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자서도 행복할 결심 - 내 인생에 응원이 필요한 시간
제인 수 지음, 송수영 옮김 / 이아소 / 2023년 9월
평점 :
10대의 명랑함, 20대의 풋풋함,
30대의 진지함을 지나
이제는 40대의 안정감을 앞두고 있다.
10~20대의 어렸을 때는 어린 당시의 시간이
나보다 앞서 살아가고 있는
30~40대의 시간보다 훨씬 빛나고 가치있다고
훨씬 생동감있고 의미있다고 생각했는데
막상 30대가 되고 40대를 앞두고 있다보니
시간이라는 것은 '내가 살고 있는 지금'이
무엇보다도 의미가 있고 와닿게 되는 것 같다.
결혼이나 출산, 육아 같은
평범한 일상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비혼은 아니지만 미혼의 여성으로 살아가는
지금의 시간이 '나쁘지 않아'를 넘어
'오히려 좋은 것 같아'라는 생각을 종종 한다.
결혼을 한 주변인들, 혹은 결혼을 앞둔
주변인들을 보며 공통적으로 느꼈던 것은
사람은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둘이 되어야
결혼생활이 더욱 좋은것 같다는 것!
인생의 동반자로, 서로의 반려자로
의지가 되는 것은 좋지만
의지를 넘어서 '꼭 누군가가 있어야만'하는 사람은
오히려 독립적이지 못하기에 함께하는 시간이
어려워보인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래서 나 역시 결혼여부를 떠나서
오롯이 '혼자서도 행복할 수 있어야 겠다'는
다짐을 하곤 했는데,
그런 지금의 나이에 읽으면 좋을
인생선배의 책이 있어서 소개해 본다.
《혼자서도 행복할 결심》은
일본의 에세이스트이자 방송인인
제인 수가 쓴 미혼 에세이 이다.
〈제인 수의 생활은 춤춘다〉 라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진행자로 활약하기도 하고,
《나는 여자로 삽니다》
《우리가 프러포즈를 받지 못하는 101가지 이유》
《여자의 고민 동물원》
《산다든가 죽는다든가 아버지든가》
《소녀와 노인 사이에도 사람이 있다》 등
다양한 작품을 통해 많은 사람들에게
자신의 이야기와 생각을 전해온 에세이스트이자
베스트셀러 작가로 활약하고 있는 작가는
이번 책을 통해서는 마흔을 훌쩍 넘기며
자신의 인생을 온전히 받아들이고 인정하게 된
비혼스토리를 털어놓고 있다.
나이 듦에서 오는 다양한 에피소드 사이에서
웃음과 때로는 당혹스러움을,
또 미혼여성들에게 공감과 웃음을 주는
솔직함을 오가면서 마음 속에만 담고
밖으로는 내지 못했던 생각들을
그녀는 거침없이 털어놓으며
'나의 인생에 스스로 큰 응원을' 더하고 있는 것이다.
타인의 시선을 의식하며
들지도 않을 비싼 가방을 샀던 이야기,
반면 300엔짜리 목걸이를 차고 즐거워하는 모습은
동일인물의 이야기가 맞나 싶을 정도로 상반되었지만
공감되어서 더욱 웃음이 났고,
'살기 위해' 스스로 운동을 시작할 수 밖에 없던
이야기는 다가올 나의 미래 인것만 같아서
움찔거리게도 되었다.
사람들간의 관계에서도 겪을 만큼 겪어봤고,
여전히 일에 최우선으로 살고 있지만
자신을 위한 여가와 시간을 더하며
그녀는 그럭저럭 만족한 삶을 보내고 있다며,
책을 읽는 우리들에게 안부를 묻는다.
어렸을 때는 30~40대가 되면
어떻게 살아야겠다 하는 스스로의 꿈같은
캐릭터를 만들곤 했는데,
막상 지금의 나 역시도
내가 좋아하는 여가를 즐길 수 있는
체력과 건강, 조금의 여유를 꿈꿀 뿐이다.
인생을 4계절에 비유한다면
지금의 나의 시간은 한여름 보다는 늦여름 무렵,
가을로 들어가기 직전의
후텁지근하다가도 일교차가 큰
덥다가도 서늘한 그런 환절기의 시기에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한창의 계절에서 벗어났다는 것을 인정하는 것,
나의 본 모습을 그대로 바라보고 인정하는 것,
스스로를 제대로 알고 나이듦과 함께 찾아오는
또 다른 재미를 익히는 것
그것이 바로 제인 수 가 말하는
행복비법이 아닐까 싶다.
계절이 여물고 익어가는 것처럼
우리들의 인생에도 갓 태어나 자라고
흔들리는 시기가 있다면
안정기가 오고, 무료한 듯 싶지만
그 편안함 속에서 오는 색다른 매일이
선물처럼 다가오지 않을까 싶다.
제인 수의 따스한 이야기를 읽으며
마치 동네 언니의 인생살이를 들은 듯
편안하고 공감가는 즐거운 시간이었다.
"이 글은 레뷰를 통해 도서를 제공받아 작성한 저의 솔직한 후기 입니다."