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 - 10년 앞선 고령사회 리포트
김웅철 지음 / 매일경제신문사 / 2024년 2월
평점 :
구판절판


일본은 세계에서 65세이상
고령인구의 비율이 가장 높은 나라이다.
전체인구 중 65세이상의 고령인구 비율이
20% 이상인 경우 초고령사회라고 하는데
일본은 2006년 이미 초고령 사회에 진입했다.

저출산과 더불어 베이비부머 세대가
(일본은 단카이 세대라 불리는)
본격적으로 고령을 맞이하게 되면서
노령화사회, 고령화사회를 맞이하게 될
우리나라도 이들을 위한 정책이나 문화
기술이나 신사업 등 대비해야 할 것이 많은데
우리보다 먼저 고령화사회를 맞이한
일본의 다양한 사례와 현실을 보면서
어떻게 준비해야할지
또 고령화사회에 직면했을 때
마주하게 될 문제들에 대해서
제대로 볼 수 있었다.

저자는 일본에서 특파원을 지냈던 시간을
바탕으로 칼럼을 쓰기 시작했다.
이 책은 그로부터 10년 넘게 이어온
일본 고령화에 대한 연구와 관심의 결과물로써
현재 초고령사회인 일본의 현실과
고령자들을 위한 정책이나 문화, 새로운 사업 등
사회 전반에 만연하게 깔려있는
고령화사회의 현실을 제대로 얘기해주고 있다.

흔히 '우리나라의 앞으로가 궁금하다면
10년 전 일본을 보면 된다' 라고 얘기하기도 한다.
버블경제 이후 경제 위기를 겪기도 했고
저출산, 노령화 등 비슷한 패턴을 보이는
일본의 모습이 우리의 모습과 겹쳐지는 부분이 많기에
그들의 모습을 반면교사로 삼아
나아갈 방향을 잡고자 하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최근에 2010년 일본에서 출간되었던
《희망격차사회》라는 책의 내용이
화제가 되면서 현재의 우리의 모습과
겹쳐서 보았다는 얘기가 많았다.
나라의 상황에 따라 달라지는 부분도 있겠지만
마치 미래를 미리 알고 대비할 수 있다면
현재의 힘듦이 덜하지 않을까 하는 그런
기대감이 느껴지기도 해서 조금 씁쓸하기도 했다.

반면에 이번에 읽게된 《초고령사회 일본이 사는 법》은
전쟁이후 태어난 베이비부머 세대인
우리 부모님의 앞으로의 모습이자
혹은 먼 미래에 마주할 나의 노후를 대비해서
미리 학습한다는 생각을 하니 오히려
얻어가는 것이 더 많고 우리가 나아갈 방향을
찾을 수 있는 것 같아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점점 가속화되고 있는 고령화사회,
아이 울음소리는 점점 작아지고
'부양'이라는 생각을 했던 부모님께
기대거나 도움을 받는 경우는 점점 많아진다.
한참 경제활동을 하는 주 활동기가 아니라
배제되고 외면되기 쉬운 노령층이 가진
경제적 가치와 파급력,
그리고 그들의 주머니를 열게 할 다양한 신사업까지
생각지 못했던 포인트들에서 다양한 배려와
세심함이 담겨있음을 알 수 있었다.

고령화사회로 진입하면서 노령층이 가지게 되는
질병이나 기타 문제들에 대해서 개선할 수 있는
부분이 얼마나 있을까? 라고 막연하게 생각했는데
책 속에서 만난 지금의 일본처럼 할 수 있다면
다가올 초고령화사회에서 소외되는 이 없이
얼마나 좋을까라고 생각했다.

치매를 앓다가 돌아가신 할머니의 마지막 몇 년을
떠올려보면 인지장애로 인해 불편했던 시간들,
요양원에서의 틀에박힌 패턴들,
마지막까지 자유롭지 못했던 일상 등
이것이 과연 삶의 어떤 의미로 남는가
'이렇게 사는게 좋은건지 나쁜건지 모르겠다'고
넋두리 하듯 잠시 찾아온 내가 알던
원래의 할머니의 모습으로 하셨던 말이
자꾸만 떠오른다.

그 현실이 할머니의 일이 아니라
내 부모님의 일이 된다면, 내가 마주하게 된다면
나이가 많더라도 충분히 나의 의지로
나의 인생을 제대로 살 수 있는 그런 환경과 제도,
다양한 문화와 시설이 갖추어져 있다면
마지막까지 행복하지 않을까?
그러니 우리나라도 준비하고 개선하고
그들을 챙겨야 하지 않을까라는 결론에 다다랐다.

이제 정말 '대한민국은 망했다' 라고 할 정도로
출생률은 심각하게 떨어지고
초고령사회의 초입까지 다가오고 있다.
어떻게 준비해야할까?
어떤 미래가 그들에게 필요할까? 라는
물음표가 가득하다면 책을 읽으며
해답을 찾아가기를 바란다.

무겁고 복잡할거라 생각했었는데
다양한 사례가 있고
또 마지막 인터뷰에서는
내가 좋아하는 작가인
가키야 미유의 인터뷰까지 실려있어서
더욱 흥미진진하게 읽을 수 있었다.
이제 본격적인 노년기를 앞둔 엄마아빠에게도
이 책을 선물하고 싶다.

"이 글은 매경출판(매일경제신문사)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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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마스다 미리의 오늘을 산다 시리즈 (양장본) - 전2권 - 2024년 데즈카 오사무 문화상 단편상 수상작 오늘을 산다
마스다 미리 지음, 박정임 옮김 / 새의노래 / 2024년 3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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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나 공감할만한 평범한 우리들의 '오늘'을 그리는 작가
마스다미리의 신간! '오늘을 산다' 시리즈가 찾아왔다.
수짱 시리즈를 비롯해 이제는 만화 뿐 아니라 에세이, 소설까지
다양한 작품으로 한국독자들의 사랑을 가득 받고 있는데
마스다미리가 한국 독자와 만난지 올해로 12년이라고 한다
(어머나! 벌써 12년이라니)

그녀의 작품 속에 등장하는 미혼여성인 주인공들과 비슷한 나이로
그들과 함께 나이를 들어가며 공감하는 이야기들에 많은 위로를 받곤 했었다.
이번에 출간된 '오늘을 산다'시리즈는 두 권으로 구성되며,
각 마스다미리가 전하는 인생론과 행복론이 담긴 책이다.

《누구나의 일생》은 30대 일러스트레이터 쓰유쿠사의 이야기로,
그녀의 만화를 통해 평범하지만 다양한 의미와 감정을 담음으로써
인생이랄까 일생에 대해서 다시금 생각하는 시간을 주었다.
만화가로 누군가가 나를 알아보는 것은 쑥스러워하지만
잠시의 틈이라도 생기면 그날의 생각들을 그림으로 옮기는 모습은
근면하다싶으면서도, 미처 실제로는 전하지 못한 말과 생각을
만화속에서는 거침없이 표현하는 모습이
굉장히 귀엽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를 알아보지 못하는 사람들의 앞에서 원래 나의 모습과 다르게
대담해지고 싶고 솔직하게 말하는 것은
한번쯤 생각해본 상상이기도 하고 말이다.
늘 의자에서 까무룩 졸고있다가 언제 그랬냐는 듯
소소한 밥상을 준비하는 아버지의 모습은
마스다미리의 여러 작품에서 보고 느껴온 우리 아버지들의 모습과
맥락을 같이 하기도 했다.
《아빠라는 남자》라는 작품도 떠올려지고 말이다.

《행복은 누구나 가질 수 있다》는 40대 싱글 직장인
히토미의 연애 이야기다.
설레일만한 일이 별로 없고 무료하게 반복되는 일상 속의 히토미가
조금씩 설레임을 느끼고 마음을 깨닫고 들뜨기도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변함없는 자신의 모습을 확인하는데,
행복이라는 모습에 '나 자신'이라는 그 자체의 모습을 투여하며
있는 그대로의 오늘을 아끼자는 마스다미리의 행복론이
그대로 담겼다고 할 수 있다.

특히나 부모님과 함께 거주하는 싱글 미혼 여성으로써
마스다미리의 작품에 나오는 주인공들에게 나를 투영해서
보기도 하고 공감가는 요소가 많아서 더 많은 재미를
느끼기도 하는데, 한 해 한 해 나이가 들수록 마주하는
어떤 변화나 씁쓸한 포인트들 앞에서 '이것 또한 모두 내 인생'
이라는 생각을 요즘들어 크게 하고 있었는데
마치 그 포인트마저도 마스다미리에게 들킨 것 같은 기분이었다.
(역시 마스다미리는 싱글여성들의 마음을 모두 알고 있구나)

마스다미리를 애정하는 이들에게 '마스다미리 동창회'라는 이름으로
새로이 출간되는 시리즈를 일찌감치 미리 만나볼 수 있어서 좋았고
만화라고 치부하기에는 담은 의미가 너무 많은 이 책을 기꺼이
오늘의 의미와 소중함을 아는 이들과 나누고 싶다는 생각을 했다.

기대가 크면 실망도 큰법, 그렇다고 해서 미리 절망할 필요도 없다.
기대도 절망도 없이 평범한 오늘을 살아내면서 그 속에 담긴
소소한 행복과 인생의 의미를 발견하는
즐거운 시간으로 꽉 채우기를 바란다.

"이 글은 새의노래(출판사)로부터 소책자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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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원성취 고객센터
마론 지음 / 팩토리나인 / 2024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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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만의 한줄평 "소원성취를 위해 바라는 간절한 마음을 아는 것 자체가 이미 소원성취가 아닐까?"

절이나 성당 같은 종교기관에서
빛을 밝히는 촛불이나 향들
혹은 유명한 관광지의 분수대,
나무에 묶여진 수많은 종이 등
사람들의 간절한 마음을 담은 소망을
어디서든 쉽게 만날 수 있다.

무언가 바라는 일이 있을 때
가지런히 손을 모으거나 마음속으로 외치며
자신의 바람을 되뇌이는 것은
다들 비슷할 것이다.

그런데 여기 소원을 이루어주는 앱이 있다.
사용요금은 무료!
다양한 바램을 가진 사람들이
가장 간절한 그 순간 만난
이 소원성취앱은 상담을 통해
원하는 바를 분석하고 반영해서
개인맞춤의 형으로 앱의 기능을
만들어 준다고 하는데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이
과연 이 앱으로 그들의 소원을
이룰 수 있을까? 그리고 그들은
어떤 소원을 빌고 있을까?

21세기 지니를 떠올리는
소원성취 앱을 운영하는
한소원과 의뢰인의 이야기를 담은
《소원성취 고객센터》는
라디오 작가 출신의 작가인 마론이 썼다.
“라디오 생방송에 쏟아지는 짧은 문자에서
찐득한 소망을 읽었다”는 작가는
사연 속 청취자들을 만나는 경험 속에서
소설에 등장하는 캐릭터들과 그들의 이야기를 만들었다.

자신의 유일한 한줄기 빛 같은
좋아하는 아이돌의 행복을 바라는 은지,
악플을 읽기가 두려운 웹소설 작가 은보,
가족은 지키지 못했지만 유일한 반려가족인
고양이를 지키기 위해 동분서주 하는 춘호,
총무역할을 비롯해 여기저기 친구들의 부탁에
치이고 싶지 않은 돌싱녀 도순,
억울하게 세상을 떠난 동생의 복수를 하고 싶은 다정,
불우했던 어린시절을 뒤로 성공의 정점에 오른 순간
찾아온 암 발병에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은 용대까지
등장하는 인물들은 나이도 성별도 직업도
소망도 다르지만 '간절히 바라는 마음' 만큼은
똑같은 평범한 삶을 살고 있는 우리들이다.

그들 중에서도 가장 애착이 갔던 사람은
은지와 다정이었는데
자신을 위한 소망이 아닌 타인을 위한 소망이라서
더욱 그 간절함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졌다.
타인을 위해 나의 하나뿐인 소원성취 기회를
사용할 수 있다는 그 '마음'의 깊이가
더욱 진하게 느껴졌기 때문이다.

특히나 은지가 제로를 위해 준비했던 진한 초코우유,
맞지 않는 신발을 편하게 하기 위해 붙였던 밴드는
누군가 만들어준 것이 아닌 스스로 생각하고
준비한 소소한 포인트이지만 제로에게는 행복으로
다가갔다는 점에서 더욱 울림이 커서
인상깊었던 장면이었다.
누군가를 사랑하고 아끼는 마음을 겪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수 있었던 포인트겠다.

우연한 기회에 한소원이 개발한
'소원성취 앱'을 알게된 그들은
소원을 만나 자신의 소망에 대해 상담을 하고
그녀가 설치해준 소원성취 앱을 사용하면서
바라던 소망에 다가가려고 하는데

이들의 소망을 이루어주는 앱을 만든
소원에게도 말하지 못할 아픔이 있다.
선택적 함구로 인해 친구들과도 어울리지 못하고
유일한 친구였던 엄마도 교통사고로 잃은 후
외롭게 살아가던 그녀에게도
'친구를 만들고 싶다'는 소망이 있었던 것!

소망을 가진 다른 사람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것을 어루만지다보면 자신에게도
엄마가 그토록 바라던 친구라는 존재가 생기지 않을까
하는 바램은 다른 이들의 소원을 이루어준다는
일로 연결이 되었던 것이다.

'꼭 이루고 싶은 소원 딱 하나만 말한다면?'
이라는 질문을 받는다면 다들 고민을 할 것이다.
영원한 사랑, 엄청난 부, 건강한 신체,
바꾸고 싶은 누군가와의 관계,
혹은 자신이 아닌 다른 이의 행복을 원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런 소망을 생각할 때 가장 중요한 건
'내가 무얼 가장 소중히 여기고 원하는지'
나 자신과의 대화, 나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이
반드시 선행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소설 속에서 소망을 이루기 위해
앱의 도움이 있기도 했지만
결국은 등장하는 주인공들은 모두 각자의
노력과 행동을 더했다.
그들은 소망에 대해 생각했고,
자신을 돌아봤으며 결국은 스스로 선택하고
행동함으로 인해서 자신의 선택한 행복에
더욱 가까이 다가갈 수 있었다.

'소원성취 앱'이라는 이름이기는 했지만
앱을 만든 소원과의 상담, 앱이 제공하는
소망실현은 결국은 자신을 돌아보고
움직이게 하는 하나의 촉매제에 불과했던 것이다.

결국 중요한 것은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는 것'
그리고 '나의 마음' 자체가 이미 소원성취로
향하고 있다는 것을 소설 속의 인물들을 통해
다시금 배우게 되었다.

간절히 바라는 마음이 가져오는 무한한 힘을
잊고 있다가 깨닫게 된 것이다.

사실 소원이 앱을 개발하고 그 앱들이
구동되는 과정에 대한 설명이나
그들이 결국 어떻게 되었는지에 대한 얘기가
언급이 되지 않아 판타지라고 하기에는
지극히 평범한 인물이라는 설정이 조금 아쉬웠지만
소설 속의 그들, 한소원이라면 그들답게
씩씩하게 헤쳐나가고 서로를 보듬어 주며 어울리는
좋은 친구가 되었으리라고 생각할 따름이다.

따스한 봄 날씨처럼 위로와 힐링이 되어주는
따뜻한 소설, 간절한 소망을 가진 이들에게
큰 울림을 주는 작은 판타지 같은 소설이었다.

"이 글은 쌤앤파커스(팩토리나인)으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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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신들의 땅
천쓰홍 지음, 김태성 옮김 / 민음사 / 2023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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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완, 대만 하면 여행으로 다녀온 기억이 먼저 난다.
수도인 타이베이에서의 축축한 냄새와 가득한 습도,
어디서도 조금만 걸어나가면 볼 수 있는 사당들,
향을 피우고 기도를 하며 점치는 것이 익숙한 풍경.
깔끔한 대중교통이나 시끌벅적한 야시장,
관광객에게 친절한 사람들까지 한꺼번에 떠오르며
중국과는 또 다른 느낌은,
오랜시간 침략당하고 식민지로 보내온 시간들 때문인가
어딘가 우리나라와 비슷한 기분을 들게 했다.


타이완 젊은 거장이라 불리는 천쓰홍의 장편소설인
《귀신들의 땅》은 2020년 타이완 양대 문학상인
금장상 문학도서부문상과 금전상 연도백만대상
수상작으로, 전세계 12개 언어로 번역출간 된
베스트셀러 이다.

대만 작가의 작품은 처음인데다가 소설의 장마다
화자가 바뀌고 어려운 이름들에 처음에는 수시로
앞을 넘겨가며 읽곤 했는데 촘촘하게 깔아둔
작가의 설계 덕분인지 마지막에 가서는 소설의 조각들이
완전한 퍼즐로 완성되는 후련함을 느낄 수 있었다.

작가의 자전적 소설인가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소설의 경우 내용에 좀 더 몰입하기 위해
읽기 전 작가 개인에 대한 정보나 인터뷰,
소설에 대한 내용을 절대 찾아보지 않는 게 나의 원칙)
자신의 성과 같은, 또 자신의 고향인 용징을 배경으로
많은 누나들과 형, 막내아들인 주인공의 모습이
가족 구성원의 이야기를 시대상으로 그려내는 점이
굉장히 인상적이면서도 긴 호흡으로 읽게 되었다.

디아스포라 문학으로 또 애플TV에서 영상화되어
큰 사랑을 받고 있는 이민진 작가의 <파친코>가
소설 속 3대의 가족이야기를 바탕으로 시대를 마주한
나라 전체의 시선을 그려낸 것 처럼
귀신들의 땅은 천씨 가족들과 그들이 사는 용징의
몇 안되는 주변 사람들만이 언급되기는 하지만
큰 그림은 뼈 아프고 시린 타이완 현대사를 고스란히
보여주고 있다는 점에서 비슷한 맥락 같았다.

특히나 동지문학 작품으로도 주목을 받은 이 작품은
여성, 소수자들에게 가해지는 폭력, 차별을 그대로
보여줌으로써 그들에게 힘을 내라는 작가의 목소리를
드러내고 있는 것 같았다.

아들을 낳는 것이 목표인 '남아선호사상' 사회에서
내리 딸만 다섯을 낳고 그제서야 아들을 둘 낳은 엄마는
같은 여성이지만 자신이 받아온 고생이나 고통을
딸들에게 또 다른 아픔을 가하는 모습이 낯설지가 않아
더욱 쓰리게 느껴졌다.
여성이라서, 소수자라서 받는 차별들은 현대의 지금도
사실 크게 다르지 않으니 말이다.

다섯명의 누나들의 인생을 주인공인 천톈홍의 시선에서
관찰하듯 전해지는데, 힘들게 살아가는 그녀들의
인생이 과연 행복에 가까운가?라는 질문을
수시로 하곤했다. 특이하게도 죽어버린 아버지와
다섯째 누나역시 '귀신'의 형태로 소설 속에서
자신들의 목소리를 1인칭으로 내는 것이 굉장히 독특했다

귀신 하면 '한'이 서려 있는 우리네와 다르게
그들의 귀신은 죽음 이후에도 떠나지 않고
곁에 머무르는 모습으로 보여지는 점 또한 그랬다.

작가는 평범하기만 한줄 알았던 자신의 가족구성원이
특별함임을 새삼스럽게 느끼며 자신의 이야기를
가족들의 이야기를 씨앗삼아 소설의 기초를 삼는다.
일찌감치 쓰다가 미뤄놓았던 소설을 오랜시간이 지나고
비로소 완성했다는 이 이야기는 그 시간만큼 숙성한
그의 인생의 깊이와 이해에서 오는 울림이 느껴졌다.

오컬트문학 같은 느낌으로 생각했던 소설은
가슴아픈 역사를 품은 가족들의 이야기였다.
긴 호흡으로 읽었지만 지루함이 느껴지지 않았던,
각 등장인물들의 모습에도 각 애정이 갔던
그런 소설이었다.
소설을 통해 잘 알지 못했던 타이완 문학에 대해
관심이 생기게 될 것 같다.


"이 글은 민음사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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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 -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
신승준 외 지음 / 브레인스토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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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2024 프로배구가 뜨거운 열기를 더하며
리그가 한창 진행되고 있다.
특히나 이번시즌은 프로출범 20주년을 맞이하는 해로
여느해보다도 리그 자체 내에서도 의미가 있고,
김연경, 김희진 등 스타선수들을 필두로
다양한 팬들이 리그에 유입되며 이전과는 또 다른
색다른 배구 팬문화도 형성되기도 했으며
팀별 연봉상한선이 조정되서
10억이 넘는 연봉의 선수까지 등장하며
리그 자체적으로도 큰 변화가 있었다.

나는 초등학교 때 프로배구가 출범하기 전
처음 배구를 보게 되었는데
아빠가 보던 종목이자, 아빠가 응원하던 팀이
자연스레 '내팀, 우리팀'이 되면서
이제는 바람이 쌀쌀해지는 가을이 다가오고
배구시즌이 시작되면 시즌에 60경기 이상을 직관하며
열심히 배구를 응원하고 좋아하는 팬이 자연스레 되었다.

시즌이 시작되고, 각 팀별로 선수단의 변화가 생기면
새로운 전력에 대한 기대와 함께
리그안의 팀에 속한 여러 선수들에 대한 궁금증도 커진다.
연맹 홈페이지나 팀별 SNS, 기사나 방송, 영상을 통해서
선수들에 대한 정보나 소식을 들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한정된 지면, 시간 속에서 리그의 모든 선수들을
다루는 것이 현실적으로 어렵기에 늘 팀별 대표선수나
베스트라인업에 치중된 스포트라이트가 아쉽긴 했다.

코로나를 기점으로, 관중 입장 수 제한이나
육성응원 금지, 심할 때는 무관중 경기까지 진행되며
소통이나 선수들에 대한 정보습득이 어렵던 찰나에
가뭄속 단비처럼 등장한 책이 있었으니,
바로 올해로 4번째 출간을 하게된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다.

올해로 네번째로 출간을 하게된
20232024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는
배구 중계 / 직관을 하는 팬이라면 익숙한
KBSn sports의 신승준, 오효주, 조은지 아나운서와
이보미, 이재상 기자가 참여해 만든
V리그 프로배구의 총망라하고 종합적인 정보와
1명의 선수에 1페이지씩 리그의 모든선수에게
동일한 양의 지면을 할애해 선수들의 이야기를 담은
V리그 정보 끝판왕, V리그 백과사전 같은 느낌이다.

지난 2022-2023시즌 리뷰를 비롯해
2023-2024시즌 프리뷰,
신인선수 드래프트 및 이번시즌 처음 시행하는
아시아쿼터에 대한 이야기와
각 팀별 지난시즌 성적 및 각종 기록,
새 시즌을 앞둔 선수들의 각오와
경기장에서 볼 수 없었던 개인 사진과
친필사인&메시지가 담긴 페이지는
새 시즌을 앞두고 리그에 대한 기대는 키우고,
선수들에 대한 궁금증까지 해결할 수 있는
좋은 마중물 같은 느낌이었다.

리그나 제도, 선수들에 대해서
습득할 수 있는 정보의 한계가 있기에
늘 배구인(?)이라 자부하는 함께하는 팬들끼리
주고받거나 이야기하는 것이 전부였다.
연맹 홈페이지에서 선수들의 기록도 제공하고 있지만,
하나씩 찾아보지 않는 한 선수 한 명 한 명의 기록은
기준기록을 세우거나 중계 속 한마디를 통해서만
알게되는 것이 보통이니까 말이다.

각 팀별 Best7(주전 라인업)을 포함해
포지션별 선수 명단,
아시아쿼터, 외국인 드래프트 선수에 대한 정보를 포함해
리그의 모든 선수들에게 한 페이지씩 할당되
그 선수의 이야기로 꽉 채워진 페이지는
좋아하는 선수에 대한 정보도 얻고 경기장에서는
보지못하는 색다를 모습을 볼 수 있는 기회일 뿐더러,
잘 몰랐던 리그 내의 선수들에 대해 새로이 알게되는
시간이 되기도 했다.
특히나 지난 2022-2023시즌부터 엔트리 수 제한으로
경기장에 오는 선수들의 수가 한정되었는데,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했지만 보이지 않는 곳에서
간절하게 열심히 운동을 하는 그들의 마음이
이 책을 통해 조금은 전해지지 않을까 라는 생각을 하니,
한 페이지 한 페이지를 정독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내가 좋아하는 선수를 비롯해,
내가 응원하는 팀의 기록을 보며
제대로 민낯을 들여다보는 기분이 들기도 했고
'공은 둥글다'는 말처럼 지난시즌에는 최약체였지만,
시즌초반 연승을 달리며 반전을 꾀하고 있는
하위권팀의 분전을 응원하게 되기도 했다.

이제 시즌이 시작되고 2주차,
2023-2024시즌 1라운드는 진행 중이고
뜨겁고 즐거운 함성과 응원,
선수들의 땀방울도 현재진행형으로 펼쳐지고 있다.
출간 예고부터 기대되었던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를
리그시작과 함께 읽어보니, 배구의 또 다른 재미를
맛보는 기분이 든다.

다가오는 다음시즌에는 어떤 이야기들로
이번시즌의 이야기가 정리되어 펼쳐질까?
어떤 선수의 어떤 기록이 남게될까?
내년의 V리그 스카우팅리포트를 기대하며
오늘의 배구의 즐거움을 더욱 만끽해보려 한다.

"이 글은 브레인스토어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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