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서도 행복할 결심 - 내 인생에 응원이 필요한 시간
제인 수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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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대의 명랑함, 20대의 풋풋함,
30대의 진지함을 지나
이제는 40대의 안정감을 앞두고 있다.
10~20대의 어렸을 때는 어린 당시의 시간이
나보다 앞서 살아가고 있는
30~40대의 시간보다 훨씬 빛나고 가치있다고
훨씬 생동감있고 의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30대가 되고 40대를 앞두고 있다보니
시간이라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고 와닿게 되는 것 같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비혼은 아니지만 미혼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시간이 '나쁘지 않아'를 넘어
'오히려 좋은 것 같아'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결혼을 한 주변인들, 혹은 결혼을 앞둔
주변인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사람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둘이 되어야
결혼생활이 더욱 좋은것 같다는 것!

인생의 동반자로, 서로의 반려자로
의지가 되는 것은 좋지만
의지를 넘어서 '꼭 누군가가 있어야만'하는 사람은
오히려 독립적이지 못하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어려워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나 역시 결혼여부를 떠나서
오롯이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는데,
그런 지금의 나이에 읽으면 좋을
인생선배의 책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혼자서도 행복할 결심》은
일본의 에세이스트이자 방송인인
제인 수가 쓴 미혼 에세이 이다.

〈제인 수의 생활은 춤춘다〉 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하고,
《나는 여자로 삽니다》
《우리가 프러포즈를 받지 못하는 101가지 이유》
《여자의 고민 동물원》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아버지든가》
《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전해온 에세이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마흔을 훌쩍 넘기며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된
비혼스토리를 털어놓고 있다.

나이 듦에서 오는 다양한 에피소드 사이에서
웃음과 때로는 당혹스러움을,
또 미혼여성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주는
솔직함을 오가면서 마음 속에만 담고
밖으로는 내지 못했던 생각들을
그녀는 거침없이 털어놓으며
'나의 인생에 스스로 큰 응원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들지도 않을 비싼 가방을 샀던 이야기,
반면 300엔짜리 목걸이를 차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동일인물의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되었지만
공감되어서 더욱 웃음이 났고,
'살기 위해' 스스로 운동을 시작할 수 밖에 없던
이야기는 다가올 나의 미래 인것만 같아서
움찔거리게도 되었다.

사람들간의 관계에서도 겪을 만큼 겪어봤고,
여전히 일에 최우선으로 살고 있지만
자신을 위한 여가와 시간을 더하며
그녀는 그럭저럭 만족한 삶을 보내고 있다며,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어렸을 때는 30~40대가 되면
어떻게 살아야겠다 하는 스스로의 꿈같은
캐릭터를 만들곤 했는데,
막상 지금의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체력과 건강, 조금의 여유를 꿈꿀 뿐이다.

인생을 4계절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나의 시간은 한여름 보다는 늦여름 무렵,
가을로 들어가기 직전의
후텁지근하다가도 일교차가 큰
덥다가도 서늘한 그런 환절기의 시기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창의 계절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나의 본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나이듦과 함께 찾아오는
또 다른 재미를 익히는 것
그것이 바로 제인 수 가 말하는
행복비법이 아닐까 싶다.

계절이 여물고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에도 갓 태어나 자라고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면
안정기가 오고, 무료한 듯 싶지만
그 편안함 속에서 오는 색다른 매일이
선물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제인 수의 따스한 이야기를 읽으며
마치 동네 언니의 인생살이를 들은 듯
편안하고 공감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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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
정김경숙(로이스김) 지음 / 위즈덤하우스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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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생은 한 치 앞을 내다볼 수 없다고는 하지만
대개의 경우 예상가능한 범위나
혹은 내가 했던 행동들의 결과로
자연스럽게 흘러가곤 한다.
예상치 못한 일들은 그래서 우리에게
사고처럼 느껴지기도 하는데,
이 내다볼 수 없는 사고는 언제 누구에게
일어날 지 알 수 없기에
그 문제 앞에서 어떻게 마주하느냐에 따라
인생의 방향이 달라지게 되는 것 같다.

50살의 나이에 구글 본사로 진출
비원어민 최초 글로벌 커뮤니케이션팀 디렉터를 맡아
달려오며 다양한 커리어를 쌓아온
정김경숙(a.k.a 로이스김)
그녀의 이야기는 실리콘밸리 진출을 꿈꾸는
많은 업계 사람들에게도
또 그녀에 대해서 알지 못했던 사람들에게도
유퀴즈라는 방송을 통해서도 만나보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알려지게 되었는데

16년간 열심히 일했던 회사에서
하루아침에 메일 한통으로 퇴사를 통보받게 된다.
직원시스템에 접속이 되지 않고,
퇴사 통보메일이 스팸인 줄만 알았던 그녀는
이읏고 걸려오는 동료들의 전화와 연락에
그것이 사실임을 비로소 깨닫게 되는데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나이,
그녀는 실업급여를 타면서 다음을 모색하는 게 아니라
그간 하고싶었지만 해보지 않았던 새로운 일들을
다양하게 N잡으로 삼으면서
인생의 변화를 제대로 맞이하게 된다.

《구글 임원에서 실리콘밸리 알바생이 되었습니다》는
그런 그녀의 퇴사부터 N잡 도전기,
다양한 일들을 하면서 느껴온 그녀만의 인사이트를
담은 자기계발서로 안정을 원하고 모험을 사렸던
우리들에게 나이에 관계없이 변화를 제대로 맞이한
그녀의 용기를 보여줌으로써 '은퇴와 변화를
준비하는 미래'를 그려갈 수 있도록 해주는 책이었다.

저자에 대해서는 방송 유퀴즈에 나와
50대에 구글 신입사원이 된 사연으로 접하게 되었다.
구글이라는 굵직한 기업에서
그것도 한국지사가 아닌 본사의 디렉터를
역임했다는 것만으로도 굉장한 소식이었는데
그녀는 방송에 나온지 6개월만에 구글에서
정리해고 통지를 받았다고 한다.
코로나 시대를 맞이하면서 업계 전체적으로
불황을 맞이하고 인력조정을 하곤 했는데
그녀와 그녀의 팀 모두가 정리되면서
바쁘게 일을 하다가 하루 아침에 아무 일정이 없는
백수가 되어버린 것이다.

적지 않은 나이에 본사로의 진출,
또 그렇게 오래도록 일한 직장에서
하루아침에 정리해고를 당한 그녀는
회사를 사랑한 마큼이나
정리해고를 받아들이기 힘들었지만
'직장생활 30년이나 했으나, 이 기회에
나도 갭이어라는 것을 가져보자'는 생각을 하고
뒤이어 이 갭이어를 특별히 보내기 위해
'최대한 많은 사람을 만나서 그들 각자가
가진 이야기를 들어보면 또 다른 배움을
얻을 수 있지 않을까?'하고
로이스의 1만명 만나기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된다.

그 프로젝트의 실행을 위해
다양한 사람들을 많이 만날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다가
트레이더 조의 아르바이트 생, 스타벅스의 바리스타,
공유 운전서비스인 리프트의 운전사로 일하며
인생의 지평을 넓혀줄 사람들을 만나게 된다.

책을 통해 구글을 떠나 새로운 N잡을 시작하게 되며
맞이하게 된 면접이야기,
트레이더조만의 일하는 방식,
지점에 관계없이 표준화된 업무를 하고
방대한 메뉴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던 스타벅스,
운전을 하며 만난 다양한 나이, 성별, 인종,
직업의 사람들의 이야기까지 더하며
책상 앞에 앉아서 일할 때는 배울 수 없었던
자신이 스스로 제품이자 서비스가 되었던 경험을
소중하게 풀어놓았다.

나 역시 회사의 사정이 어려워지며
대인원의 희망퇴직을 받았을 때
퇴사를 하며 무언가 씁쓸하면서도
앞으로 어떻게 헤쳐나가야 할지
어린나이임에도 불구하고 고민이 많았는데
은퇴를 해도 이상하지 않을
(더더욱이 결혼을 하고 자녀까지 둔)
50대의 그녀는 그대로 주저안고 은퇴를 맞이하기 보다
자신이 하고싶었던 일들을 나열하고
그것을 하나씩 실행해가며
N잡을 하며 배워가는 모든 것들을
자신의 사이드잡이자 갭이어의 원동력으로
삼고 인생의 다음 발자국을 내딛었던 것이다.

구글본사에서 일하는 임원,
화려한 경력과 언어능력까지
가지고 있는 기본치가 컸기에
그녀에게는 이마저도 여유가 아닐까
사실 처음에는 비뚤어지게 생각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금의 위치에 이르기까지
그녀가 해 온 노력들의 시간은
인생의 위기나 흔들림 앞에서도
그녀가 지극히 그녀다울 수 있도록
지탱할 수 있는 힘이 되어주었다.
첫 장은 그녀가 정리해고를 맞이하고
본격적인 레이오프를 맞이하며
자신의 변화를 마주하고 앞으로의 일을
모색하는 과정을 담았다.

두번째 파트에서는 본격적인 N잡을 시작하며
트레이더 조, 스타벅스, 리프트의 면접 이야기와
그동안 해보지 않았던 일(육체노동)을 마주하며
겪은 에피소드 등이 더해지며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고 모든 일은 고귀하다'는
생각을 다시 한번 하게 했다.
우리나라와는 정서적으로도 다르기도 하고
슈퍼마켓의 캐셔일에 대해서도
이렇게 다른 관점으로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이
새롭기도 했다.

세번째 파트에서는 세가지 일을 통해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와 더불어
이용자가 아닌 직원으로써 일을 하면서
스타벅스, 트레이더 조의 시스템에서
배운 이야기들이나 현장에서만 배우고
느낄 수 있는 이야기들을 담았다.
사실 상 로이스 김이 '1만명 만나기 프로젝트'를
통해 추구하고 얻고자 했던 포인트들이
바로 이 파트에 있지 않나 싶다.

마지막으로는 1년으로 계획을 잡았던
갭이어의 마지막에 다다르며,
미리 은퇴 예행연습을 하고
변화를 맞이하는 자신의 이야기를 담고 정리하며
변화 앞에 두려움이 많은 이들에게
용기를 북돋아주고자 하는 로이스김 만의
따스한 이야기로 마무리 된다.

변화 앞에 이렇게 용감하고 씩씩하게
마주할 수 있는 사람이 몇이나 될까?
그녀의 성공이 그녀의 탄탄한 배경에서
쉽게 온 것이라 생각했었는데,
인생의 위기라면 위기라 할 수 있는
이 변화의 파도앞에서 튼튼한 다리로 일어서
파도를 제대로 타고 즐기는 그 모습은
그녀보다도 나이도 훨씬 어리고
아직 할 수 있는 가능성이 더 많은 나에게
가만히 있지 말고 움직이라는 반성을
스스로에게 외치게 했다.

자기계발서라 하면 성공한 자신의 이야기나
이렇게 해야만 합니다 하는 가시적인 이야기만
있을거라고 생각했는데
실제 자신이 겪어보고 만나온 일과 사람의 이야기를
통해 자신의 마음을 진하게 전한
작가의 매력을 다시 한번 느낄 수 있었다.

위기 속에 기회가 있다고 한다.
나는 나에게 다가오는 이 기회를 제대로 잡을 수 있는
준비가 제대로 되어있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된다.

"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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쓰는 여자, 작희 - 교유서가 소설
고은규 지음 / 교유서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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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21년 신유년 중숙은 딸 작희를 낳았다.
아들인 줄 알았는데 딸을 낳은 중숙을 보고
시어머니는 자신의 딸에게 아무렇게나
말성이라는 이름을 지어줬지만
중숙은 딸에게 이름을 붙일 수 있는 사람은
그 애를 잉태하여 열 달을 품고 살과 숨을 준
자신밖에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지은 이름이 바로 작희 이다.
作囍 지을 '작'에 쌍'희'자를 붙여
딸 아이가 이야기를 지으며 기쁘게 살았으면
하는 마음에서 그 이름을 지었다.

이 소설은 글을 쓰는 일을 업으로 하고 있는 은섬이
큰아버지의 부탁으로 고택에서 발견한 자료에 있던
1930년대에 활동했던 소설가 오영락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자필원고와 이작희라는 여성의 일기장을 통해
작가 이작희라는 존재와 쓰는 사람으로써 살고자 했던
그녀의 삶, 그리고 작품에 얽힌 숨겨진 비밀을
파헤쳐가는 과정을 담았다.

현재의 은섬과 과거의 중숙, 작희의 시점에서
소설이 진행되면서 '쓰는 여자'로 살고 있는 그녀들이
공통적으로 느끼는 '창작자로서의 고통'과
그럼에도 불구하고 '쓰고자 했던' 마음을
공감하고 담아냄으로써 시대와 편견에서 벗어나
창작자로서 최선을 다했던 시간을 전하고 있다.

소설 속 중숙과 작희는
일제시대의 배경을 살아가는 여성으로,
당시 여성에게는 주어지지 않았던
교육이라는 기회를 진취적으로 얻어내고자 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쓰고 싶은' 욕구는
어미인 중숙 뿐 아니라 작희에게도 이어지는데,
모녀지간으로 또 작품에 대해 허심탄회하게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동료로 그녀들은
서로에게 무한한 힘과 원동력이 되어주었다.

시대가 그러하고 남성우월주의의 환경이 그러하듯
그녀들에게는 제약이 너무 많았다.
가부장적인 가정환경,
여자는 이래야 한다는 생각은
글을 쓰고 나아가려는 그녀들이
비뚤어진 길을 걷는 것처럼 보일 것이다.

이름도 없는 작은 서포를 운영하며
글쓰는 사람들, 공부하고자 했던 이들에 대한
지원을 하고 글쓰기를 소홀히 하지 않았던
중숙과 작희에게는 완성하고 싶은
자신만의 작품이 있고, 그것을 언젠가는
세상에 내보내고 말겠다는 생각이 있는데

한 때는 사랑으로, 한 때는 동지로,
한 때는 도움으로 다가왔던 오영락의 등장은
중숙 뿐 아니라 작희의 인생을
순식간에 흔들어 놓는다.

작가이기 이전에 사람이었고, 여자였던 그녀에게
그와의 만남은 후회와 되돌릴 수 없는
현실을 가져오고 마는데,

오영락의 작품으로 추정되는 자필원고는
왜 잡지마다 한 장씩 붙어 있었는지
손이 망가져 글 조차 읽기 힘들정도로
엉망으로 쓰여진 이작희의 일기가 무엇을
말하고자 했는지, 그 시간을 쫓아가는 과정이
한 명의 여성으로써, 읽는 사람으로써
숨통이 턱 막히는 기분이 들었다.

일제강점기를 거치며 당시에 우리 말로
우리글을 쓰고 생각을 드러내는 것 자체가
굉장히 어려웠던 것을 누구나 알고 있다.
그것은 여성이 아니라 남성이어도 마찬가지였고
더더욱이 여성이었다면 시대와 성별의
편견에 모두 맞서야 했다는 점이
큰 어려움으로 와닿았을 것이다.

끝끝내 그 어려운 길을 선택한 중숙과 작희,
작희는 자신에게 불리하게 다가올 그 모든 현실 앞에서도
끝끝내 쓰는 사람으로서 남기를 선택했다.
그녀가 남긴 그 '쓰고자 했던 마음'은
변치않고 오늘날의 은섬, 경은, 윤희 등
쓰는 여자들에게로 이어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은섬이 이토록 작희에게 끌리고,
그녀의 이야기를 담고 싶었던 것은
어쩌면 흐르는 피에 담겨진
자연스런 흐름은 나이었을까,
쓰는 여자로 남고 싶은 그 욕망은
계속해서 이어지고 있는게 아닐까 싶다.

시대의 이야기일 수도 있고,
글을 쓰는 창작자의 이야기 일 수도 있다.
그 시대를 살아간 창작자,
끝끝내 쓰는 사람으로 남기를 선택한
작희의 인생에 박수를 보내며
읽는 사람으로써 이 작품을 최대한 만끽해 본다.

소설이지만, 마치 실제 이런 이야기가 있지 않을까 하는
허무맹랑한 생각에 검색창에 연신
'오영락' '이작희'를 검색해 본다.
소리없이 사라져갔을 수 많은 글들의 주인은
지금쯤 어디에 있을까?
가슴이 먹먹해진다.

"이 글은 교유서가로 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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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
시메노 나기 지음, 박정임 옮김 / 놀 / 2024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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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만나지 못하는 존재에 대한
그리움과 아쉬움을 늘 마음에 품고 있다.
삶과 죽음, 이승과 저승이라는
공간의 차이 앞에서 맞이하는 이별은
특히나 앞으로 다시는 볼 수 없다는 생각에
더욱 애닳게 되는데,
그래서인지 이별을 맞이한 존재와의 만남을
아련하게 상상하며 꿈을 꾸곤 한다.

이승에서의 시간을 다하고
무지개 다리를 건넌 고양이 들이 도착하게 된 곳.
기존에 있었던 곳(이승)을 초록세계,
그들이 도착하게 된 곳(저승)을 파랑세계라
불리는데, 멀고 먼 곳이라 생각했던 그 곳은
그리 멀리 있지 않고 문 하나를 사이에 두고
삶과 죽음의 차이로 갈려져 있다.

가까이에 있지만 이곳에 도착하고
첫 7개월 동안은 원래 있던 곳을 갈 수 없다.
만나고 싶은 주인(집사)와의 시간도 기다림이 필요한 법.
정식으로 이쪽 세계의 주민이 되기 위해서
고양이 들은 연수에 출석해야 하고,
기본적인 생활은 할 수 있지만
추가로 필요한 간식이나 장난감 등 필요한 돈을
직접 마련하기 위해서 아르바이트도 할 수 있다.
고양이들에게 일자리를 제공하는 것은 바로
'퐁'이라고 부르는 카페.

카페의 주인이자 파란세계의 고양이 말도 알아듣고
초록세계의 사람들과도 문제없이 소통하는
니지코는 카페에 있는 우편함을 통해
그곳을 방문한 사람들의 소원을 접수하고,
고양이들은 그 소원을 이루어주기 위해
마음을 배달하는 역할을 하는 '마음배달부'로서
일을 하게 되는 것이다.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는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의 소망을 담은
카페 퐁의 우편함을 고양이 배달부들이
전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소설로
크게 5가지의 이야기와 프롤로그, 에필로그를 통해
고양이들의 이야기도 본격적으로 담고 있다.

이 작품을 쓴 시메노 나기의 경우
최근에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를
통해서 만나보았던 작가다.
그래픽디자이너이자 건축사,
거기다 실제 카페를 운영하고 있는 작가는
작품을 통해서도 카페를 등장시키며
자신의 카페 운영 경험담을 한껏
그 속에 녹여낸 느낌이었는데,
종전의 《밤에만 열리는 카페, 도도》가
카페를 배경으로 등장인물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이야기를 본격적으로 풀어가던 공간이라면
《퐁 카페의 마음 배달 고양이》는
이승과 저승을 잇는 퐁 카페라는 공간에서
등장인물들의 소망을 접수하고
이야기의 시작과 끝맺음을 맺는 의미를
가진 공간으로 조금 차이가 있었다.

퐁 카페를 방문한 사람들의 소망은 참 다양하다.
'돌아가신 아버지에게
나의 첫 개인전을 보여드리고 싶다'
'세상의 빛을 보지 못하고 떠난 아이를 만나고 싶다'
'헤어진 연인과 다시 한번 이야기를 나누고 싶다'
'학창 시절 내게 상처를 준 선생님께
따끔하게 한마디 하고 싶다'
'나의 존재조차 잊어버린 엄마와 이야기 하고 싶다' 등
이미 세상을 떠난 사람과의 만남을 바라는 이도
또 끊어진 인연과의 만남이나
제대로 나의 마음을 표헌하고 싶은 생각,
치매로 모든 걸 다 잊어버린 엄마에게
가까이 있으면서도 다가가지 못한
아쉬움을 표현하고 싶은 마음 등
각기 다른 사연을 가진 사람들은
저마다의 소망을 담아 퐁 카페의 우편함에
메모를 남긴 것이다.

카페 주인을 통해 소원을 수리하고
그 소망을 이루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파란 세계의 아르바이트 생들은
치즈 태비인 후타를 비롯해
신입으로 이제 막 파란 세계에 오게된
검은 고양이 나쓰키,
선배 고양이로서 자신이 겪고 느낀
아르바이트의 어려움을 전해주는 스카이와
직접 마음을 배달하는 배달부 일은 하지 않지만
이들이 초록 세계와 파란 세계를 오가며
사람들의 마음을 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통행증을 검사하고 이동을 도와주는 카오스까지

고양이를 좋아하지 않는 사람도
빠져버릴 수 밖에 없는 아르바이트생들이 등장한다.

사람의 시선이 아닌
관찰자인 고양이의 시점에서
사람들의 소망에 접근하고
그 마음을 배달하는 과정이
사연 하나 하나마다 감동이었고,
가슴찡한 포인트들도 있었다.

비슷한 류의 사연이 있어서인지
유난히 울컥하는 이야기에서는
'우리가족에게도 역시 마찬가지일거야' 라는
생각을 하게 되기도 했고
어려움도 있고 실수도 있지만
끝내 자신의 역할을 멋지게 해내는
고양이 아르바이트생들을 절로 응원하게 되었다.

전하지 못한 마음이나 말에 후회했던 순간이 있었는데,
이 소설을 읽고나니 어떤 말이나 진심 같은 것은
꼭 상대방에게 곧이 표현하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옮겨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마음 배달 고양이들이
우리를 위해 애써주고 있어서 인지도 모르겠지만.

따스한 봄 날씨, 뭉클하는 마음을 가득 느낄 수 있었던
따스했던 힐링 소설이었다.

"이 글은 다산북스로부터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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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
서메리 지음 / &(앤드)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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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중한 존재를 떠나보낸다는 것은
나이에 관계없이 누구나에게 큰 슬픔으로 다가온다.
다 자란 어른이든 아직 덜 자란 아이이든
이별이라는 슬픔 앞에서는
모두가 동일한 작은 존재가
되어버리곤 하는데,
이런 슬픔 앞에서 다시 일어서고
일상을 살아가게 되는 것도
떠난 이와의 추억과 남아있는 애정으로
가능하다는 것을 비로소 살아가며 깨닫는다.

에세이스트, 번역가, 유튜버, 일러스트레이터 등
다양한 분야에서 창작활동을 하고 있는
서메리 작가가 이번에는 청소년들을 위한
문학작품으로 다가왔다.

《숨진 김 영감네 개가 수상하다》라는
자뭇 진지한 이 작품은 청소년 소설이라고는 하지만
어른과 아이, 온 가족이 함께 읽기에도
너무나 흥미진진한 그런 청소년 문학이었다.

서울에서는 한참 떨어진
햄버거 가게를 가려고해도 버스로 50분은
넘게 가야하는 시골 운랑리에 사는 장연재.
중학교 3학년인 연재는 잘하는 것도
크게 좋아하는 것도 없는 평범러 그 자체이다.
그런 연재에게도 누구보다 마음을 터놓고
언제든 함께하는 친구같은 어른, 김영감이 있다.
서울에서 살다가 시골로 내려온 연재의 부모님은
아이를 봐줄 사람이 없어 난감하던 찰나에
동네에서 유일한 약국을 운영하던
김영감의 도움을 받게 된다.
엄마도 아빠도 아닌 연재가 제일 처음으로 한 말이
'영감'일 정도로 김 영감은 연재에게
가족 그이상의 의미가 있다.

그러던 어느날 여름방학을 맞이하고
들뜬 마음에 정신없이 방학을 만끽하던 연재는
약국의 김 영감 사망소식을 듣게 된다.
사망한지 이틀만에 고독사로 발견된 그는
연재에게도 밝히지 않았던 파킨슨 병이라는
투병생활을 했다고 하는데,
동네사람들 조차 알지 못했던
김 영감의 외동아들의 존재와
장례식장에서조차 차가워보이고
마지막까지 김 영감과 함께했던 강아지
'꽃순이'도 키우지 않겠다는 그의 아들
김현호의 모습은 연재에게 여러가지로
미스테리로 남는다.

김 영감이 키우던, 연재에게는 동생같은
김 영감네 개 '꽃순이'를 연재가 키우게 되고
연재네 집에오고 한 번 발작을 일으킨 이후
자신이 알던 꽃순이의 모습과는 다른
신문을 읽고 노트북을 사용하며 낯설은
꽃순이의 모습에 연재의 의심은 점점 커져간다.

꽃순이와의 대화를 통해 김 영감의 죽음이
당초 경찰이 조사하고 알려진 것과 다르게
병사가 아닌 살인사건이고, 그 범인을 꽃순이가
직접 목격했다고 하는데
사건의 진실을 밝히고 범인을 잡고자 하는
연재와 꽃순이, 그리고 김 영감의 또 다른 친구이자
연재와 같은 반에 있는 안이양의 공조가 시작된다.

사건의 진실에 파헤쳐 다가가면서
연재는 그동안 알지 못했던 안이양의 진짜 모습과
김 영감과의 인연, 그리고 꽃순이가 목격한 내용을
토대로 열심히 그들만의 조사를 진행해간다.

과연 사건의 진실은 밝혀질 수 있을까?
그들은 무사히 범인을 잡을 수 있을까?
사람의 말을 알아듣고 소통을 할 수 있는
똑똑한 개 꽃순이와 두 명의 중학생이 펼치는 이야기는
소중한 사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애쓰는 그들의 애정이 따스하게 다가왔고,
어른보다도 용기 있었던
아이와 강아지 한 마리라는 조합이
귀여우면서도 참 든든하게 느껴졌다.

사람과 소통할 수 있는 강아지 꽃순이의 존재는
책을 읽으며 어른의 시선에서 '말도 안돼'라고
생각하면서도 직접 말을 할 수 있는게 아니어도
얼마든지 사람들과 감정을 소통할 수 있는
반려동물로써는 공감을 할 수 있었다.

마지막에 다다라서 밝혀진
소중한 인연이었던 연재와 이양, 꽃순에게
남긴 김 영감의 유언을 보며
소중한 어린친구의 꿈을 응원하고 지키고 싶어했던
할아버지의 마음이 전해지는 것 같아서 짠했다.

이별 앞에서 제대로 슬퍼하고
이별 앞에서 제대로 진실을 밝히고자 했던
감정에 충실한 연재와 이양의 모습은
자신의 감정을 속이고 제대로 표현하지 못하는
오늘날의 어른들에게도 큰 울림을 주었던 것 같다.

좋아하고 따르던 김 영감의 사망소식,
꽃순이가 사람과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됨,
그리고 김 영감의 사망에 '살인범'이 개입되었다는 점,
그 범인을 추척하는 과정까지
추리와 반전을 거듭하는 과정은
호흡이 전혀 지루하지 않아 청소년 뿐 아니라
어른들에게도 즐겁게 다가갈 수 있었다.

똘똘한 강아지 꽃순이와 꿈을 향해 나가가는
이양, 연재의 공조가 더해진
후속작품이 나오기도 기대해본다.

"이 글은 앤드로부터 앤드러블5기 활동을 위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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