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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신술 클럽
김지윤 지음 / 오리지널스 / 2026년 8월
평점 :

"이 글은 밀리의 서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후기입니다."
우리는 일상의 여러 문제 앞에서
몸과 마음의 상처를 받는다.
어떤 상처는 가볍게 지나가기도 하지만,
어떤 상처는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순식간에 아무것도 할 수 없는 무력감을 선사해
외면해야만 겨우 버틸 수 있을 것 같은
파괴력을 지니고 있기도 하다.
이렇게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힘'조차
어떻게 내야 할지 모르는 사람들에게
나 자신을 지키는 방법을
가르치는 곳이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관훈이 '도망'인 태권도장에서
6개월 과정의 호신술 클럽을 운영하고 있다.
운동에는 소질도 없고 체력도 없고
무엇보다 상처와 마주할 수 없었던 인물들은
이곳에서 과연 자신과 마주하고
다시 일어날 수 있을까?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 방법을 배울 수 있을까?
연남동의 작은 빨래방에 놓은 '일기장'을 통해
서로의 상처를 보듬어주고 힘이 되어주는
보통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독자들의 마음을 위로해 준
김지윤 작가의 신작이 나왔다.
이번에는 태권도장으로 장소를 옮겼다.
당당히 '도망'이 관훈이라고 말하는 정도 태권도장!
정도 태권도장에서 운영하는
호신술 클럽 모집공고는 다음과 같다.
"나를 지키고 싶은 사람
더 나아가 마음까지도 지키고 싶은 사람
호신술 한 가지쯤은 갖고 싶은 사람
주먹을 어떻게 쥐어야 하는지 모르는 사람
발차기는 어디에 힘을 실어야 하는지 알고 싶은 사람
한 번쯤은 세상에 기합을 넣고 싶은 사람
제대로 바닥을 쳤다면 법 치고 다시 일어나고 싶은 사람
오고는 싶은데 용기가 안 나는 사람"
이런 상처 하나 없는 사람이 어디 있을까? 싶지만
막상 상처 앞에 용기를 낼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정도 태권도는 그런 용기를 가지고 나선 이들에게
상처와 마주하고 몸과 마음을 지킬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 주고자 한다.
호신술 클럽을 찾은 1기생들은
저마나 나이, 성별, 직업도 다르다.
은퇴후 몸도 마음도 바닥을 치고 힘들어하는 가장 원상,
기댈 곳 하나 없는 취업준비생 다정,
횡포와 강압적인 관계 아래 도망친 아이돌 연습생 은성,
범죄자 제압을 못하는 여경으로 찍혀버린 해진 등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사연과 상처를 가슴에 담은 채
호신술 클럽을 통해 상처로부터의 자유를 꿈꾸고 있다.
이들을 가르치는 정도는 국가대표 출신의 태권도 선수로
무엇 하나 두려울 것이 없어 보이지만,
그에게도 남들에게는 말하지 못할 상처가 있다.
바로 어렸을 때 동생을 잃게 한 죄책감.
분명 자신도 어쩌지 못하는 어린 나이였음에도 불구하고
'나 때문에'라는 죄책감은 이만큼 덩치가 커진 지금도
그를 옴짝달싹 못하게 한다.
그들은 정도의 지도 아래
호신술에 대해 차분히 배워간다.
'공격'을 통해 자신을 보호하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를 지키기 위한 '방어'와 '도망'이 바로 그 핵심!
누군가는 '도망'이라는 관훈에서
'나를 지킨다'는 호신술이 관계없다고 생각할 수 있지만
스스로를 지키기 위해서는 때로는 도망이라는 것이
꼭 나쁘다고 할 수만은 없음을
등장인물들을 통해서 우리는 느낄 수 있다.
실패라는 것이 두려워서,
더 이상 상처받기가 싫어서
외면하고 피했던 주인공들은
몸과 마음의 근육을 키우며
자신의 상처와 제대로 마주하는 시간을 갖는다.
그리고 서로가 서로를 도우며,
문제에서 벗어날 수 있는
'함께'라는 가장 큰 힘을 다함께 만들어간다.
나 역시 문제상황 앞에서
들여다보면 더 아플 것 같아서
외면했던 적이 있었다.
하지만 문제는 덮어놓고 있는다고 해결되지 않고
상처는 아프더라도 열어서 살펴보고
제대로 치료해야 오히려 더 튼튼해질 수 있다.
사람들은 마음의 상처 앞에서
유난히 감추고 외면하기에 급급하다.
타인에게는 관대하고 자신에게는 모질었다면,
덮어놓고 외면한 상처가 있다면
이 책을 읽으며, 마음을 단련해 보면 어떨까?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상처와 마주할 수 있는 용기를 얻을 수 있었던 시간,
〈호신술 클럽〉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