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뼈와 플라스틱 - 범람의 시대에 사라지지 않는 것
남종영 지음 / 북트리거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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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트리거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화석을 통해 오래전의 시대를 들여다본다.

지층은 오랜 시간 쌓여져 오면서,

생물이나 환경의 흔적을 고스란히 품고 있고

그 쌓인 흔적 사이에서

우리는 시대를 기와 절, 세로 나누며

하나의 큰 흐름을 살펴볼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가 지금 살아가는 모습은

어떤 흔적으로 남게 될까?


아주 많은 시간이 지나고 언젠가의 누군가가

파헤치게 될 지층에는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의 어떤 민낯이 숨겨져 있을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우리는 1만 1,700년 전부터 지속된

지질시대인 '홀로세'의 평형에서 이탈해

새로운 지질 시대를 맞고 있다.

증기기관의 등장, 산업혁명 이후

우리 인류의 삶은 큰 반향을 맞이했다.


새로운 발전은 인류의 삶을

더욱 편리하고 풍족하게 만들었지만,

그런 발전의 이면에는 우리가 감추고 외면해온

새로운 문제점이 도사리고 있었다.


더욱 넉넉하게 먹고,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지만

우리가 만들어낸 쓰레기나

우리가 허물고 있는 지구의 문제에 대해서는 감춰지는

'범람과 은폐의 시대'를 살고 있는 것이다.


환경 저널리스트이자

인간과 동물의 관계를 공부하는 작가는

이런 우리가 살고 있는 '범람과 은폐의 시대'를

인류가 버린 익숙하고도 낯선 흔적에서부터 시작해

'인류세'를 본격적으로 탐사하기 시작했다.


환경문제에 대해서는 선진국이나 개발도상국,

찬반 의견이 너무나 분분한 문제인데

하나로 설명할 수 없는 이 개념에 대해서

보다 제대로 파악하고

이와 관련된 자본주의나 불평등까지

한 번에 다루는 것이다.


지질시대를 '인류세'라고 부르는 것 자체에 대해서도

찬반 의견이 팽팽한 데다가

환경오염에 대한 것도 지극히 위기만을 강조해

불안감을 조성한다는 입장의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한정된 자원을

과거와는 다른 차원의 속도로 파괴되고 있는

지구라는 행성을 살아가는 우리들이

미래를 살아갈 후손들에게 좀 더 떳떳하고

그들이 버틸 수 있는 자원을 남겨줘야 하는 건

지구 공동체의 일원으로서 지켜야 할 책임이 아닐까?


거대한 가속이 나타나기 시작한

'인류세'의 기원부터 시작해

실제 쓰레기 매립지를 시추해 살펴보고

닭 가축화의 흔적이 발견된 태국을 찾아가며

그 흔적 속에 기록된 지구의 시간을 탐구한다.

그 흔적들을 통해 인간의 역사가

지구의 역사 속으로 깊숙이 들어왔는지 살펴보고,

이제는 더 이상 전통적 지질학의 개념이 아닌

인간과 떼어놓고 생각할 수 없는

자연의 역사로서 바라보는 것이다.


학계에서 제대로 인정을 받지 못하고

여전히 이견을 보이고 있는 지금,

우리가 인류세라는 개념을 강하게 붙들어야 한다고

작가는 목소리를 높인다.


인류세의 개념을 살피고,

우리가 어떻게 지구를 바꾸었는지 탐구하던 시선은

더욱 확장해 행성적 관점에서 지구를 바라본다.

뭉뚱그려진 '공동 운명체'라는 말로는 충분하지 않은

책임의 차이까지 언급하며

우리가 파국의 시대를 어떻게 견딜 것인지

또 어떤 세계를 만들어갈 것인지

피할 수 없는 질문들을 독자들과 함께 마주하는 것이다.


환경문제 앞에서 우리는 늘 '편리함'과

'인류를 위해'라는 말로 지금만을 생각했었다.

그렇게 외면해 온 무분별한 개발과 파괴는

더 이상 걷잡을 수 없을 만큼 큰 문제로

우리에게 다시 공을 패스하고 있다.


더 이상 회복할 수 없는 상태로 다다르기 전에,

우리가 해야 할 일을 일깨워 주는 책.

우리의 발밑에 깔린 균열을 제대로 조명하며

보다 현실적인 시선을 가질 수 있게 되었던 시간이었다.


오늘도 플라스틱을 아무렇지 않게 사용하고,

먹은 지 얼마 안 되었는데 또 치킨을 먹고 있지는 않은지

뒤엉킨 지구의 균열을 떠오르며

'인류세'의 시작을 만들어낸 우리의 역할에 대해

다시 한번 고민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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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효석문학상 수상작품집 2026 - 사과
박솔뫼 외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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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가정과 직장, 사회 속에서

우리는 각기 다르게 존재한다.

이런 존재의 의미는 때로는 너무 흐릿해져서

스스로도 인식하지 못할 정도로 옅어지곤 한다.


'나'라는 사람이 존재한다는 것은 변치 않는 사실인데

나의 투명해지는 존재 앞에서

우리는 정체성을 찾고 나를 드러내며

그 의미를 찾고 싶어 한다.

어쩌면 사회생활을 한다는 것은

그런 자신의 존재를 확인하고 드러내고 싶은

가장 기본적인 욕구에서 기인하는 건지도 모르겠다.


한국 근·현대 문학을 발전시키고

서정적인 작품으로 민족 정서를 순화시킨

소설가 이효석의 문학정신과 업적을 기린다는

취지 아래 제정된 이효석문학상.

〈메밀꽃 필 무렵〉으로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효석 작가는 특유의 향토적이고 토속적인

모티브를 중심으로 한 순수문학을 추구했다.


그런 이효석 작가의 문학정신을 이어

앞으로 한국 현대문학을 이끌어 갈

작가들을 발견할 수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이효석문학상은 올해로 27회를 맞이하며

다양한 작가들의 작품을 독자들에게 소개하고 있다.


시대성보다는 삶과 밀착된 방식으로

시대를 포착하는 방식에 주목했다는 심사 아래

박솔뫼의 〈사과〉를 비롯해

성혜령의 〈하악〉, 임솔아의 〈나의 빈 묘에〉,

장희원의 〈영주〉, 정기현의 〈그거 점 된다〉,

황시운의 〈일일업무 보고서〉가

올해의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1년간 발표된 중·장편 소설을 대상으로 심사한

이번 수상작들은 각기 다른 이야기를 그리고 있지만,

하나의 책으로 묶인 수상작품집을 통해서는

'존재의 의미와 가치'를 바라볼 수 있었다.


너무나도 당연한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서

이토록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이 있을까 싶게

작품들을 읽으면서 각 이야기 속 주인공들의 모습을 통해

우리 사회가 바라보는 다양한 인물들에 대한 시선과

그들이 존재하지만, 존재하기 위해

혹은 존재하지만 존재하지 않기 위해

삶 속에서 고군분투하는 모습이 굉장히 인상적으로 다가왔다.


공간과 소외, 노동이라는 다양한 가치를 담아내며

우리 사회가 품고 있는 현실을

문학이라는 도구를 통해 적나라하게 그려내는 것이다.


생생하게 느껴지는 오늘의 모습은

소설 속의 많은 '우리'라는 공통점을 떠오르게 했고,

특별하지 않은 평범한 우리들이 살아가는

오늘이 마주하는 현실을 통해

이 시대를 제대로 포착한 것이다.


소설의 다양한 공간을 배경으로 하고 있다.

기후 이상으로 커피가 사라진 곳,

자신의 생일날 방문하는 동생이 거주하는 발달장애시설,

인정받지 못했던 가정에서 비로소 나란히 하게 된 가족 묘,

빛을 숨김 채 어둠 속에서 학생들이 공부를 반복하는 학원,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홀로서기가 쉽지 않은

완전마비 장애인의 유일한 세상인 방까지


각 공간들은 익숙하면서도

갑작스러운 낯섦으로 주인공들에게 다가온다.

그 공간들은 이들이 '존재한다'라는 것을 드러냄과 동시에

존재함을 제대로 인정받지 못하는 모습 또한 보여준다.


이들은 존재하고 싶었고, 때로는 존재하지 않으며

여전히 삶을 이어가면서

어떤 때는 부유물처럼 붕 떠있다가도

이내 강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모습을 보인다.


등장인물들은 타인과의 관계 역시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타인의 시선 아래 자유로웠던 그들에게

중요한 것은 자신을 바라보는

그 자신의 시선인 것 같다.

그래서 어떤 선택을 하든 그 결정 앞에 당당했고

그로 인한 결과 앞에서 후회도 미련도 남지 않았다.


그런 그들이 마주한 현실은

우리 모두가 살아가고 있는

냉혹한 오늘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다.


아마도 수상작을 선정하며

'시대를 포착하는 방식'에 주목했다는 것은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이런 '오늘의 모습'을

말하는 것이 아닐까?


실재하는 가장 현실적인 이야기,

들여다보지 않았던 잘 몰랐던

소외된 어떤 사람들의 정체성이 드러내는

'우리'라는 이름 말이다.


문학작품을 통해 시대의 모습을 바라본다면,

이 소설 속에 담긴 우리의 모습은

많은 시간이 지난 이후에 어떤 이미지로 남겨질지

너무나 궁금해진다.


모든 것을 쉽게 얻고 재편집할 수 있는

AI 시대의 우리는 늘 '불확실성'과 싸우며 살고 있다.

그런 불확실성 속에서 피어오르는

'나'라는 정체성을 발견할 수 있었던 소설들.

한국문학의 근경과 원경을 동시에 펼쳐 보였던

이효석문학상 수상작 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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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
김유진 지음 / 북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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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북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인간은 망각의 동물이다'라는 말이 있다.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일어나는 모든 일과

습득하게 되는 정보, 감정 등을 기억한다면

이른바 '과부하'가 걸려서 아무것도 할 수 없을 것이다.

기억의 저장 공간이라 할 수 있는 뇌는

이런 과부하를 막기 위해서

경험한 사건이나 정보 등을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럽게' 잊히게 한다.

잊힌 기억은 완전히 지워질 때도 있고,

어떤 계기가 되어 잊고 있었던 일이

바로 어제 일어난 것처럼

생생하게 기억나게 되기도 한다.


이 '기억'이라는 것은 큰 고통으로부터

우리들을 구원해 주기도 하고,

기억하고 싶지만 자꾸면 잃어버리게 되는

알츠하이머 같은 병은 사람들에게

또 다른 고통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인간의 망각은 축복일까, 고통일까?

기억을 지우거나 되살릴 수 있는

기술이 있다는 가정 아래,

기억 장애 회복술과 기억 제거술, 기억 삽입술을 다루는

반대의 성향을 가진 양쪽의 대결을 통해

기억의 의미에 대해서 되새길 수 있는

흥미진진한 소설을 만났다.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이다.


〈센트 아일랜드〉를 통해

향이 영글어가는 신비한 곳에서

꿈을 향해 달려가는 아이들의 성장을 다뤘던

김유진 작가는 3년 만의 도전 끝에

교보문고 스토리대상 수상을 하게 됐다.

이번에 다룬 이야기는

'인간의 기억'을 편집할 수 있다는 설정에서 시작한다.


무엇을 잃었는지도 모른 채 살아가는 것은

그것을 알게 됨으로써 얻게 되는 고통보다도

더 큰 답답함을 안게 한다.


사람들의 기억을 회복시켜주는

기억회복술을 연구하는

브레인 임상연구센터에 다니는 수오에게는

찾고 싶은 '기억'이 있다.

바로 자신의 아버지라는 존재.


혼자서 수오를 키워낸 엄마는

그의 아버지가 누구인지조차 기억하지 못한다.

잃어버린 엄마의 기억 속에서

자신을 존재하게 한 아버지를 찾고 싶었던 수오는

무료 후원 수술에 지원하지만 번번이 떨어지고,

바꿀 수 없는 변화 앞에서 몰래 엄마에게

집도를 할 계획을 세운다.


교수님들이 자리를 비운 사이,

동료 연구원 신진서의 도움을 받아

엄마의 기억회복술을 시작하던 그때.

엄마에게서 '뇌 수술'의 흔적이 드러난다.

한 번도 들어본 적 없었던 엄마의 수술.

도대체 엄마의 기억은 왜 편집되어 있었을까?


들킬 위험을 감수하고 진행했던 수술은 성공적이었고,

잃어버린 기억을 찾고 싶어 했던 엄마는

막상 수술 이후에 기억이 되돌아오고 나서

더욱 괴로워하기 시작한다.

이윽고 밝혀진 지워진 기억 속의 진실.


어떤 기억은 잊히는 것이

남아있는 것보다 낫다고 하는데,

수오의 엄마의 기억 역시 그런 것이었을까?

괴로워하는 엄마를 보며 '기억제거술'을 해준다는

네스트 신경외과를 찾게 되고,

원장인 주경재에 대해 알아가게 될수록

복잡해지는 사건은 그들을 오랜 시간 전

수오가 태어나기 전까지도 이끌고 간다.


기억을 회복시키려는 자와 기억을 지우려는 자.

그들 사이의 대결에서는 누가 이길까?

'기억'은 편집되어도 괜찮은 걸까?


잡고 싶어도 옅어지는 기억이 있고

반면 기억하고 싶지 않아도

뇌리에 박혀 떠나지 않는 기억이 있다.


사람의 기억을 지우거나 편집할 수 있다면

모두가 행복할 수 있을까?

어떤 기억은 사실과 다르게 기억되는 경우도 있는데

이 엉킨 기억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야 하는지

정답이 있는 걸까?라는 생각이

소설을 읽으며 점점 커졌다.


사람은 고통 속에서 성장을 한다.

아프지만 그 속에서 이겨내는 방법을 배우고,

그렇게 이겨내고 나면 아팠던 기억들은 흐릿해지며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그런데 임의로 그 기억을 편집하면서

이겨낼 수 있는 시간을 없애버린다면

기억과 고통이라는 시간의 의미가

사람들에게서 사라지게 될 테고

그렇다면 인간이라는 의미 자체도

퇴색되는 게 아닐까 싶었다.


더욱이 소설 속에서 등장하는

기억 제거술이나 기억 삽입술은

지극히 한 사람의 기억만을 다루고 있다.

사람과 사람 간의 관계 속에서 쌓인 일들이

한 사람의 기억만을 편집하다고 해서

없었던 일이 되지 않는데

이 단방향의 기억 편집은 어떤 의미의

외면이나 회피 같은 것이 아닐까.

사실은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잠시 가려버리는 임시방편 같은 것 말이다.


소설에서 내내 다루는

'망각은 축복인가? 형벌인가?'라는 질문은

마지막까지 독자들에게 질문을 던진다.

모든 것을 기억해도 행복하지 않고

모든 것을 잃는 것도 행복하지 않다.

우리는 적당한 기억과 고통을 모두 겪으며

그저 이겨내는 방법을 스스로 익히는 것만이

인생의 의미이자 행복임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다.


결말을 예측할 수 없는 흥미진진한 전개.

그리고 '기억 편집'에 얽힌 놀라운 진실.

조각난 기억을 다루는 팽팽한 대결이 돋보였던

〈스핑크스의 왼쪽 눈동자〉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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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 - 위대한 영웅의 여정에서 내 인생의 길을 찾다
김태진 지음 / 민음사 / 2026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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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최근 영화 〈오디세이〉의 열광이 심상치 않다.

어렸을 때부터 접해온

그리스 신화의 흥미진진한 스토리는

이미 내용을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키고 있는데,

왜 우리는 3000년도 넘은 과거의 이야기에

이렇게 열광하는 것일까?


10년간의 트로이 전쟁을 마치고

고향인 이타케로 돌아가는 오뒷세우스는

자신의 여정이 이렇게 길어질 거라 생각하지 못했다.

전쟁을 벌였던 10년이라는 시간만큼을 들여서야

비로소 도착할 수 있었던 귀환의 모험 속에는

어떤 이야기들이 담겨 있는지

단순히 벌어진 모험을 살펴보는 것이 아니라

'그 상황이 왜 벌어지고,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를

추적하며 신화 속에 담긴 깊은 의미를

되새길 수 있는 책을 통해

영화를 보다 깊이 있게 이해하고,

신화를 읽는 색다른 재미를 느낄 수 있었다.


아트 인문학이라는 용어를 탄생시킨 작가이며,

서양미술을 공부하다 그리스 신화의 매력에 빠져

10여 년째 신화를 강의하고 있는 김태진 작가의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이다.


'역사가 가장 큰 스포'라는 말처럼

오래도록 전해져 내려오는 신화나 역사적 사건들은

결말이 너무나 잘 알려져 있다.

하지만 우리는 이 이야기들에 열광하며

몇 번이고 반복해 읽고, 영상화로 즐기기도 하며

그 이야기 속에 빠져들곤 한다.


대체 왜? 이렇게 오래전 이야기를 읽게 되는 걸까?

작가는 이 부분에 초점을 맞추며 이야기를 시작한다.


전쟁 이후 고향을 돌아가는 오뒷세우스의 모험은

어쩌면 지극히 '남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하지만 사람들이 이 이야기에 빠지는 것은

오뒷세우스의 모험 속에서

우리 자신의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통해 내 인생의 길을 찾고 싶기 때문은 아닐까?


작가는 AI 시대 여전히 사랑받는

3000년 전 고전인 오뒷세이아를 통해서

자신을 증명해야 했던 영웅들의 이야기를 따라

흔들리는 시대에 진짜 나로 사는 법을 들려준다.


우리는 흥미진진한 신화 속 에피소드를

제대로 이해함은 물론,

이를 통해 '나 자신을 찾는' 열쇠 역시 얻을 수 있다.


이야기를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서

우리가 느낄 수 있는 감동은 달라진다.

이 책은 오뒷세이아에 담긴

오뒷세우스의 모험을 시간 순으로 살펴보며

각 에피소드에서 가장 결정적인 순간을 추적하며

왜 그런 상황과 선택이 벌어졌는지를 살펴본다.


오뒷세이아의 줄거리와 모험담을

쉽고 재미있게 이해할 수 있을뿐더러

본문의 내용을 담고 있는 명화를 통해

명화 속에 담긴 신화의 이야기를

좀 더 생동감 있게 느낄 수도 있다.

또한 신화 속에서 오뒷세우스가 겪는 에프소드를

인문학의 언어로 풀어보며

다양한 인문학 작품들과 겹쳐 보며

신화를 바라보는 색다른 시각을 독자들에게 제공한다.


그리고 원전만으로는 알 수 없었던

흥미로운 이야기까지 포함되어

'오뒷세이아'라는 작품을 그냥 읽는 것이 아니라

그 속에서 제대로 재미와 깊이를 느낄 수 있는

기회로 다가온다.


한 나라를 이끄는 왕이기에 앞서

한 아이의 아버지로, 한 여자의 남편이기도 했던

오뒷세우스는 피할 수 없었던

전쟁의 '부름'을 통해 영웅으로서의 출발을 알린다.

용맹하게 전쟁터로 나갔을 것 같았던

오뒷세우스의 출발 장면에 숨겨져 있던

인간적인 면모는 지극히 현실적이었고

전쟁의 승리 이후 고향으로 돌아가는 과정에서

마주하게 된 '방랑'이라는 부름은

지독한 인생이라는 굴레의 무게감 또한 느끼게 해준다.


10년간의 모험 동안 마주하게 된

수많은 선택의 순간 앞에서

오뒷세우스의 선택은 그와 부하들의 시간을

끝도 없이 집어삼킨다.

후회한다 해도 돌이킬 수 없고,

선택에 대한 책임을 오롯이 지면서

인생이라는 항로를 스스로 개척해 나갈 수밖에 없는

인간으로서의 운명은

오늘날의 우리에게도 동일하게 적용된다.


이런 오뒷세우스의 모험과 선택, 방황 앞에서

우리는 인생을 살아가는 길을 배우게 된다.

그렇기 때문에 3000년 전의 이야기를

그토록 매혹적으로 느끼게 되는지도 모르겠다.


부름으로 시작된 오뒷세우스의 항해는

결국 '나 자신'을 찾는 길로 이어진다.

자신을 잃지 않고, 명확한 길을 따라가며

비로소 도달하게 된 그 여정의 끝은

인생이라는 길이 그려내는 '본질'에 가 닿는다.


오뒷세우스의 귀환을 응원하고

그의 모험을 함께하며

우리 역시 자기 이야기를 만들어갈 수 있는 것이다.


처음에는 이 책을 '오뒷세이아'를 보다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가이드의 측면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막상 책을 펼쳐서 읽다 보니

'왜 우리가 이 책을 읽어야 하는지,

왜 사람들이 이토록 오래된 고전에 열광하는지,

우리가 이 책을 통해서 얻을 수 있는 것은 무엇인지'를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으로 다가왔다.


흥미진진한 신화를 더욱 깊이 있게

이해할 수 있음은 물론 신화를 통해

AI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지녀야 할

'인간적인 본질'에 대해서 스스로의 생각을 확립하며

이야기의 힘을 가득히 느낄 수 있었다.


이 책을 읽고 나니,

신화를 보는 또 다른 재미가 샘솟는다.

결국 인문학이 이야기하고자 하는 깊이는

이런 데에서 시작되는 게겠지?


인생의 방향을 찾고 있는 모두에게,

오뒷세우스의 모험을 들여다보기를 바라며

읽기를 추천하는

〈오뒷세이아, 어떻게 읽을 것인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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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술 클럽
김지윤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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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글은 밀리의 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일상의 여러 문제 앞에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어떤 상처는 가볍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상처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선사해

외면해야만 겨우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조차

어떻게 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관훈이 '도망'인 태권도장에서

6개월 과정의 호신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운동에는 소질도 없고 체력도 없고

무엇보다 상처와 마주할 수 없었던 인물들은

이곳에서 과연 자신과 마주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연남동의 작은 빨래방에 놓은 '일기장'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

김지윤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에는 태권도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당당히 '도망'이 관훈이라고 말하는 정도 태권도장!


정도 태권도장에서 운영하는

호신술 클럽 모집공고는 다음과 같다.


"나를 지키고 싶은 사람

더 나아가 마음까지도 지키고 싶은 사람

호신술 한 가지쯤은 갖고 싶은 사람

주먹을 어떻게 쥐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발차기는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

한 번쯤은 세상에 기합을 넣고 싶은 사람

제대로 바닥을 쳤다면 법 치고 다시 일어나고 싶은 사람

오고는 싶은데 용기가 안 나는 사람"


이런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막상 상처 앞에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도 태권도는 그런 용기를 가지고 나선 이들에게

상처와 마주하고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자 한다.


호신술 클럽을 찾은 1기생들은

저마나 나이, 성별, 직업도 다르다.

은퇴후 몸도 마음도 바닥을 치고 힘들어하는 가장 원상,

기댈 곳 하나 없는 취업준비생 다정,

횡포와 강압적인 관계 아래 도망친 아이돌 연습생 은성,

범죄자 제압을 못하는 여경으로 찍혀버린 해진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가슴에 담은 채

호신술 클럽을 통해 상처로부터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정도는 국가대표 출신의 태권도 선수로

무엇 하나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게도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상처가 있다.


바로 어렸을 때 동생을 잃게 한 죄책감.

분명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나 때문에'라는 죄책감은 이만큼 덩치가 커진 지금도

그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그들은 정도의 지도 아래

호신술에 대해 차분히 배워간다.

'공격'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와 '도망'이 바로 그 핵심!

누군가는 '도망'이라는 관훈에서

'나를 지킨다'는 호신술이 관계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는 도망이라는 것이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음을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실패라는 것이 두려워서,

더 이상 상처받기가 싫어서

외면하고 피했던 주인공들은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며

자신의 상처와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함께'라는 가장 큰 힘을 다함께 만들어간다.


나 역시 문제상황 앞에서

들여다보면 더 아플 것 같아서

외면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덮어놓고 있는다고 해결되지 않고

상처는 아프더라도 열어서 살펴보고

제대로 치료해야 오히려 더 튼튼해질 수 있다.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 앞에서

유난히 감추고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모질었다면,

덮어놓고 외면한 상처가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단련해 보면 어떨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시간,

〈호신술 클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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