여다보기 시작한다.

어떤 날은 소설이 먼저 말을 걸었고,

어떤 날은 표지 그림이 먼저 다가왔다.

그렇게 만난 고전들 사이에서 고른

12개의 작품에 대한 작가의 중얼거림이

바로 이 한 권의 책으로 완성되었다.


작가가 책 속에서 만난 사람들은 하나같이

멀쩡한 구석이 없었다.

어딘가 삐걱거리고, 과잉이거나 결핍이고, 괴짜 같고,

자기 파괴적이기까지 했다.

그런데 그런 멀쩡하지 않은 인물들의 이야기 속에서

작가는 알 수 없는 위안을 느낀다.

'나만 이런 게 아니라는 감각'을 통해서 말이다.


거대한 병실 같았던 고전,

그리고 그 속의 인물들은 함께 투병하는 환우처럼

가장 아픈 자리를 가만히 받쳐 주는 힘이 되었고

서로의 불완전함과 기이함을 함께하며

마침내 회복되는 과정을 겪게 된다.


작가가 빠지게 된 고전들과

고전 표지에 담긴 작가들의 세계관을 통해

우리는 인생이라는 거대한 시간 안에 담긴

다양한 모습들을 바라보게 된다.

그리고 내가 겪고 있는 오늘의 혼란함을

소설 속 인물들의 모습과 겹쳐보며,

새로운 시선을 얻게 되는 것이다.


시간도 배경도 처한 상황도 다른 인물들에게서

어떤 위로를 받을 수 있을까? 싶지만

우리가 나와는 완전히 다른 것 같은

허구의 이야기 속에서도

충분히 공감할 수 있다는 경험은

소설을 읽으면서 누구나 겪어보지 않았는가?


작가는 자신이 잃어버린 '간절함'이라는 감정을

소설 속의 인물들과 표지를 그린 작가들의 세계관

그 평행세계의 교차점에서 발견한다.

책을 고를 때 내용으로 선택하는 이와

표지를 보며 고르는 사람 누구든

공감할 수 있는 경험으로 다가올 것이다.


작가가 전하는 고전 중에서

나에게 특히가 와닿았던 책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였다.

최근 들어 '나이 듦'과 '나이를 먹는 태도'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던 시기였는데

'전형적인 30대, 40대는 이래야 한다'는

단정을 나 역시 하고 있었고,

나이 든 스스로를 만족스럽게 바라보지 못했던 시선을

소설 속의 폴을 통해서 파악했던 것이다.


내가 마주해야 할 중년이라는 시간 앞에서

도달해야 할 '낭만'에 대해서

단단한 마음을 가질 수 있는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


일상에서 느껴지는 무료함이나 권태,

더 이상 특별함이 없다는 어떤 주저함 등

변화가 필요한 이들에게

'고전'과 '고전 표지'에 담긴 이야기를 통해

다시금 '간절함'이라는 힘을 전해 준 따스한 책!


민음사 60주년 기념 도서라는 이름에 걸맞게

고전을 통해 독자들에게 전하고자 하는 바를

무엇보다도 잘 담고 있는 그런 책이 아닌가 싶다.


더 이상 고전을 어렵다거나 진입장벽이 높은

친해지기 어려운 친구로

여기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 속에는 오랜 시간 변하지 않는

은은하고 오래 지속되는 힘을 가진

나를 기꺼이 받쳐주는 따뜻한 친구가 있다.

'함께'라는 든든함을 선사해 주는 그 친구를

이제 나는 어떤 선입견도 없이 만나보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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육식의 종말
제러미 리프킨 지음, 신현승 옮김 / 시공사 / 2026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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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시공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고기를 얼마 만에 한 번씩 드세요?"라는 말보다는

"고기를 얼마나 드세요?"라는 질문이 익숙한 요즘이다.

고기를 먹는 것이 흔치 않았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매일, 아니 거의 매끼를

고기와 함께 하기 때문이다.


육류 소비는 공장식 축산산업 발전과 더불어

엄청난 변화를 가져왔다.

급기야 2023년의 우리나라 1인당 육류 소비는

60.6kg으로 사상 첫 60kg 대를 기록했으며

쌀 소비 56.4kg를 앞지르게 됐다.

쌀 = 주식이라는 오랜 공식은 깨지고

사람들의 주식이 곡식에서 육류로 바뀌고 있음을

체감하게 하는 수치이기도 하다.


과거에는 고기를 먹는 것은 굉장히 드문 일이었다.

고기를 가공하고 납품하는

산업이 발달하지 않았을뿐더러

농사와 일에 활용하는 소를

'고기'로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하나의 '힘'이나 '도구'같은 의미로

귀하게 여겼기 때문이다.


이제는 누구나 쉽게 언제 어디서든 고기를 구할 수 있다.

소매로 된 정육점을 넘어

대형마트에는 큰 덩어리로 된 고기들을

원하는 부위만을 골라 구매할 수 있고,

간편하게 손질된 고기들은 깔끔한 트레이에 담겨

무인판매점에서 24시간 언제든 구매할 수 있게 되었다.


하지만 우리는 우리의 식탁에 오르는 고기에 대해서

제대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축산 이력제가 시행되고 있기는 하지만

고기가 되기 전, 즉 가공되기 전 소나 돼지 닭 등

동물로서의 의미에 대해서는 잊은 지 오래다.


단순히 인간이 소비하는 식재료 중 하나라고 보기에는

너무나 인류와 지구에 미치는 영향이 큰

육식에 대해서 깊은 통찰을 담아낸 책을 만났다.

그동안 달라진 나의 식탁 모습을 떠올렸을뿐더러,

앞으로의 식생활에 대해서도 고민하게 한 책

〈육식의 종말〉이다.


출간 25주년 개정판으로 찾아온 〈육식의 종말〉은

누적 10만 부가 판매되며

인류의 육식 문화가 세계에 미친 영향을 통찰한

이 시대의 스테디셀러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 속에 함께한

'소'라는 동물의 위치가 종교적 의미까지 가지는

'신'의 위치에서 흔한 식재료 '상품'으로 전락하기까지

인류의 사고방식의 변화는

자연과 우리의 관계에도 영향을 미쳤다.


현시대에 가장 영향력 있는

경제/사회사상가라 할 수 있는 제러미 리프킨은

과학과 기술의 발전이 사회, 환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광범위한 연구를 진행하며

미래 사회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는데


이 책에서는 소의 천부적인 가치를 박탈한 주범이자

현대라는 이름으로 자행되는 '차가운 악'에 대해 다루며,

우리의 식생활에 필요한 혁명에 대해 말하는 것이다.


자본주의와 실용주의라는 이름 아래

시장 효율적, 실용적이라는 이유로

우리는 풍요로운 식탁을 위해 악을 자행하고 있다.

이런 육류에 대한 소비의 변화는

우리 인류와 전 세계에 큰 영향을 끼치고 있고

이제는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는 현실에 처했고 말이다.


'인류가 육식 문화를 극복해야 한다'는

주장을 담고 있는 이 책은

역사 전반에 걸쳐 인간과 소의 관계를 살펴보고

현대적인 축산 단지와 전 세계 소고기 문화가

인간에게 미친 영향을 검토하며

이런 현대적인 축산 단지에서

초래된 환경적인 위협의 정도도 살펴본다.

육식이 가지는 문화적 가치와

사회적 경계를 이끌어 내는 데

어떤 역할을 했는지를 고찰하기도 한다.

또한 현대의 식단에서 육류를 없애는 흐름에 대한

도덕적 윤리적 의미 또한 점검해 볼 수 있다.


육식의 등장이 인류와 사회를 변화시킨 것처럼

인간의 식탁에서 육류를 제외하는 것은

인간 의식의 역사에서

인류학적 전환을 의미하기도 한다.


가공된 형태의 육류를 손쉽게 소비하면서

잊어버렸던 육식의 의미를 되새기며,

우리의 식생활에 필요한 변화를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올 수 있겠다.


인류가 육식 역사는 오래되었지만,

이렇게 대량으로 많은 이들이 소비하며

식탁의 모습을 바꾼지는 오래되지 않았다.

최상위 포식자로서의 육식을 누리는 것 자체가

잘못되었다기보다는 지금의 무분별하고

과도하게 키워진 육류 소비의 현실이

잘못되었음을 인지하는 것이

이 책이 바라고자 한 가장 첫 번째이지 않을까?


잔인하고 무자비한 과정을 떠올리지 못하게

핏기 없이 깔끔하게 손질된 고기들은 고기 이전의

생명에 대해서 사람들의 시선을 떠나게 한다.

쉽게 얻어진 것에 대해 소중함을 느끼지 못하듯

우리가 소를 바라보고 소비하는 방법에 대해서

시야를 바꾸게 하는 기회로 다가온 시간이었다.


현재의 육류 가공 유통 과정에 담긴

불편한 진실을 마주하면서는 절로 인상이 찌푸려졌다.

내가 먹었던 고기는 다르기를 바라는,

어쩌면 맛있게 먹는 지금이 행복해서 외면하고 싶은

어두운 그늘 같은 부분이었는지도 모르겠다.


이제는 즐비하게 정리되어 있는 고기들을 바라보는

나의 마음이 전과는 다를 것 같다.

나의 미래를 옥죄어오는 우리의 육식 문화가

부디 올바른 방향으로 다시 원자리를 되찾기를 바라며

오늘 나의 식탁을 다시 한번 반성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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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완벽한 장례식
조현선 지음 / 북로망스 / 2026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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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하는 가족, 친구, 반려동물 등과의

갑작스러운 이별 앞에서

미처 전하지 못했던 마음은 진한 아쉬움으로

내내 후회를 남기곤 한다.

남아있는 이들의 마음도 이러하니,

제대로 된 작별 인사를 하지 못한

떠난 이들의 마음은 어떨지 상상조차 할 수 없다.

"사람들은 죽는 순간, 딱 한 가지만 기억한다"는데,

나의 마음속에 남게 될 딱 한 가지는 무엇일까?

또 떠난 이들이 전하지 못한

마음속에 남은 한 가지는 무엇인지

골똘히 생각해 보게 된다.


어렸을 때는 삶과 죽음의 경계 그 너머의 관계에 대해

막연한 두려움만이 있었다.

가까운 이의 죽음을 맞이할 일이 운 좋게 없었을뿐더러

누군가에게 전해 들은 가까운 이의 죽음도

미처 겹칠 수 있는 마음의 공감을 경험해 보지 못했기에

의식적인 위로만을 전했던 것 같다.


하지만 나이를 들고, 어제까지 함께했던

소중한 이와의 이별을 직접 겪고 나니

함께한 시간과 추억의 깊이만큼이나

후회와 아쉬움, 아픔이

더욱 짙게 찾아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전하고 싶었지만 전하지 못했던 한마디 말은

두고두고 비수처럼 날카롭게

나를 찔렀음은 말할 것도 없다.


그런데 이렇게 아쉬운 마음을

전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어떨까?


세상은 떠난 사람들이 병원 매점을 찾아

자신이 전하고자 하는 한 가지를

아르바이트생에게 요청을 한다.

그림자 없는 손님들을 볼 수 있는 어린 아르바이트생은

그들의 이야기를 듣고 마음을 전하며

그들의 마지막을 배웅해 주는데,

후회로 점철될 수 있는 누군가의 오늘을 바꾸는

작은 기적을 만드는 주문!

〈나의 완벽한 장례식〉이다.


귀신, 죽은 이후에도 떠나지 못하고

세상에 머무르는 이들을 볼 수 있는 눈을 가진

갓 스무 살이 된 소녀 나희.

좋은 기회에 업무 부담이 적은

병원 매점에서 일하던 나희는

일주일 만에 아르바이트를 그만둘 것을 고민하게 된다.

이유는 다름 아닌 야간 근무를 할 때마다 등장하는

미스터리한 존재의 손님들 때문!

계절에 맞지 않는 패딩을 입고,

매점에서는 팔지 않는

붕대와 소독용 알코올을 찾는 20대 남자와

몸에 온갖 관을 연결하고는 핏발 선 눈빛으로

아무 말 없이 응시하는 할머니!


일주일째 반복되는 만남 앞에서

그간 느끼지 못했던 두려운 감정을 마주하고는

고민 끝에 털어놓은 사연 앞에

매점 주인은 오래전 일했던 아르바이트 생도

비슷한 이야기를 한 적이 있다면서 그녀에게 연락을 해

물어보겠다며 업무를 변경해 준다.


밤이 아닌 낮에 근무를 하면서

이전과 같은 두려움은 사라졌지만,

매점을 통해서 알 수 없는 강요 같은 부탁을 하는

손님들에게서 '그림자가 없다'는

공통점을 발견하게 된다.


그리고 과거 엄마에게도 들었던

'힘든 사람들을 도와야 한다'는 얘기를 떠올리며,

나희는 자신이 할 수 있는 선에서

그들을 돕고자 하는데...


손님들의 부탁하는 일들과

그 속에 숨겨진 진실은 어떤 것일까?

그들을 돕고 나면 그 이후에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나의 일이 아닌 타인의 일에

우리는 관심을 잘 갖지 않는다.

더욱이 아르바이트하는 매점의 업무와 관련 없는

난감한 요청 앞에서도

나희는 그들의 얘기를 열심히 들어주고,

최선을 다해 그들의 부탁을 들어준다.


오래전 암 투병 끝에 세상을 떠난

엄마에게 대한 그리움에서 비롯된 것일까,

아니면 자신처럼 세상을 떠난 사람들을 볼 수 있었던

엄마를 더 기억하고 이해하고 싶었던 것일까?


나희는 매점을 찾는 미스터리한 손님들의

수수께끼 같은 부탁을 따라

하나 둘 주문을 이행하다 보니

그들의 마지막을 붙잡고 있던 기억임을 깨닫게 되고

소망이 이루어지는 순간 편안한 마음으로

고요하게 사라지듯 세상을 떠내는 그들을 배웅하며

따뜻함과 편안함을 느끼게 된다.


제대로 이별하지 못했던 자신의 감정과

앞으로의 방향에 대해서도

다시금 마음을 정리할 수 있게 되는데,

꼭 죽음이라는 것이 두려움이나

슬픔만으로 점쳐지는 게 아니라

아름답고 따스한 마무리,

건강한 안녕을 맞이할 수 있음을 깨달으며

더욱 단단한 내일로 나아가게 된다.


그리고 '오늘'이라는 희망찬 가능성을

더욱 활기차고 행복하게 맞이할 수 있게 되고 말이다.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인물들은

서로가 서로에게 구원이 된다.

서로를 이끌어주며 우리가 함께 살아가는

오늘을 채워주는 공동체 의식은

퍽퍽하고 차가워지는 오늘날,

가장 필요한 마음인지도 모르겠다.


개인과 개인, 단절과 차가움이라는 감정 앞에서

미처 놓치고 있었던 따스함을 느낄 수 있었던 힐링 소설!

편안한 마음과 오래도록 잔잔한 여운을 남기는

〈나의 완벽한 장례식〉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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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워 - 기후 위기 시대, 자원과 에너지를 향한 거대한 생존 전쟁
아서 스넬 지음, 노승영 옮김 / 리더스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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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웅진지식하우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류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전쟁'

19세기에는 향료와 은, 20세기에는 영토와 석유 등

전쟁의 목적 역시 시대에 따라 달라지고 있다.

그렇다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21세기에는

'어떤 목적'이 전쟁을 이끌어 내고 있을까?

21세기에는 기후변화로 인해 열리는

새로운 기회와 위협이 바로 그 주인공이라고 한다.


'기후 변화'라고 하면 전지구가 직면한 문제로,

나 역시도 과학이나 환경적인 부분으로만 생각했었다.

하지만 기후로 인해 달라진 변화는

우리의 생활 깊숙하게 또 세계의 정치, 경제, 사회

전체를 뒤흔들고 있고

이제는 이와 관련된 '전쟁'이라 할 만큼

그 영향력이 커지고 있다.


환경적인 측면에서만 바라봤던 기후 위기를

지정학과 절묘하게 엮어 현재 벌어지고 있는

정치, 경제, 사회 구조의 혼란을 규명하고

앞으로 세계가 나아갈 방향을 탐구할 수 있게

해주는 책을 만났다.

지정학이라 하면 정치 현상과

지리적 조건의 관계를 연구하는 학문이라는

물리적인 요소만을 생각하기 쉬운데

이 책은 그 '지리'가 '기후 변화'로 인해

빠르게 변화한다는 점에 주목해서

기후 변화가 촉발하고 심화하는

국가 간 갈등 양상을 파헤치는 〈뉴 워〉이다.


제목처럼 인류는 새로운 전쟁의 시대 앞에 도달했다.

물질적인 것을 가지기 위해 다투었던 전쟁이 아니라

자원과 에너지를 향한 거대한 생존 전쟁이 펼쳐진다.


이상고온, 탄소 배출 등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난 변화는

우리의 생활에 즉각적으로 나타났다.

타버릴 것 같은 날씨는 물과 땅을 메마르게 하며

농작물을 키우는데도 영향을 주고,

어느 지역에서는 폭우가 쏟아지며

많은 이재민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더 이상 완전히 안전한 곳은 없어졌고,

각 나라들은 이런 기후 변화에 대응을 하며

소리 없는 전쟁을 시작한 것이다.


이런 새로운 형태의 생존 전쟁에 집중한 〈뉴 워〉는

기존의 미국 대 중국이라는 이분법적 구도를 넘어서서

자원 부국들의 위상 변화와, 중간국들이 마주한 현실

또 자원 및 에너지와 관련해 달라진 국가들의

권력구도까지 다루고 있다.


우리는 이 책을 통해서 현재 전 세계가 처한

국제정세의 본질을 제대로 이해할 수 있고,

앞으로의 패권이 어디를 향하는지를

내다볼 수 있다.


어떤 선택을 하든 '기후 위기'가 가져오는 변화 앞에서

벗어날 수 없음은 너무나 자명한 사실이다.

기후 위기로 인해 나타나는 현상들은

우리가 거주하고 있는 지역 자체,

즉 지정학적 위치마저도

권력과 힘이 될 수 있음을 예상하게 한다.


여름이면 매번 홍수로 매번 피해를 입게 되는 곳에

부러 머물고 싶은 이는 없을 터.

머물 수밖에 없는 이들은 세계 어느 곳

어느 나라에나 생길 것이고

우리는 이런 생존 전쟁 앞에서

어디를 향해야 할지 바라볼 수 있는 눈도 필요하다.


외교관 출신이자 지정학 컨설턴트인 아서 스넬은

세계 방방곡곡을 누비며 곳곳에서 작용하는

기후 변화의 힘을 추적한다.

고대 원소라 불리는 '흙, 공기, 불, 물'의 개념에 맞춰

현재 우리가 처한 거대한 지각변동을 담아낸다.


1부에서는 '흙'을 주제로 '식량'을 놓고 벌어지는

21세기의 전쟁에 주목한다.

표토의 침식과 유실이 빨라지면서

농업 생산량이 점차 하락할 수 있음을 얘기하고,

또 이런 기후 변화는 기존의 세계 권력이 집중되었던

서구에서 아시아 신흥국으로 이동되며

그 중심으로 '중국'을 꼽는다.


2부에서는 '공기'를 주제로 다룬다.

무더워지는 날씨,

현재 거주지 대부분 살기 힘든 땅이 될 수 있다.

폭염의 영향과 이로인한 국내외 이주를 들여다보며,

더워지는 공기를 통해 활용할 수 있는 태양광발전 등

미래 청정에너지의 가능성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다.


3부에서는 '불'을 주제로 화석연료에 대해 집중해 본다.

석탄 등 화석연료 산업의 종말이

이에 의존하는 나라들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탐구하고,

점차 커지고 있는 산불의 피해가

전 세계적으로 어떤 문제로 나타나는지도 살펴본다.

기존의 탄화수소에서 벗어날 수 있는

수소와 원자력까지도 다루고 있다.


마지막 4부에서는 '물'을 다룬다.

점점 증가하는 인구에게

얼마나 많은 민물이 필요한지 살펴보고,

이상 고온으로 극지방에서는 얼음이 녹아

지형이 달라지면서 발생하는

강과 댐의 복잡한 지정학도 함께 탐구할 수 있다.

또한 높아지는 해수면 상승의 위협과

이로 인해 소멸될 수 있는

일부 나라들에 대해서도 살펴보며

우리가 직면한 현실을 제대로 마주할 수 있게 한다.


기존의 '강대국'이라 하면

일찌감치 부와 자원을 획득하고

지리적으로 유리한 서구에 집중되어 있었다.

하지만 기후 변화로 인해 나타난 여러 변화들은

이런 강대국을 서양에서 동양으로 이동시키고,

기존의 불이나 화석연료에 기반하지 않은

탈서구 세계가 탄생함을 예고한다.


한정되고 점점 줄어가는 자원,

기후 위기의 상황 앞에서

더 이상 '안전한 땅'이 없는 전 세계의 현실.

누가 부상하고 누가 쇠퇴할지

또 이로 인해 세상이 어떻게 바뀌고

우리의 삶이 어떻게 달라질지 생각해 봐야 한다고

작가는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우리가 마주한 현 위기의 본질을 이해하고

새로운 질서를 읽어낼 수 있는 시야를 제공함으로써

불가피한 기후 변화 앞에서 마주할 미래를

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한 해 한 해 시간이 갈수록,

나타나는 엄청난 변화 앞에서

우리는 '적응'을 할 새도 없이 변화를 마주하게 된다.

이런 변화 앞에 국제질서를 제대로 바라보며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미래의 방향을 세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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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 워 - 기후 위기 시대, 자원과 에너지를 향한 거대한 생존 전쟁
아서 스넬 지음, 노승영 옮김 / 리더스북 / 2026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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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문제하면 자연적 측면에서만 바라봤는데, 이제는 기후를 넘어 생존 그리고 사회와의 연결점까지도 생각해야 할 때가 왔어요. 그런 새로운 시각에서 접근하게 해주는 책으로 너무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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